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케이 기념 조각글
※우타케이가 끝난 기념으로 '수고했다.'고 말하는 룰렛과 왕자님들이 보고싶다는 생각으로 쓴 단순조각글입니다 8ㅅ8)a
반짝반짝 눈부시게 빛나는 무대를 뒤로 하고 돌아온 아이돌들은 다들 힘이 다 빠지기라도 했다는 듯이 비어 있는 의자에 너부러지듯 주저앉았다. 여기저기서 내밀어지는 물과 음료를 감사히 받으며 그들은 목을 축였다. 그러면서 주변에 시선을 던졌다. 무대의 뒤쪽은 무대 못지 않은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돌들의 노래가 들려오면서 전해지는 에너지도 있었지만, 그들 스스로 내뿜은 에너지도 가득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에 아이돌들은 잔잔히 미소지었다.
"즐거웠다-!"
가장 먼저 온 몸을 쭉 스트레칭하듯 길게 뻗은 사람은 오토야였다. 온 몸을 풀어주며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만면에는 미소가 싱글벙글했다. 누가 봐도 정말로 즐겁다는 것을 한가득 내뿜고 있어서, 주변의 동료들은 그 미소에 전염이라도 된 듯 마주 미소지어 주었다.
"그러게, 즐거웠어!"
"잔뜩 즐겼네요."
"다들 즐거워해주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행복에 가득 찬 동료들의 목소리에 오토야가 싱글벙글 미소지었다. 무대에서 뛰고, 춤추고, 노래부르는 것은 한계 이상의 체력소모를 요구했지만 그 이상으로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모두가 웃고 있고, 보아주고 있고, 행복해 해주고 있다면 오토야에게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었다.
그리고 한사람이, 더. 오토야는 웃는 얼굴 그대로 슬그머니 눈만 돌려 옆자리의 토키야를 바라보았다. 분위기에 휩쓸린건지, 아니면 원래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얼굴에 안개처럼 잔잔하게 미소가 걸려있었다. 하지만 토키야 역시 즐겁다는 기색이 만연해서, 오토야는 조금 더 기쁘게 미소지어버렸다.
오토야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토키야의 손끝에 제 손끝을 맞닿게 했다. 그 감각에 토키야가 고개를 돌려 오토야를 바라보았다. 시선이 얽히는 순간 자연스럽게 미소가 그려졌다. 부드러운 감각이 두 사람을 지배했다.
"수고했어, 토키야."
물론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오토야는 속으로만 그 말을 덧붙이며 빙긋 미소지었다. 그 미소를 마주보던 토키야가 제 손으로 오토야의 손등을 덮었다. 한창 무대를 뛰어다닌 덕분에 조금 높은 체온이 곧장 닿아왔다.
"당신도요, 오토야."
상냥하게 속삭여오는 그 목소리에 웃었다. 어쩐지 그제서야 정말 하나의 무대가 끝났다는 느낌이 진정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