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케스페]학원물
이라고 해야 할까, 단순한 망상입니다.
01.
도감 소유자들은 어쨌든 어떤 식으로던 학교에서 유명인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제일 유명한 건 역시 제일 나이많은 네 명. 인기도는 따지기 어렵지만 역시 숫자로는 레드가 가장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자에게 제일 인기 많은건 아마도 루비. 레드는 뭐랄까 좀 더 광범위로 남자들한테서 형님같은 느낌으로도 인기가 많고 그런 식이라면 루비는 여선배 여후배 여선생님 등등에게 인기가 많은 그런 느낌? 다만 그 루비가 자기 여자친구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 그래서 더 인기가 많지 않을까. 다만 그런 학교 여성 인기 넘버 원을 자랑하는 루비의 여자친구, 동시에 루비의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라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파이어는 루비의 인기를 잘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단순히 자기 눈에 루비가 멋있으니 다른 사람들 눈에도 꽤 멋있겠지 정도로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모든 인식은 루비가 원했고 루비가 그런 식으로 인식되게 만든 거겠지만.
02.
포켓몬을 최종 진화까지 키운 사람들은 드문데, 그 드문 사람들 중 더 드물다는 스타팅 포켓몬들을 데리고 다니는 도감 소유자들은 제 소유 스타팅 포켓몬의 속성대로 모여서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선후배간의 관계도 쌓는 그런 동아리에 가입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들 뿐만 아니라 풀 속성 동아리에는 다른 풀타입 포켓몬을 소유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지만 어찌저찌해서 그 동아리에서 대화하는 건 도감 소유자 선후배들끼리라는 식으로. 당연하겠지만 물 타입 동아리장은 블루고, 풀 타입 동아리장은 레드고, 불 타입 동아리장은 그린입니다. 참고로 옐로는 전기 타입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지만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동아리장은 거절했습니다. 덕분에 옐로는 일반부원 겸 반 유령부원. 다른 동아리에 가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부위원장은 2세대들. 참고로 골드는 불 타입 동아리와 전기 타입 동아리를 이중동아리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03.
옐로는 성격이라던가 타입같은 걸로 보면 풀 타입 동아리에 붙어 있을 것 같은 이미지인데 의외로 불 타입 동아리쪽에 좀 더 오래 머뭅니다. 풀 타입은 레드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셋과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눠보지 못해 어색하고, 물 타입은 블루와 실버가 있어서 좋긴 좋지만 그만큼 블루에게 장난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무서워서 불 쪽으로. 그린과도 골드와도 친합니다. 그린은 첫 번째 스승이자 선배였고, 골드는 자기 츄츄의 아가인 피츄의 주인이기도 하고, 같은 전기 동아리 소속이기도 하고. 사파이어와도 여차저차 죽이 맞아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펄과도 물론. 다만 펄은 다른 동아리의 다이아와 플라티나와 함께 셋이 다니는 경우가 더 많지만.
04.
