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880년대~1890년대 파리 정도... 미술과 예술이 격동하던... 사실 미술사는 잘 모릅니다 시대상은 리츠마오에게 중요하지 않아 ㅠㅁㄷ) 그냥 배경이 그런 느낌입니다 


 리츠는 흡혈귀. 저 무렵 한 200살 정도로... 흡혈귀 중에서는 어린 편. 레이는 저 시절에도 800살 넘게 먹은 흡혈귀였고 리츠는 레이의 하나뿐인 동생이었으며 둘의 사이 이때까지는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일본에서 태어난 사쿠마 형제였지만 세계 느긋하게 떠돌아다니다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게 되었다던가. 

 밑으로는 썰체로.



 둘 다 교양으로 배웠던 음악도 그림도 다 잘했는데 저번 나라에 있을 때 음악가였으니까 이번 파리에서는 화가. 리츠는 소소하게 그림을 그리는 무명의 재능있는 화가가 됬고 레이는 고급 화랑에서 그림을 파는 상인... 뭐 이것도 리츠를 위해서 잡은 직업이면 좋겠다 사실 세월의 차이가 있으니까 그림은 레이가 더 잘그리지만 평범한 사람들 눈에 리츠의 재능도 범상치 않고... 어린 천재로 리츠가 좀... 조금씩 이름을 날리면 좋겠다. 리츠 겉외양이 한 15살? 정도에서 멈춰있는데 뭘 그릴까 돌아다니던 도중 (리츠는 배경보다는 사람들 그리는 걸 더 선호하면 좋겠다) 거리의 뒷골목에서 6~7살 정도의 마오를 발견하면 좋겠다. 조금 지저분한 옷이랑 검댕 묻은 뺨에 담을 타고 오르다가 눈이 마주친거면 좋겠다 둘 다 놀랐는데 리츠는 눈이 동그래져서 자기를 똑바로 응시하는 마오에게 순간 폴인럽... 이라고 해야하나 그 순간에는 그걸 자각 못했는데 무자각으로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은 잠시였고 마오는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그 날의 일을 하러 떠나고 리츠는 마오를 만났던 담벼락에서 십 분 정도 더 서있다가 천천히 자리 옮기면 좋겠다. 


 그 뒤로 리츠는 레이한테 부탁해서 마오를 수소문해 찾아내면 좋겠다. 그 잠깐의 순간을 떠올리며 그려내고 이 아이를 만나고 싶다고 하는 거... 그리고 레이는 레이니까 며칠만에 마오를 찾아내주겠지. 그럼 리츠가 마오 집에 찾아가서 (마오네 집은 애들 엄청 많을 것 같다 적어도 오남매 그리고 마오는 장남이다) 자기 그림의 모델이 되어주지 않겠냐고 손내밀면 좋겠다. 리츠가 제시하는 돈이 워낙 큰 돈이기도 했고 (마오는 지금 장난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이 때 할것같다) 리츠가 네가 첫눈에 마음에 들었다고 모델이 되어달라며 보여준 그림이 너무 마오취향이라 (+잘그리기도 했고) 결국 모델건을 오케이 해주면 좋겠다. 그럼 리츠는 매일 자기 화방에 오라고 주소 쥐어주고... 마오는 길거리 화가들은 자기처럼 보잘것없어보이는데 리츠는 화가인데도 굉장히 귀족같아서 그 날 밤에 리츠가 준 주소의 종이를 하염없이 들여다보며 리츠를 천천히 되새겨보면 좋겠다. 마음 속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처음 담벼락 위에서 만났던 젊은 귀족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만났다는 사실과 시선이 얽히는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앉은 것 같은 감각을 리츠도 느꼈을까 생각하면서 좀 뒤척이다가 잠들었으면 좋겠고... 


 매일매일 리츠 집으로 출근하지만 리츠는 집에서만 마오를 두지는 않을 것 같다. 집에만 있는 마 군도 예쁘지만 마 군은 바깥에 있는 게 더 예쁘니까~. 하면서 마오 하고싶은대로 그냥 둘 것 같은... 대신 리츠는 몇 걸음 떨어진 장소에서 늘 마오를 보고 있을 것 같다. 사실 이게 데이트랑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다른 거 없구요... 매일이 데이트인 리츠마오였음 좋겠다 마오는 언제나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가끔은 싸움도 하고 리츠랑 말다툼도 하고 그림 그리는 걸 지켜보기도 하고 서로의 다른 세계를 인지하면서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그렇게 결국은 사랑을 하게 되면 좋겠다. 리츠는 다른 사람이나 다른 풍경도 그리지만 약 7할 정도가 마오면 좋겠다. 마오 가끔 리츠 화방창고 쭉 들여다보다가 정말 온통 자기뿐인 느낌이 들어서 문득 화끈 부끄러워지면 좋겠다. 


 리츠는 좋은 물감을 사용해서 (공급처 : 레이) 그림을 그리지만 종종 사람을 홀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때... 그러니까 자신의 마력을 넣을 때? 역작을 그릴 때? 는 자기 피를 조금 섞어서 그리면 좋겠다 송곳니로 검지손가락에 상처를 내서 물감 위에 핏방울 떨어뜨리는 리츠... 붉은 피인데도 물감에 섞이면 마법처럼 붉은 색이 사라지면 좋겠다 흡혈귀니까 가능합니다 그렇게 그리는 리츠의 그림은 마오의 그림이면 좋겠다. 소소하게 그리는 일상의 그림이 아니라 각잡고 1년에 한 번 그 해의 마오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리츠가 혼신의 힘을 다해 하나씩 그리면 좋겠다. 그건 쉽게 발표하지 않고 레이에게 맡겨서 고급 창고에 잘 보관해뒀으면... 


 리츠랑 마오는 사랑을 하게 되는데 리츠는 처음 만났던 15살 정도의 외향에서 거의 안자라다시피 더디게 자라는데 마오는 쑥쑥 자랄것같고... 물론 리츠는 흡혈귀니까 그런거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적당히 환각같은 걸로 속여넘기면 좋겠습니다 마오에게는 그런 거 없이 솔직하게 자기 모습 그대로여서 마오가 가끔 머쓱해하면 좋겠다 나만 너무 자라지 않았어? 하고 물어보는데 리츠가 마오 머리카락 쪽 해주면서 마 군은 그래서 좋아. 하며 답해주면 좋겠고... 마오는 리츠의 모델을 하면서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지면 좋겠다. 사실 마오도 처음 본 순간부터 절반쯤 넘어와있었는데... (리츠가 너무 예뻤다)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빠지는 그런... 


