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
디지몬 좋아합니다. 언제나 꾸준히 불타고 있는 장르 디지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 특히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 좋아해요. 가장 손꼽히는 앞에서부터 네 명. 야가미 타이치, 모토미야 다이스케, 마츠다 타카토, 칸바라 타쿠야. 흑흑 정말 좋아해요....... 다들 각자의 개성이 강하면서도 결국은 쑥 성장한 리더들이어서 너무 좋아해요...
같은 리더 타입이면서도 성향이 명백하게 다르다는 건 재미있어요. 같은 상황에서도 네 사람이 대처하고 행동하고 그 마음가짐 자체가 확실하게 다르니까. 예를들어 자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상황이 눈 앞에 있다. 그러면 타이치는 무섭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그걸 극복해내는 타입이고, 타카토는 무서워 덜덜 떨면서도 두려움을 견디는 타입이고(그러면서도 피하지는 않고), 타쿠야는 무섭지만 물러설 순 없어, 하고 이를 악무는 타입이죠. 그리고 다이스케는 아예 무서운 게 없는 타입... 사실 다이스케가 가장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제로투 최종전투 부분에서도 다이스케는 현재의 자신에 대해 불만도 없었고, 바라는 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극복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건 결국 아무것도 자신을 가로막는 것이 없다는 뜻이고. 그런 의미에서 다이스케는 두려운 게 없는 사람... 정말 굉장해요. 자기 자신을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바라보면서 불만이 없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으니까.
다이스케 이야기부터 먼저 진행됬는데 잇자면 전 다이스케를 정말 좋아합니다. 여기저기서 까임받는게 너무 슬플 정도로 다이스케는 멋진 아이에요. 제로투의 주인공이 다이스케이기때문에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타이치였으면 제로투의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이 못됬겠죠. 특히, 켄에 관해서. 그리고 다이스케는 공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공포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섭다. 실패할지도 모른다. 마지막 싸움에서 엑스브이몬은 다른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있기에 별수없이 혼자 싸우겠다고 마음먹어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다이스케는 조금 동요하다가, 곧 강한 표정으로 싸움을 앞서나가요. 떨고 있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엑스브이몬의 승리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훨씬 더 높은 패배의 가능성과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바라보면서. 굉장한 재능이죠. 타이치가 남을 잘 관찰하고 주변을 살피는 능력으로 바라보는 상황을 다이스케는 감으로 찍는 느낌이 강하니까 순수한 리더로서의 스펙은 다이스케가 만만찮은 느낌. 타이치는 누구보다 많이 성장한 리더고, 어드벤처보다 미래인 제로투의 모습이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다보니 완성형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어드벤처 초반부를 보면 타이치도 굉장한 성장형 리더죠. 제로투 1화를 볼 땐 조금 마음이 아프면서도 찡합니다. 다이스케를 보고, 캡슐을 들어올리는 제 후배가 자신의 역할을 계승할 '후배' 라는 것을 깨닫고, 고글을 전해주기까지의 그 모습이 마음 아프면서도, 마지막에 다이스케가 그 고글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성장해서 리더로서 서 있는 모습을 알기 때문에 그 처음을 본다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타카토는 다른 셋과는 정말 딱 봐도 다른 타입인데 너무 신기해요. 타카토만 보고 있으면 정말 미소가 지어지면 지어졌지 걱정되지가 않거든요. 세계관이나 상황을 따져보면 제일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같은데 타카토라면 잘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일 어설프고, 제일 함께하는 동료들이 우월하지만 젠랴도 루키도 리더라면 아마 타카토를 꼽지 않을까요...? 둘은 가장 가까이에서 타카토를 본 사람이니까! 타카토가 무슨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이니까요! 둘 다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고, 타카토보다 행동이 어른스럽지만 자신을 타카토 앞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은 기분. 물론 타카토는 정말 평범한 초등학교 5학년생(이라기에는 타카토가 성장한 것이나 행동하는 것을 보면 역시 리더형 주인공이 맞지만)이기 때문에, 어설픈 부분도 철없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 영원히라고 해도 좋을 안녕을 겪으면서도 극복해낼만큼 강해졌으니까요. 타카토의 제일 큰 힘은 신뢰라고 생각해요. 그건 타이치도 다이스케도 타쿠야에게도 없는 부분. 물론 다른 셋이 믿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타카토의 신뢰는 조금 특별하다고 해야 할까, 타카토는 정말 뭘 하든 친구들을 믿는다고나 할까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타카토가 믿어주고 있으니까 괜찮아, 라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굉장한 재능이 있어요. 길몬과는 영영 헤어져버렸지만, 다시 만나자. 하고 믿고 있는 타카토를 보고있지면 주변의 친구들. 특히 젠랴가 어떻게든 해 줄 것 같은 느낌마저 들어요. 자기 자신도 물론 테리어몬이 보고싶겠지만, 그 마음에 더해서 타카토의 믿음을 깨고싶지 않아서. 타카토가 믿고 있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드는 타카토는 정말 굉장한 거겠죠.
