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쿠텐 + 쿄텐 기반으로 모브 시점. 사랑의 라이벌들을 보고 한탄하는 모브(여)...... 최대한 편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






 한눈에 반한 건 4월의 입학식. 살랑거리는 갈색 머리카락, 크고 둥근 눈. 웃을 때 크게 곡선을 그리며 휘어지는 입가에 마냥 가슴이 설랬다. 반하는 건 정말 한순간이었고 사랑은 오래 갔다. 첫눈에 반한 입학식의 그 날 이후로 나는 내내 짝사랑중이었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사랑이 이루어질 가망은 저 밑바닥 어딘가를 헤매고 있었지만. 같은 반이라는 유일한 메리트 하나로 요비스테를 허락받기는 했다. 텐마 군, 하고 부르는 순간이 얼마나 두근거리는지 그는 꿈에도 모르리라. 저와 같은 마음은 한 조각도 없이 그저 순수한 호의로 마주 웃어주며 내 이름을 불러주고는 하니까. 슬프게도, 그는 좀 둔했다. ......음, 많이. 그래도 나는 그에 만족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때는 또래보다 어린 티가 나던 그는 고작 몇 개월만에 순식간에 성장해서 이제는 어른스러운 느낌마저 풍기게 되었다. 사랑에 순번은 없다지만 그런 그를 짝사랑하게 되는 사람도 하나 둘 늘고 있었다. 하기야, 애초에 실제로 보는 게 아니라 소문으로만 들었다면 헛소리하지 말라며 코웃음 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기는 했으니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점도 이해는 했다. 

 우선 입학식부터 파란을 가져왔던, 이 라이몬 중학교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 축구부 레귤러.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쳐줄 수 있었다. 10년 전 풋볼 프론티어에서 우승했던 전설의 시대 이후로 라이몬 축구부는 내내 명문이었으니까. 허나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었다. 라이몬 축구부는 올해 입학식에서 거의 폐부 직전까지 흘러갔었다. 나는 축구부가 아니었기에 정확한 사정은 잘 몰랐지만 그 이름도 유명한 츠루기 군이 2군은 완전히 작살을 내고 1군도 거의 비슷한 꼴로 만들었다는 소문은 들었다.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갓 반해서 텐마 군 소식이라도 하나 더 들을까 종종거렸던 덕분에 그럭저럭 정확한 사실은 알았다. 텐마 군이 축구를 좋아한다는 건 딱 보기만 해도 알았으니 알고 있었지만, 나는 당연히 텐마 군이 축구부에 입부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하더라. 나는 다시 곧 퇴부할 줄 알았다. 아니면 폐부. 변명 좀 하자면 난 내 짝사랑 상대의 의지와 집념을 너무 모르는 상태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허나 텐마 군은 내 예상을 가볍게 박살내버렸다. 그는 자신을 꺼려하던 선배들을 모조리 교화시켜 동료로 만들더니, 심지어 '그' 츠루기 군까지 제대로 된 라이몬 중학교의 축구부원으로 만들었다. 맙소사. 텐마 군이 나온다길래 꼬박꼬박 봤던 (심지어 제국전부터는 너무 가슴떨려서 실제로 응원까지 꾸준히 갔다!) 홀리로드 축구시합만 떠올려봐도 라이몬의 일원들이 조금씩 텐마 군에게 마음을 여는게 경기에서 보일 지경이었다. 텐마 군은 상상을 뛰어넘는 집념과 행운의 남자였다. 아니, 그래. 여기까지는 엄청난 애네, 정도로 넘길 수 있었다. 그런데 그에 덧붙여 결집된 라이몬은 곧 피브스 섹터를 향한 혁명의 주역이 되었고, 텐마 군은 심지어 혁명의 바람이라는 엄청난 타이틀까지 암암리에 돌게 되었다. (처음 듣고 너무 놀라서 입을 쩍 벌리고 그대로 귀를 의심했다.) 그 타이틀이 왜 붙었겠는가. 당연히 혁명이 성공했으니까 붙었겠지. 텐마 군은 재능있는 선수만 발현한다는 화신도 쭉쭉 발현하면서 순조롭게 이겨가다가 신도 선배가 부상으로 쓰러지자 그대로 라이몬 축구부의 주장 자리까지 손에 넣었다. 이것도 소문이지만 신도 선배가 텐마를 추천했다는 말이 있었다. 축구부 전원이 텐마가 주장이 되는 데에 반대 안 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텐마 군은 입학한 지 몇 개월 된 신입생이었는데! 눈에 콩깍지 벗고 진지하게 응시해도 정말 대단한 남자다, 마츠카제 텐마. 그가 이끌기 시작한 라이몬은 그대로 홀리 로드에서 우승했고, 텐마 군은 1학년의 나이에 홀리 로드 우승 학교의 주장 타이틀을 달았다. 그 뒤로 몇 달 동안 전국에서 축구 재활인가, 뭔가를 한다면서 학교를 쉰 탓에 그를 열렬히 짝사랑중이던 나는 땅만 쳤지만. 


