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AZUMA/SS

이나고, 왕-신수AU썰

별빛_ 2016. 5. 25. 00:44


개인망상이 폭발하는... 십이국기 요소 조금 빌려서 후추후추 뿌려진 반망상 세계관 주의. 썰체 주의.

란마사 요소 주의. 다른 커플이... 있을까? 

일단 조합으로 쓰고 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서 어쩌면 츠루키나 타쿠텐 마타이부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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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륙으로 시작하는데, 중앙에 중립지대가 있고 동서남북으로 하나씩 나라가 있음. 각 나라에서 세대마다 왕중에 한명 황제로 뽑아서 추대하는 제도고, 왕을 선택하는건 재보라고 특별한 신수들이 있음. 동쪽의 신수의 이름은 신도. 서쪽이 키리노, 남쪽이 츠루기, 북쪽이 이부키. 그게 신수의 명칭 뭐 사슴 호랑이 이런 학명같은 이름이고 딱히 개개인에게 지어주는 이름은 없음. 한 세대에 그 외의 신수는 없기 때문. 귀한 신수에게 사람이 이름을 지어줄 수 없다는 이유도 있고... 신수는 왕을 선택하고 왕에게만 충성하는 존재인데 죽으면 다음 신수가 태어남. 태어난 순간부터 왕을 선택할수는 있지만 태어나면 일단 중앙에 와서 10살까지는 정치랑 신수의 본능 해야 할 의무 기타 등등을 배우는 게 대충 전통. 기본적으로 왕은 신수 나이 10살 ~ 14살 사이에 평균적으로 선택됨.


 신수들은 왕기라는 것을 느끼는데 한 나라에 많아봐야 3명쯤? 왕기를 내는 것이 1명이면 더 선택할 것 없이 그 사람이 왕이 되는 거고 2명 3명 있을 경우에는 신수가 고민해서 한 사람을 선택함. (그러면 선택받지 못한 사람의 왕기는 사라짐) 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 중 자기 나라의 사람의 왕기를 느낄 수 있는데 이게 골때리는 점이 과거 어느 세대에 왕기를 가진 왕이 딱 하나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몰랐던 왕 후보가 타국으로 이민 가서 신수가 20살이 넘어 겨우 찾게된 전적도 있어서 어지간하면 사람들이 잘 이민 안 감 혹시 알아 내가 왕일지? 같은 마음. 왕은 하늘이 선택하여 신수는 하늘의 뜻을 대변한다는 것이 정론이기 때문에 왕이 선택되면 다들 극진하게 모시는 편. 왕 = 하늘같은 느낌으로. 그리고 왕이 있어야 땅이 살기 좋아짐. 오아시스가 난다거나 자연재해가 없어진다거나 풍작이 자주 난다던가 하는 식으로.


 신수들은 짐승 모습이 본체고, 수련해서 연습하면 인간의 모습을 할 수 있음. 대략 6~7살 정도에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됨. 중앙에서 배우는 것 중 인간화하는 것도 속해있음. 신수들은 자신이 선택한 왕에게 복종의 계약같은 것을 하는데, 신수가 먼저 자신의 존재와 숨결을 바치면 왕이 그것을 받겠다고 허락하고(허락한 순간 왕이 됨) 왕의 판단에 따라 자신의 존재나 숨결을 줄 때도 있고 안줄때도 있음. 그러나 주는 게 일반적. 존재를 준다는 것은 서로 어디에 있던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고 숨결을 준다는 것은 자신이 죽으면 상대도 죽는다는 것. 그러니까 신수는 왕에게 복속된 존재나 마찬가지임 왕은 안줄수도 있는데 신수는 줘야만 하니까... 왕이 죽으면 신수도 죽고 왕은 어디서든 신수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데 왕이 신수를 아낄경우 죽기 전에 이 계약을 파기함. 근데 파기하면 왕은 필사함. 대략 계약파기 1달 이내에 반드시 죽게 되는데 계약이 끊어지면(왕이 선택으로 계약을 파기하거나 수명을 다해 죽어서 끊어지거나) 단 하나 소원을 빌 수 있다. 그 소원이 너무 클 경우엔 이뤄지지 않지만 소소한 것은 이뤄짐. 