학원물 패러랠인 이상 전부 제 맘대로라는 점이 좋은.... 옐로-와타루-실버-비주기의 그 상록시티 출신 사인방의 관계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물론 대부분이 제멋대로 짜서 좋아하는 망상이지만 덕질이 다 그렇지 뭐! 중심이 되는 건 역시 옐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와타루와 옐로는 어릴 적 꽤 친했다고 해도 말이 되는데 말이죠. 친하지는 않았어도 얼굴이나 이름쯤은 알 수 있지 않나? 상록시티는 그리 큰 마을인 것 같지도 않고 크다고 해도 상록숲의 아이가 흔한 것도 아니고 옐로나 와타루는 바로 전 상록숲 아이, 바로 뒤 상록숲 아이 정도의 위치인 것 같은데. 어쨌든 특별한 힘을 가진 두 사람이 어릴 적 함께 자랐다는 설정을 아주 좋아합니다. 거기에 역시 희귀한 힘이다 보니 노려질 가능성이 있어 마을에서 가장 강한 짐리더씨가 봐주시기로 하고 겸사겸사 짐리더네 아드님인 실버까지 함께 자라는. 물론 원작에서 실버는 납치당하지만 학원물인 이상 그딴건 없이 그냥 셋은 사이좋게 자라 남매처럼 커 온 걸로. 와타루는 실버는 눈매도 날카롭고 남자애에 아버지 가드가 막강한 애니까() 별로 걱정하지 않지만 옐로는 작고 여자애에다가 딱히 뒷배경이 있는 것도 아닌데 힘은 막강해서 싸고도는 경향이 강한. 실버 역시 그런 경향이 강하지만 그렇게 두 남자의 싸고돔을 받는다고 해도 그 셋 중 가장 강한 건 옐로인걸로. 보호받고 건강하게 자라서 체력도 적당히 받쳐주는 옐로는 평소에는 방긋방긋 상냥포근에 치유계 성향이 강해서 전혀 강할 것 같지 않은 이미지지만 본격적으로 진심인 전투에 나간다면 심지어 최강이라는 칭호를 달고 있는 레드와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정말 몇 안되는 트레이너 중 한사람입니다. 실버와 와타루는 그 강함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중 한사람이지만 그 강함을 아는 것과 걱정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까(..) 여전히 싸고돕니다. 옐로는 너무 어릴 때부터 그래서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느낌. 옐로의 강함을 알고 있는 건 옐로에게 포켓몬 배틀에 대한 기본을 가르쳐 준 그린, 제대로 토대를 쌓아준 비주기, 그리고 그걸 옆에서 바라봤던 실버와 와타루 제외하고는 기껏해야 레드 정도? 블루는 어렴풋이 감만 잡고 있습니다만 상대가 옐로니까 별로 걱정도 안하고 묻지도 않는. 틀림없이 옐로니까 괜찮다는 의미로. 나머지는 옐로의 실력을 당연히 도감소유자 중 최하위로 보고 있는데 그 성향이 제일 강한 게 골드(..) 그리고 언젠가 진심이 된(=진심으로 화난) 옐로의 실력을 보고 기겁을 하지 않을까.
딴소리 좀 하자면 정말 진심으로 화가 난 옐로의 실력을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사키와 실버의 앞에서 숲을 싸움터 삼지 말라고 화를 냈을때조차 솔직히 한 팔십프로 화낸 느낌? 아직 한계가 남아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진짜로. 눈이 뒤집힐 정도로 화가 나서 자신의 기를 정신이 나갈 정도로 뿜어대면서도 머리는 차갑게 유지하며 냉정한 명령을 내리는 옐로는 아마 절대 나오지 않겠지만 만약 나온다면 정점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측정할 수 있는 레벨의 한도는 백이지만, 옐로의 능력으로 그 이상까지 레벨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상록 숲 트레이너들은 다들 성향이 비슷해서, 옐로 혼자 이질적인데 도리어 그런 옐로여서 진심으로 화낼 때 다른 상록 숲 트레이너들과 같은 성향으로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얌전한 애가 화나면 무서워~ 수준이 아니라 그냥 보는 걸로는 동일 인물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부터가 변해버리는 그런 거. 분노한 옐로가 보고싶어서 떠드는 거 맞습니다..
05.
