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디지몬] 다이타케

별빛_ 2015. 1. 31. 19:41



다이타케 합작을 신청했습니다. 합작이라는 거 태어나서 처음 해보네요. 첫 합작이 다이타케라는 것이 제법 싱숭생숭하면서도...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 원래부터 꾸준히 불타면서 가끔 장작 던져지면 확 타오르는 장르가 세 개 있는데, 그게 이나고, 디지몬, 포켓몬 이 세 개입니다. 본진은 사실 우타프리라고 있는데... 어쨌든 다이타케 좋아해요. 가을로 신청했습니다. 마감 전까지 열심히 써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개학인데다가 포케스페 장작이 던져져있는 상태라는 점이지만. 



다이스케가 결정적으로 성장이 거의 끝마쳐진 시기를 저는 [죠그레스] 이후라고 잡고 있습니다. 블랙 워그레이몬도 있긴 한데 그쪽은 거의 아구몬+이오리 이 쪽 부분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다이스케라는 초등학교 5학년의 밝은 성격의 남자아이가 용기의 디지멘탈을 쥔 순간 선택받은 아이 중 한 명이 되고, 고글을 물려받은 순간 나름대로 무언가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송에서도 그게 드러나고 있고. 히카리를 지켜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새로운 선택받은 아이로 선택되었기 때문에 받은 고글은 이제껏 쭉 동경해오던 선배의 것. 자신이 들어올리게 된 용기의 디지멘탈, 물려받게 된 용기의 문장과 함께 받은 그것은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정진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싸우겠다는 남자 대 남자로서의 약속. 도망치지 않겠다는 약속. 그것을 스스로 고글에게 맹세했다는 게 캐릭터송에서도 나와있고. 다이스케의 캐릭터송 굉장히 좋아합니다. 꽤 취향의 멜로디인 노래이기도 하지만 다이스케의 마음가짐이 잘 드러나 있어서. 복잡한 것은 모르지만 죄 없는 디지몬을 괴롭히는 사람은 용서하지 못해. 그렇기 때문에 싸운다. 싸우는 이상 절대 지고싶지는 않아. 그런 마음. 세계를 구한다기 보다는 눈 앞의 적을 쓰러뜨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 다이스케의 마음가짐이지만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훨씬 마음가짐으로선 가벼워지고 싸움에 집중하기도 쉽겠죠. 부담감도 꽤 줄거고. 그렇게 생각하면 본능적으로 길을 아는 사람같기도 하고. 

처음 선택받은 아이가 되었을 때에는 사실 조금 주눅들어있었다. 라는 가사도 나오는데 사실 이 말도 맞다고 봐요. 짝사랑하는 여자아이, 별로 좋은 인상이 아니었던 잘생긴 남자아이, 그리고 쭉 동경해오던 선배. 그리고 그 선배의 동료들이라는 학교부터 하나 높은 선배들. 이미 선택받아서 모험을 했던 그들을 보며 삼 년 전 반데몬의 손에 붙잡혀 있었던 경험이 있는 다이스케는 무슨 생각을 했을런지요. 자신은 그저 붙잡혀서 조금은 화가 나고, 조금은 겁을 먹고 있었을 그 상황에서 당당히 싸워서 세계를 구했다는 그 선배들을 보며 가장 먼저 새롭게 선택받은 다이스케는. 다이스케의 성격이 아니었더라면 선배가 있다는 상황은 열등감을 자극하기만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선배들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더더욱. 대부분 1세대 아이들의 심정에서 새롭게 선택받은 아이들이 등장했을 때 선배들의 박탈감에 신경쓰지만 새롭게 선택받은 아이들도 상당히 부담스럽지 않았을까요, 능력있고 성격 좋은 선배들은. 선배들은 많은 것을 할 수 없게 되서 자신들에게 부탁한다, 맞긴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완전히 처음 보는 세계에서 처음 보는 디지몬과 처음 보는 적을 처음 보는 디지몬을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이오리는 가장 어리고 성실하기 때문에 선배들의 존재를 쉽게 인정하고 자신의 역할을 한다면, 미야코는 쭉 동경하던 선배와 새로 동경하게 된 선배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그리고 초반엔 새로운 세계가 즐겁기도 했고 초중반부부터는 타고난 천성이 상냥해서. 이용당하는 디지몬들이 안타까우니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다이스케는, 선택받은 이상 할 수 없지. 라는 마음으로 처음 시작했다는 게 캐릭터송에서 드러나요. 처음 가사를 보고 조금 놀랐는데, 그럴만 하다. 는 생각도 들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하지 않으면 많은 디지몬들이 괴로워진다. 그럼 내가 할 수밖에 없잖아? 라고. 다이스케는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야코나 이오리와 다이스케는 조금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가장 부담감? 열등감? 을 받는 위치도 다이스케일것같고. 미야코나 이오리는 디지바이스를 받고 하루 늦게, 선택받은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선배들의 앞, 디지멘탈과 태어난 디지몬의 앞에서 적나라하게 시험받고 동시에 위로받아요. 하지만 다이스케는 동경하는 선배의 위험을 알게 되고 자신이 갈 수 없다고 선고받은 상황에서 그걸 견딜 수 없어 화를 내다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디지바이스를 손에 쥐게 되고. 그 디지바이스로 완전히 낯선 세계로 가게 되고. 옆에 있는 사람은 동급생 두 사람.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에게는 낯설기만 한 세계를 돌아다니고,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파트너 디지몬을 끌어안는 동급생들. 다행히 선배는 멀쩡했지만 자신을 보며 네가 왜 여기에 있느냐, 라는 말도 듣고. 더군다나 타이치와 야마토는 저번 모험의 주역이자 리더이자 거의 투톱이었던 상황에서 두 사람의 문장을 그대로 물려받은 다이스케지만 상당히 무시당해요. 그런 주제에 위험한 상황에서는 제일 다이스케에게 의지되고 있고. 솔직히 저라면 굉장히 짜증났을 것 같은데, 다이스케는 당연하다는 듯이 가장 앞에서 싸웁니다. 새롭게 선택받은 아이들이 타고난 성격이 밝고 상냥하고, 그리고 평범한 가정에서 걱정없이 큰 아이들이 아니었더라면 굉장히 충돌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제로투 삼인방은 참 좋아합니다. 상처가 있는 이오리가 가장 어린 것도 그런 의미에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예를 들어 제로투 삼인방이 처음 여행할 무렵의 죠나 코시로, 야마토, 미미같은 성격이고 환경이었다면 상당히 곤란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선배의 기대와 믿음이 부담스럽고, 힘들어서. 