타쿠야는 아직도 조금 알쏭달쏭한 아이. 엄연한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에는 아직 성장이 덜 되서 어설펐고 후반부에는 이미 성장이 끝나버렸다고 포커스를 쌍둥이들에게 돌려버렸기 때문에; 프론티어를 제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타쿠야는 가족과 평범한 생활을 그리워하는 아이였죠. 쌍둥이들이나 이즈미, 준페이, 토모키는 현실 세계에서 나름의 어려움이 있어요. 그런데 타쿠야만 딱히 그런 게 없어서 타쿠야는 어린 토모키를 제외하면 가장 현실세계를, 정확히는 가족의 품을 그리워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암시해줬고. 어둠의 공포에 질려서 잠시 현실세계로 도망갔을 때조차 그랬죠. 하지만 타쿠야 뿐만 아니라 프론티어 아이들의 매력이란 선택받음과 동시에 자신이 선택했다는 것. 어둠의 힘에 대한 공포도, 자신이 디지몬으로 진화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도 새삼 깨닫고 다시 디지털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타쿠야는 선택하면서 성장했으니까요. 페이크 주인공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해도 타쿠야는 주인공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코우이치가 합류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역시 가족인 코우지겠지만, 그런 코우지를 동료로 녹아들게 한 건 타쿠야였고, 코우지가 혼란스러워 망설이고 있을 때 가족이 구원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냐며 깨닫게 해 준 것도 타쿠야였죠. 쌍둥이는 쌍둥이 무리 타쿠야는 타쿠야 무리 정도의 느낌도 들 때가 문득 있지만 그 무리의 리더들이 친한 친구니까 한 무리의 동료로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고. 결국 진주인공 취급받는 코우지가 십투사의 스피릿을 이어받은 아이들 무리에서 리더를 타쿠야로 생각하고 있을테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후반부에서 프론티어 아이들, 특히 타쿠야가 자신들을 이미 반은 디지몬이나 마찬가지고, 디지털 월드는 또 다른 고향. 그리고 디지털 월드에 온 날이 또 다른 생일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프론티어 아이들이 디지털 세계에 온 프론티어 메모리얼은 정말 특별한 날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 날은 디지털 세계로 가게 된 날이자, 그들의 무엇보다 성장한 날이자, 모험이 시작된 날이자, 디지몬으로 변화한 날이자, 또 다른 생일이자, 코우이치가 살아난 날이니까. 그들이 [우리는 이미 반은 디지몬] 이라는 부분에선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만 그건 다음에.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을 정말 좋아해요. 다들 정말 반짝반짝 눈이 부신 것 같아서. 개인적인 애정도 차이는 아주 조금씩 있기는 해도 그 존재가 정말 눈부셔서 좋아해요. 타이치는 그 용기의 시작이 되는 시발점, 따지자면 용기의 각성자적인 존재이고, 다이스케는 그 계승자. 세계관이 달라지는 둘 중에서 타카토는 동료를 믿으면서 자신만의 용기를 발현시킨 신뢰자로서의 용기를 가졌으면. 타쿠야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게 되는 선택자로서의 용기. 다들 완전히 처음 보는 세계, 혹은 처음 보는 존재와 목숨을 걸고, 또는 신념을 걸고 싸우는 상황에서 다른 아이들. 그것도 처음 보거나 딱히 친분이 없는 아이들의 리더로서 설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