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AZUMA/NOVEL

축제, 집사2

별빛_ 2014. 3. 2. 19:24



거추장스러운 자켓은 이미 벗어버리고, 와이셔츠에 조끼, 넥타이 차림으로 마타타기는 기지개를 쭉 펴며 웃었다. 드디어 탈출이었다. 비록 그 덕분에 어스 일레븐의 전원과 이리저리 헤어져버렸지만 딱히 이곳이 우주도 아니고, 위험 지역도 아니고, 걱정스러울 것도 없었다. 어딜 가든 시선을 집중시키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찾기도 어렵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아무나 붙잡고 이나즈마 재팬 못봤냐고 물어보면 된다는 것을 마타타기는 알았다. 

머리를 헝크러뜨리며 성큼성큼 걷던 마타타기의 눈에 띈 것은 과하게 익숙한 뒷모습이었다. 하얀 머리카락, 껑충 큰 키, 운동선수다운 체격. 물론 마타타기가 가장 자주 본 건 저 앞모습이지만 그는 어렵지 않게 상대를 알아챌 수 있었다. 

"....이부키?"

"어?"

작은 목소리의 부름이었지만 민감하게 그것을 잡아낸 이부키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곧장 마타타기와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의 표정이 순간 일변했다. 마타타기는 몹시도 못마땅한 듯 미간이 좁혀졌고, 이부키는 조금 멍한 듯 얼빠진 표정이 되었다. 팔짱을 끼고 자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마타타기의 모습을 이부키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반응에 마타타기는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이 집사복 때문이겠지. 

불만 있어? 당장이라도 그렇게 쏘아붙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참지 않고 그대로 실현시켰다. 


두 사람이 있던 장소가 말다툼의 소란으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