 리츠가 1년에 한번씩 그리는 그림들은 훗날 공개되는데 그 중 20살의 마오만 빠져있으면 좋겠다. 그 마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그림이면 좋겠네 리츠에게 가장 소중한... 맨몸에 하얀 이불만 적당히 걸치고 햇빛 받으면서 리츠를 향해 웃고 있는 그림이면 좋겠다. 오래 참았던 리츠가 마오 20살 생일날 상호합의 하에 홀랑 잡아먹은 날이면 좋겠네... 그 그림은 영생을 사는 리츠가 삶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살면서도 계속 버리지 못하고 미련처럼 가지고 다니는 보물이 되면 좋겠다. 


 그렇게 리츠랑 마오 같이 살면서 리츠 그림작업하고 마오는 뭔가 직업이 있을텐데 하고 생각해보니까 자기 살았던 뒷골목에 애기들 모아서 글자라던가 이것저것 상식 가르쳐주는 선생님 하면 좋겠다. 리츠의 모델을 하면서 주워들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았을 테니까... 마오 돌아다니면서 아이들 가르치는 거 보면서 나무그늘 아래에서 스케치하고 그림그리는 리츠... 너무 예쁠것같아 둘 다... 


 리츠 마오 생활패턴에 맞춰서 살고 있지만 보름달 뜨는 날에는 자지 않고 그림 그리면 좋겠다. 촛불이랑 달빛으로 캔버스 보면서 침대 위에서 평화롭게 자고 있는 마오 그리면 좋겠다... 마오 표정이 평화로워서 리츠 행복하면 좋겠다. 그림 다 그리고 적당히 정리한 뒤에 침대로 들어가면 그림그리느라 몸이 식어있는데 선잠 깬 마오가 손뻗어서 리츠 토닥토닥해주면 좋겠다 차가운데도 뿌리치지 않고 품에 끌어안아주는 마오 너무 사랑스러워서 리츠 목덜미에 얼굴 묻고 작게 웃었으면 좋겠고... 하얀 맨다리 얽히고 그렇게 잠들면 좋겠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다가 한 30살...? 마오가 30살 정도에 마오가 병에 걸리면 좋겠다 마오가 애들 가르치는 뒷골목이 병 옮기에 딱 좋은 곳이니까... 리츠에게 옮길까봐 마오가 리츠 계속 거부하는데 리츠는 그런 병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한다고 딱 자르고 붓도 놓고 하루종일 마오 옆에 앉아있으면 좋겠다. 마오 계속 의식 없다가 가끔 의식돌아올때만 리츠랑 있어서 행복했던거 주마등처럼 읊고 다시 기절하고 반복하고... 그러다 어느 새벽에 먼저 간다는 말을 남기고 잠들듯이 죽을 것 같다. 리츠는 그런 마오의 손을 하염없이 붙잡고 그 얼굴을 말끄러미 보고 있겠지...


 미안, 나는 못 가. 리츠가 마오한테 사과하며 웃는데 울 것 같은 표정을 억지로 입꼬리만 끌어올려 웃는 표정일 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기다릴게. 마 군이 다시 태어나기를,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계속 기다릴게...


 이 뒤에 리츠가 프랑스 파리의 사쿠마 리츠로서의 삶을 정리하면서 딱 한 번 전시회를 열면 좋겠다. 주제는 <일생>. 리츠가 그렸던 거의 모든 그림이 전시되는데 그 중 30년간 그렸던 마오의 그림이 특히 주목을 받을 것 같다. 딱 하나 20살의 이사라 마오만 공개되지 않고 미공개 그림으로 남아 있고. 


  그 뒤 몇십년 간격으로 띄엄띄엄 전 세계를 떠올며 마오를 찾아다니는 리츠가 보고싶다. 어떤 나라에서는 음악가, 사진작가, 화가, 신문기자... 수많은 직업들을 덮어씌우면서 살다가 도저히 마오를 찾을 수가 없어서 지친 마음에 조금 쉬려고 고향인 일본에 돌아왔다가 옆 집에서 마오를 발견하면 좋겠다. 처음 만났던 그 순간과 꼭 닮은 외형으로. 자기를 보고 동그랗게 뜨는 녹색 눈을 마주하며 리츠가 햇님처럼 웃으면 좋겠다. 드디어 만났다, 마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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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카오] 레터 비

2016. 9. 26. 19:23 from ENSTARS/SS

레터 비AU






 편지를 전해주는 벌.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BEE의 역할이었다. 하카제 카오루는 그런 자신의 직업에 나름 긍지를 가지고 있었고, 그만큼 실적도 올리고 있는 유능한 벌이었다. 정부 소속의 개라며 욕을 먹기도 하고, 마음을 깎아서 심총을 갑충과 싸워야 할 일도 있었기에 고된 일인 건 사실이었지만, 편지를 받고 기뻐해주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게 기쁘기에 카오루는 계속 이 일을 해 나가고 있었다.

 일상적인 편지부터 그림일기며 물건까지 다양하게 전해주기는 했지만, 설마 사람도 배달했던가? 카오루는 제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소년을 바라보며 곤란함을 삼켰다. 목에 걸고 있는 배달용지가 보였다. 이 소년이 바로 이번에 맡은 ‘편지’였다. 


“이름이... 신카이 카나타?”

“네에~.”


 보낸 이 사쿠마 레이, 받는 이 모리사와 치아키. 배송품은 신카이 카나타. 전부 일치했다. 카오루는 길게 한숨을 뱉었다. 중간 지역으로부터 끝 지역까지 보내는 것이면 값도 만만찮았을 텐데, 레이의 의뢰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불길했었지. 차라리 여자아이였다면 또 몰라. 카오루는 그 투정을 마지막으로 카나타에게 손을 뻗었다. 그래도 그는 정식 편지였고, 카오루는 그를 안전하게 배달해야만 했으니.


“가자, 신카이 군.”

“카나타로 좋아요~.”

“그래? 그럼 카나타 군.”

“카오루~.”


