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

[◆A/미사와] 이것저것

별빛_ 2015. 8. 15. 23:55


미사와온에 가기위해 이것저것... 준비하고 선입금도 넣었는데 그 전날 집안 제사가 있다는 청천벽력... 경악했지만 그래도 갑니다. 나는야 의지의 한국인... 의지의 미사와... 여러번 생각해봤는데 역시 미유키랑 사와무라가 잘못했어 _8ㅅ8)_ 그래도 여기저기 서치해보면 미사와가 잔뜩 있어서 즐겁습니다. 오토메 게임 공략캐1의 여동생과 공략캐2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오빠라는 노멀컾 사약을 파다가 미사와를 파기 시작하니까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겁고 통장이 우네요()()



이걸 보고 잠시 끄적인 네임버스AU. 





 오른팔 안쪽 반팔로도 충분히 가려지는 부분에 박혀 있는 이름글자는 사와무라가 다섯 살이 되었을 때부터 새겨져 있었다. 처음 나타났을 때는 실없이 어디 박았던가, 언제 멍이 들었더라, 라는 생각이나 했었던 그것은 이름글자였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가지고 있는 그것. 제 친우들이 몇 명 팔이며 다리에 박혀 있는 것을 사와무라도 종종 본 적 있었다. 선명하게 박혀있는 그 글자는 딱 하나. 一. 가로로 곧게 뻗은 그 글자를 볼 때마다 사와무라는 머리가 아팠다. 성인지 이름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그것이 전부 드러난 이름은 아닐 터였다. 하지만 중학교의 마지막 여름이 올 때까지도 사와무라의 이름이 더 드러나는 일은 없었고, 결국 사와무라가 할 수 있는 일은 빈 종이에 수백번 그 글자를 적어보며 이름도 얼굴도 모를 제 운명의 짝을 상상해보는 일이었다. 이치, 하지메? 사와무라는 제 몸에 새겨진 글자를 살살 쓸어보며 중얼거렸다. 성인가? 이름? 아는 방법은 하나도 없었다. 

 운명이라는 단어는 사춘기 사내아이가 품기에는 너무 간지럽고, 달고, 부드러워서 못견디는 무언가였다. 사와무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머릿속으로 수천수백번 이름의 주인에 대한 상상을 했었다. 어떨 때는 긴 머리카락의 수줍은 여자아이였고, 또 어떨 때에는 사랑스러운 단발의 밝은 소녀였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오랫동안 생각할 수는 없었다. 이름에 한 일자가 들어간 사람이야 수없이 많았고, 사와무라는 적당히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 어차피 위치도 썩 눈에 잘 띄는 장소가 아니었으니, 그는 적당히 이름에 대한 것을 잊었다. 제 맨몸을 거울이 비춰볼 일도 드문데다가, 나가도에서 도쿄로 변화한 생활은 언제나 빡빡했기에 잊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렇게 그는 세이도에 진학했고, 야구부에 들어가, 1군에 자리잡았다. 그때까지 자신의 이름에 관한 것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채였다. 


 그런 사와무라가 제 몸에 새겨진 이름에 대해 새삼 자각한 것은 제 또래 동급생 소년의 말 덕분이었다. 

“에이준군도 이름이 쓰여 있었구나?”

 잘 보이는 부위가 아니라 노네임인줄 알았어. 지나가듯 흘리는 하루이치의 말에 에이준은 문득 제 이름을 돌아보았다. 언제나와 같이 짙게 쓰여진 一자 옆에 흐리게 보이는 무언가. 어?! 사와무라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신경쓰고 있지 않던 사이 떠오른 새로운 글자에 잊고 있었던 가슴설렘이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오른팔의 소매를 한껏 걷어부치고 사와무라는 흐린 글씨를 읽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새로 나타난 글씨는 새로 생겼다는 것을 겨우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옅었기 때문에 제대로 읽어내는 것도 골머리를 썩혀야만 했다. 이건가? 이거? 사와무라는 몇 번이고 글자 위를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옳은 글자를 찾기 위해 애썼다.

 一也. 결론적으로 나온 이름이었다. 사와무라는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글자를 읽기 위해 몇 번 입 안으로 굴려보았다. 두어개의 이름 중에 가장 가능성 있으려니, 싶은 발음은 역시...

“카즈야?”

 카즈야. 사와무라는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이름, 뭔가 낯익은데? 어디서 들어봤더라, 하고 잠시 서툴게 머리를 굴리던 사와무라는 번개처럼 제 머리를 치고 지나간 생각에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아는 이름이었다. 카즈야라는 이름은. 

“미유키 카즈야?”

 이 무슨 끔찍한. 사와무라는 단박에 표정을 구겨버렸다. 아직 정말인지도 알 수 없기는 했다만 단 하나 확실한 건, 줄곤 사와무라의 소리없는 기대와 연정의 대상이었던 이름이 절대 남에게 들켜선 안 되는 이름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