 이 정도만 나열해도 감탄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정도인데,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텐마 군은 그 이후로 열린 풋볼 프론티어 인터네셔널...... 그러니까 세계대회에서도 당당하게 주장으로 뽑혀가더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는 1학년이었다!) 누가 봐도 초심자들만 모인 팀을 어떻게 수습한건지 결국 세계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고 돌아왔다. 경기는 전부 텔레비전으로 봤지만 눈으로 봐도 의심될 수준이었다. 아니, 이쯤되면 텐마 군이 살고 있는 차원을 의심해야 할 정도였다. 텐마 군은 나랑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맞을까? 요즘은 같은 반에서 웃고 있는 텐마 군을 빤히 보고 있는 시간이 늘었다. 현실세계 사람인지 의심스러워서. 친구라는 아오이 쨩이나 니시조노 군이나 카리야 군이랑 노는 거 보면 분명 사람인데.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고 온 뒤의 텐마 군은 어딘지 살짝 어른스럽고 조금 의지하고 싶을 정도로 멋있어져서, 새삼스럽지만 학교 전체에서 텐마 군에 대한 주가는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원래도 선이 짙고 반듯해서 잘 생긴 얼굴이었는데다가 세계대회 우승팀의 주장이라는 타이틀에 약간의 성숙도가 더해진 해맑음이라니, 사람 심장을 때리는 요소만 모아놨다. 아오이 쨩의 존재 덕분에 선뜻 다가가는 여자애들은 없었지만 (아오이 쨩도 아오이 쨩이었다. 예쁘고 착실하고 성실한데다가 심지어 텐마 군의 소꿉친구라니! 마지막 타이틀 부러워! 아오이 쨩이 텐마에게 사심 한 점 없이 깔끔한 친구관계라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나도 아오이 쨩의 존재로 한동안 우울했었다.) 텐마 군에게 은근슬쩍 호감을 표시하는 애들은 선후배 관계없이 많았다. 문제는 텐마 군이 그게 이성이 연애감정을 가지고 살짝 찔러보는 건지 아님 그냥 순수한 호의인지 조금도 구분을 못한다는 점이었다. 텐마 군은 아주, 아주 유감스럽게도. 진짜 둔했다. 아니 완전 둔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아무래도 연애 관련으로 무딘 것 같았다. 물론 짝사랑 진행 중인 나로써는 그런 점도 귀여웠지만 가끔 안타까울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게 지금 이 순간만큼 유감스러운 순간이 없다......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그대로 소파에 누워 허공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방금 내가 깨달은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사람 감정에 눈치빠르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차라리 둔한 게 낫지! 모르고 싶었어! 나는 몸에 힘이 빠져서 바둥거릴 수 없을 때까지 있는 힘껏 허공을 향해 버둥거렸다. 아! 하느님! 아! 저도 제가 제 첫번째 연애사가 파란만장하는 거 아는데 굳이 이정도로 파란만장해야 하나요? 진짜? 진심입니까? 제발 생각 바꿔주세요.


 우울과 심란함의 절정을 찍고 있는 내 짜증뚜껑을 연 건 도움 되는 곳이 하나도 없는 쌍둥이 놈이었다. 


"뭐야, 짝사랑 오래 하더니 미쳤냐? 소파에서 뭔 진상이래. 저리 가라."

"안그래도 심란한데 기름 붓지 말고 꺼져."

"염병하네, 진짜."


 나는 고개를 돌려 짜증나리만치 나와 닮아 있는 쌍둥이 놈을 노려보았다. 


"야, 하나만 묻자."

"뭔데."

"완전 대박 잘난 남자 둘이랑 그냥 평범한 여자 하나가 널 좋아해. 그럼 넌 누구 고를래?"

"아마 여자 쪽? 뭔데. 예시 제대로 들어봐."

"우리 학교 츠루기 쿄스케나 신도 타쿠토 같은 남자."

"여자 쪽은?"

"나?"

"아, 젠장."


 나? 라는 한 마디에 미간을 확 좁히고는 츠루기인지 신도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는 놈을 보며 나는 발로 그놈을 한 대 갈겼다.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놈. 이럴 때라도 편 좀 들어라. 빡침이 올라오는 것을 애써 억누르며 나는 다시 한 번 심해를 깎아낼 한숨을 푹푹 뱉었다. 반쯤 장난일지라도 저 놈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늉을 할 정도로 그 둘은 잘난 남자였으니까. 그리고 좋은 남자였다. 나도 두 사람이 드라마나 만화에 나오는 사람이었다면 최애로 두고 덕질할 의향이 있었다. 아니, 같은 차원에 살더라도 멀리서 좋은 사람이라며 훈훈하게 바라볼 의향이 넘치도록 있었다! 

 그 둘과 짝사랑 상대를 두고 사랑의 라이벌 포지션에 서지만 않는다면!


 아미친 이게 정말 실화인가. 꿈 아닌가. 나는 다시 한 번 머리를 박았다. 그래봤자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선명하고 뚜렷했다. 내가 축구동에 들어가는 게 아니었는데. 아무리 심부름이었다지만 아오이 쨩한테 부탁했어야했는데. 아이고 내가 멍청했다. 나는 다시 한 번 크게 한탄했다. 축구동에 들어가지만 않았더라면 학년, 아니 학교에서도 세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톱 인기인의 숨겨진 러브라인따위 모를 수 있었는데. 속상해 죽을 지경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끊이지 않는 한숨을 푹푹 뱉었다. 


 축구동에 들어간 이유는 완전 우연이었다. 담임 선생님이 축구부 고문인 오토나시 선생님에게 전해줄 서류가 있었고, 마침 근처에 있었던 내가 심부름 상대로 당첨된 것 뿐. 나야 당연히 좋아하는 텐마 군 얼굴 한 번 더 볼 수 있으니 두말할 것 없이 얌전히 갔다. 그런데 이런 숨겨진 진실을 알 것 같았으면 절대 안 갔어! 안 갔을거라고! 아악! 소파를 쿵쿵치며 나는 다시 머리를 박았다. 아악! 머리에 빙빙 도는 건 꿀이 뚝뚝 떨어지던 신도 타쿠토의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설탕 떨어지던 츠루기 쿄스케의 눈이었다. 아 미친. 대상이 본인이었으면 텐마 군을 좋아하는 나조차도 1g쯤 설렜을 정도로 멋졌으나 그 대상이 내가 아니라 텐마 군이라 망했다. 둘은 내 사랑의 라이벌이라고. 아, 미친.