 뭐야,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아? 레이가 알려줬답니다~. 사쿠마 씨, 정말이지...! 





 이렇게 시작하는 레터 비AU 카나카오가 보고싶다... 정확히는 카나타가 치아키에게 배달되는 동안 카나타랑 카오루 사이에 감정이 쌓이고 배송완료된 카나타가 카오루의 딩고가 되어 따라가겠다고 나섰으면 좋겠다... 총으로 갑충이랑 싸우는 카오루랑 그런 카오루를 서포트하고 카오루만을 위해 충성과 사랑을 다하는 카나타가 보고싶은 듯... 오늘 레터 비 봐서 욕망에 가득 찬 게 맞습니다 레터 비 재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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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카오] 너의 기적 6

2016. 9. 25. 02:06 from ENSTARS/SS



 정확히는 너의 기적 6~ <이거. 꽤 오래 방치해두기도 했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 뒤로 더 쓸 것 같지는 않고 하지만 저 부분에서 뚝 끊어버리면 이건 무슨 나쁜짓인가 싶어서 정해놓은 스토리만 그냥 썰체로 풀기로... 

-



카나타와 카오루가 큰 장에 열렸던 거 다녀온 뒤로 기우제 하루 전날 카나타는 다른 왕 중 한명인 레이가 있는 곳으로 떠남. 카나타가 자리를 비워야 이제껏 카나타가 있던 탓에 힘의 쏠림현상 같은 것으로 내리지 못했던 비가 내릴 수 있으니까. 그것도 꽤 큰 비가 내릴거고 그건 분명 카오루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카나타는 생각함. 사실 카오루의 곁을 비우고 싶지는 않았는데 민폐가 되는 건 이제껏 비가 못 내려서 카오루를 힘들게 한 걸로 충분하고... 차고 넘치고... 더군다나 사실 레이는 꽤 오래전부터 카나타를 불러왔음. 카오루 곁에 있고싶어서 내내 안 갔을 뿐. 카나타도 그 이유는 앎. 레이가 후계자를 만들었는데 다른 두 왕의 동의가 없으면 정식 왕의 후계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임. 와타루는 진작 허가를 끝낸 모양이었으니 카나타만 허가하면 후계는 정식 후계로 인정받고 레이가 죽으면 다음 왕이 되는데다가 소소하게 능력도 쓸 수 있는 권리가 생기게 됨. 카나타는 후계를 만들 생각이 아직 없었지만... 


 그렇게 레이를 만나서 레이 후계인 리츠에게 허가까지 내려준 뒤 카나타는 레이랑 며칠 노닥거림. 사실 카오루랑 있었던 일이랑 카오루에게 받은 진주목걸이 자랑도 좀 하고 내내 카오루 카오루 카오루 얘기뿐이었음. 레이는 카나타가 이렇게 타인을 좋아하는 거 처음 봄. 실제로 카나타가 그렇게 타인을 좋아하는 게 처음이기도 했음. 레이는 이 때부터 왕의 직감이라고 해야 하나 가장 오래 산 왕으로써 뒷목이 근질근질하고 오싹한 그런 게 있었는데 카나타를 위해서 참았음. 아니 세계를 위해서 참은건지 카나타를 위해서 참은건지 본인도 잘 모르겠는 그런... 직감의 영역에서 불길함을 삼킴. 그리고 딱 일주일만 그곳에 머물고 카나타는 다시 카오루가 있을 마을로 돌아감. 


 기우제는 이미 끝났고 공기중에 남은 느낌으로 봐서 비도 왔음. 카나타는 카오루가 웃어주지 않을까 생각하며 기분좋게 푸카푸카하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언제나 만났던 바다는 아무도 없음. 어라? 카나타는 좀 의아했지만 카오루는 카나타가 돌아왔는지 모를수도 있지. 카나타는 그걸로 자가납득하고 기다리고 기다리지만 카오루는 오지 않음. 하루이틀 지나 사흘째 되는 날 카나타의 인내심도 모조리 다 타버림.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결정내리고 카나타는 몸을 숨기고 카오루의 집 = 영주의 성에 침입함. 침입이라고 해도 아무도 들어온 걸 몰랐으니 뭐... 상냥하고 다정한데다가 생명을 관장하는 물의 왕이라고 해도 왕은 왕. 카나타의 침입을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애초에 성 내부가 좀 어수선하기도 했음. 근데 그건 카나타에게 중요한 게 아니었고... 카나타는 찾아찾아 카오루의 방인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도달함. 카오루는 방에 없었음. 


 카오루 어디 간 걸까요... 하고 카나타가 우울해서 푸카푸카하고 있는데 방문이 열리고 여자가 들어옴. 카나타도 여자도 놀랐는데 카나타쪽이 먼저 깨달음. 똑같은 금발에 똑같은 옅은 회색 눈. 눈매며 얼굴형이 빼다 박아 있었음. 카오루의 가족인가요? 카나타가 먼저 묻고 상대가 고개를 끄덕임. 카나타의 경계가 모조리 녹아서 팔랑팔랑 없어지고 카나타는 신나서 물음. 카오루는 어디 있나요? 오래 못만났어요...♪ 그렇게 말하는 카나타를 내내 울 것 같은 눈으로 쳐다보던 카오루의 누나가 카나타에게 카오루 서랍에서 무언가 꺼내 건내줌. 카나타가 ?? < 이 상태인데 누나는 카나타 군이죠? 카오루가 전해주라고 했었어요. 하고 쥐어주고... 카오루는 여기 없고 바다에 있다는 말에 다시 바다로 돌아오는데 카오루는 여전히 해변에 없음. 


 카오루... 조금 울고싶은 심정이 되서 카나타는 누나에게 받은 편지를 뜯어봄. 안녕, 카나타 군. 이렇게 시작하는 편지는 절대 좋은 내용은 아니었음. 사실 내가 기우제의 제물이야. 지금처럼 가물었으면 영주같은 권력자가 희생하는 게 맞거든. 우리 집은 이미 장남이 있고, 누나는 결혼해서 좋은 집과의 연결고리가 되어 줄 수 있고. 나는 솔직히 애물단지잖아? 희생되기 제일 좋은 싹이지. 카오루의 말투로 써진 편지였는데 처음부터 충격적인 내용뿐이었음. 카나타는 단숨에 편지를 모조리 읽어내림. 기우제가 지난 다음 카나타가 온 거라면 자기는 죽었을 거고 만나서 기뻤고 즐거웠다는 내용이 편지에 가득했음. 카나타는 마지막 줄에서 눈을 때지 못함. 좋아해, 카나타 군. 좋아했어. 그게 끝이었음. 카오루는 죽고 없고 남은건 카오루의 마음과 카나타 뿐. 


