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미야 다이스케'에 해당되는 글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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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5.01.31 [디지몬] 다이타케
  3. 2015.01.22 [디지몬] 커플링 썰 조금 2
  4. 2015.01.14 [디지몬] 직감파
  5. 2015.01.13 [디지몬]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


 한창 디지몬 붐이었는데 트위터에서도 추추몬 덕분에(ㅋㅋ) 갑자기 디지몬 얘기 종종 나와서 너무 행복한거에요~! 다이스케 좋아한다!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다이타케도 너무 좋습니다. 사실 앞뒤 상관없이 타케다이도 다이타케도 잘 먹지만 어느 쪽이든 타케루 짝사랑 포지션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일단 다이타케쪽이 더 좋은것도 같고 여하튼 다이스케 너무 좋아! 한동안 또 디지몬 붐이었던지라 모든 시리즈에서 좋아하는 부분을 살짝살짝 들춰보고 있는데 다이스케가 너무좋아서 함박미소를 그렸어요. 다이스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 알지! 예전 글에서도 써 뒀지만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 정말 좋아하는데 타이치보다는 다이스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물론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 다 너무 좋지만 ㅠㅁㄷ) 확실히 다이스케보다는 타이치가 훨씬 인정받고 인기가 많아서 그런가 다이스케한테 훨씬 마음이 가더라구요 물론 취향적으로도 다이스케가 더 취향인 점도 있지만...... 타카토도 여전히 사랑이고 타쿠야도 너무너무 조아하고 디지몬 어플리케이션? 이었던가요 신작도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넘겼는데 얼른 봐야할텐데 말이에요 (동동) 



그리고 그... 뭐냐...... 트라이 전부 봤거든요...... (마른세수) 제 안에서 없는 애니 삼아도 괜찮을까요? 괜찮다고 해줘 제발 솔직히 무인 - 제로투 - 트라이라는 의미로 트라이 아닌가? 제로투 어디갔는데 다이스케 미야코 이오리 켄 다 어디갔어 (대환장!) 미야코나 이오리나 켄도 그렇지만 특히 아! 이 순간에 다이스케가 있어야 하는데! 하고 느꼈던 포인트가 한둘이 아니라서 속이 너무너무 터졌어요 초반부에는 아! 아! 하다가 이제 6장까지 다 보고는 아! 아! 아! 하아... 차라리 안나와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 정말 복잡미묘해서 울고 싶었습니다 야가미 타이치, 고2, 17세. 이 단어를 처음 보고 트라이 제작 처음 알고 설레고 두근거리던 내 감동 돌려줘라 트라이 제작진...... 과거의 글 보니까 얼마나 트라이를 기대했고 얼마나 여기 나올 제로투애들과 다이스케-타케루 관계를 기대했는지 읽혀서 더 서려웠어요 내 기대 돌려줘라




(+) 디지몬 유니버스 보고왔고 유진이랑 하루는 참사랑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처음 볼 때는 필터 안 끼고 보려고 노력했는데 이건 진짜 참사랑이라는 단어 외에 아무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었어요 이건 진짜.... 사랑이라고밖에는.......




#어린_모습으로_살다가_사랑을_하게_되면_어른이_되는_세계_AU


트위터에서 주운 재미있는 해시가 있길래 슬쩍 가져왔어요... 다이타케로 보고싶다... (본심) 어린 모습으로 살다가 사랑을 했을 때 어른이 된다면 온갖 설정으로 나이가 달라지는게 재미있는데 다이스케는 히카리를 첫사랑으로 어른이 되었고 타케루는 다이스케를 첫사랑으로 어른이 되어도 좋고 그 전에 이미 다른 형누나들 중 한명을 대상으로 사랑을 해서 성장했다가 감정을 정리한 뒤 다이스케를 다음 사랑의 대상으로 보게 된 것도 좋아요 뭔들 안 좋겠냐만은 ㅠㅁㄷ) 그래도 좀 더 취향은 타케루의 첫사랑이 다이스케인 쪽이려나요 근데 선택받은 아이들이니까 어른이 되면 모양새가 복잡해질것같기도 하고 고민이 많은거에요 저 해시가 이리저리 생각하고 이것저것 설정이라던가 넣을 건 많아보이지만 적당히 2차 덕질하려고 가져온거니까 나머지는 그냥 그럭저럭 뇌내 퉁치기... 아무리 생각해도 바로 성인이 되면 너무 힘겨우니까 2차성징하는 느낌으로 어린모습으로 살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즈음에 각자 차이가 있지만 성장이 멈추는 것으로) > 사랑을 하면 쑥 성장하고 (초딩에서 중고딩 수준으로) > 본인이 선택해서 성인이 될 수 있는 설정으로 잡았답니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선택받은 시점에서 그 아이들의 모험이 끝나기까지 전원 아이였던 것으로 


결론은 타케루 > 다이스케 이 감정선을 꽤 좋아해요 타케루가 상당히 복잡한 애라서 그런가 다이스케는 비교적 훨씬 단순하고 깔끔한 편이죠... 하지만 그런 다이스케가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 < 이것도 너무 사랑하는 포인트에요 타케루가 숨기는 것을 차근차근 생각으로 접근하는 다이스케는 너무 귀엽지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해서 접근한거보다 직감으로 찍은 쪽이 더 잘맞을것같은 게 제일 귀여운 포인트인거에요 (워낙 감이 좋은 애기도 하고) 하지만 상대를 좋아하니까 이해하고 싶고 그러니까 굳이굳이 생각해서 접근하는 성실한 면모도 너무 좋아!







 * 


 

 타카이시 타케루가 아이의 모습을 벗어난 것은 초등학교 6학년의 초여름이었다. 단 하룻밤 사이의 일이었다. 성큼 자라 길쭉해진 팔다리를 어색하게 돌려보던 타케루는 저보다 더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사람들을 보며 머쓱하게 웃어주기만 했다. 이 사회에서 갈수록 2차성징을 맞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걸 실제로 눈앞에 들이민 현실은 다르지 않은가. 특히, 타케루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 함께 디지털 월드를 여행했던 사람들과 타케루의 유일무이한 형의 충격은 이루말할 수 없이 컸다. 그들 중 아직도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이 상황에서─정확히 말하자면, 그들 중 성장한 사람들은 타이치와 야마토, 소라 단 세 명 뿐이었다.─ 비록 이제 이오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린 막내의 이미지가 강한 타케루의 성장은 모두에게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선배들에게는 아직 어린아이로 보던 아이가 성장할 정도로 사랑하는 타인이 생겼다는 점에서, 후배들 입장에서도 타케루가 그 정도로 사랑하는 타인이 생겼다는 점에서.