 중앙은 왕들이 모두 모인 뒤에 황제를 선출한 뒤에야 채워지는 중립지대이기 때문에 생략되고, 남쪽은 사막지대. 대대로 강한 전사들이 많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장소로 신수가 왕을 선택해야지만 오아시스가 윤택해지기때문에 왕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땅 중 하나. 그래서 선택된 왕에 대한 충성도도 높은 편(왕이 누구든지) 그래서 왕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고 신수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에 남쪽의 신수 츠루기에게는 유일하게 싸울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있음. 왜냐하면 종종 남국의 왕은 반란을 일으킬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나라를 어지럽힌 이 왕을 신수가... 죽여야... 하니까... (신수들은 피 냄새나 사기같은 불길하고 섬뜩한 것들에게 약하다는 설정이지만 츠루기만 예외인 것) 그래서 츠루기는 대대로 왕을 잘 선택하지 않는 까다로운 신수로도 유명하다는 설정... 평균나이가 훌쩍 넘어도 왕을 선택하지 않아서 대체로 남국은 제일 늦게 왕이 선택되는 편. 자신의 왕에게 이름을 받았던 선대 츠루기 유이치도 18살에야 겨우 왕을 선택했었음.

 신수 츠루기의 현신한 모습은 밤하늘 털빛의 늑대. 


 반대로 북쪽은 얼음이 얼어붙은 엄청 차가운 땅으로, 적게나마 태양빛받고 농사짓고 살려면 신수가 왕을 선택해야만 함. 그래서 남쪽과 북쪽이 왕에 대한 충성도가 높음. 북쪽 사람들은 다들 솜씨좋은 사냥꾼. 북국은 살기 어려운 땅이기 때문에 인구가 제일 적은 편이고 얼어죽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배타적이고 자기들끼리 싸고도는 면모가 조금 있지만 제일 감정적으로 한 번 정주면 놓지 않는 그런 성향이 있는 편. 신수를 숭상하는 이념같은게 제일 높은 나라. 신수는 신이고 왕은 신의 주인이고 그정도로 떠받드는 수준. 

 신수 이부키의 현신한 모습은 빙하가 얼어붙은 맘모스.


 서쪽은 대대로 나무들이 많은 장소. 그리고 섬. 남국 북국 동국과 크기차이가 거의 없는 거대한 땅이라 서국으로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섬이라 나름 특색있는 말씨나 언어가 있는 편. 북국 비슷하거나 조금 덜한 수준으로 배타적이기도 하고. 배로 주변국과 오가는 곳인지라 말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 하지만 그만큼 범죄도 많고 은밀하게 밀수되는 것도 많아서 이곳의 신수는 대체로 엄격한 성정이 되어야만 하는 편. 왕과 신수와의 관계도 거의 대등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음. 둘 다 나라를 안정적으로 굴리려면 머리 맡대고 빠게지게 일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신수 키리노의 현신한 모습은 봄꽃이 피어나는 사슴.


 동쪽은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지만 그래서 모두와 무난하게 지내는 나라로 제일 황제를 많이 배출한 장소이기도 함. 국민 천성도 거의 온건온건한 사람들이 많고 다른나라로 놀러가도 동국사람이라고 하면 좀 부드러운 반응이 돌아온다고 해야하나... 그런 편. 산들산들 바람부는 기분좋은 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할까 개성넘치는 삼국 사이에서 지탱을 든든하게 잡아준다는 기분. 이곳의 신수는 온화한 성격이 많았던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 추정되고 있다고 함. 

 신수 신도의 현신한 모습은 눈이 멀 화려함을 지닌 공작. 



 헉헉 설정풀다가 힘빠지겠네 나머지는 풀면서 필요할때 풀고 중요한 것부터 시작하자.

 제일 먼저 왕을 찾아낸 신수는 키리노. 그 나이 고작 다섯 살이었을 무렵이었음.