 누가 알았을까. 아니, 누가 알고나 있을까? 나는 좀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로 했다. 턱을 괴고 곰곰 생각해봐도 아무래도 둘의 사랑의 작대기가 누구에게 향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극소수일 확률이 높았다. 기껏해야...... 신도 선배 소꿉친구라는 키리노 선배? 아니면...... 아니면...... 더 손가락에 꼽을 사람도 없었다. 같은 축구부 사람이면 그래도 아려나? 나는 고개를 한 번 갸웃했으나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 덧붙일 뭔가도 없었다. 아무튼 두 사람은 최소 믿을만한 사람에게만 알릴 정도로 잘 숨기고 있는 모양이었고 (아니라면 지금쯤 전교에 알음알음 소문이 났을 테니까) 나한테 그 사실을 은밀하게 티낸 이유는 하나였다. 내가 사랑의 라이벌이니까! 내가 텐마 군 러브를 너무 티내서! 아무래도 둘은 서로가 텐마 군을 좋아하는 걸 아는 모양인데 라이벌 하나 더 늘리기 싫어서 그쪽도 티 낸 거겠지! 견제한거잖아! 젠장, 좋아하게 된 시기 따지면 내가 그쪽을 견제해야 할 처지거든요?! 물론 그 쪽에 비해 내가 유리한 고지인 점이 고작 클래스 메이트 하나밖에 없어서 절망적일 정도이지만. 


 나는 우울하게 라이벌들의 면면을 떠올려보았다. 일단 츠루기 쿄스케. 1학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양대산맥 중 하나였다. 하나는 텐마 군과 같은 반의 카리야 군. 이 쪽은 상냥하고 친절하지만 종종 보여주는 개구쟁이같은 면모나 서투른 면모가 굉장히 귀엽다고 선배들에게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설마 카리야 군도 라이벌은 아니겠지 싶어 주시해본 결과 이쪽은 정말 담백하게 텐마 군과 친구인 것 같았다. 오케이, 다행이야. 그리고 또 한 명이 츠루기 군. 이쪽은 같은 1학년들에게서 압도적인 인기를 구사했다. 물론 선배들한테 인기 없단 뜻은 아니고, 몰래몰래 좋아하는 선배들도 한둘이 아닐거다. 학기 초에는 분위기가 날카로워서 차마 가까이도 못갔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축구부에 본격적으로 소속되어 (지금 생각하면 이거, 텐마 군 효과인가?! 나는 경악했다.) 세계대회를 끝내고 온 지금와서는 과묵하지만 친절하고 무게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거기에 1학년부터 라이몬 에이스 스트라이커 자리를 꿰차더니 지금 와서는 세계대회 우승팀의 정진정명한 에이스. 키도 크고 잘생긴데다가 운동도 잘 하고 공부도 상위권. 이 정도면 순정만화 주인공 스펙이어도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일텐데 왜 하필 제 사랑의 라이벌이죠? 더군다나 포지션 역시 만만찮았다.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츠루기 군과 텐마 군은 홀리 로드 결승전에 같이 파이어 토네이도 더블드라이브를 찰 정도로 합이 잘 맞는 파트너였던데다가 이리저리 텐마 군이 츠루기 군을 아주 좋아하는 게 눈에 보였다. 텐마 군의 감정이 온리 우정이라 다행이었지만. 홀리 로드 결승전 그 순간 마츠카제에서 텐마로 호칭을 바꾸다니, 방심할 수 없는 남자였다. 다행히 텐마 군은 츠루기 군을 쿄스케라고 부르지 않았지만! 적이다가 동료가 된 주인공 절친 포지션! 전대물 블랙같은 남자! 


 그렇다고 다른 한 명이 꿇리느냐. 이것도 절대 아니었다. 다른 한 명인 신도 선배. 신도 타쿠토. 1학년이 츠루기 군과 카리야 군이라면 2학년은 신도 선배와 키리노 선배의 투톱이었다. 두 번 말하면 입아픈 수준의 외모에, 공부는 전교 톱. 피아노도 프로 수준으로 잘 친다고 들었다. 거기에 텐마 군에게 주장을 물려주기는 했지만 축구부 내에서 입지는 강력하다고 들었고. 여기까지만 해도 츠루기 군과 다른 타입의 순정만화 주인공인데 여기다가 신도 재벌의 유일한 후계자이기까지 했다. 하느님. 제 사랑의 라이벌들에게 왜 이 정도의 스펙을 주셨죠? 그는 상냥하지만 엄격한 좋은 선배였다. 텐마 군도 신도 선배를 존경하는 건 명명백백했으니까. 

 이 쪽도 텐마 군을 텐마라고 부르고 있었고. 거기에 꾸준히 손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아 방심할 수 없는 남자였다. 처음에는 꼬박꼬박 캡틴이라고 부르던 텐마 군이 어느 순간부터 신도 선배라고 부르기 시작하다가 이제 와서는 신도 상으로 호칭이 또 바뀌었으니까. 언제 타쿠토 상이 될 지 몰라서 나는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물론 츠루기 군도 갑작스럽게 경기 중에 호칭을 바꿔버렸으니 언제 경기 중에 호칭이 쿄스케로 바뀔 지 몰라서 긴장 중이었지만. 젠장! 축구 바보인 텐마 군에게 같이 축구를 하는 축구부 동료들은 너무 절대적인 포지션이었다. 나도 매니저 할 걸. 지금은 축구부가 너무 유명해져서 쉽게 입부 신청을 받고 있지 않았으니 이미 물 건너간 일이었다. 