 모두가 차마 무슨 말을 해 줘야 할 지 몰라 침묵과 놀라움, 호기심을 삼키는 상황 속에서 장본인인 타케루는 유이하게 평온했다. 그는 제 성장한 몸을 이리저리 관찰할 뿐, 그다지 놀란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실로 그러했다. 타케루는 자신의 감정변화를 명백하게 읽고 있었고, 성장하기 전 날 저녁 자신이 눈을 뜨면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사실 역시도 직감했었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저 자신이었으니 타케루로써는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로 자랐구나. 나는 이렇게 자랐구나. 타케루는 그리 생각하며 멀뚱히 눈을 깜박였다. 사실, 일정부분 현실감이 없기도 했다. 타케루 본인이 그러니 다른 사람들 역시도 마치 옮은 것처럼 미묘한 분위기 사이에서 침묵했다. 어떻게 깨야 할 지 몰라 무거운 침묵이 살짝 허공에 맴돌았다. 


"타케루 군, 성장 축하해."


 그리고 그 순간, 평온한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고 나아갔다. 타케루가 상대를 응시했다. 타케루와 함께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양 부드럽게 웃고 있던 사람. 히카리였다. 타케루와 시선이 마주하자 다정하게 휘어지는 눈매를 보며 타케루는 몇 번 눈을 깜박이고는 조금 수줍게 웃었다. 마치 마법에서 깨어난 것처럼 묘하게 얼어있던 공기가 깨진 것도 그 순간이었다. 부드러운 웃음소리가 허공에 퍼졌다. 타이치가 타케루의 목에 제 팔을 감고 개구지게 미소짓고, 야마토가 타케루의 양 뺨을 꾹꾹 눌렀다. 

 

"그래그래, 타케루가 자랐단 말이지? 이 녀석, 완전 다 컸구만~!"

"성장하다니! 타케루 군, 기분이 어때? 이제 나보다 더 커져버렸잖아?!"

"그러게 말이에요. 성장하고 나니까 정말 많이 자랐네요. 깜짝 놀랐어요."

"확실히 형제라 그런가 자라고 나서도 야마토랑 좀 닮았으려나?"

"언제 성인이 될 거야? 역시 고등학교까지 다 졸업하고 나서?"


 다들 옹기종기 모여 한마디씩 내뱉기 시작하자 주변은 금방 복작복작해졌다. 선택받은 아이들 중 셋이 성장했을 때에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타케루가 성장했다는 사실은 이전의 셋보다 상당히 느낌이 달랐으니. 모두들 타케루의 주변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분위기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 소수 중 하나인 야마토는 제 동생을 잔뜩 귀여워해주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그만큼 다른 생각으로도 퍽 복잡한 심정이었다. 사랑을 해서 성장하는 일이야 세상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일이라지만,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타케루에게 성장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니. 분명 축하할 일이기는 했지만 사랑이 늘 행복한 기분만 가져다주지는 않지 않은가. 더군다나 세상 많은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감정은 짝사랑이었다. 야마토는 제 동생이 타인에게 쉬이 마음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저에게 있어서 타이치나 죠 같이 마음 많이 내어주는 친구도 손에 꼽는 아이가 사랑이라니. 

 타케루에게 연인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 못 들었는데...... 푸르스름한 눈동자가 가느다래졌다.


"그래서그래서, 타케루! 혹시 말해줄 수 있어? 타케루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야?"


 미미의 한 마디에 사위가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타케루에게 향했다. 타케루는 특히 찌릿찌릿한 야마토나 특히 반짝거리는 미미와 미야코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슬쩍 돌렸다. 소년의 하늘 색 눈동자가 누군가에게 닿았다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타케루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비밀이야."

"에이, 말해주지~!"

"우리가 아는 사람이려나?"


 미미는 아쉽다는 듯 입을 비죽였지만 다른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미야코 역시도 한마디 중얼거리며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궁금했지만 숨기고 싶다면 캐물을 마음은 없었다. 조용히 입을 다무는 타케루를 히카리가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타케루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화제는 그토록 조용하게 넘어갓다. 타케루의 마음을 헤아린 모두의 배려였다. 



 그리고 히카리와 타케루, 그 둘이 조용히 대화할 기회가 생긴 건 밤이었다. 다들 온갖 과자들을 뜯고 주스를 마시며 옛날 이야기를 하고 분위기에 취해 신이 났을 때. 히카리는 밖에 조용히 앉아있는 타케루의 옆자리로 다가갔다. 타케루는 기다렸다는 듯 가벼이 어깨를 으쓱였다. 히카리는 내내 타케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으니까. 여전히 어리고 선 둥근 얼굴을 하고 있는 히카리는 늘 그렇듯 상냥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성장했네, 타케루 군."

"응. 결국엔."

"사실 조금 놀랐어. 성장하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나도 그럴 줄 알았어."


 좀 더 오래 부정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타케루가 턱을 괴었다. 그의 사랑은 시작부터 긴 부정의 역사였다. 네가 좋다는 마음을 참을 수 있노라고 맹신하고 있던 시간들이었다. 그냥 친구, 혹은 동료. 둘은 가깝고도 참으로 먼 관계였다. 타케루는 그 상황에 자신이 만족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내였다. 사랑이 아니야. 좋아하는 것도 아니야. 그냥 그런 관계에 불과해. 상냥하고 강하니까 조금쯤 의지할 수는 있으니까. 고작 그 정도. 정말 그만큼.

 그는 상대와 맞는 구석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달랐고, 심지어 죠그레스 파트너조차 아니었다. 둘은 정말로, 같은 선택받은 아이라는 인연 하나에 겨우 얽혀있는 사이였다. 한 쪽이 상대에게 품고 있는 감정만 제외한다면 정말로 얄팍한 관계. 허나 결국 사랑은 부정할 수 없는 상태로 타케루의 앞을 가로막았다. 한참 도망치던 타케루는 그 앞에 결국 무릎꿇을 수밖에 없었다. 상대는 정말로, 그래. 사랑스러웠으니까. 이 단어를 들으면 퍽이나 싫어하겠지만. 

 히카리는 복잡한 표정으로 바닥을 내려다보는 타케루를 천천히 토닥여주었다. 성장한 타케루와 아직 어린 히카리는 몸집부터 크게 차이가 났지만, 둘은 체구 차이가 거의 없던 바로 어제처럼 굴었다. 소녀는 첫사랑을 받아들이고 짝사랑에 심란해하는 제 오랜 친구를 도닥여주었다. 


"이오리 군은 아는 것 같더라."

"이오리 군이니까. 내 파트너라고."

"이치죠우지 군도 아는 것 같았어."

"그 쪽은 이리저리 옛날 일도 있고 해서...... 감정에는 예민할테고."


 그리고 내 상대가 상대니까...... 소년이 쓰게 웃었다. 타케루는 제 감정에 입 한 번 벙긋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눈치챈 사람들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첫째로 지금 옆에서 그를 다독여주는 히카리였고, 또 하나는 타케루의 죠그레스 파트너이기도 한 이오리. 그리고 이오리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켄 역시도 타케루의 감정을 눈치챘다. 소라 상도 사실 어느 정도 감을 잡고 긴가민가 하는 것 같기는 한데...... 타케루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예리한 사람들이 많아서 숨기기가 쉽지 않았다. 