후 어쨌든 뭔가 말이 길어졌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가을을 선택한 이유는 겨울에 이미 신청한 분들도 많고 다이스케의 성장의 끝인 죠그레스도 끝난 가을이 제일 좋을 것 같아 가을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하려했던 건데 엄청 길어졌네요 ;ㅅ;)

그리고 덧붙이자면, 제로투의 최애캐는 다이스케입니다.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는데 이제는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은 전부 좋아하지만... 네, 어드벤처 + 제로투 전부 합쳐서 제 최애는 다이스케입니다. 테이머즈나 프론티어나 세이버즈, 크로스워즈까지 합치면 조금 달라질수도 있지만, 그래요. 

다이스케와 타케루의 관계는 저번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뭐라고 하지. 다이스케는 상냥한 만큼 단호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로투 삼인방 중에서 디지몬을 죽인다, 라는 생각에 제일 먼저 어쩔수없어. 라고 결정지은 사람도 다이스케고. 살기 위해 죽여야 했던 어드벤처와는 확실히 다르게, 저 녀석이 계속 나쁜 짓을 한다면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한 다이스케 쪽이 훨씬 더 단호하고 냉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만큼, 그보다 더 다정하기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또 타이치와 야마토의 모습을 무의식적으로 조금이나마 투영하고 있을, 덧붙여서 자신이 좋아하고 있는 히카리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증상 비스무리한 것까지 있는 타케루에게 다이스케는 조금도 상냥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어요. 모험이 끝난 뒤에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켄은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황금의 디지멘탈을 가지고 웜몬의 마지막 힘까지 받아 자신을 정신차리게 해준 다이스케를 굉장히 동경이라고 해야 할까, 높게 보고 있겠죠. 그런 다이스케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기에 다이스케는 끝까지 켄을 믿고 구해주려 노력했을 거고. 하지만 타케루는 다르니까. 