 다만 유일한 위안이 있다면 텐마 군은 그 둘의 마음을 단 1g도 짐작하지 못한다는 점일까. 물론 내 마음도 짐작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차라리 몰라주는 게 나았다. 틀림없이 둘 중 하나의 마음이라도 짐작하는 순간 순정만화 전개 뺨치는 무언가가 화려하게 펼쳐질 게 눈에 선했으니까. 아! 하느님! 왜 텐마 군은 이렇게 마성인가요! 나는 다시 엎어져서 끙끙 앓기 시작했다. 텐마 군! 너무한 거 아니야! 하지만 그는 너무 멋진 사람이었으니까, 나는 그의 마성을 이해해버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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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이나이레] 이것저것

2018. 5. 26. 16:23 from INAZUMA/SS

미도리카와 중심







늘 이나고 애들 얘기만 하니까 이번에는 무인으로,


 미도리카와 정말 좋아합니다 미도리카와 마지 텐시. 과거 무인을 처음 알게 된 시절부터 꾸준히 사랑하던 캐릭터가 둘 있는데 하나는 카제마루고 또 하나는 미도리카와. 포니테일 콤비 정말 사랑해...... 둘이 살짝 타입이 닮은 것 같기도 하고요. 사복차림으로 같이 놀러다니던 너희의 모습을 처음 본 순간의 기쁨을 내가 잊을수가 없다. 미도리카와도 카제마루도 기본적으로 밝고 성실한 노력파라는 점이 굉장히 귀엽고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반짝반짝하지만 기본적으로 좀 차분하다고 해야 할까... 카제마루는 차분하다는 비유도 어울리지만 미도리카와는 차분보다는 활기찬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에일리어의 과거() 때문인지 세계대회 본선에서 퇴출(..) 됬다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멋진 비서로 성장한 미래 모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둘다 음양으로 나누다보면 음에 가깝다는 기분.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그냥 성향차이라고 해야할까... 결론만 말하자면 미도리카와랑 카제마루는 비슷한 성질 같아서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좋아합니다. 그리고 둘은 굉장히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내 안의 둘은 절친이야... 카제마루 오프시즌이라던가 미도리카와가 일하다가 속터지는 일 겪었다던가 했을때 전화로 불러서 술한잔 하고 대화도 좀 하고 그러면서 속풀이도 하고 상담도 하는 좋은 친구사이라고 생각해요 


 둘 다 꾸준히 좋아하지만 카제마루로는 딱히 안정된 커플링 없이 이것저것 잘 주워먹는 편이고 미도리카와로는 히로류지로 고정해서 열심히 좋아하는 편. 카제마루로도 주로 오른쪽으로 먹는데... 고카제나 후부카제 쪽이 좋다. 엔카제는 상당히 메이저지만 엔도랑 카제마루 조합은 좋아해도 둘을 커플로는 한 번도 엮어본 적 없음... 엔도가 부인이 있기도 하지만 부인 생기기 전에도 그다지 안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둘의 소꿉친구라는 포지션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 뭔가 카제마루에 대한 애정도가 워낙 높다보니 카제마루가 더 사랑받는 쪽을 좋아하는데 엔카제는 이리저리봐도 엔도가 더 사랑받는 포지션이 되어서 그런것같음 하지만 나는 카제마루도 미도리카와도 더 사랑받는 연애를 하면 좋겠는걸... 그런의미에서 히로류지 정말 좋아함. 미도리카와도 히로토를 정말 좋아하지만 히로토가 그만큼 미도리카와를 좋아해줘서... 미도리카와가 상대적으로 히로토가 우월해보이는데 자기가 부족한 것 같아서 삽질하는 클리셰도 많지만 그만큼 미도리카와가 둔해서 히로토 맘고생시키는 클리셰도 많아서 ㅋㅋㅋㅋㅋ 보는데 너무 즐겁다! 사랑해! 너희도 사랑을 해라!



그런 의미에서 히로토랑 류지랑 연애하면 좋겠다 

아니 근데 둘은 연애가 아니더라도......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 이름으로 서로를 꼽을 것 같아(;;) 


최소 10년 전 시점에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10년이 지난 이나고 시점에서 히로토에게 제일 의미있는 사람... 소중한 사람은 류지가 아닐까. 최대한 동인설정을 제외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해봐도...... 10년동안 곁에서 있어주면서 누구보다 든든하게 자기를 뒷바쳐준 사람이 있는데 히로토같은 입장에서 류지는 소중하지 않을까? 분명 소중할텐데...... 아니 하지만 이건 히로류지를 너무 좋아하는 시각 탓이 아닌가? 하지만 좋은 것을 어쩌란 말인가... 아니 근데 객관적으로 보려고 해봐도... 이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히로토랑 류지는 분명 서로를 사랑하고 있어... 에로스도 좋고 아가페도 좋지만 분명 사랑을 하고 있다... 

 아니 애초에 10년 전 무인 시점에서도 2기 - 3기 < 이 시기에 대체 히로토랑 류지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지는 기분. 류지의 실력도 훌쩍 뛰어서 일본대표로 선정되기도 했고 둘이 많이 친해진것같음... 2기에서 류지는 세컨드랭크 약간 초전보스... 사천왕 중 첫번째 그정도 포지션이면 히로토는 제네시스 완전 최종보스였으니까 둘의 동선이 거의 전혀 겹치지 않아서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도 나오지 않는데 3기에서는 히로토한테 미도리카와가 상당히 의미있는 사람처럼 보여서 좋아한다... 미도리카와 퇴출 전에는 같이 붙어있는 씬도 많고 퇴출 후에도 미도리카와 편지 제일 먼저 읽는 사람도 히로토고 결승전 전에 미도리카랑 쿠리마츠 이름을 쿠도 감독님이 언급해줬을때 미도리카와라는 이름에 반응한게 히로토인것도 좋음... 아니 물론 거기서 반응을 보일 사람이 히로토밖에 없기는 하지만... 아니 그래도... 후부키도 있고... 그런데 히로토만 잡아줘서 좋음 거기 덧붙여서 후부키도 미도리카와랑 많이 친해진 것 같은데 그건 일단 뒤로 넘기고