 가장 문제는, 다이스케 군이지. 타케루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초조한 듯 손을 매만지는 타케루의 모습을 히카리는 걱정스럽게 응시했다. 모토미야 다이스케는, 그러니까 다시 말해 타카이시 타케루의 짝사랑 상대는 평소의 여유롭고 배포 큰 모습과 별개로 지나치게 감이 좋아서, 타케루의 마음을 눈치채버리지 않을까 두려웠다. 히카리 쨩도 알고, 이오리 군도 알고, 이치죠우지 군도 알고있지...... 다이스케 군이 모를까? 타케루는 알 수 없었다. 모른다면 천만다행이었고, 안다면...... 만약 알고 있다면...... 다이스케는 아직 성장하지 않았으니, 그보다 더 명확한 거절은 없는 셈이었다. 타케루는 전자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차라리 후자여서 단념하고 싶다는 마음을 뒤섞어놓은 한숨을 뱉었다. 

 다이스케는 그가 선택받은 아이가 되기 이전부터, 타케루가 다이스케라는 사람을 알고 그에게 매력을 느끼기 이전부터 꾸준히 히카리에게 호감을 표해 왔다. 처음에는 어린 아이가 타인에게 호감을 표하는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굴다가, 조금씩 차분하고 부드럽게 표현 방식이 바뀌는 것을 보며 타케루는 착잡해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매일 아침 다이스케가 성장하지 않았을지 걱정되었고, 그걸 걱정하고 있는 저 자신에게 미약한 환멸감까지 느꼈다. 다이스케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자기부정하던 상황에서조차 내심 그리 전전긍긍했는데 인정하고 성장해버린 지금에서야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타케루의 입가에 쓴웃음이 걸렸다. 


"히카리 쨩이 부러워."

"타케루 군."

"부러워하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밝고, 올곧고, 상냥하고. 타케루의 주변에 그런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다이스케는 독보적이었다. 타케루는 천천히 손가락을 접었다. 그리고 의외로 예리한 점이라던가, 타인에게 너그러운 점도 좋았어. 어디서든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점도, 타인의 감정에 공감해 줄 수 있다는 점도, 내가 없어도 슬퍼할지언정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강인한 점도....... 좋아. 무릎을 세워 얼굴을 파묻은 타케루는 알 속에 들어간 것처럼 둥글게 몸을 말았다. 히카리는 그런 타케루의 등 위에 차마 손을 얹어줄 수 없었다. 타케루 군. 다만 안타깝게 부를 뿐이었다. 

 히카리 쨩. 갑작스럽게 뒤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두 사람의 어깨가 동시에 튀었다. 히카리가 급히 고개를 돌아보았다. 타케루는 차마 돌아볼 수도 없어서 그대로 굳어 있었다. 


"다이스케 군."

"히카리 쨩. 안에서 미야코가 찾아."

"미야코 상이? 알았어, 금방 들어갈게."


 히카리가 묘하게 어색한 미소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여 들었을까 묻는 것도 조심스러워 물을 수도 없었다. 히카리가 안쪽으로 들어가고, 남은 사람은 타케루와 다이스케뿐이었다. 타케루는 차라리 다이스케가 히카리의 뒤를 이어 안쪽으로 들어가주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다이스케는 타케루의 희망을 간단히 무시하고 타케루에게 다가왔다. 가벼운 발걸음소리와 함께 한껏 가까워진 기척에 타케루는 뒷목의 솜털이 곤두설정도로 긴장했다. 다이스케는 타케루와 그렇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위치에 앉았다. 할 말도 없었기에 타케루는 침묵했고, 다이스케 역시도 침묵했다. 타케루는 다이스케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 지 몰라 초조하게 침을 삼켰다. 


"어이, 타케루."

"......왜? 다이스케 군."

"성장했네."

"그렇지."


 타케루가 눈을 도록 굴렸다.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둥글게 몸을 만 상태 그대로 타케루는 보이지 않는 다이스케의 얼굴을 상상했다. 이쪽을 보고 있을까, 아닐까. 손가락이 초조하게 꼬물거렸다. 다이스케는 등을 젖히고 하늘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설마 네가 제일 먼저 성장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나도 몰랐어."

"하지만, 뭐."


 다이스케가 타케루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웅크린 모양새의 소년은 성장하기 이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팔다리라던가 언뜻 보이는 얼굴선을 보면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 다이스케의 시선이 일순 가늘어졌다가, 못마땅한 듯 날카로워졌다가, 끝내 부드러워졌다. 그는 사랑을 해서 성장한 친구에게 굳이 쓴소리를 할 정도로 매정하지 못했으니까. 그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히카리와 지나치게 친밀하여 소소하게 질투심을 느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옛일처럼 느껴질 정도로 오래 전의 이야기고. 

 누구 때문에 성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그 때...... 다이스케가 턱을 괴었다. 시선은 끈질기게 타케루에게 붙어있었다. 


"타케루."

".......응."

"아까부터 좀 이상하다. 혹시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아니야."

"그래?"


 어깨를 한 번 으쓱한 소년이 땅을 짚고 타케루에게 한뼘 더 다가왔다. 타케루가 입술을 깨물었다. 심장이 터지는 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두근거리는 소리가 온몸에 울리고 있었다. 


"너, 그 때 나 봤지?"
"......그 때?"

"미미 선배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봤을 때."


 타케루의 호흡이 멈췄다. 다이스케는 분명 이 질문에 중요한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지만, 타케루에게는 급소나 다름없었다. 늘 생각하는 점이지만, 정말 직감 하나만큼은 귀신처럼 날카로웠다. 분명 시선이 얽혔지만 아주 잠깐이었고, 우연인것처럼 찰나에 닿았다가 떨어진 수준의 시선이었는데. 다이스케는 타케루가 분명 저를 봤다는 전제조건을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그랬지. 널 봤었어. 다이스케 군을...... 고개 숙인 하늘색 눈동자가 어지럽게 흔들렸다. 딱히 대답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처럼 다이스케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기만 했다. 타케루의 하얀 손가락이 바닥에 닿았다. 손톱으로 바닥을 긁으며 소년이 눈을 감았다.

 아이였던 나를 끝내 성장시킨 내 첫사랑은 이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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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디지몬] 다이타케

2015. 1. 31. 19:41 from 기타



다이타케 합작을 신청했습니다. 합작이라는 거 태어나서 처음 해보네요. 첫 합작이 다이타케라는 것이 제법 싱숭생숭하면서도...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 원래부터 꾸준히 불타면서 가끔 장작 던져지면 확 타오르는 장르가 세 개 있는데, 그게 이나고, 디지몬, 포켓몬 이 세 개입니다. 본진은 사실 우타프리라고 있는데... 어쨌든 다이타케 좋아해요. 가을로 신청했습니다. 마감 전까지 열심히 써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개학인데다가 포케스페 장작이 던져져있는 상태라는 점이지만. 