 카나타는 솔직히 현실감이 전혀 없었음. 카오루가 죽었다니 믿기지도 않았고 자기는 카오루를 위해 잠시 친구 만나러 다녀왔는데 카오루는 물의 왕에게 바치는 기우제 탓에 죽은 제물이고 자기는 왕이고 카오루가 이제 없음. 그걸 믿으라고? 카나타는 현실부정에 들어감. 언제나 함께했언 해변에서 몇날 며칠을 죽치고 앉아서 카오루를 기다림. 일주일 이주일 안먹고 안자도 살 수 있는 카나타는 내내 카오루를 기다림. 종종 카오루가 자신을 부르는 환청까지 듣고 몸을 돌려봐도 아무도 없음. 찾아오지 않는 바다에서 카나타는 카오루가 남긴 편지와 선물받은 목걸이만 보고 또 보고, 결국 인정함. 카오루는 죽었구나. 비참한 인정이었음. 


 그리고 그 날 즉시 카나타는 온 세계에 퍼진 기적을 끌어모으기 시작함. 왕이 기적을 쓸 수 없는 건 왕이 기적을 사용하면서 벌어지는 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세계가 찢어져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음. 세계는 본래 수명이 있어서 카나타가 세계를 만들어내고 와타루가 그 안에 생명을 뿌리면 레이가 수명이 다한 세계를 거두어들이는 구조였음. 그 세계에서 태어나는 생명의 숫자는 처음부터 일정했고, 죽은 생명은 와타루에게 다시 돌아와서 다음 세계에서 다시 태어나는 걸 기다리는 구조. 즉 이번 세계가 사라지고 다음 세계가 시작되면 그 세계 안에서 언젠가 카오루가 또 태어남. 카나타는 수명이 한참 남은 지금 이 세계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고 또 카오루가 태어나기까지 기다릴 자신이 없었음. 기적을 끌어모으는 카나타를 직감한 레이나 와타루는 무덤덤하게 주변을 정리함. 둘 다 한 번 이상 세계를 부숴버리고 세계에게 벌을 받은 적 있었으니 카나타가 지금 얼마나 절박한지 이해할 수 있었음. 얼마든지 벌을 받을 정도로 눈 앞이 아무것도 안 보인다는 것도. 


 카나타는 끌어모은 기적에게 소원을 빌고, 왕의 소원을 감당하지 못한 세계는 찢어져버림. 멸망이었음. 그리고 카나타는 물의 왕이자 생명의 왕으로 새로운 세계를 빚어냄. 그와 동시에 수명이 다하지 않은 세계를 찢어버린 벌로 수영을 못하게 됨. 카나타는 감수함. 레이도 예전에 세계를 찢은 적이 있었고 생명수였던 피를 금지당했고 와타루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음. 수영하지 못하게 된 건 슬프지만 카나타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카오루가 다시 태어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림. 새로운 세계는 퍽 쓸쓸했음. 


 오래 기다려서 카나타는 겨우 유메노사키 학원에서 카오루를 만남. 중학생 카오루를 보고 같은 유메노사키에 입학해서 겨우 말을 걸었는데 카오루는 여전히 상냥하고 다정하고 카나타는 카오루가 너무 좋아서 울컥 울고싶을 정도였음. 두 사람은 다시 친해졌고, 카오루는 2학년 봄에 카나타에게 고백함. 좋아해, 카나타 군. 그리고 그 말을 한 즉시 정신을 잃어버림. 카나타는 당황했고, 금방 깨어난 카오루는 카나타에 대한 감정을 잊은 상태였음. 그저 좋은 친구 < 여기서 전혀 발전하지 않은 상태. 즉 카오루는 카나타에게 마음을 고백한 그 순간 카나타에 대한 사랑을 잊음. 카나타는 본능적으로 이게 세계를 부순 진짜 벌이라는 걸 깨달음. 세계를 부순 원인이 카오루였으니 벌도 카오루와 엮인 것. 카나타는 왕으로 태어나 처음으로 세계를 원망함. 


 카오루는 계속 카나타에 대한 감정을 잊었지만 고백을 하는 기간은 점점 단축되었고 그때마다 카나타에 대한 감정을 잊고... 카나타는 괴로웠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할수도 없고 답을 해줄수도 없는 상황이 너무 미안하고 괴로웠음. 카오루를 너무 좋아하고 있는데 그걸 어떻게 전할수도 없으니까. 그러던 3학년의 여름 카오루가 바다에서 카나타에게 말함. 카나타 군, 내 감정을 알고 있어? 카오루도 계속 감정이 잊혀지면서 이상한 거 하나 못느낄정도로 둔한 애 아님. 카나타에게 뭔가 말한 뒤로 띄엄띄엄 기억이 이상한 곳이 있음. 고백하지 않고 그저 마음만 간직한채로 돌려서 조금 마음을 드러낸 카오루의 모습에 울컥 슬퍼져서 카오루 끌어안고 엉엉 우는 카나타. 좋아해요, 좋아해요, 카오루. 당신은 내 기적이에요, 내 사랑. 




 이런... 내용의 소설이었었다. 사실 더 떡밥이 있고 내용이 있었는데 그건 잊어버림... 아무튼 너의 기적은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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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쓰던 카나카오가... 티스토리 임시저장버튼 눌렀는데... 소멸... 덕분에 짧습니다 복구... 못했습니다... 보고싶은 장면만 잘라서 썰로 넘겨버렸습니다... 썰체주의)

천야일야 카오루가 10연챠만에 두장이나 와줘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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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제일 하급으로 취급받는게 도적이고 사막에 거대한 나라가 하나 있음. 어디서 얻어온건지는 모르지만 왕은 물을 힘으로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있고 왕권은 아주 강력함. 화려하고 황금이 가득한 사막의 나라 정도로 생각중... 