 2기에서 3기 사이에 에일리어 학원 출신의 애들이 꽤... 많이... 힘들었을것같은데 이 사이의 일들을 겪고 대표로 선정되기 전까지 히로토랑 류지가 많이 친해졌던 걸까? 생각해보면 번과 가젤은 이 공백 시기에 아후로디에게 스카우트받아서 한국으로 떠났을 거라고 생각하면 어느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음. 에일리어 5TOP... 그 중에서 사기누마는 혼자 나잇대가 좀 높아보이고 (물론 높아봤자 3학년이겠지만 뭔가 어쩐지) 번과 가젤은 없는 상황에서 히로토랑 류지는 또래니까... 거기에 에일리어의 팀 하나를 이끄는 캡틴으로써 두 사람은 힘든 티를 잘 안 내려고 했었을거고... 그 사이에서 자신과 입장이 유사한 서로에게 의지했을 것 같다는 뇌피셜도 좀 있음. 히로토는 제네시스로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었고 류지는 제미니스톰으로 각 중학교를 습격한 당사자였으니까 마음의 짐이 각자 상당히 무거웠을테니까 그걸 공유하고 위로하고 위로받으면서 한결 가까워진게 아닐까... 히로토가 FFI 우승하고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 미도리카와(랑 사기누마랑 히토미코 감독님)가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미도리카와랑 악수도 하고 말이지... 시선교환도... 하고 그렇고 막... 지금 실시간으로 이나즈마 최종(결승~졸업편) 보면서 쓰다보니까 쓰고싶은게 너무 많은데 그걸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면 너무 의식의 흐름이 될 것 같아서 차마 못쓰고 있음 쓰고싶은게 막 생기는데 제발 진정해 아직 히로류지 얘기중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히로토는 진짜 유능한 애가 맞구나 싶은 생각을 지울수가 없음. 류지도 축구 선수로써 굉장히 실력있는 타입이고 나중에 대기업 사장비서 하는 거나 속담 줄줄줄 읊는 거 봐서 공부도 평타 이상에서 상위권은 당연히 칠텐데 히로토에게 열등감 가지는 동인해석이 많은 것도 이해갈정도로 히로토가 유능함... 3기 세계편에서 어쩔수없이 너프당하기는 했지만 실력있는 포워드가 널리고 천지인 이나즈마 재팬에서 다른 어디도 아닌 결승전 3골중에 2골 넣은 게 히로토라는 부분에서 축구 실력은 말 다했고 (개인 슛인 천공떨구기랑 합동 슛인 빅뱅) 카제마루 다음에 소메오카가 아니라 히로토가 주장 완장을 찰 정도로 리더십있고 시합을 파악하는 솜씨 역시 있다는 소리고... (딴얘기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엔도랑 키도 없자 모두가 카제마루를 의지하고 카제마루가 주장 완장 찬 거 정말 진짜 좋았다. 언제나 엔도-키도-고엔지가 제일 먼저 언급되지만 그 다음으로 불리는게 카제마루인것도 좋음... 마지막 결승전 전에 쿠도가 하나하나 불러줄때도 카제마루가 주인공격인 브레이크조 바로 다음으로 언급되는 위치인 것도 좋았다 카제마루 우라캡틴 사랑해ㅠ) 

 살짝 놀랐던게 바로 브라질전 전에 가르실드의 저택? 에 숨어들었던 바로 그 편이었는데 저택에 침입한 인원이 엔도-히지카타-키도-히로토였는데 정보실 컴퓨터에서 정보를 빼돌린 장본인이 키도가 아니라 히로토라는 점이었음. 히로토 두뇌적으로도 상당히 유능하구나 싶었던걸 여기서 새삼 깨달았다... 거기에 에일리어라는 흑역사는 있지만 심성도 바르고 착한 아이라는거 생각하면ㅠ 이나아레에서도 어떻게 등장할지 아주 기대됨. 너도 많이 사랑해 히로토...... 


 이나아레에서 히로토의 이름이 히로토가 되기 전의 타츠야로 변하고 타츠야가 에이세이 학원의 양심이라고까지 히노사장이 공인했다는 거 생각하면 참을성이나 인내심은 역시 류지보다는 히로토가 강하다고 생각함. 히로토 정말 하나하나 설정 따져보면 참 성공한 놈이고 참 대단한 놈이라고 생각해... 류지랑 손잡고 행복해라... 아우터코드에서 타츠야랑 류지가 같이 나온 것도 뻘하게 되게 좋았다. 류지랑 타츠야랑 친하니? ㅠㅁㄷ) 그럼... 류지랑 히로토도 에일리어 하기 전에 친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좀 해보고... 둘이 친구였지만 에일리어 하면서 사이가 좀 서먹해졌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함... 세컨드 랭크를 제외한 애들은 원래 좀 축구를 하던 애들 같았는데 (제네시스는 돌 없이도 존잘이었을것같고) 이나즈마 세계가 축구를 사랑하는 세계기는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텐마 시대처럼 열풍은 아니었을테니까 햇님원 애들 중에 운동이나 축구에 관심없던 애들을 세컨드 랭크로 설정한 게 아닐까? 세컨드 랭크는 에일리어석으로 강화해서 축구를 잘하게 된 강화인간들이라던가...... 류지 한 명만 원래 축구를 좀 잘하던 애를 이끌 사람이 필요하니까 주장으로 넣은 것 아닐까 하는 망상도 해보고... 류지 성격을 봐서 하급생들이랑도 잘 어울리고 애교있고 서글서글 밝은 귀여운 중학생이던데 그런 타입에 애들이 따르는 법이고 류지도 상당히 리더십있는 성격에 책임감도 있고... 제네시스 넣을 실력까지는 살짝 아쉽지만 그러니까 더더욱 세컨드 랭크에 넣으면 딱이겠다 싶어서 거기 넣고 주장을 시킨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들고. 애초에 자유롭게 축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게 실력이 성장해서 일본대표로까지 뽑힐 수 있게 된 거니까 원래 류지만큼은 축구를 잘했는데 에일리어 애들 성격 하나하나 보면 축구 못하는 애들을 서글서글 이끌만한 성격은 히로토나 류지 정도인것같은데 (레이나나 오사무는 엄격한 면모가 있고 번이나 가젤은 본인이 약체 팀에 들어가서 이끈다는거 그다지 유쾌하게 여기지 않을 것 같음) 히로토는 독보적이라 류지가 그 역할을 하게 됬다거나... 그렇게 히로토는 팀 가이아에 넣어지고 류지는 제미니스톰에 들어가면서 둘의 입장차이가 갈리기 시작하니까 히로토가 차마 류지한테 말을 못 걸게 되면서 에일리아 시절에 둘 사이가 제법 서먹해졌다가 에일리어 끝나면서 싸움은 안했었겠지만 화해 아닌 화해같은걸 하면서 친해졌다 같은 뉘앙스도 좋아함. 아우터코드 보니까 류지 타츠야 친구같던걸... 둘이 어린시절부터 절친인거 너무 좋음...