다이스케가 결정적으로 성장이 거의 끝마쳐진 시기를 저는 [죠그레스] 이후라고 잡고 있습니다. 블랙 워그레이몬도 있긴 한데 그쪽은 거의 아구몬+이오리 이 쪽 부분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다이스케라는 초등학교 5학년의 밝은 성격의 남자아이가 용기의 디지멘탈을 쥔 순간 선택받은 아이 중 한 명이 되고, 고글을 물려받은 순간 나름대로 무언가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송에서도 그게 드러나고 있고. 히카리를 지켜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새로운 선택받은 아이로 선택되었기 때문에 받은 고글은 이제껏 쭉 동경해오던 선배의 것. 자신이 들어올리게 된 용기의 디지멘탈, 물려받게 된 용기의 문장과 함께 받은 그것은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정진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싸우겠다는 남자 대 남자로서의 약속. 도망치지 않겠다는 약속. 그것을 스스로 고글에게 맹세했다는 게 캐릭터송에서도 나와있고. 다이스케의 캐릭터송 굉장히 좋아합니다. 꽤 취향의 멜로디인 노래이기도 하지만 다이스케의 마음가짐이 잘 드러나 있어서. 복잡한 것은 모르지만 죄 없는 디지몬을 괴롭히는 사람은 용서하지 못해. 그렇기 때문에 싸운다. 싸우는 이상 절대 지고싶지는 않아. 그런 마음. 세계를 구한다기 보다는 눈 앞의 적을 쓰러뜨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 다이스케의 마음가짐이지만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훨씬 마음가짐으로선 가벼워지고 싸움에 집중하기도 쉽겠죠. 부담감도 꽤 줄거고. 그렇게 생각하면 본능적으로 길을 아는 사람같기도 하고. 

처음 선택받은 아이가 되었을 때에는 사실 조금 주눅들어있었다. 라는 가사도 나오는데 사실 이 말도 맞다고 봐요. 짝사랑하는 여자아이, 별로 좋은 인상이 아니었던 잘생긴 남자아이, 그리고 쭉 동경해오던 선배. 그리고 그 선배의 동료들이라는 학교부터 하나 높은 선배들. 이미 선택받아서 모험을 했던 그들을 보며 삼 년 전 반데몬의 손에 붙잡혀 있었던 경험이 있는 다이스케는 무슨 생각을 했을런지요. 자신은 그저 붙잡혀서 조금은 화가 나고, 조금은 겁을 먹고 있었을 그 상황에서 당당히 싸워서 세계를 구했다는 그 선배들을 보며 가장 먼저 새롭게 선택받은 다이스케는. 다이스케의 성격이 아니었더라면 선배가 있다는 상황은 열등감을 자극하기만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선배들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더더욱. 대부분 1세대 아이들의 심정에서 새롭게 선택받은 아이들이 등장했을 때 선배들의 박탈감에 신경쓰지만 새롭게 선택받은 아이들도 상당히 부담스럽지 않았을까요, 능력있고 성격 좋은 선배들은. 선배들은 많은 것을 할 수 없게 되서 자신들에게 부탁한다, 맞긴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완전히 처음 보는 세계에서 처음 보는 디지몬과 처음 보는 적을 처음 보는 디지몬을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이오리는 가장 어리고 성실하기 때문에 선배들의 존재를 쉽게 인정하고 자신의 역할을 한다면, 미야코는 쭉 동경하던 선배와 새로 동경하게 된 선배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그리고 초반엔 새로운 세계가 즐겁기도 했고 초중반부부터는 타고난 천성이 상냥해서. 이용당하는 디지몬들이 안타까우니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다이스케는, 선택받은 이상 할 수 없지. 라는 마음으로 처음 시작했다는 게 캐릭터송에서 드러나요. 처음 가사를 보고 조금 놀랐는데, 그럴만 하다. 는 생각도 들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하지 않으면 많은 디지몬들이 괴로워진다. 그럼 내가 할 수밖에 없잖아? 라고. 다이스케는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야코나 이오리와 다이스케는 조금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가장 부담감? 열등감? 을 받는 위치도 다이스케일것같고. 미야코나 이오리는 디지바이스를 받고 하루 늦게, 선택받은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선배들의 앞, 디지멘탈과 태어난 디지몬의 앞에서 적나라하게 시험받고 동시에 위로받아요. 하지만 다이스케는 동경하는 선배의 위험을 알게 되고 자신이 갈 수 없다고 선고받은 상황에서 그걸 견딜 수 없어 화를 내다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디지바이스를 손에 쥐게 되고. 그 디지바이스로 완전히 낯선 세계로 가게 되고. 옆에 있는 사람은 동급생 두 사람.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에게는 낯설기만 한 세계를 돌아다니고,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파트너 디지몬을 끌어안는 동급생들. 다행히 선배는 멀쩡했지만 자신을 보며 네가 왜 여기에 있느냐, 라는 말도 듣고. 더군다나 타이치와 야마토는 저번 모험의 주역이자 리더이자 거의 투톱이었던 상황에서 두 사람의 문장을 그대로 물려받은 다이스케지만 상당히 무시당해요. 그런 주제에 위험한 상황에서는 제일 다이스케에게 의지되고 있고. 솔직히 저라면 굉장히 짜증났을 것 같은데, 다이스케는 당연하다는 듯이 가장 앞에서 싸웁니다. 새롭게 선택받은 아이들이 타고난 성격이 밝고 상냥하고, 그리고 평범한 가정에서 걱정없이 큰 아이들이 아니었더라면 굉장히 충돌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제로투 삼인방은 참 좋아합니다. 상처가 있는 이오리가 가장 어린 것도 그런 의미에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예를 들어 제로투 삼인방이 처음 여행할 무렵의 죠나 코시로, 야마토, 미미같은 성격이고 환경이었다면 상당히 곤란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선배의 기대와 믿음이 부담스럽고, 힘들어서. 

후 어쨌든 뭔가 말이 길어졌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가을을 선택한 이유는 겨울에 이미 신청한 분들도 많고 다이스케의 성장의 끝인 죠그레스도 끝난 가을이 제일 좋을 것 같아 가을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를 하려했던 건데 엄청 길어졌네요 ;ㅅ;)

그리고 덧붙이자면, 제로투의 최애캐는 다이스케입니다.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는데 이제는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은 전부 좋아하지만... 네, 어드벤처 + 제로투 전부 합쳐서 제 최애는 다이스케입니다. 테이머즈나 프론티어나 세이버즈, 크로스워즈까지 합치면 조금 달라질수도 있지만, 그래요. 