카오루는 도적무리 수장의 수많은 자식 중 하나인 막내아들인데 어느 전투에서 나라의 병사들에게 포획되어버림. 카오루는 그 때 제 삶의 끝을 직감하지만 병사들은 카오루의 신분이 도적수장의 혈통이라는 것을 눈 색으로 깨닫고 좀 더 많은 백성들이 그 죽음을 보고 경탄심을 가질 수 있게 당장 처형하지 않고 수도로 끌려감. 그 사이에 별별 고생을 다 하면서 카오루는 많이 지치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그전에도 뒷배없는 별볼일없는 도적아들로 살면서 삶의 의지 크게 안키웠고) 어쩌다보니 왕의 앞까지 끌려간 카오루는 지친 얼굴로 왕 앞에서 고개를 듬. 


 문제는 카오루가 초대박 미인이었다는 점이었다 지친얼굴에 고생한 기운이 역력하고 왕 앞에서 눈까지 치켜뜨고 있었지만 카오루는 미인이었다... 어릴적 병으로 돌아가셨던 엄마랑 쏙 빼닮아서 금빛 머리카락도 예쁘고 눈매도 새초롬한데 왕에 대한 불경으로 가득 차서 노려보는 카오루는 정말 예뻤고 왕의 취향이었다... 카오루는 너무 당연하게 이제 왕이 저를 죽이겠거니 했는데 왕은 전혀 예상도 못한 명령을 함. 그날부터 카오루는 원치않게 왕의 정부, 총애받는 애첩이 되어버림. 카오루의 의사는 조금도 들어가지 않은 결정이었음. 


 그렇게 왕에게 성적으로 희롱받고 잔뜩 당하고 다른 후궁들에게는 견제받고 도적출신이라고 멸시받고 몸만 끊임없이 대접받고 고생하는 삶이 이어지면서 카오루는 삶의 미련이 없다는 수준을 뛰어넘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함. 왕이랑 밤을 보낸 뒤에는 거의 하루반나절 욕조에 들어있으면서 죽는것도 허락받지 않는 왕의 예쁜 소유물 취급을 받으며 언제죽나 하루하루 손꼽는 삶을 사는 카오루 앞에 어느날 카나타가 등장. 


 카오루에게 카나타는 낯선 사람. 사람출입이 허락되지 않는 왕궁 그것도 후궁들이 사는 궁에 남자가 들어와있는 건 정말 이례적인 일. 카오루는 당황하기는 하지만 일단 사람들로부터 카나타를 숨기려고 함. 카나타는 필요성은 못 느끼지만 말리지도 않고 그저 방긋방긋 웃고만 있음. 괜찮답니다~. 그렇게 둘은 통성명을 하게 되고 카오루는 카나타를 좀 신기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사막에서 살던 카오루에게 있어서 바다를 그대로 뽑아 형상화시킨 것 같은 카나타는 색감부터가 별세계 사람일것같다. 태어나서 처음 본 푸른 색, 반짝반짝한 바다색 사람. 그게 바다색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대화 몇 마디 나누다가 시녀가 다가오니 카나타는 다시 만나자고 하고 훌쩍 떠나버리고, 카오루는 신기한 사람이네 싶지만 왕궁에 들어와서 거의 처음으로 작게 웃음. 반짝반짝한 해변의 빛같은 미소였음. 


 그 뒤로도 카오루에게 배정된 궁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를 거닐고 있으면 어김없이 카나타가 나타나서 카오루에게 말을 검. 카오루는 어떻게 카나타가 궁을 자유롭게 나다니는지 진심으로 궁금했지만 카나타랑 함께 있으면 편안해지고 숨을 쉴 수 있는 것 같아서 아무것도 묻지 않고 침묵함. 카오루는 카나타에게 제 안에 묵혀두었던 많은 말들을 하고 미련을 토해내고 카나타는 그런 카오루의 말을 잘 들어줌. 가끔 하는 카나타의 말들은 대부분 바다나 수중생물 이야기였는데 사막에서 나고자란 카오루는 당연히 처음듣는 말들일것같다. 끝도없이 펼쳐진 물들의 향연이라는 말을 듣고 카오루가 언젠간 바다를 보고 싶다고 눈 빛내는 거 보고싶고... 그런 카오루를 기분좋게 응시하는 카나타도 보고싶고... 


 카오루가 마음을 편안하게 할 장소가 생기니 외모가 더 피어나는 건 당연한 이치였고... 왕의 총애는 끊어지지 않음. 어느때는 하루 온종일 시달리면서 카오루는 왕이 진저리가 남. 호수에 하루 한 번 겨우 산책할 수 있는 시간이 자유시간의 전부일 정도. 하지만 왕은 절대권력을 가진 존재였고 카오루는 궁에서도 뒷배같은 건 없었음. 도적은 멸시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사람도 없었고... 결국 할 수 있는 건 예쁜 장식품이 되는 것 뿐이라는 걸 알고 굉장히 상심해있는데 카나타가 카오루의 몸 여기저기에 남아있는 자국을 매만짐. 목이나 어깨에 특히 잔뜩 남은 잇자국이나 울혈자국같은 걸 만지는 카나타를 보고 카오루는 굉장히 수치심을 느낌. 카오루가 왕의 애첩이라는 건 둘 다 알고있는 사실인데도. 얼굴이 벌게져서 손을 쳐내는 카오루와 얼룩덜룩한 흔적을 보며 카나타의 표정은 많이 안좋음. 카나타는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속이 꽉 막히는 불쾌함을 느끼고 있었음. 표정이 싸하게 굳은 카나타를 보면서 카오루는 순간 불안해졌는데 그걸 표현할수도 없고 결국 아무말도 없이 두 사람은 헤어짐. 


 카오루는 거의 벽에 머리박는 수준으로 후회하고 왜 손을 뿌리쳤지 어차피 상관없는 거였는데 하면서 우울해하는데 아무리 호수를 거닐고 거닐어도 카나타는 등장하지 않음. 카오루는 왕이 저에게 질리는것보다 카나타가 저에게 질리는 게 먼저였구나, 싶어서 되게 씁쓸함을 느끼지만 솔직히 카오루가 카나타에게 의지하는 게 훨씬 큰 쪽이었고 카나타가 하는 건 자기 말을 들어주는 정도였으니까 카나타가 카오루에게 질려도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자위함. 가슴이 미어질만큼 슬픈 건 사실이지만 정말로 어쩔 수 없었음. 이 관계가 더없이 일방적이라는 사실만 깨닫고 카오루는 천천히 호수로 가는 발길을 줄임. 


