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AZUMA/NOVEL

마타이부 사랑의 묘약

별빛_ 2014. 2. 19. 22:49

※제멋대로의 뻘설정 주의 부탁드립니다! 개연성 없음 등등등은 이미 기본사항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냥 마타이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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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그걸 마시고 처음 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특별한 마법의 약. 소녀들의 꿈 속에서나 나온다고 여겨지는 그것을 직접 눈 앞에서 보게 된 마타타기는 꽤나 복잡한 표정이었다. 텐마 직속 실험팀의 마나베와 미나호가 만들어냈다는 이것이 정말 그들의 이름을 걸 수 있는 '성공작'이라는 알았지만 그렇기에 더 복잡한 기분이었다. 설명하자면, 흥미는 떨어지고 골치아픔만 늘어났달까. 딱히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에는 마타타기는 사랑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 본인부터가 가족들을 깊이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이 약물 따위가 일으키는 화학작용이 정말로 사랑인지도 알 수 없고. 그렇게 생각하며 마타타기는 성의없이 약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옅게 찰랑이는 투명한 액체는 향도 전혀 없어서 언뜻 보기에 물처럼 보였다. 


"야, 마타타기. 여기 있냐?"
"어."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부키의 목소리에 마타타기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무심하게 대꾸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보고서를 뒤적거리면서 마타타기는 이부키에게 반 쯤 관심을 끄고 있었다. 

"이거 뭐냐? 마셔도 돼?"
"마시든가."

아무 생각 없이 대꾸했던 마타타기가 멈칫했다. 이 연구실 안에서 마실 것은, 틀림없이, 하나 뿐일 텐데. 
...어? 
마타타기가 급하게 몸을 돌렸다. 하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깨끗하게 묘약을 비운 이부키의 모습이 선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하얀 머리카락, 하얀 실험복. 껑충한 키에 말쑥한 생김새의 이부키는 방금 전까지 묘약이 들어있었을 텅 빈 컵을 손에 들고 곧게 마타타기를 보고 있었다. 

낭패다, 순식간에 마타타기의 표정이 당혹스러움과 골치아픔으로 물들었다. 묘약의 효과는 절대적. 마나베와 미나호가 자신만만하게 보여주었던 모습에서 묘약을 마신 모르모트들은 순식간에 행동이 변하곤 했다. 마음 속에 순식간에 타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모르모트들은 전부 동물들이었지만 사람이라고 해도 다를 건 없을 터였다. 

"뭐냐? 왜 그런 표정으로 보는데."

시큰둥하게 던져진 이부키의 목소리에 마타타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불퉁한 표정, 찌푸린 미간, 삐딱한 자세. 영락없는 평소의 이부키였다. 순식간에 마타타기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틀림없이 저 묘약의 효과는 확실했다. 마타타기가 직접 본 것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부키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마음 속에 사랑이 피어오르고 있었을 텐데, 다른 실험체들은 틀림없이 없던 사랑이 급격하게 피어올라 그것을 주체하지 못하곤 했는데. 

그런데도, 행동이 평소와 같다는건. 그 말 뜻은, 설마. 
실험실이 침묵에 잠겼다. 들리는 것은 오직 두 사람의 가벼운 숨소리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