 키리노 신도 이부키는 동갑. 츠루기는 한 살 늦게 태어난 연하였지만 유일하게 싸움이 가능한 신수라는 설정도 붙어있는 터라 예의는 지키지만 신수 사이에 서열은 사실상 없는 것에 가깝고... 그냥 넷 다 사이좋았음. 각자 자기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3살쯤 되었을 때 모두 중앙에 모임. 츠루기는 2살이었지만 다들 인간화 못해서 애기동물 모습이었고... 괜찮다고 주장했기에 모두 한날 한시에 모이게 됨. 동국의 신수였던 신도만 신도-키리노 신도-이부키 신도-츠루기 하나하나 제대로 인연을 쌓으며 친해지고(사실 왕은 아무도 선택 안 된 상태였지만 다들 대충 신도가 선택한 왕이 황제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 츠루기랑 키리노도 좀 친해짐. 이부키는 북국에서 워낙 신처럼 떠받들어지며 지냈기 때문에 일일이 태클거는 신도 말고는 그리 안친했음 키리노랑은 적당히 으르렁거리는 사이고 츠루기랑은 나쁘진 않은데 좋지도 않은? 그런. 그래봤자 다들 애기(중요)였고 남들이 보기엔 다들 사이좋은 신수님들이었음.


 다들 평화롭게 중앙에 모여 공부 열심히 하며 미래의 왕님에 대한 이야기도 하며 꽁냥꽁냥 잘 지내고 있던 어느날 신수들끼리 중앙 성에서 벗어나 마을 구경이나 하러 내려왔었음. 중앙은 절대중립국이고 마치 뭐라하지 성지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선하지 않으면 살수도 없는 곳이고... 그래서 사람들 모두 어머 어린 신수님이시네 하면서 약간 허리숙이고 비켜주고 좋아하고 그러는 분위기에서 신수들도 나름 기분좋게 마을산책소풍은 잘 끝나는 별 다를 것 없는 하루... 가 반전하게 된 것은 분홍빛 털을 가진 어린 사슴 신수 형태의 키리노가 고개를 획 돌린 순간이었음. 


 키리노? 하고 신도가 묻고 츠루기도 이부키도 ? 한 상태로 한 쪽을 응시하며 눈을 때질 못하는 키리노를 보고있는데 멍하니 정신이라도 빼앗긴 것처럼 서있던 키리노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함. 신수들 다들 당황해서 쩔쩔매다가 일단 이부키와 츠루기는 신수들이 머물고 있던 궁의 궁인들에게 알리러 떠나고 신도만 키리노를 쫒아가기로 함. 정신없이 뛰던 키리노는 서국으로 통하는 항구가 있는 해안가에 멈춰섬. 그리고 키리노가 향한 곳은 개중에서도 다들 서국에서 중앙으로 망명을 오거나 중앙을 통해 평화롭기로 소문난 동국으로 가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그러니까 다들 여러가지 이유로 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는데... 그런 곳에 신수가 나타나니 사람들 난리남. 더군다나 아직 신수가 태어난지 5년밖에 안된거 전 대륙에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고; (다시 말하지만 평균적으로 신수가 왕 선택하는 나이는 10살~14살) (물론 언제든 왕 선택은 삐약삐약 1살도 가능함 교육이 10살에 끝나는게 전통이라 그렇지) 그렇게 사람들이 무릎꿇고 웅성거리고 암튼 어수선한 가운데에서 어린 신수 키리노는 눈에 암것도 뵈는게 없었음. 그 눈에 오롯하게 빛나는 건 왕기를 가진 사람 뿐이었고 이 사람 외에 다른 선택지는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찬란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음. 


 애초에 중앙에 신수들을 모아놓고 10살이 될때까지 교육시키는 이유는 어린 신수들에게 왕기가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이었음. 처음 왕기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다른 왕기 있는사람 있나 살피거나 심사숙고해서 선택하거나 그런거 없이 바로 섯부르게 선택할 가능성도 높고 어린 신수의 자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는데... 하필 서국에서 왕기를 가진 사람이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이주하기 위해 중앙에 와버린 것. 키리노는 이미 왕기를 가진 자신의 왕을 만났고 그 왕기에 완전 눈이 멀었다고 해야하나 정신을 뺴앗겼다고 해야하나... 신수 본연의 본능이 완벽하게 이성을 덮어버리고, 키리노는 왕에게 다가가 그 발밑에 무릎꿇고 맹세의 말을 읊었음.