 카나타는 카나타 나름대로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는 나날들이었음. 감정이라는 것에 휘말린 적 없고 다정함이나 온화함같은 따뜻미지근한 감정에 만족하며 살아왔던 카나타에게 질투는 너무 크고 격렬한 감정의 종류였기 때문에. 사실 그게 질투인줄도 몰랐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영영 치워버리고 한 사람을 제 곁에 평생 두고 싶다는 욕망을 가져본 거였음. 그런 자기 자신에게 어쩔 줄 몰라서 카오루에게 다가가는 대신 틀어박혀서 머리를 싸매는 나날이었지만 카오루가 보고싶고 자신에 대해 말해주는 상냥한 카오루의 목소리를 듣고싶었음. 카나타는 그게 사랑이라는 것도 몰랐지만 카오루를 보는 것보다 안보는 쪽이 훨씬 힘들다는 것만큼은 확신하고 다시 카오루를 만나러 호숫가로 향함. 


 하지만 카오루는 이미 매일매일 호수에 걸음하는 것을 줄이고 있었음. 사실 왕이 끈질기게 붙잡기도 해서 카오루는 시간 내기도 힘든 상황이 맞았음 치장하고 왕에게 갔다가 자기 몸을 박박 닦아내는 것만으로도 하루 온종일이 갔으니까. 카나타는 처음으로 카오루가 없는 텅 빈 호수를 봤고 하루 온종일 기다렸지만 카오루는 오지 않음. 그 다음날도 다음날도. 내내 카오루를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온갖 감정을 속으로 삭혀야했던 카나타는 결국 결단을 내림.


 그무렵 카오루는 한계였음. 카나타라는 마지막 보루까지 없어진 카오루는 슬슬 예쁜 인형으로써의 자신의 역할에 체념해가는 상태. 하지만 카나타에게 사랑을 느꼈고 그건 삶의 의지를 버리지 않게 만듬. 최악의 시너지에 가까웟지만 카오루는 카나타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고 죽고싶지는 않았음. 카오루는 혼자 궁에 머물며 자기가 생각 이상으로 카나타를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음. 상상 이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것도. 비참한 깨달음이었음. 하지만 자기 혼자만의 짝사랑이었고 카나타가 자기를 좋아할 거라는 건 기대조차 안할 것 같다. 슬슬 왕의 어여쁜 인형으로 살아야지, 버림받을 날만 기다려야지. 하는 생각이 굳혀지던 찰나 거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카나타를 만나러 호수로 감. 


 당연히 호수는 텅 비어있었음. 카오루는 마음 깊은곳에서부터 쓴물이 올라오는 기분이었지만 참고 천천히 걸어서 호숫가에 앉아 발만 참방 담그고. 별 의미없는 물장난을 참방참방 쳤다가 둥글게 웅크리고 앉아서 중얼거림. 보고싶어, 카나타 군. 그리고 그 순간 뒤에서 카나타 목소리 들리고. 저도 보고싶었답니다, 카오루. 


 확 뒤돌아보면 예전처럼 카나타가 그 자리에 서서 방긋 웃어주는데 그게 눈물이 나올 정도로 반갑고 울컥할 것 같음. 카나타 군...! 카오루가 확 억눌린 목소리로 이름 부른 다음에 다가가서 손목을 붙잡는데 방긋 웃은 카나타가 카오루 손을 단단히 마주잡았음. 저랑 함께 가요, 카오루. 카나타의 말에 카오루가 어리둥절하게 무슨 소리냐고 묻지만 카나타는 확언을 듣고싶다는 듯이 눈 마주하고 천천히 다시 말했으면. 저랑 같이, 떠나요 카오루. 카오루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 나쁜 건 아님. 설렘에 가까움. 좋아하는 사람이 함께 도망치자고 말해주는 상황은 꿈에서나 겨우 품어야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었는데 카나타가 진짜로 카오루에게 도망치자고 말하는 거니까. 


하지만 카오루는 왕의 가장 총애받는 애첩이었고 도망치는 순간 발각될 건 뻔했음. 궁궐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병사는 많고 화려하게 치장한 카오루도 물빛 머리카락 반짝거리는 카나타도 둘 다 엄청나게 눈에 띄는데 도망치는게 쉬울 리 없음. 카오루 한 명 죽는거야 혼자 각오하고 튀어볼 법 했지만 카나타는 아니었음. 카오루는 카나타가 자기때문에 죽는다면 바로 그 순간이 하카제 카오루가 망가지는 순간이라는 걸 앎. 카나타가 죽을 수도 있다는 가정부터 공포에 질린 카오루는 고개를 저음. 갈 수 없다는 부정의 표현이었음. 


 카오루가 부정을 표현하는 순간 카나타도 카오루 비슷한 수준의 비참함을 느낌. 까마득하게 내려앉는 감각이 선뜻했음.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거절당하는 건 충격 자체가 다른게 당연하니까... 그리고 그제야 카오루 몸에 늘어난 다른 사람 흔적같은게 눈에 보이고 카오루가 잔뜩 지쳤다고 해야하나 생기가 없는것까지 전부 보이니까 카나타는 머리 한쪽이 저릴 만큼 화가 나고 속이 상함. 그리고 당장 주저앉아 울고싶을만큼 마음이 아팠음. 


 왜 가지 않으려는 건가요, 카오루...? 왕이 좋나요? 묻기는 헀지만 여기서 카오루가 긍정하면 어쩌나 성큼 겁이났는데 다행히 카오루는 고개를 저음. 카오루도 나름 절박했음. 자기가 좋아하는 첫사랑이 현재 제일 싫어하고 혐오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좋아하나요...? 하고 있는 말따윈 듣고싶지 않기도 했음. 아냐, 내가 좋아하는 건...! 카오루가 확 말을 삼킴. 카나타는 집요하게 카오루를 바라봄. 결국 이게 마지막이겠거니 하고 쓰린 마음 부여잡고 카오루는 순순히 대답함. 내가 좋아하는 건, 카나타 군이야. 하지만 카나타 군이 위험해지는 건 질색이니까... 그리고 카오루는 슬쩍 발을 빼려고 함. 마음을 전할 생각은 없었는데 마음도 전해버렸고, 왕의 애첩이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었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양쪽 다 처형대상이니까. 카오루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카나타는 무조건 처형이겠지. 카오루는 다시는 카나타를 만날 수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기대도 희망도 씹어삼키는데 카나타가 카오루를 와락 끌어안음. 그리고 몇 번이고 뺨에 키스해줌. 카오루는 화들짝 놀라는데 좋기는 하고 누가 보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파랗게 질리는데 카나타가 그 귓가에 속삭임. 