다이스케와 타케루의 관계는 저번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뭐라고 하지. 다이스케는 상냥한 만큼 단호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로투 삼인방 중에서 디지몬을 죽인다, 라는 생각에 제일 먼저 어쩔수없어. 라고 결정지은 사람도 다이스케고. 살기 위해 죽여야 했던 어드벤처와는 확실히 다르게, 저 녀석이 계속 나쁜 짓을 한다면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한 다이스케 쪽이 훨씬 더 단호하고 냉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만큼, 그보다 더 다정하기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또 타이치와 야마토의 모습을 무의식적으로 조금이나마 투영하고 있을, 덧붙여서 자신이 좋아하고 있는 히카리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증상 비스무리한 것까지 있는 타케루에게 다이스케는 조금도 상냥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어요. 모험이 끝난 뒤에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켄은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황금의 디지멘탈을 가지고 웜몬의 마지막 힘까지 받아 자신을 정신차리게 해준 다이스케를 굉장히 동경이라고 해야 할까, 높게 보고 있겠죠. 그런 다이스케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기에 다이스케는 끝까지 켄을 믿고 구해주려 노력했을 거고. 하지만 타케루는 다르니까. 


제가 다이타케에서 가장 좋아하는 편은 48편입니다. 이 편의 다이스케도 정말 좋아하고요. 눈 앞에서 아라크네몬과 미라몬이 너무나 손쉽게 살해당한 상황에서 모든 아이들은 그대로 겁에 질려 버리죠. 파트너 디지몬이 죽으면 어떡하지? 나는? 그런 기분. 질 지도 모른다. 질 것 같다. 그 생각에 온 몸이 떨리고 악몽을 꾸고 있다고 생각하고. 무섭고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하죠. 그건 타케루와 히카리 역시 마찬가지. 든든하기 그지 없는 오빠와 형이 있고, 모두가 있고, 솔직히 죽기보다는 삭제되는 기분이 강해서 죽는다는 실감이 좀 들지 않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죠. 죽음이 바로 코 앞에서 일어났고, 자신의 파트너와 본인 역시 죽을지도 모른다는 실감이 바로 들고 있으니까. 디지몬들은 싸우기 원하면서도, 아이들이 겁에 질려 있어서 죠그레스도 뭣도 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다이스케만큼은 그 광경에서도 아무렇지도 않아해요. 왜 떨고 있어? 왜? 싸울 거잖아. 반드시 이길거야! 왜 겁먹어서 떠는 거야?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행동해요. 혼자 싸우겠다고 뛰쳐나가요. 자신의 파트너, 이제껏 줄곧 신뢰를 쌓아온 친구를 굳게 믿고. 떨고 있는 아이들더러 싸우자고 할 수는 없으니까, 자기 혼자만이라도 싸우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런 다이스케를 켄은 말리죠. 작전이라도 세우고, 죠그레스만이라도 하고. 그건 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용기였어요. 이미 한 번 웜몬이 죽은 적 있는 켄으로서는, 그리고 어둠에 조종당해 어둠에 대한 지극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켄으로서는 스팅몬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 자체가 두려워서 어쩔 줄 모를 텐데도, 동경하고 신뢰하는, 어쩌면 생애 첫 친구인 다이스케를 위해서. 다이스케를 걱정해서. 하지만 떨고 있는 손은 어쩔 수 없죠. 다이스케는 그걸 당연히 눈치채고. 네가 무서워하는 이상 죠그레스도 무리야. 하고 다이스케는 딱 잘라 말해요.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든 해 볼게. 하고 웃는 얼굴로, 강한 모습으로 말해버리고. 그 모습에 켄은 정말 복잡한 표정을 짓는데, 겁에 질린 자신에 대한 한심함에 그럼에도 싸우지 못하는 두려움, 다이스케에 대한 감탄에 동경. 여러가지가 섞인 감정이겠죠. 그리고 그런 켄의 모습을 보며 다이스케는 또 단호하게 말해요. 부탁이니까 그런 말 하지 마. 마음이 약해지잖아? 이 어투는 일견 장난스럽기까지 해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덮을 만큼 단호해요. 켄은 시선을 피해버리고, 컷은 타케루에게 옮겨지죠. 타케루는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켄을 이해한다고. 자신도 똑같다고. 타케루 역시 어둠이 무섭고, 증오스러운 데다가 파닥몬이 죽었던 경험까지 있죠. 도리어 켄보다 더 겁에 질려있을 거에요. 무섭고 또 무섭고. 증오심보다는 압도적인 공포에 질려 있다고 봐요. 힘이 빠진 표정으로 켄을 이해한다고 중얼거린 타케루는 다이스케를 보면서 조금 표정이 달라져요. 조금은 강한 듯,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렇게. 다이스케는 엑스브이몬과 둘이서 적의 바로 앞에 서 있는 상황. 절대 지지않는다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어요. 방금전까지 자신의 부하를 잔인하게 살해한 그 디지몬 앞에서, 절대 지지 않겠다고. 공포 따윈 느끼지 않는 표정으로. 그런 다이스케를 보며 타케루는 [이치죠우지, 너를 이해해. 나도 똑같으니까. ...그런데,] 라는 말 이후 그 어떤 말도 붙이지 않죠. 그 뒤에 올 말을 상상하는 건 언제나 두근거립니다. 그리고 이 순간이, 아마 타케루에게 다이스케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뀐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야마토와 타이치의 문장을 이어받은 사람도 아니고, 부족하니까 자신이 서포트해줘야 할 사람도 아닌. 동시에 기묘한 동경 역시 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정확히 말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다이스케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감탄, 그리고 동경.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감각. 그것밖엔 느껴지지 않을 것도 같고. 거기 있던 모두가 같았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걸 강하게 느낀 게 켄과, 타케루였을 뿐. 

그건 49화에 넘어와서도 반복되요. 혼자 싸운다고 해도 승산은 거의 제로에 가깝죠. 공격해도 전혀 듣지 않는 적을 보며 타케루는 안돼, 다이스케군. 엑스브이몬 혼자 당해낼 리 없어. 라고 말해요. 체념에 가까운 말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자신의 디지몬을 앞세워 함께 싸우게 해 줄 수 없을 만큼 무서워하고 있고.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다이스케는 아무렇지도 않아합니다. 그런 말 하지 마. 우리는 꼭 이길 거야. 지금까지 쭉 그래 왔어. 하고. 이 때 다이스케 표정이 정말 굳게 믿고 있으면서도 작화부터 잘생겨서 좋아합니다. 큼, 어쨌든 다이스케는 이 뒤에 이제와서 이런 데에서 질 수 없어! 라고 말해요. 캐릭터송에서도 세계를 구한다기보다는 눈 앞의 적을 쓰러뜨린다. 라는 말이 있는데, 그 일환이라고 생각해요. 이 때 다이스케는 지킬 것이 정말 많으니까요. 뒤에서 떨고 있는 친구들, 쓰러져버린 어둠의 꽃을 피웠던 아이들. 그 모든 것 앞에서 서 있는 적. 싸울 사람은 다이스케 하나뿐. 그 상황을 전부 감당하면서 다이스케는 싸우고 있으니까. 굉장하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승리로의 열쇠가 되고, 또 싸움을 유리하게 만들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이 편에서 환상에 사로잡힌 아이들 중 다이스케가 타케루에게 가장 먼저 와 주기도 했고요. 그리고 환상이 꺠진 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세 디지몬, 프레이드라몬과 라이드라몬과 엑스브이몬을 보며 타케루는 가장 먼저 이 세계가 강한 마음이 실제가 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이스케 다음으로 진화하기도 하고요. 그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다이스케라고 생각하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하고요. 베리얼반데몬과 다이스케가 대화하는 그 부분은 49화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다이스케가 정말 이렇게나 성장했구나, 라는 것도 알 수 있고 동시에 다이스케는 천성이 이런 아이구나, 라는 것도 알 수 있어서. 

