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이부, 도둑고양이
심술부리고 싶어. 짓궂음이 가득 담긴 미묘한 욕망으로 반짝거리는 눈이 향하는 곳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또래보다 머리 하나쯤은 너끈히 더 큰 키에 반듯한 정장차림은 놀랄만큼 잘 어울렸지만, 정작 본인은 불편하기만 한 듯 껄끄러운 표정으로 소매자락만 자꾸 가다듬고는 했다.
마타타기는 휘 고개를 돌려 저가 있는 세상을 바라보았다. 새까만 눈동자를 빛내는 쥐들과 들고양이들이 가득하고 손버릇나쁜 쪼끄만 녀석들이 발에 채일 듯 가득한 곳. 좀 더 깊숙히 들어가면 질척질척하고 둔탁한 신음과 피와 폭력으로 얼룩져있겠지.
마타타기는 삐죽거리듯 웃었다. 이 뒷골목 한구석에 제 영역을 밟고 있는 살쾡이같은 미소였다. 그는 단 한번도 제가 태어난 세상을 싫어한 적이 없었다. 아비모르고 태어나도 어머니는번듯하게 있었고, 아비는 다 달라도 동생들도 둘이나 있었다. 그거라면 이곳에서는 자랑스럽게 한마디 할 수 있을 정도의 일이었다.
또한 타고난 성정덕에 저쪽, 반짝거리는 세계를 동경하지도 않았다. 욕심나는 것이 있다면 끌고 들어오면 된다. 그것은 마타타기가 아주 어릴적부터 가지게 된 마인드였다.
저것 역시 마찬가지
이부키를 바라보며 마타타기는작게 제가 앉아있던 담벼락을 두드렸다. 어떻게 저걸 훔쳐서 제 곁에 둘 수 있을까. 마타타기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갔다. 저리 흰 백지처럼 깨끗한 모양새도 봐 줄 만 하지만, 상처투성이로 자신처럼 새까매져서 제 발밑에서 자신을 올려다보며 이를 바득바득 가는 모양새가 훨씬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더없이 주관적이고 심술맞다 못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박살낼만한 생각을 하면서도 마타타기는 마냥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머릿속 한구석으로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냐고 묻겠지? 왜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느냐고 화를 내는 이부키의 모습이 생생했다.
그럼 그냥 웃어야지.
그냥 네가 내 마음에 든 탓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