 좋아해요, 카오루. 사랑하고 있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나랑 같이 가요. 다정한 그 말이 너무 달아서 카오루는 울고 싶었음. 덜덜 떨리는 팔을 천천히 들어서 카나타의 등을 끌어안음. 좋아하는 사람 품에 안겨본 건 처음이었음. 그 어깨에 얼굴을 묻고 카오루는 당장이라도 긍정하고 싶은 제 자신을 억누름. 카나타랑 함께 죽는다면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울컥 치밈. 카나타 군이 죽는 건 싫어. 대신 나온 말이었음. 죽지 않아요, 약속해요. 카나타가 다정하게 속삭임. 카오루는 진심으로 그 말을 믿고싶었음.


 함께 떠나자고 말해줘요, 카오루. 평생을 사랑해준다고 약속해 줄 수 있나요? 매달리듯 물어오는 카나타를 보며 카오루는 결국 고개를 끄덕임. 그래, 가자 카나타 군. 평생 사랑할테니까... 같이 도망치자. 카오루의 말에 카나타가 환하게 웃음. 세상 다 얻은 미소였음. 그리고 카오루를 끌어안고 속삭임. 꽉 잡아요, 카오루. 카오루는 순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카나타가 제 몸의 형태를 바꿈. 카오루는 진짜 농담 아니고 심장이 멈출만큼 놀람.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는데 그거 참고 카나타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단단히 줌. 완전히 형태를 바꾼 카나타는 수려한 수룡이 되어있었음. 카나타의 등 위에 매달린 카오루는 궁궐 아래를 내려다보며 아연해짐. 카오루는 그제야 카나타가 어떻게 궁에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었는지 깨달음. 


 갑작스럽게 궁궐 위에 용이 등장했는데 사람들 다 튀어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음. 그 사이에 왕도 끼어있었음. 카나타는 왕에게 고개를 들이댐. 왕도 카나타의 위에 있던 카오루도 바짝 긴장하는데 차가운 눈으로 왕을 응시하던 카나타는 냉정하게 잘라 말함. 초대 왕과 했던 약속은 끝났습니다. 나는 이만 내가 있어야 할 바다로 돌아가겠어요. 카오루는 나와 함께 갈 겁니다. 그 말에 카오루가 카나타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는데 왕은 카오루를 한 번 힐긋 보고는 카나타에게 절박하게 매달림. 카오루도 아끼는 애첩이기는 했지만 카나타의 존재가 좀 더 절실했음. 카나타가 바로 왕이 절대권력과 부를 얻는 이유였으니까. 카나타가 만들어내는 물이 힘의 중심이었는데 그 카나타가 이제 없어지는 거니까...


 하지만 이제껏 강제로던 뭐든 카오루를 안아왔던 왕을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카나타는 이미 충분히 자비를 배풀었음. 그것도 자신의 친구이자 나라를 세운 건국제이자 동료였던 치아키의 까마득하게 먼 방계혈통이라는 걸로 봐준것. 치아키와 했던 약속으로 이제껏 나라에 남아서 후손들을 돌봐주던 카나타는 이제 고향바다로 카오루와 함께 돌아갈 생각이었음. 왕의 애원에도 부탁하고 카나타는 크게 비를 뿌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높게 날아서 왕궁과 나라와 사막을 떠나버림. 카나타의 위에서 카오루는 그 모든 것을 보고있었음. 감옥같았던 모든 공간이 작아지고 멀어지는 모든 것을. 


 그렇게 날고 날아 바다에 도착함. 카나타의 고향이었음. 카오루의 머리카락같은 황금빛 해변이 넓게 펼쳐지고 카나타를 닮은 물이 까마득하게 이어지는 것을 보며 카오루는 해변 위에 발을 디딤. 그리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카나타를 물끄러미 바라봄. 경이로운 용에서 아름다운 인간으로 변해 자신을 보고 곱게 웃는 카나타를 보며 카오루도 웃음. 모습은 참 충격적일 만큼 변화하지만 그 눈만큼은 전혀 변하지 않고 카오루에 대한 애정만 가득했음. 카나타 군, 용님이었어? 웃음기 어린 목소리에 카나타가 긍정함. 네에, 용이었답니다. 혹시 카오루는 용인 제가 싫나요...? 카오루는 단박에 고개를 저었음. 멋지네, 카나타 군. 그리고 사랑스럽게 웃음. 도망치게 해 줘서 고마워. 사랑하고 있어. 카오루의 다정한 말에 카나타가 웃으며 다가와 다시 카오루의 뺨에 입을 맞춤. 저도 사랑하고 있어요. 


 그 뒤로 두 사람은 바다에서 꽁냥꽁냥 연애하면서 행복하게 살다가 인간의 삶으로는 재단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살고 카오루가 이제 그만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 때 둘이 나란히 생을 뜨면 좋겠다 카나카오 행쇼 꽃길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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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네임버스AU

2016. 8. 29. 17:43 from ENSTARS/SS

 

 카나카오 와타토모 리츠마오 기반으로 이것저것. 




 세상에 몸에 운명의 이름이 박힌 네임이 있는데, 그 숫자는 엄청 희귀해서 전 세계 사람들 다 끌어모아도 소국 인구도 안될 정도로 소수면 좋겠다. 그중에서도 대부분 서양에 몰려 있고 동양에는 거의 없는 편. 자신이 네임이어도 상대가 네임일 확률은 없고 말 그대로 랜덤에다가 이름이 같은 사람이 등장해도 이 사람이 자신의 운명일지 아니면 동명이인일지에 대해서 고민도 좀 많이 해봐야 함. 미리 정해진 운명이라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평생 만나서 사랑하는 경우도 있고 결국 못만나고 마는 경우도 있고. 