 나의 왕. 나의 주군. 내 존재와 숨결을 온전히 당신에게 바치어 당신의 종이 되고자 청하옵니다.

 여기서 왕 될 사람은 허락한다고 하면서 나의 존재와 숨결을 나의 종에게 넘긴다는 말을 해 주는것도 예의? 인데... 아니 예의고 자시고 일단 허락한다고 해 줘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키리노의 왕이 딱 잘라서 싫다고 해 버린 것.


 키리노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키리노 쫒아왔던 신도도 대단히 충격을 받았는데... 주변에 있는 수십명의 놀란 사람들 사이에서도 제일 놀란 카리야 마사키(키리노의 왕, 4세)는 명백히 거절의사를 밝히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음. 



 아직 한참 어린 카리야가 서국을 등지고 동국으로 가기 위해 중앙에 온 이유는 매우 파란만장한 가정사 때문이었는데, 카리야의 가정은 서국의 소귀족이었음. 그러나 카리야의 부모가 줄을 댔던 대귀족이 권력싸움에서 지게 되면서 집안이 패가망신하게 된 것. 카리야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챙길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돈 싸들고 도망치면서 가장 짐이 될 게 뻔한 아이는 고민 끝에 중앙으로 가는 배에 버리게 됨. 그나마 중앙으로 가는 배에 버린 것은 둘이 가진 마지막의 아이에 대한 애정이었음... 부모 둘도 그 후에는 찢어지게 되고. 아무튼 혼자 버려져 배 안에서 가장 어린데다가 보호자도 없는 아이는 치이고 구르고 맞고 험한소리듣고 버림받았다는 쇼크까지 합쳐져 아무튼 서국을 엄청 싫어하게 된 상태였는데 겨우겨우 중앙에 도착해서 오긴 왔고 그래도 주워들어 제일 좋다는 동국으로 가겠다는 목적까지 세웠지만 이제 어떡하지, 막막한 상황이었음. 자신이랑 처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겨우 끼어 웅크리고 있던 카리야는 주변이 시끌시끌 소란스러워지는 것에 고개들어서 주변을 좀 살펴봄. 뭔가 어수선한데 그 어수선함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기분. 뭐지? 하고 인상을 막 찌푸리던 그 순간 카리야 눈에 어린 신수의 모습이 보임. 


 저게 그 신수구나, 하고 단박에 깨달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은 윗 차원의 존재를 발견한 인간이 품는 경외감같은거였지만 그런거 금방 이성이 덮어버림. 4살 꼬꼬마였던 카리야였지만 순진무구하게 살기에는 서국에서 중앙으로 오는 동안(그리고 집이 망한 직후 줄곧 겪었던 일들이)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있었음. 그런데 점점 가까이 온 신수가 자기 앞에 덥석 무릎꿇고 고개숙여 발끝에 입맞췄을때 카리야는 너무 놀라서 심장 튀어나오는 줄 알았음. 비록 어렸지만 신수가 무릎꿇는 인간은 왕밖에 없다는 건 뭐랄까...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었음. 배고프면 밥먹어야한다같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알게 되는 상식 수준이었는데 그 신수가 자기 앞에 무릎꿇은거임. 카리야는 머리가 터질뻔했음.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리고 키리노가 읊는 말은 카리야가 왕이라고 도장 아니 말뚝을 쾅쾅 박는 수준이었음. 그제야 카리야가 좀 정신을 차림. 여기서 늘 배웠던대로 허락한다고 하면 자기는 서국의 왕이 되야하고, 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음. 그리고 카리야는 그게 너무 싫었기 때문에 거절을 말을 내뱉어버림. 주변은 당연히 초토화가 되어버리고, (어떤의미로든) 첫눈에 반했던 키리노는 거절당했다는 사실에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아버림...


