INAZUMA/SS

나노바나 키나코, 페이 룬

별빛_ 2014. 1. 31. 15:38

※이나크로 네타 존재합니다, 혹시 끝까지 덜보셨다면 이 글을 보는 것은 비추합니다.












사실 내 안의 키나코와 페이, 이 두 룬 모자는 정말 가족.  하지만 페이키나라는 커플링..... 더 정확히는 페이>키나라는 관계성립은 불가능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가불가를 따지자고 한다면야 가능 쪽이라고나 할까. 페이가 키나코의 정체와 자신과의 관계를 몰랐을 무렵, 자신에게 진심으로 충고해주고 조언해주고, 압도적인 호의를 보내오는 것에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페이가 남몰래 연심을 품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겠지. 다만 키나코는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니 페이가 그저 아들이겠지만. 다른 사람들이면 모를까 결코 연심을 가질 수 없는 사람. 


내 안의 페이는 키나코를 아주 많이 닮아서, 사람보는 눈이 뛰어나다고 해야 할까, 직감이 좋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이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주는구나. 라고 직감하는 능력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한다. 키나코가 그렇다고 생각하고. 키나코의 경우 그런 암시가 제법 있기도 했고(ex.마스터드래곤의 경우)

그렇기 때문에 페이 역시 자신을 대하는 키나코의 모습과, 눈빛과, 분위기. 그 모든 것에서 키나코가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깨달았겠지. 그래서 키나코가 누구인지 의문을 가졌지만 의심하거나 적대하진 않았을 것 같다. 키나코가 동료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 먼저 키나코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적이 아니라는 걸, 애초에 적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키나코에게 있어서 페이가 [아들]로서 인식된것은 아마 공룡시대. 그 전부터 천천히 페이를 알아가면서 마음 속으로 정을 쌓았다면 공룡 시대에서 페이가 빅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그 행동을 보면서 자신의 입장과 페이의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그 전까지 품어왔던 애정이 아들보다는 동료에 가까운 애정이었다면 키나코가 페이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서, 결국 화신을 발현하던 그 순간. 바로 그 순간을 기점으로 페이를 동료보다는 아들에 가깝게 사랑하게 되지 않았을까. 

페이도 그렇게 어머니로서 자신을 보아주는 키나코를 연인감정으로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기껏해야 다른 애들보다 좀 더 시선이 가는 동료,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 다만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에 아주 깊은 무의식 속에서, 키나코가 어머니라고 어렴풋하게 짐작하지 않았을까. 차마 깨닫진 못했지만. 그리고 마지막까지 말하진 못했지만. 

페이키나로 가게 된다면 페이는 정말.... 풋사랑이자 첫사랑까지 부숴져버린 그런 안쓰러운 아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대부분 룬 모자로 생각하고 있는. 페이는 커플링쪽으로 크게 생각해보지 않지만 키나코는 많이 생각한다. 미안 페이..... 최애가 키나코인지라. 페이 역시 키나코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애정도가 급상승한 케이스고..


키나코 관련 커플링 얘기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 하기로 하고, 여기는 페이와 키나코의 이야기를 하는 곳이니까.

키나코는 아마 처음엔 아무리 밝게 보여도 조급하지 않았을까. 아스레이에게 이야기만 들었던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대부분이었을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아들이라고 해 봤자 키나코는 고작 중학교 1학년. 이야기만 들은 아이를 어머니로서 사랑하는 것은 그 누구라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키나코는 아스레이의 행동에서 자신이 페이를 낳고 죽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렇지만 키나코는 어른인 자신이 페이를 사랑했으리라는 것을 알고, 페이 탓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그저 어렴풋이, 자신이 죽으면서까지 낳고 사랑한 아들이 어떤 아이일지에 대한 호기심과 작은 호감 정도를 품지 않았을까. 

타임 패러독스라는 시늉을 내기는 했지만 결국 키나코는 아스레이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의 기억 사이에 끼어든 거나 마찬가지고, 그 주변인들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전부 각본처럼 짜여진 것이었을텐데, 자신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겹게 이름을 부르고 아는 채 하는 것을 보며 키나코는 미안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도 책임감으로 연기하고, 그저 페이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런 생각이 점차 자리잡아서 어쩌면 그런 무의식의 강박관념이 아주 조금쯤은 남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페이를 만난 뒤에 아주 천천히 정을 쌓아갔을거라고 생각한다. 등장을 등번호 10번. 츠루기의 번호였던 에이스 스트라이커 자리를 차지하면서 등장했고, 그러면서 시선을 많이 받았겠지. 스트라이커의 자리를 가졌을 만큼 키나코의 원래 포지션은 포워드가 아니었을까 싶은데,(물론 모든 포지션이 가능한 리베로라고는 해도 주 포지션이) 포워드가 아닌 디펜더로 포지션이 굳혀지면서도 단 한마디의 반박도 없었던 이유는 어쩌면 지켜보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등 뒤에서, 자신의 아들인 페이가 어떤 축구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공룡 시대에서 페이가 빅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엿들으면서, 페이가 자신이 버려졌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키나코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스레이가 페이를 지켜달라고 해서 왔고, 자신은 죽으면서까지 페이를 사랑했다는 것을 아는데, 부모의 정을 받은 기억이 없는 페이로서는 자신은 사랑받지 못했고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아마 그 순간부터 키나코가 페이를 자신이 지켜야 할 아들로서 강하게 인식하지 않았을까. 아마 그 전까지만 해도 키나코는 페이에게 자신이 엄마라는 사실을 밝힐 생각도 없었을 것 같고, 아마 페이를 지켜야 한다, 지켜야 한다 생각은 해도 크게 인식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페이는 너무 밝고, 명랑하고, 강하게만 보였을테니까. 약한 모습을 보이는 페이의 일면을 보게 되면서 특유의 감각으로 그 연약한 내면을 전부 꿰뚫어본 키나코가 아마 진심으로 충격받음과 동시에 지켜야한다고 마음먹은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자신이 좀 더, 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됬을 거고. 