 카나카오의 경우, 카나타도 카오루도 네임. 기적적인 확률을 뚫고 둘 다 네임이면 좋겠다. 카오루는 날개뼈 카나타는 꼬리뼈 정도에... 카오루 글씨는 바다색으로 써있고 카나타는 황금색으로 써있으면 좋겠다. 1학년 카나카오는 같은반 설정을 밀고 있는데 자기소개든 뭐든 했을 것 아니며... 아니어도 부활동이며 뭐며 접점은 많으니까 둘 다 서로 이름 정도는 알 텐데 그 순간 아 얘가...! <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물론 절대 입 밖에 내지는 않겠지 카오루는 내내 운명에 부정적인 편이었고 카나타는 부정도 긍정도 아니고 음 있네요~ 하는 느낌? 이지 않았을까 싶고... 둘 다 서로 약간 간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서로 어느 정도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침묵할 것 같다 애초에 얘가 과연 자기 운명일지 동명이인일지 모르는 일이고... 자신에게 네임이 있고 사람에게 네임이 있을 확률부터가 한없이 낮으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이름이 있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해고 ㅋㅋㅋㅋㅋ 그렇게 약간 거리감있게 시작하는 카나카오 보고싶다. 하지만 둘은 운명이 맞았고 서로 너무 다르면서도 이끌리는 면모가 있을거고... 두근두근하는 부분도 있을거고 질투하는 부분도 있을거고 함께 있으면서 편안하다고 생각하면서 1학년 2학년 지나서 3학년쯤 되면 상대에게 고백하고 싶은데 내가 네임이고 니 이름이 있다는 걸 어떻게 말해야 하지 <이걸로 고민하는 카나카오... 귀여워 사랑스러워... 

 보고싶은건 서로가 서로의 네임이라는 걸 알게되고 카오루 날개뼈에 계속 키스하는 카나타랑 손 붙잡고 끊임없이 이름부르는 카나카오... 둘은 행복하면 좋겠다 너무너무 귀여워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하면 좋겠다 사랑해... 


 와타토모의 경우에는 와타루만 네임. 토모야는 노네임. 사실 이 AU설정에서 레이 제외한 오기인 모두 네임이면 좋겠다... 레이가 노네임이지만 리츠가 네임이니까 괜찮아! 아무튼 와타루는 목 뒤에 흰색으로 토모야 이름이 쓰여있는데, 색이 옅어서 언뜻 보면 있는지도 몰랐으면 좋겠다. 빛을 받으면 작게 반짝거리기는 하지만 머리도 평소엔 길게 늘어뜨리니까 볼 일도 없고... 와타루 본인 정도만 알고있는다던가 하면 좋겠네! 토모야가 입부한 순간부터 와타루는 토모야가 자기 운명이라는 확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막 Amazing! 제 운명이 이토록이나 평범한 소년이라니 세상은 놀라움으로 가득하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막 이런 생각 할 것 같고. 하지만 토모야는 그런거 알리가 없고... 변태가면 그만해 싫어!!! 하면서 거리가 가까워질듯 멀어질듯 하는 관계 유지하고 있지만 시간 지나면서 와타루는 안그래도 운명이라 신경쓰고 있었는데 괴도탐정 꿈빛왕자님 스토리 사건 겪으면서 토모야를 사랑하게 되고, 토모야는 사랑까지는 아니고 호감...? 정...? 같은게 붙었으면 좋겠다. 그 와중에 와타루가 살짝 떠보듯 물어보면 좋겠고... 토모야군은 네임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하고 물어보면 토모야가 얘가 왜 이런 질문을 하지 하는 불안에 쩔은 얼굴로 몸에 운명의 이름이 쓰여있다는 거요? 하고 말하고... 와타루가 그렇습니다 운명입니다! 운명의 사람입니다...☆ 토모야군은 운명을 믿습니까? 하면서 묻는데 토모야가 천만뜻밖에 별로 안믿는다는 대답해도 좋다. 그닥? 네임을 본 적도 없고... 나도 네임이 아니고. 하면서 토모야 특유 머쓱한 듯 사랑스러운 미소 짓는데 와타루 속에서 천불나면 좋겠다 아니 내가 네 운명이고 나는 네임인데 내 운명이 이런 말을 하다니 이 무슨... 하는 느낌으로 그렇습니다 사랑으로 삽질하고 마음고생하는 와타루 제 안의 꿀잼포인트입니다... 결국 토모야의 마음을 얻지는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네임이고 마시로 토모야라는 이름이 있는것까지 보여준다음에 온몸으로 어필하는 와타루 보고싶다. 자기가 와타루 운명이라고 하니까 신경쓰이고 안그래도 호감은 있었는데 와타루가 그 얼굴 그 목소리로 중요한 순간마다 사랑을 고백하니까 결국 두손두발 다 들고 와타루에게 반하는 토모야가 보고싶다... 와타토모 빨리 결혼해...


 리츠마오는 리츠만 네임일것같지만 어린시절부터 진작 낚아채서 행복한 리츠마오밖에 생각이 안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츠는 쇄골 정도에 마오 머리색으로 이름이 쓰여있으면 좋겠다구... 리츠 중학생때는 거울로 자기한테 써 있는 마오 이름 보는거 진짜 좋아했을 것 같다. 아니 물론 지금도 그거 좋아하게지...(?) 마-군이 내 운명인걸. 하면서 마오 부빗부빗 치근치근하는 리츠 너무 사랑스러울것같다. 마오는 리츠가 그 귀한 네임이라는 것도 신기하고 거기 써 있는게 진짜 자기 이름이라는 것도 신기하고 아무튼 그러지 않을까. 쇄골에 써 있는 자기 이름 위에 쪽 입맞추고 확 부끄러워하는 마오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러울것같아... 나중에 마오 손등이라던가 맨등에 사쿠마 리츠 하고 유성펜으로 꾹꾹 눌러써서 마오에게 꿀밤맞는 리츠 보고싶다 뭐하는거야 리츠 물로 안 지워지잖아! 등은 그냥 옷입으면 되지만 손등은 별 수 없이 장갑끼고 무대에 선다던가 검은 장갑 끼고 무대 서는 마오 보고 저 손등에 자기 이름 써 있을거 생각하면서 엄청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는 리츠 보고싶다 리츠마오 행복해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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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