 그 개판 오분전의 상황을 수습한 건 츠루기랑 이부키가 부르러 갔던, 신수들이 머무는 신궁에서 달려온 궁인들이었음. 일단 키리노도 신도도 신궁으로 인도되고 거절하기는 했지만 신수가 무릎을 꿇었으니 암묵적 미래 서국의 왕인 카리야도 일단 신궁으로 인도됨. 살 곳 갈 곳 다 없는 카리야는 일단 따라가기로 함. 


 키리노는... 신수들이 유일하게 무릎꿇을 정도로 왕을 경애하는 것은 신수들의 본능이었음. 더군다나 어린 나이였던 키리노는 왕을 만난 탓에 그 본능이 굉장히 강화되어있었는데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왕 본인에게 거절당했다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음. 츠루기와 신도는 필사적으로 그런 키리노를 달래주고 있었고 이부키도 알게모르게 야 정신차려;; 같은 느낌으로 열심히 키리노를 달래줌. 키리노는 그야말로 울고싶은 심정이었음. 


 반대로 카리야도 심란하기로는 어디 안 뒤질 심정이었음. 아니 시ㅣ발 내가 왕임? <딱 이심정. 거절하기는 했지만 카리야도 4년쯤 자기 나라에서 살았고 왕이라는 말에 좀 설레는 본능같은 것도 있었고 서국은 싫지만 이제 내가 거절했는데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걱정도 있었고 이것저것 엄청 복잡했음. 아직 어린애가 복잡하게 생각해봐야 이제 어쩌지? 이상의 것은 없기는 했지만 그게 제일 본질적인 걱정 아니냐며... 자기를 왕으로 선택한 키리노에게 울컥 원망도 올라오고 자신에게 거절당했을때 엄청나게 충격받던 눈을 하던 어린 사슴을 떠올리며 미안하기도 하고 암튼 감정폭주하던 카리야는 결국 살짝 궁을 빠져나옴. 내내 바다여행을 했으니까 궁 안이 답답한 것도 있었고 너무 생각할 게 많으니까 모두 잊고싶다는 마음도 있었음. 암튼 그렇게 카리야는 요령좋게 궁을 빠져나와 마을을 걸어다님. 중앙 사람들은 모두 상냥하고 이하생략 암튼 그랬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카리야는 적당적당히 돌아다니다가 국경에 도착. 알아보니 남국과 닿은 국경이었음. 헤에 남국 키큰 나무가 한그루도 없다는 그? 카리야는 좀 호기심 넘치는 시선으로 남국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남국 옷차림을 한 소녀가 카리야에게 다가옴. 아무리 봐도 카리야 또래임. 


 안녕! 하고 말을 거는데 또래랑 대화한 건 거의 처음이기도 하고... 카리야 심란했기도 했기에 카리야도 적당히 말을 받아줌. 그리고 이것저것 대화하는데 이 여자애가 엄청 뭐랄까 환하다고 해야하나 반짝반짝한 타입이었음 이나즈마식으로 말하자면 엔도과 혹은 텐마과. 암튼 힐링이 되는 여자애였기 때문에 어렸던 카리야가 금방 속터놓고 이것저것 얘기했는데 이 애가 또 엄청 잘 들어줌. 카리야는 결국 자기 발 아래 신수가 무릎꿇었다는 것까지 말해줌. 소녀는 엄청 진지하게 듣고 자기 나름의 최선의 조언을 해 줌. 카리야가 왕이고 그 사람들이 전부 카리야의 백성들이라면 카리야처럼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카리야가 좋은 나라를 만들면 어떨까? 그 김에 카리야를 힘들게 한 사람들 조금 혼내도 주고... 카리야는 상냥하니까 좋은 왕님이 될 수 있을텐데. 조근조근 말하는 소녀의 말은 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다정한 말이어서 카리야는 흔들림. 애가 한 설득이지만 듣는 사람도 애잖아... 


 그 소녀는 잠깐 국경지대까지 와서 중앙 구경할 생각이었다가 카리야를 만나서 대화만 하고 결국 돌아가게 됨. 카리야는 소녀를 배웅하면서 그제야 이름을 물음. 소녀가 환히 웃으며 대답함. 소녀의 이름은 키나코.