그리고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다이스케의 강함과 온전히 드러난 빛나는 부분을 바라보고 있었을 타케루(+다른 아이들) 을 생각하면 몹시... 설레고요. 

솔직히 모든 모험이 끝난 뒤에 다른 아이들이 다이스케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요. 다들 어떤 식으로든, 어떤 의미에서든 그 공간, 그곳에 서 있는 다이스케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을테니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아이들은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다이스케가 자신의 아들에게 고글을 물려줬다고 까이는 부분이 있는데 솔직히 전 모르겠습니다. 물려줬다, 고는 하지만 그건 결국 물려'줬다' 에요. 물건을 빌려준게 아니라 그냥 준 거고, 소유권은 명백히 다이스케에게 있는데. 그걸 왜 아들에게 줬다는 이유만으로 까이는 건 지 모르겠습니다. 타이치의 아들에게 주지 않았다는 이유는 있다고 해도 다이스케에게 그 고글은 자신을 분발하게 만든 물건임과 동시에 용기를 이어받았다는 자긍심이기도 하고. 그 모든 감정을 네가 성장했으면 좋겠구나, 라는 의미를 담아 아들에게 주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봐요. 더군다나 마지막화로 봤을 때 다이스케 아들은 거의 두세번째로 나이가 많아보였고 타이치의 아들은 두세번째로 어려보이던데, 그 상황에서 리더가 되는 건 자연스럽게 다이스케네 아들이었을 것 같고, 정진하라는 의미로 고글을 주는 건 나쁘지 않다고 봐요. 


아니 대체 왜 이리 얘기가 밑고끝도없이 새지 ^_ㅠ 이상하다 다이타케 연성하려고 쓰기 시작한 글이었는데... 쓸 게 너무 많아서 곤란해요, 얘네들은.

그런 의미에서 타케루와 다이스케는 서로에게 품은 감정이 굉장히 복잡한데, 특히 타케루가 그래요. 다이스케는 보다 단순하죠.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녀석이기도 하니까. 더군다나 다이스케는 본능적으로 생각하는 면도 강해서, 아마 이유는 거의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타케루 이녀석이 싫어.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감정의 이유는 사실 잘 파고들어보면 타케루의 무언가를 읽어서라고 생각해요. 어둠을 증오하고, 극단적인 무언가가 있고, 정신적으로 살짝 불안정한 무언가를 억지로 숨기고 웃는 얼굴이 싫어서. 하지만 다이스케는 본능적으로 그걸 파악하고 싫어하지만 그 이유까지 파악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냥 이 녀석이 히카리쨩이랑 사이 좋아서 싫은가보다!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납득시키고 넘겨버리죠. 그게 좀 더 편하니까.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그에 비해 타케루는 아니에요. 다이스케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럼 그 이유를 타케루는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정확하게 이유를 잡아내요.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 모든 이유를 고민해서, 알아내고 조합한 뒤에 아, 좋아하는구나. 하고 깨닫는 쪽이겠네요. 그리고 그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굉장히 기를 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다이스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이 감정은 옳지 않으니까. 그리고 잘 숨길거에요. 절대 들키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채는 히카리조차도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문제는 꼭꼭 숨기는 타케루의 감정을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은 언제나 다이스케라는 점이죠. 그리고 그에 따라 태도를 바꿔주는 것도 다이스케고. 아주 본능적으로, 그리고 아주 감각적으로 타케루가 자신에게 강한 호의를 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에는 다이스케도 타케루에게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유해질 것 같아요. 물론 그 호의가 사랑이라는 것을 곧장 깨달았는가는 조금 다른 문제겠지만, 어쨌든.  

그리고 다이스케가 조금씩이나마 유하게, 상냥하게 대해주기 시작하면 타케루는 또 괴로워지겠죠. 다이스케의 그 강함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상냥함에 반했는데 반한 것을 자각하자 다이스케가 자신에게도 조금은 다정하게 대해주기 시작하니까. 그것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좋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감추기가 힘들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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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디지몬] 커플링 썰 조금

2015. 1. 22. 00:20 from 기타



무인은 거의 커플링을 엮지 않는 편이에요. 추억 속의 아이들이라서 그런가, +라면 좋아하지만 x는 무덤덤한 기분? 그나마 가장 좋아하는 쪽이 코시미미. 이 아이들은 조합도 커플도 예뻐요. 연성도 좋아하고. 그 외 다른 애들은 조합적으로 이리저리 엮여서 나오는 상황들은 전부 좋아하지만 거기에 연애 감정을 붓는다면 그냥 공식커플인 야마소라 정도만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정도...? 타케히카에도 꽤 무덤덤합니다. 두 사람은 물론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고, 의미있고, 아주 많이 닮아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 안의 두사람은 가까이 있는 평행선 혹은 나와 닮은 소중한 친구 정도라, 누가 봐도 썸타는 것 같다는 분위기를 풍길지언정 연애를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치만 뭐랄까 제로투부터는..... 얘기가..... 달라지거든요..... 사실 제일 좋아하는 디지몬 커플링은 다이타케입니다 u u)S2 다이스케랑 타케루... 제가 이 구역 다이스케 덕후입니다 다이스케는 소중합니다... 태양형 치유계 포지션인 다이스케 좋아해요. 그 외에 켄미야도 너무너무 좋아하고 미야코랑 히카리 조합도 좋아하고... 켄이랑 다이스케 조합도 좋아해요. 뭐 조합과 커플링은 다르지만... 조합도 커플링도 소중하니까요. 

테이머즈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젠타카 그리고 타카루키... 둘 다 메이저는 아니지만 타카토가 다른 두 명을 치유해주는? 구원해주는? 딱히 두 사람이 절망이나 어둠에 빠진 건 아니지만 정말 타카토는 주변에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타입의 포카포카한 치유계 타입 애라서... 그냥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소한 일상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청량제같은 기분이라 젠랴나 루키가 타카토를 마구마구 편애해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커플링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젠랴랑 루키가 타카토를 아껴서 알게모르게 챙겨주고, 편애해주고, 감싸주고, 그러는 게 좋아요.

프론티어는 코우타쿠... 코우지랑 타쿠야 커플링 좋아하는데 프론티어는 굴지의 커플링 쌍둥이들이 너무 강해서...... ^_ㅠ 하지만 쌍둥이들을 커플로 엮는 것은 제겐 지뢰입니다... 근친은 제게 있어서 가장 강한 지뢰 요소라서 너무 슬퍼요. 그냥 쌍둥이로 있는 것은 정말정말 좋아합니다. 사이 좋은 브라콤 쌍둥이. 노멀도 좋지만 제일 좋은건 역시 세컨드 주인공이랑 진주인공... 흐흑 누가 세컨이고 누가 진주인공인지는 모르겠지만...