제가 다이타케에서 가장 좋아하는 편은 48편입니다. 이 편의 다이스케도 정말 좋아하고요. 눈 앞에서 아라크네몬과 미라몬이 너무나 손쉽게 살해당한 상황에서 모든 아이들은 그대로 겁에 질려 버리죠. 파트너 디지몬이 죽으면 어떡하지? 나는? 그런 기분. 질 지도 모른다. 질 것 같다. 그 생각에 온 몸이 떨리고 악몽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무섭고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하죠. 그건 타케루와 히카리 역시 마찬가지. 든든하기 그지 없는 오빠와 형이 있고, 모두가 있고, 솔직히 죽기보다는 삭제되는 기분이 강해서 죽는다는 실감이 좀 들지 않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죠. 죽음이 바로 코 앞에서 일어났고, 자신의 파트너와 본인 역시 죽을지도 모른다는 실감이 바로 들고 있으니까. 디지몬들은 싸우기 원하면서도, 아이들이 겁에 질려 있어서 죠그레스도 뭣도 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다이스케만큼은 그 광경에서도 아무렇지도 않아해요. 왜 떨고 있어? 왜? 싸울 거잖아. 반드시 이길거야! 왜 겁먹어서 떠는 거야?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행동해요. 혼자 싸우겠다고 뛰쳐나가요. 자신의 파트너, 이제껏 줄곧 신뢰를 쌓아온 친구를 굳게 믿고. 떨고 있는 아이들더러 싸우자고 할 수는 없으니까, 자기 혼자만이라도 싸우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런 다이스케를 켄은 말리죠. 작전이라도 세우고, 죠그레스만이라도 하고. 그건 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용기였어요. 이미 한 번 웜몬이 죽은 적 있는 켄으로서는, 그리고 어둠에 조종당해 어둠에 대한 지극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켄으로서는 스팅몬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 자체가 두려워서 어쩔 줄 모를 텐데도, 동경하고 신뢰하는, 어쩌면 생애 첫 친구인 다이스케를 위해서. 다이스케를 걱정해서. 하지만 떨고 있는 손은 어쩔 수 없죠. 다이스케는 그걸 당연히 눈치채고. 네가 무서워하는 이상 죠그레스도 무리야. 하고 다이스케는 딱 잘라 말해요.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든 해 볼게. 하고 웃는 얼굴로, 강한 모습으로 말해버리고. 그 모습에 켄은 정말 복잡한 표정을 짓는데, 겁에 질린 자신에 대한 한심함에 그럼에도 싸우지 못하는 두려움, 다이스케에 대한 감탄에 동경. 여러가지가 섞인 감정이겠죠. 그리고 그런 켄의 모습을 보며 다이스케는 또 단호하게 말해요. 부탁이니까 그런 말 하지 마. 마음이 약해지잖아? 이 어투는 일견 장난스럽기까지 해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덮을 만큼 단호해요. 켄은 시선을 피해버리고, 컷은 타케루에게 옮겨지죠. 타케루는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켄을 이해한다고. 자신도 똑같다고. 타케루 역시 어둠이 무섭고, 증오스러운 데다가 파닥몬이 죽었던 경험까지 있죠. 도리어 켄보다 더 겁에 질려있을 거에요. 무섭고 또 무섭고. 증오심보다는 압도적인 공포에 질려 있다고 봐요. 힘이 빠진 표정으로 켄을 이해한다고 중얼거린 타케루는 다이스케를 보면서 조금 표정이 달라져요. 조금은 강한 듯,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렇게. 다이스케는 엑스브이몬과 둘이서 적의 바로 앞에 서 있는 상황. 절대 지지않는다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어요. 방금전까지 자신의 부하를 잔인하게 살해한 그 디지몬 앞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고. 공포 따윈 느끼지 않는 표정으로. 그런 다이스케를 보며 타케루는 [이치죠우지, 너를 이해해. 나도 똑같으니까. ...그런데,] 라는 말 이후 그 어떤 말도 붙이지 않죠. 그 뒤에 올 말을 상상하는 건 언제나 두근거립니다. 그리고 이 순간이, 아마 타케루에게 다이스케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뀐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야마토와 타이치의 문장을 이어받은 사람도 아니고, 부족하니까 자신이 서포트해줘야 할 사람도 아닌. 동시에 기묘한 동경 역시 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정확히 말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다이스케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감탄, 그리고 동경.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감각. 그것밖엔 느껴지지 않을 것도 같고. 거기 있던 모두가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걸 강하게 느낀 게 켄과, 타케루였을 뿐. 

그건 49화에 넘어와서도 반복되요. 혼자 싸운다고 해도 승산은 거의 제로에 가깝죠. 공격해도 전혀 듣지 않는 적을 보며 타케루는 안돼, 다이스케군. 엑스브이몬 혼자 당해낼 리 없어. 라고 말해요. 체념에 가까운 말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자신의 디지몬을 앞세워 함께 싸우게 해 줄 수 없을 만큼 무서워하고 있고.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다이스케는 아무렇지도 않아합니다. 그런 말 하지 마. 우리는 꼭 이길 거야. 지금까지 쭉 그래 왔어. 하고. 이 때 다이스케 표정이 정말 굳게 믿고 있으면서도 작화부터 잘생겨서 좋아합니다. 큼, 어쨌든 다이스케는 이 뒤에 이제와서 이런 데에서 질 수 없어! 라고 말해요. 캐릭터송에서도 세계를 구한다기보다는 눈 앞의 적을 쓰러뜨린다. 라는 말이 있는데, 그 일환이라고 생각해요. 이 때 다이스케는 지킬 것이 정말 많으니까요. 뒤에서 떨고 있는 친구들, 쓰러져버린 어둠의 꽃을 피웠던 아이들. 그 모든 것 앞에서 서 있는 적. 싸울 사람은 다이스케 하나뿐. 그 상황을 전부 감당하면서 다이스케는 싸우고 있으니까. 굉장하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승리로의 열쇠가 되고, 또 싸움을 유리하게 만들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이 편에서 환상에 사로잡힌 아이들 중 다이스케가 타케루에게 가장 먼저 와 주기도 했고요. 그리고 환상이 꺠진 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세 디지몬, 프레이드라몬과 라이드라몬과 엑스브이몬을 보며 타케루는 가장 먼저 이 세계가 강한 마음이 실제가 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이스케 다음으로 진화하기도 하고요. 그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다이스케라고 생각하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하고요. 베리얼반데몬과 다이스케가 대화하는 그 부분은 49화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다이스케가 정말 이렇게나 성장했구나, 라는 것도 알 수 있고 동시에 다이스케는 천성이 이런 아이구나, 라는 것도 알 수 있어서. 