 소녀와 헤어지자마자 신수들이 달려왔는데, 카리야는 제일 선두에 선 츠루기를 보고 움찔 놀랐다가 그 뒤를 쫒아온 세 마리 신수(들 중 끼어있는 키리노)를 보고 화들짝 놀람. 키리노도 엄청 놀람.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는 키리노를 보며 카리야는 심란해졌는데 그래도 각오 단단히 하고 키리노를 부름.


 저기 너. 

 저 말씀이십니까?

 그래, 너 말이야... 


 키리노가 조심스러우면서도 왕이 불렀다는 사실 하나에 기뻐서 쪼르르 달려온 걸 보고 카리야는 결국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키리노와 다시 계약을 시작해서 이번엔 제대로 끝마침. 그것으로 카리야는 즉위식은 아직 열지 않았지만 정식 서국의 왕이 되었고 키리노는 정식 서국의 재보가 되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즉위한 왕은 곧장 본국으로 돌아가야하고 재보도 따라가는게 당연한거지만 키리노는 아직 5살이라서 필요한 교육이 덜끝나도 한참 덜끝남. 심지어 아직 인간화도 못하는데 당연한것... 하지만 키리노는 자기 왕 따라가겠다고 박박 우겼지만 결국 설득과 설득과 명령에 못이겨 키리노는 중앙에 남고 카리야만 서국으로 떠나게 됨. 그곳에서 카리야는 정말 끝장나게 고생을 하게 되면서 키리노도 죽도록 원망했지만 결국 카리야에게 남은 것은 중앙에서 존재감을 강하게 내고 있는 키리노 뿐이었기에 나중에 갈수록 키리노의 존재에 마음의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고...


 키리노는 최대한 빡세게 일정 꽉꽉 눌러채워서 9살 되자마자 교육 끝내고 왕님 계신 서국으로 날라버리고 다른 신수들은 10살에 교육을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가서 왕을 찾기 시작하는데 츠루기는 10살에 거의 바로 찾아내고 신도는 12살에 찾아내지만 이부키는 북국 신수치고는 드물게 16살이 되야 겨우 왕을 선정했으면 좋겠다. 왕들은 1년에 한번 정도 중앙에 모여서 회의했어야 했는데 10살까지는 카리야만 혼자 왕위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키리노 보러간다는 심정으로 중앙에 왔었고 10살이 되서 츠루기가 남국의 왕으로 키나코를 선정하게 되면서 겨우 회의가 회의처럼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느낌?


 츠루기의 왕이 동갑내기 또래소녀인 키나코였고 (카리야는 키나코 처음 본 순간 자기에게 조언해준 그 애라는거 바로 눈치채고 깜짝 놀랄것같다 하지만 동시에 납득해버리지 않을까 과연 저 애도 왕이었구나 싶은?) 신도의 왕은 동국 시골마을 출신의 텐마. 이부키의 왕은 북국 빈민촌 뒷골목 골목대장이던 마타타기. 20살에 황제를 선출하게 되는데 만장일치로 텐마가 선정될 것 같다. 왕위에 앉아있던 시간이 제일 길었던 카리야가 이것저것 도와주고 키나코나 마타타기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줄것같지...


 신수들의 애정은 압도적인 경애와 충성이 중심이 되는 감정이겠지만 신수와 왕은 형제이자 연인이자 주종이자 친구같은 관계인데 마타타기와 이부키는 친구관계같은 입장이 강하고 카리야와 키리노는 주종~연인같은 느낌이 강하고 키나코와 츠루기는 남매같은 느낌이 강하고 신도와 텐마는 그걸 모두 섞어놓은 딱 정석적인 관계일 것 같다. 신수와 왕의 관계는 이런 느낌이다 하고 결정짓지 못하는 느낌이 좋은 것이라는 그런 설정... 


 풀 게 많았던 것 같은데 초반에 너무 쓰다보니 힘도 빠졌고() 며칠 이어쓰다보니 지쳐서 일단 그만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