 그리고 성인 되었을 때...... 히로토도 정말 잘생겼는데 류지가... 정말 미인이 되어서 처음 봤을 때 진짜 깜짝 놀랐었다. 히로토는 언제나 미남이었으니 놀랄 것도 없었지만 류지는 무인시절에는 귀엽기는 했지만 미인까지는 아니었는데 (무인 시절에 미인은 아후로디라던가 카제마루라던가 사쿠마... 아니면 후부키도 미인에 속한다고 생각함) 류지 10년 뒤에 진짜 미인이 되었다 진짜 예쁘게 자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히로토랑 건강한 사랑을 주고받으며 자란게 틀림없다고 생각함 필터 빼고 생각해봐도 역시 자기 존재가 필요하다는 확신 하에 자란것같다구 히로토랑 류지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음 아무튼 미도리카와 40화에 첫등장해서 배싯 웃는 씬이 있는데 진짜 심장이 철렁하게 예뻐서 깜짝놀람 1시간 내내 그 씬만 돌려봐도 좋을 정도로 좋아한다... 그리고 뭐냐 히로토는 성인 되었을 때 눈매가 강하고 날카로운데 그 상황에서 웃으면 놀랄만큼 부드러운 인상이 되는 것도 좋았다. 마찬가지로 40화 첫등장때 키도랑 엔도한테 인사하면서 히로토가 웃는데 확 순한 인상 되는 거 좋았음... 얘들은 10년동안 내내 함께했을 것 같은 기분. 에일리어 학원은 결국 학교가 아닌셈인데 얘들은 어느 중학교 다녔을까... 이나아레에서 다니는 에이세이 학원이려나... 아무튼 중학교 고등학교는 같은 곳 나오고 (히로토는 거의 전국구에서 놀 정도로 공부 잘했을 것 같고 미도리카와도 전국까지는 못가도 전교에서는 열손가락 안쪽에서 놀 것 같음) 대학까지 같은 곳... 다른 곳...? 좀 고민해봤는데 얘네 24살인데 벌써 사장이랑 사장비서를 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유능함을 자랑하는 애들이라... 같이 일본 톱 대학가서 히로토는 조기졸업하고 류지는 휴학없이 4년 채워 졸업했을 것 같음. 히로토는 좀 더 일찍 취직해서 사장까지 빠르게 밟고 미도리카와는 곧장 사장비서로 꽂아 들어왔을 것 같음... 내내 함께 있으면서 정말 자연스럽게 상대를 좋아한다고 깨달을 것 같음 동시에 서로에게 서로가 너무 소중해서 거절당했을 때 생기는 멀어짐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나머지 고백까지는 한참을 삽질할 것 같지만... 그런 삽질 많이 좋아한다(?) 사랑한다 행복해라......


 히로토랑 류지가 내 안에서 그냥 죽을때까지 백년해로하는 녀석들이라 얘네들 얘기만 했지만 카제마루도 만만찮게 좋아함. 위에서 말했듯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엔도와 키도가 없으면 바로 의지받을 정도로 믿음직한 애들 많은 사이에서 입지가 확실한 게 좋다. 라이몬의 숨은 캡틴이라는 카제마루의 타이틀 정말 사랑함... 그리고 도우미로 들어와서 국대까지 갈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게 됬다는 점이나 그 일화가 운동부 웃긴 일화로 내려온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듣고 빵터짐. 아르헨티나전에서 카제마루가 주장 마크 찬 거 진짜 사랑해서 승패랑 관계없이 손에 꼽히게 사랑하는 에피소드... 카제마루는 이미 1기-2기에 다크엠페러즈까지 합쳐져서 이미 완성되어버린 캐릭터이기 때문에 세계전에서는 거의 공기지만... 소소하게 나오는 부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류지-카제마루-후부키 조합 되게 좋아함.  


 셋 조합 너무 귀여운 거 같음 그리고 셋이 친한것같아... 후부키랑 류지는 동시에 리타이어했기 때문에 (물론 후부키는 후에 복귀했지만) 그 여백의 시간에 둘이 친해졌을 거라고 생각하면 엄청 귀여움. 후부키랑 카제마루도 3기에서 더 허리케인 같이 쏠 정도로 친해진 것 같고ㅠ 나중에 세계대회 끝나고 셋이 모여서 노는거 생각하면 너무너무 귀여움. 물론 후부키가 홋카이도에 산다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지만(!) 덕질에는 그런거 생각하는거 아니니까... 사실 류지랑 후부키가 본격적으로 친해진걸 함께 리타이어하고 미도리카와가 후부키의 재활을 도와주던 시기~ 라는 뇌피셜이 있어서 이 셋이 친해진 뒤 한 컷에 잡히는 시기가 없다는게 너무 아쉬울 지경. 