루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두 말 할것도 없이 사파이어. 이건 제 설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저에게 있어서 가장 확고한 설정이기도 합니다. 루비에게 있어서 사파이어는 자신의 인생도 삶도 송두리째로 바꿔버린 인물이자 빛이자 찬란함이자 첫사랑이자 끝사랑인. 루비에게 다른 사람이라는 건 상상할수도 없고 상상되지도 않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사파이어는 소중합니다. 물론 사파이어 역시 루비를 정말 좋아하고, 연인으로서 그 이외의 사람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을 만큼 그를 좋아하지만 루비가 사파이어를 더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상상을 초월할 만큼 좋아합니다. 루비에겐 물론 아빠도 중요하고 엄마도 중요하고 친구인 에메랄드도 소중하고 민진이도 소중한데 사파이어가 더 소중합니다. 그렇게 루비가 스스로의 목숨보다 훨씬 더 가치를 두고 있는 사파이어지만 사파이어는 루비의 마음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 가끔 안절부절 못하기도 하고 질투도 하고 토라지기도 하는. 물론 다 루비 때문. 사파이어의 그런 표정들이 보고싶다는 사소한 이유도 있기는 하지만 이 감정의 크기를 전부 보여버리면 겁먹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인해 루비는 자신의 감정을 천분의 일정도 보여주고 있는 상황... 물론 그럼에도 닭살커플 소리를 듣습니다. 루비에게 손대면 사파이어의 화를 받아야 하지만 사파이어에게 손대면 루비가 어떤 모습이 될 지 감도 안잡히는. 루비는 어지간한거에는 겁도 안먹고 화도 안내는 유연한 소년이지만 사파이어에 관한 것이라면 놀랄만큼 신중하고 겁쟁이가 되어버리는. 사파이어의 반응 하나하나에 아닌 척 굉장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물론 사파이어는 가끔 놀랄만큼 루비를 꿰뚫어보곤 돌아버릴 정도로 사랑스러운 말을 던져줘서 루비는 행복합니다() 루비가 사파이어에게 선 이상의 접근을 허락하는 건 극소수인데 그 중 도감소유자들은 상당수 포함됩니다. 그린은 애인인 블루가 있으니 통과, 골드도 크리스가 있으니 통과, 실버와 레드도 옐로가 있으니 통과. 에메랄드는 루비의 친구이기도 하니 신뢰도가 제일 높아서(그리고 동시에 루비의 감정의 크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상대임으로) 통과. 다만 펄과 다이아는 미묘하기 때문에 사파이어에게 필요이상의 접촉이 있다면 경계받습니다. 물론 매우 무서우므로 두 사람은 사파이어에게 알게모르게 접근을 삼가고 있는 중. 플라티나가 붙어 있다면 괜찮습니다. 사파이어가 가끔은 루비에게 사랑받는걸까 걱정한다면 루비는 사실 매일 걱정하고 있습니다...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거라고 에메랄드는 혀를 차고 있지만 사랑에 빠진 남자 귀에는 아무것도 안들림. 특히 루비와 사파이어의 관계는 루비 쪽이 훨씬 더 사랑하고 있으니까 더더욱 그렇습니다. 티는 내지 않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사파이어가 너무 좋아서 그녀가 자신에게 질리는 한이 있어도 그 곁에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졸업하면 결혼할거라고 공공연하게 소문이 퍼져 있지만, 그리고 그만큼 숙련된 부부의 느낌이 나는 두 사람이지만 둘 다 서로에게 닿기만 해도 두근두근할정도로 풋풋한 커플의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 마주칠때마다 새롭게 반한 느낌.
그리고 정말로 졸업식 날 루비가 화려한 장미꽃다발이라도 들고 나와 결혼해달라고 무릎꿇고 졸업식이 막 끝난 강당에서 정식으로 프로포즈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전교생 앞에서. 아빠인 종길관장은 루비가 얼마나 사파이어를 좋아하고 그녀에게 의미를 두고 있는지 알고 있기에 진작 허락했고, 박사님은 소중한 고명딸 빼앗겨 눈물은 좀 나지만 루비 이상으로 사파이어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는 걸 알기에 허락해줄것같아요. 응, 도감소유자 중 제일 먼저 결혼하는 커플이라던가. 결혼할 때 사파이어가 펑펑 울었으면 좋겠습니다. 눈물만 뚝뚝. 루비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해 주겠다며 입맞춰주면 좋겠네요 결혼해라. 참고로 루비는 드레스를 고를 때 울었습니다... 루비가 스케치한 드레스 중 사파이어가 가장 맘에 드는 걸 골라서 루비가 만들었습니다. 그걸 입고 처음 등장한 사파이어를 봤을 때 루비는 그제야 그녀가 제 신부가 되어 평생 곁에 있어주겠다는 실감을 해서 울었다고. 너무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