밑은 그냥 이유없이 늘어놓은 잡다한 썰입니다. 쓰다보니 지쳐서 그냥 다이타케에서 잘랐어요...



다이스케가 문득 타케루를 돌아보는 순간. 그걸 좋아해요. 그냥 마냥 앞만 보고 걷고 또 걷다가도 어느날 문득 뒤를 돌아보았을 때 저 멀리서 걷고 있는 타케루를 보고 가만히 서 있는 거. 앞서 가지도 않지만 부르거나 끌고오지도 않고 그냥 서 있다가,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 싶으면 다시 앞으로 돌아 계속 걸어가는 게 좋아요. 그게 다이스케와 타케루의 관계인 것 같기도 하고. 다이스케는 물론 상냥하고 친구가 소중한 녀석이지만, 도와달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딱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 켄은 속으로 간절히 구원을 바라고, 도움을 바랐기에 다이스케는 그걸 눈치채고 손을 내밀어주고 구원해줬지만, 타케루는 아니에요. 자기 자신마저도 속이고, 괜찮고 괜찮다고 거짓말을 하고 또 하고.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지는 것은 결국 자신이 괜찮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니까 거절해버리고 원하지 않아버리고. 다이스케는 그걸 알고 싫음 말고. 하고 떠나는 느낌? 하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타케루가 버틸 수 없게 되었을 때. 이젠 뭐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도와줘. 하고 허공에 손을 내밀 때 그제서야 다이스케가 이제야 그럴 맘이 들었냐? 하면서 그 손을 단단히 잡아주고 쉽게 끌고 나와줄 것 같은 느낌. 저는 그 나이를 중학교 2학년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한창 감정이 겪할 시기... 그러니까 무슨 뜻이냐면 기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트라이 제작진. 타케루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꼭 필요한 사람이 타이치, 야마토, 히카리, 그리고 다이스케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추가하자면, 이오리도. 물론 파타몬이야 기본 베이스고. 어찌 되든 타케루를 구원해주는 다이스케라는 포지션을 좋아합니다. 다이스케는 계속 알게모르게 타케루가 신경쓰일 것 같아요. 초반에는 짜증나서. 마지막 전투 뒤에는 더 짜증나서. 그 짜증의 원인은 완전히 다르겠지만. 왜 도와달라고 안하지? 왜 참지? 전혀 안괜찮은 얼굴로 웃지 말란 말이야, 멍청아. 그렇게 참다 참다 터지는 게 중학교 2학년이라고 이하생략... 다이스케 성격에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4년 참았으면 아주 많이 참은거죠, 뭐...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렇게까지 안 참아 줬을 텐데 (더 일찍 끼어들어서 구원해줬을텐데) 떨떠름해하는 타케루니까 그쪽에서 먼저 요구할때까지 자기가 손내밀지 않고 모른 척 해버린 거겠죠... 물론 구원을 원한 순간부터 둘의 관계는 조금씩 달라질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터지고 구원자와 구원받는 자라는 포지션으로 새로운 관계가 하나 더 적립되는 날이 지난 뒤, 고등학생 정도 되면 두 사람은 편한 친구사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딱히 같이 다니는 친구들도 접점이 없고 반도 다르고 해서 대화하지도 않고 복도에서 마주친 적도 없어서 친구라는 걸 아는 사람도 적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나름 각별한. 타케루는 그걸 뚜렷하게 자각하고 있고 다이스케는 무의식의 너머로 날려버렸다는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날 노트를 두고 온 다이스케가 타케루네 교실 문을 벌컥 열면서 당당하게 노트를 요구하면 좋겠어요. 타케루는 별 수 없다는 듯이 웃으면서도 기꺼이 노트를 건내주고. 다이스케는 간단하게 쌩큐! 하면서 손흔들고 나가고. 그리고 타케루 친구들은 조금 놀라서 다가올 것 같아요. 고교생 다이스케는 밝고 활발하고 인기 많은, 전형적인 훈남계 남자아이일테니까, 얌전하고 조용한 타케루와는 접점이 전혀 없어보였는데 이제까지 본 두 사람중에 제일 편해보였으니까. 그런 관계로 변해간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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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디지몬] 직감파

2015. 1. 14. 13:07 from 기타



흔히 생각보단 느낌을 믿는 쪽. 용기를 이어받은 네 아이들 중 두 명이 여기 속한다고 생각해요. 모토미야 다이스케, 칸바라 타쿠야. 두 사람이 바로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그런것같아! 라고 실행해놓고는 좋은 결과를 끌어오는 야생파()죠.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다이스케는 여러가지 상황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고, 타쿠야는 무려 그런 모습이 확 드러나는 편까지 있어요. 코우지가 동료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됬을 무렵, 계속 누군가가 쫒아온다, 무언가가 있다. 타쿠야는 계속 그렇게 생각하고, 그 생각이 맞았기 때문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챠크몬이 적이 되는 그 편입니다. 이렇게 직감파인 두 사람이라서 도리어 여러가지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부분도 있고... 타쿠야의 경우엔 직감도 직감이지만 상황에 엄청 예민한 성격인것같아요. 음... 딱히 일일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기보다는, 평범한 환경에서도 뭔가 달라진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예민하다고나 할까요? 다이스케는 상황보다는 심리 쪽에 좀 더 강한 것 같아요. 아, 얘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런 부분에서 다이스케에게 가장 구원받은 건 켄일 거고, 가장 구원받을 확률이 높은 건 타케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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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디지몬 좋아합니다. 언제나 꾸준히 불타고 있는 장르 디지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 특히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 좋아해요. 가장 손꼽히는 앞에서부터 네 명. 야가미 타이치, 모토미야 다이스케, 마츠다 타카토, 칸바라 타쿠야. 흑흑 정말 좋아해요....... 다들 각자의 개성이 강하면서도 결국은 쑥 성장한 리더들이어서 너무 좋아해요...

같은 리더 타입이면서도 성향이 명백하게 다르다는 건 재미있어요. 같은 상황에서도 네 사람이 대처하고 행동하고 그 마음가짐 자체가 확실하게 다르니까. 예를들어 자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상황이 눈 앞에 있다. 그러면 타이치는 무섭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그걸 극복해내는 타입이고, 타카토는 무서워 덜덜 떨면서도 두려움을 견디는 타입이고(그러면서도 피하지는 않고), 타쿠야는 무섭지만 물러설 순 없어, 하고 이를 악무는 타입이죠. 그리고 다이스케는 아예 무서운 게 없는 타입... 사실 다이스케가 가장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제로투 최종전투 부분에서도 다이스케는 현재의 자신에 대해 불만도 없었고, 바라는 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극복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건 결국 아무것도 자신을 가로막는 것이 없다는 뜻이고. 그런 의미에서 다이스케는 두려운 게 없는 사람... 정말 굉장해요. 자기 자신을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바라보면서 불만이 없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으니까. 

