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카제 텐마, 사투리
"아,"
"......."
"......."
탁, 하고 휴대전화 폴더가 닫힘과 동시에 텐마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게졌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그 자리에 함께 존재하고 있던 두 사람 역시 뻘쭘하게 시선을 양 쪽으로 돌렸다. 솔직히 말해서, 쪽팔려 죽을 것 같았다. 왜 괜히 여기 왔을까. 두 사람, 마타타기와 이부키의 머릿속에 드물게도 동시에 떠오른 같은 생각이었다.
"그게..... 어..... 들었나....?"
"그게..."
"들려서."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어쩔 줄 몰라하는 텐마를 보며 덩달아 안절부절 못하는 이부키와는 달리 마타타기는 죄 진 것이 없다는 것을 방패삼아 딱딱하게 답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선은 저기 저 천장을 향해 있었지만.
"...사투리?"
이부키의 입에서 나온 그 말에 텐마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어 그 표정은 아직도 볼 수 없었다. 다만 귀가 새빨게져 있는 것으로 봐서는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다.
".....미안타... 놀랐나? 내 어릴 때 지방 살아가꼬.... 부모님이랑 통화하믄 사투리 쓴다.... 내 좀 이상해 비나...?"
"어? 아니 이상한 건 아니야."
"그래, 별로 이상할 것도 아니고."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텐마의 말에 두 사람이 곧장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솔직히 당황스러운 건 사실이었지만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도리어 상당히 잘 어울려서 당황한 것이기도 했고. 그런 두 사람의 말에 텐마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안심했다는 듯 화사하게 피어나는 미소에 마타타기와 이부키가 겨우 긴장시키고 있던 몸에 힘을 풀었다.
"진짜가? 그럼 됐다. 내 이상케 보일까 고민 마이 했따. 명색이 주장이니께... 쫌 위엄 읎어 보이지 않나?"
"아니, 원래 주장한텐 위엄은 없던 것 같은데."
"야, 마타타기 너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어떡하냐!"
"이부키 말쪽이 내헌티 좀 더 상처..."
과장스럽게 심장께를 부여잡으며 어색하게 웃는 텐마의 모습에 마타타기와 이부키가 장난스럽게 씩 입꼬리를 올렸다. 위엄은 없어도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러운 주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절대 비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