 그러고보니 내 뇌피셜 얘기를 안 풀어놨구나. 애초에 미도리카와의 리타이어는 에일리어석 부작용에 가깝다는 뇌피셜도 있다. 다른 애들이랑 다 똑같이 하고 더 열심히하는데 그래서 그만큼 소모가 빠르다지만 혼자 체력이 유독 떨어진다는게 너무... 이상하지 않나... 미도리카와는 세컨드랭크로 에일리어석으로 강화된 퍼센테이지가 좀 높았고+사용빈도가 잦았고+추방당한 뒤에 게임에서는 기억을 지우고 버려졌는데 그 때 에일리어석의 잔재를 바로바로 제거하지 않고 약간 방치된 기간이 길었던 탓에 미도리카와의 소모가 유독 빨랐다는 뇌피셜이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여도 속은 안 멀쩡하고 꽤 오랜시간 재활이 필요한 수준이라는 그정도 몸상태... 그러니까 미도리카와가 세계전 본선 전에 퇴출된건 예선까지는 잘 버텼지만 더 격전이 될 본선에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미도리카와의 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질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별 수 없이 제외된거라고... 그런 뇌피셜이 있음... 참고로 뇌피셜 내에서 미도리카와의 정확한 몸상태 (에일리어석으로 몸이 많이 상했고 꾸준히 재활이 필요한 수준) 알고 있는 사람은 미도리카와 본인이랑 어른들에 재활을 꾸준히 도와준 사기누마랑 히로토 그리고 후부키랑 카제마루라는 뇌피셜이 있음 모든게 뇌피셜이다! 정말 망상의 끝이다!


 하지만 애들 다 암암리에 다리부상이 눈에 띄는 후부키가 아니라 미도리카와까지 제외되는지 의아함을 가지지 않았을까... 미도리카와는 의외로 상당히 담담해보이고... (자기 몸상태에 대해 듣고 어느 정도 체념과 정리가 있어서) 히로토나 카제마루는 그런 미도리카와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봐서 혹은 들어서 진실을 알게 된 거면 좋겠다. 히로토는 미도리카와랑 함께 세계에 가고 싶었으니까 담담해보이는 미도리카와에게 물었던 거고 카제마루는 누군가에게 사실을 말하면서 마음정리가 필요했기 대문에 미도리카와가 먼저 말해준거면 좋겠음... 그래서 미도리카와 몸상태에 대해 알게된 순서는 카제마루>히로토 순서였으면 좋겠네. 카제마루가 미도리카와를 격려해줘서 미도리카와가 마음 정리를 한결 한 뒤에 히로토의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해줄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거면 좋겠다고 생각함. 미도리카와 몸상태 얘기듣고 히로토는 상당히 멘탈에 타격을 입겠지만 그걸 붙잡아주고 힘내라고 말해주는 것도 당연히 미도리카와겠지...


 후부키는 함께 남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 좋겠다. 물론 숨겨봤자 이제 의미없으니까 류지도 좀 말해주겠지... 그래서 애들중에 미도리카와 상태를 알고 있는게 카제마루 히로토에 후부키라는 그런 자기설정... 둘이 같은 병원 2인실 쓰면 좋겠다. 2인실 쓰면서 절친이나 하자. 후부키는 다리부상이니까 그거 꾸준히 치료하면서 재활할거고 미도리카와에게 필요한 건 충분한 휴식과 정성들인 재활이려나 아무든 둘이 재활 같이 하면서 같이 축구도 하고 옛날얘기도 하고... 미도리카와가 레제고 후부키가 바로 레제를 박살내버린 장본인이라는거 생각하면 아이러니한테 이 시기에 그것도 대화로 풀고 훌훌 털어내면서 조금 더 산뜻해졌으면 좋겠다 같은 병실쓰기까지 하면 치료받는 시간 제외하면 거의 24시간 내내 붙어있던거니까 재활 끝내고 퇴원할때까지 둘이 굉장히 많은 대화를 하면 좋겠다... 나중에 후부키가 이나재팬으로 복귀한 뒤에 문득문득 하는 말에서 누군가에 대해 잘 알아야지만 할 수 있는 말들을 자연스럽게 해서 히로토가 조금 신경쓰면 좋겠다(?) 복귀 후에 미도리카와가 후부키랑은 자주 메일 주고받으면 좋겠다... 다른 애들한테는 자기가 퇴출된 입장이니까 잘 못하겠지만 후부키는 같이 퇴출됬다가 복귀된거라 약간의 심정이입에 자기가 왜 복귀못하는지 후부키는 알고 있으니까 맘 편하게 연락할 것 같은 기분... 그런 의미에서 후부키랑 미도리카와랑 카제마루랑 셋이서 같이 놀러다니는게 보고싶습니다 후부키랑 카제마루는 프로고 미도리카와는 어딘가 대기업 사장비서라는 그 조합 너무 귀여움 


 그런 의미에서 미도리카와가 중학교 2학년때 재활 열심히 해서 복귀하지만 축구는 중학교 3학년까지라고 못박혔으면 좋겠다 그 이상으로 뛰시면 신체가 완전히 붕괴될거라고 경고받는 미도리카와 보고싶다... 엄청나게 쇼크받은 미도리카와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등학교때는 축구부 안 들어가고 계속 마음정리와 갈등하다가 키라 그룹을 잇겠다고 마음 굳힌 히로토를 보고 자기자신의 미래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대학교 진학하면서 그래도 나는 축구를 좋아하니까 뛰지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마음은 버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완벽하게 갈등 정리하면 좋겠다. 미도리카와 멘탈이 강인한 게 좋음 흔들릴지라도 꺾이지 않는 갈대같은 강인함... 사랑해... 