다이스케 이야기부터 먼저 진행됬는데 잇자면 전 다이스케를 정말 좋아합니다. 여기저기서 까임받는게 너무 슬플 정도로 다이스케는 멋진 아이에요. 제로투의 주인공이 다이스케이기때문에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타이치였으면 제로투의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이 못됬겠죠. 특히, 켄에 관해서. 그리고 다이스케는 공포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공포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섭다. 실패할지도 모른다. 마지막 싸움에서 엑스브이몬은 다른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있기에 별수없이 혼자 싸우겠다고 마음먹어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다이스케는 조금 동요하다가, 곧 강한 표정으로 싸움을 앞서나가요. 떨고 있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엑스브이몬의 승리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훨씬 더 높은 패배의 가능성과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바라보면서. 굉장한 재능이죠. 타이치가 남을 잘 관찰하고 주변을 살피는 능력으로 바라보는 상황을 다이스케는 감으로 찍는 느낌이 강하니까 순수한 리더로서의 스펙은 다이스케가 만만찮은 느낌. 타이치는 누구보다 많이 성장한 리더고, 어드벤처보다 미래인 제로투의 모습이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다보니 완성형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어드벤처 초반부를 보면 타이치도 굉장한 성장형 리더죠. 제로투 1화를 볼 땐 조금 마음이 아프면서도 찡합니다. 다이스케를 보고, 캡슐을 들어올리는 제 후배가 자신의 역할을 계승할 '후배' 라는 것을 깨닫고, 고글을 전해주기까지의 그 모습이 마음 아프면서도, 마지막에 다이스케가 그 고글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성장해서 리더로서 서 있는 모습을 알기 때문에 그 처음을 본다는 것이 설레기도 하고. 

타카토는 다른 셋과는 정말 딱 봐도 다른 타입인데 너무 신기해요. 타카토만 보고 있으면 정말 미소가 지어지면 지어졌지 걱정되지가 않거든요. 세계관이나 상황을 따져보면 제일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같은데 타카토라면 잘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일 어설프고, 제일 함께하는 동료들이 우월하지만 젠랴도 루키도 리더라면 아마 타카토를 꼽지 않을까요...? 둘은 가장 가까이에서 타카토를 본 사람이니까! 타카토가 무슨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이니까요! 둘 다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고, 타카토보다 행동이 어른스럽지만 자신을 타카토 앞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은 기분. 물론 타카토는 정말 평범한 초등학교 5학년생(이라기에는 타카토가 성장한 것이나 행동하는 것을 보면 역시 리더형 주인공이 맞지만)이기 때문에, 어설픈 부분도 철없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 영원히라고 해도 좋을 안녕을 겪으면서도 극복해낼만큼 강해졌으니까요. 타카토의 제일 큰 힘은 신뢰라고 생각해요. 그건 타이치도 다이스케도 타쿠야에게도 없는 부분. 물론 다른 셋이 믿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타카토의 신뢰는 조금 특별하다고 해야 할까, 타카토는 정말 뭘 하든 친구들을 믿는다고나 할까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타카토가 믿어주고 있으니까 괜찮아, 라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굉장한 재능이 있어요. 길몬과는 영영 헤어져버렸지만, 다시 만나자. 하고 믿고 있는 타카토를 보고있지면 주변의 친구들. 특히 젠랴가 어떻게든 해 줄 것 같은 느낌마저 들어요. 자기 자신도 물론 테리어몬이 보고싶겠지만, 그 마음에 더해서 타카토의 믿음을 깨고싶지 않아서. 타카토가 믿고 있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런 마음이 들게 만드는 타카토는 정말 굉장한 거겠죠.

타쿠야는 아직도 조금 알쏭달쏭한 아이. 엄연한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에는 아직 성장이 덜 되서 어설펐고 후반부에는 이미 성장이 끝나버렸다고 포커스를 쌍둥이들에게 돌려버렸기 때문에; 프론티어를 제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명확하게 정의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타쿠야는 가족과 평범한 생활을 그리워하는 아이였죠. 쌍둥이들이나 이즈미, 준페이, 토모키는 현실 세계에서 나름의 어려움이 있어요. 그런데 타쿠야만 딱히 그런 게 없어서 타쿠야는 어린 토모키를 제외하면 가장 현실세계를, 정확히는 가족의 품을 그리워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암시해줬고. 어둠의 공포에 질려서 잠시 현실세계로 도망갔을 때조차 그랬죠. 하지만 타쿠야 뿐만 아니라 프론티어 아이들의 매력이란 선택받음과 동시에 자신이 선택했다는 것. 어둠의 힘에 대한 공포도, 자신이 디지몬으로 진화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도 새삼 깨닫고 다시 디지털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타쿠야는 선택하면서 성장했으니까요. 페이크 주인공이라는 소리를 듣기는 해도 타쿠야는 주인공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코우이치가 합류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역시 가족인 코우지겠지만, 그런 코우지를 동료로 녹아들게 한 건 타쿠야였고, 코우지가 혼란스러워 망설이고 있을 때 가족이 구원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냐며 깨닫게 해 준 것도 타쿠야였죠. 쌍둥이는 쌍둥이 무리 타쿠야는 타쿠야 무리 정도의 느낌도 들 때가 문득 있지만 그 무리의 리더들이 친한 친구니까 한 무리의 동료로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고. 결국 진주인공 취급받는 코우지가 십투사의 스피릿을 이어받은 아이들 무리에서 리더를 타쿠야로 생각하고 있을테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후반부에서 프론티어 아이들, 특히 타쿠야가 자신들을 이미 반은 디지몬이나 마찬가지고, 디지털 월드는 또 다른 고향. 그리고 디지털 월드에 온 날이 또 다른 생일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프론티어 아이들이 디지털 세계에 온 프론티어 메모리얼은 정말 특별한 날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 날은 디지털 세계로 가게 된 날이자, 그들의 무엇보다 성장한 날이자, 모험이 시작된 날이자, 디지몬으로 변화한 날이자, 또 다른 생일이자, 코우이치가 살아난 날이니까. 그들이 [우리는 이미 반은 디지몬] 이라는 부분에선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만 그건 다음에. 

용기를 이어받은 아이들을 정말 좋아해요. 다들 정말 반짝반짝 눈이 부신 것 같아서. 개인적인 애정도 차이는 아주 조금씩 있기는 해도 그 존재가 정말 눈부셔서 좋아해요. 타이치는 그 용기의 시작이 되는 시발점, 따지자면 용기의 각성자적인 존재이고, 다이스케는 그 계승자. 세계관이 달라지는 둘 중에서 타카토는 동료를 믿으면서 자신만의 용기를 발현시킨 신뢰자로서의 용기를 가졌으면. 타쿠야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게 되는 선택자로서의 용기. 다들 완전히 처음 보는 세계, 혹은 처음 보는 존재와 목숨을 걸고, 또는 신념을 걸고 싸우는 상황에서 다른 아이들. 그것도 처음 보거나 딱히 친분이 없는 아이들의 리더로서 설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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