그리고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다이스케의 강함과 온전히 드러난 빛나는 부분을 바라보고 있었을 타케루(+다른 아이들) 을 생각하면 몹시... 설레고요. 

솔직히 모든 모험이 끝난 뒤에 다른 아이들이 다이스케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요. 다들 어떤 식으로든, 어떤 의미에서든 그 공간, 그곳에 서 있는 다이스케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을테니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아이들은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다이스케가 자신의 아들에게 고글을 물려줬다고 까이는 부분이 있는데 솔직히 전 모르겠습니다. 물려줬다, 고는 하지만 그건 결국 물려'줬다' 에요. 물건을 빌려준게 아니라 그냥 준 거고, 소유권은 명백히 다이스케에게 있는데. 그걸 왜 아들에게 줬다는 이유만으로 까이는 건 지 모르겠습니다. 타이치의 아들에게 주지 않았다는 이유는 있다고 해도 다이스케에게 그 고글은 자신을 분발하게 만든 물건임과 동시에 용기를 이어받았다는 자긍심이기도 하고. 그 모든 감정을 네가 성장했으면 좋겠구나, 라는 의미를 담아 아들에게 주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봐요. 더군다나 마지막화로 봤을 때 다이스케 아들은 거의 두세번째로 나이가 많아보였고 타이치의 아들은 두세번째로 어려보이던데, 그 상황에서 리더가 되는 건 자연스럽게 다이스케네 아들이었을 것 같고, 정진하라는 의미로 고글을 주는 건 나쁘지 않다고 봐요. 


아니 대체 왜 이리 얘기가 밑고끝도없이 새지 ^_ㅠ 이상하다 다이타케 연성하려고 쓰기 시작한 글이었는데... 쓸 게 너무 많아서 곤란해요, 얘네들은.

그런 의미에서 타케루와 다이스케는 서로에게 품은 감정이 굉장히 복잡한데, 특히 타케루가 그래요. 다이스케는 보다 단순하죠.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녀석이기도 하니까. 더군다나 다이스케는 본능적으로 생각하는 면도 강해서, 아마 이유는 거의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타케루 이녀석이 싫어.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감정의 이유는 사실 잘 파고들어보면 타케루의 무언가를 읽어서라고 생각해요. 어둠을 증오하고, 극단적인 무언가가 있고, 정신적으로 살짝 불안정한 무언가를 억지로 숨기고 웃는 얼굴이 싫어서. 하지만 다이스케는 본능적으로 그걸 파악하고 싫어하지만 그 이유까지 파악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냥 이 녀석이 히카리쨩이랑 사이 좋아서 싫은가보다!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납득시키고 넘겨버리죠. 그게 좀 더 편하니까.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그에 비해 타케루는 아니에요. 다이스케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럼 그 이유를 타케루는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정확하게 이유를 잡아내요.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모든 이유를 고민해서, 알아내고 조합한 뒤에 아, 좋아하는구나. 하고 깨닫는 쪽이겠네요. 그리고 그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굉장히 기를 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다이스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이 감정은 옳지 않으니까. 그리고 잘 숨길거에요. 절대 들키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채는 히카리조차도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문제는 꼭꼭 숨기는 타케루의 감정을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은 언제나 다이스케라는 점이죠. 그리고 그에 따라 태도를 바꿔주는 것도 다이스케고. 아주 본능적으로, 그리고 아주 감각적으로 타케루가 자신에게 강한 호의를 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에는 다이스케도 타케루에게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유해질 것 같아요. 물론 그 호의가 사랑이라는 것을 곧장 깨달았는가는 조금 다른 문제겠지만, 어쨌든.  

그리고 다이스케가 조금씩이나마 유하게, 상냥하게 대해주기 시작하면 타케루는 또 괴로워지겠죠. 다이스케의 그 강함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상냥함에 반했는데 반한 것을 자각하자 다이스케가 자신에게도 조금은 다정하게 대해주기 시작하니까. 그것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좋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감추기가 힘들어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