같은 의미로 화신을 깨웠을 때 키나코가 토브와 그 아버지인 토쨩을 보면서 부모로서 해야 할 진짜 행동에 대해서도 느낀 것이 있었을 거고. 무조건적으로 감싸고 챙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절벽에서 떨어뜨리면서 전적으로 신뢰하는 그런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키나코 역시 그걸 느끼고 결정적인 계기를 받아 화신을 발동시킨 거겠지. 


아서 왕 편에서 진심으로 키나코가 각성한건 모성애의 자각이 아닐까. 정확히 말해서 공룡시대 전까지 쌓아왔던 정과, 공룡시대에서 자각한 애정들을 다 합쳐서 차마 눈치채지 못해 이름붙이지 못한 그 감정이 [모성애] 라는 형태가 된 게 아서 왕 시대에서 마스터 드래곤과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아이를 낳아본 적 없는 키나코이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몰랐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마스터 드래곤의 말에 그제서야 자신이 모성애를, 애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생각하고. 공룡시대에서 화신을 발현했을 때부터 키나코가 페이의 엄마가 될 준비를 끝마친 것이었다면 믹시맥스를 한 순간부터 키나코가 몸도 마음도 쑥 성장한 페이의 엄마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가장 먼저 힘들어하는 텐마에게 조언을 건낼 수 있게 된 것이겠지. 


지원자X가 아스레이 룬이라는 게 밝혀지고 페이를 설득하려 들 떄, 혼란스러워하는 페이 앞에 당당하게 나서서 아빠 말 들으라고 충고해주기도 하고... 사실 그 뒤, 네가 내 아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부분에선 키나코가 정말 성장했구나 싶어서 감동받았던. 정확히는 그 뒷부분에서 아스레이와 처음 만난 키나코가 '내는 결혼도 안했고 애도 읎다.' 하면서 곤란해하는 부분을 보고 난 뒤에는 더더욱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생각이 변해서 페이를 망설임없이... 라고 해야 하나 처음 망설였던 부분은 '이 말이 페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고민이었다고 생각하고. 페이가 아들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더 이상의 고민 없이 말할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너는 아빠와 엄마에게 제대로 지켜봐지고 있었다고 말하는 키나코를 보면서 페이는 어떤 심정이었을지 생각하면 뭉클하기도. 키나코가 그만큼 페이를 줄곧 주시하고, 지켜보고, 사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도 했고. 페이 역시 그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진심으로 자신에게 호소하는 제 어머니를 보며. 아니, 어머니로서의 느낌이 들지 않을 지언정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을 보면서. 


다른 거 다 건너뛰고 모든 상황이 끝났을 떄, 모두가 이제 각자의 시대로 돌아가야 됬을 떄 키나코는 어땠고 페이는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아득하기도. 애니메이션에도 게임에도 이 무렵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도 장면도 없었기 떄문에 정말 무궁무진하면서도 상상이 안돼는 느낌. 다만 페이는 키나코를 마주보기 힘들지 않았을까. 미래로 돌아가면, 아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기 떄문에. 동시에 키나코는 될수 있으면 많이 페이를 보고 싶었겠지. 저렇게 성장한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떄문에. 같은 의미지만 다른 뜻으로서 두 사람은 그렇게 행동할 것 같다. 

페이가 마지막까지 키나코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못한 것도 죄책감의 일종이지 않을까. 나를 그렇게나 사랑해 준 어머니인데, 자신을 낳고 돌아가신 어머니인데. 심지어 과거로 미래로까지 건너와서 몸 사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주고 사랑해준 어머니인데도. 과분하게 사랑받았기에 도리어 나중에 부재를 느꼈을 때 감당할 수 없을까봐 도피한 도피행동의 일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언뜻 든다. 페이가 키나코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는 순간, 정말 빼도박도 못하게 페이의 머릿속에 어머니의 각인이 새겨지는 거니까. 그게 무슨 뜻인지 설명하기는 조금 힘든데, 페이의 속에 키나코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지만 어머니는 아닐것이라고 생각한다. 음, 비슷하긴 한데, 어쨌든 [가족]의 울타리에 있는가는 조금 모호한. 처음 만난 나잇대가 자신과 비슷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을 거고. 키나코가 어머니라는 말을 들었을 떄는 자신에게 해 준 모든 행동들을 이해하면서 머리로 이해했지만 아직 마음으로 받기 힘든 그런? 자신을 임신한 키나코를 보고 나서야 아, 정말 어머니구나... 싶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서둘러 가 버린 걸지도 모르고. 페이가 자신의 입으로 키나코를 어머니라고 부른 순간, 미래에 혹시 있을 키나코의 부재를 감당할 수 없었을 테니까. 


그런 식으로 따졌을 떄 내 안의 룬 가족이 행복하려면 키나코의 생존이 필수불가결한 요소. 키나코가 죽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미래로 돌아온 페이가 부서져버릴거라고 생각하는. 행복한 미래에 대한 모든 희망을 키나코에게서 받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런 키나코가 없다면.... 솔직히 아직 어린 페이로서는 괴롭겠지. 이건 아버지나 사루, 다른 친구들이 결코 해 줄수 없는 어머니, 키나코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알고있는 키나코는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겠지. 살기 위해서. 그리고 페이를 위해서. 

키나코와 페이를 기다리는 미래가, 부디 상냥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