 요즘 보고싶은건 미도리카와가 세계전 뛰던 이나즈마 시대로 타임트립한거다 이유는... 몰라... 에일리어파워...(아무말) 본선때라 미도리카와는 나갔고 후부키는 다시 복귀한 그 즈음이 좋다 그 때 10년 후 미도리카와가 트립해서 미도리카와는 이렇게 자라는구나 우와 나는 어때 하면서 자와자와할거 생각하면 애기들 귀여워서 벽부숨ㅠ 그리고 다들 열심히 쌐카야로제! 해서 다들 축구하러 뛰쳐가는데 미도리카와는 은은하게 웃으면서 벤치에 앉아서 메니저 애들 도와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자기는 축구 안 하는 그... 모멘트... 필드로 가려던 히로토가 문득 미도리카와한테 같이 축구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는데 미도리카와가 미안, 나는 축구 그만뒀거든. 하면서 웃는 것도 보고싶다 이 시기 애들은 축구 그만둘거라는 걸 상상하지 못할 시기니까 다들 약하게 쇼크받지 않을까 다들 이유도 차마 못물어보고 약간 멈칫하는데 미도리카와가 굴러온 축구공 손으로 들어올리면서 몸이 망가졌거든. 하고 덤덤하게 말해주면 좋겠다 미도리카와는 이미 마음 정리가 끝난 성인이니까 그걸 말해도 속이 쓰리지 않을 정도로 자란거면 좋겠다... 



 분위기는 차마 더운 숨 하나 뱉지 못할 정도로 얼어붙어 있었다. 축구를 그만뒀거든. 담담하게 떨어지는 목소리는 체념이나 미련 한 점 없이 깔끔했지만 그렇기에 듣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마법이 스며있었다. 미도리카와는 발치에 굴러 온 공을 주웠다. 희고 검은 둥근 공을 차고 뛰어다니던 시절을 사랑했다. 하지만 머리를 올리고 서류를 쥐고 자신의 위치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의 본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미도리카와는 자기 자신에게 충분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 축구부를 은퇴한 이후로는 30분 이상 공을 차 본 적이 없었다. 몸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와 더불어 덕지덕지 붙어오는 미련을 버리기 위한 매정함이었다. 이제는 신체능력이 상당히 떨어져서 지금의 이나즈마 재팬의 발치에도 못 미치겠지. 미도리카와는 조금 머쓱하게 웃었다. 시선이 따가웠다. 다들 설명을 요구하면서도 제 요구가 혹시 상처가 될까 입 밖으로 내뱉지도 못했다. 오랜 동료들의 어린 시절은 기억과 다름없이 상냥해서 미도리카와는 그 염려를 좀 덜어주려 말을 이었다. 


"몸이 완전 망가졌어. 나는 제미니스톰의 리더로 에일리어석을 가장 많이 투여받은 사람이었으니까 부작용이 제일 크게 오는 것도 당연한거겠지. 내가 잘못한 거니까, 누굴 원망할 것도 없고. 말하기를, 뿌린대로 거둔다잖아? 중학교 3학년...... 이후로 공을 차 본 기억이 별로 없네."


 축구공을 내려다보며 미도리카와는 천천히 기억을 더듬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얽힌 사람은 히로토였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저를 보는 그를 응시하며, 미도리카와는 웃었다. 퍽 사랑스러운 미소였다. 


"그런 얼굴로 볼 거 없어. 난 지금의 나 자신에게 만족하고 있거든."


 플레이하지 못하게 됬지만, 난 여전히 축구가 정말 좋아! 깔끔하게 휘어지는 새까만 눈동자는 어두움 하나 없이 맑게 빛나고 있어서, 누군가 무심코 안도의 한숨을 뱉었다. 단단히 굳어 있던 분위기가 한결 누그러지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미도리카와가 손에 들고 있던 축구공을 멀리 던졌다. 커다란 포물선을 그린 공이 정확하게 히로토에게 닿았다. 몸에 익은 몸놀림으로 공을 받아낸 히로토가 잠시 제 발밑의 축구공으로, 이어서 미도리카와에게 시선을 돌렸다. 미도리카와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뭐 대충 이런 느낌으로...... 미도리카와 정말로 강해졌구나 하고 몇 명이 새삼 생각하는 그런 것도 보고싶다. 너무 길어졌으니 이 편은 여기까지...... 암튼 미도리카와 빨리 아레스에 나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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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이나고] 2학년

2018. 5. 5. 02:23 from INAZUMA/SS




01.



2학년 마츠카제 텐마 캡틴



 생각하고 죽었습니다 미친 너무좋아....... 너무...... 너무 좋아 너무 좋아 (고장나버림!) 텐마가 2학년인 모습을 보고싶어요 왜 이 말이 나왔냐면 이나아레에서 무인 2학년 애들이 다 3학년이 되었으니까ㅠ 그럼 이나고도 리부트해줘... 텐마 2학년... 텐마 2학년? < 이 루트를 거쳐서 이러한 결과가ㅠ 텐마 사랑해 무인 애들도 정말 사랑하고 있지만 이나고 애들 너무 좋아서 죽겠어... 



 2학년 텐마는 어떤 느낌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역시 이나갤 텐마랑 느낌이 유사하지 않을까... 마타타기한테 당신이 보고 싶다고! 라는 말을 듣기 전에 가장 주장다움을 드러내고 있던 텐마랑 비슷한 느낌이려나 물론 아직 선배들도 있고 (신도 3학년 생각하면 또 너무 좋아서 쓰러짐) 의지할 곳이 없지는 않은데 텐마 밑으로 후배가 들어왔다는 그... 그 포지션이... 짜릿하게 좋으면서 텐마의 책임감을 좀 자극하지 않을까 생각하면 또... 온갖 방향으로 생각이 넓어져버림 


 1학년 신입생들 한참 들어올때 전국대회 우승팀+혁명의 주역+세계대회 우승팀 주장+(알려지진 않았지만 우주재패팀 주장)인 텐마를 보고 들어온 신입들도 당연히 많겠지 나라도; 내가 축구 좋아하는데 동네에 그런 사람 있으면 그 사람 보고싶어서 그 학교 선택할 것 같은데... 텐마는 자기보고 눈 반짝이는 후배들 보면서 자기가 선배라는 입장을 다잡지 않을까 물론 3학년 선배들 눈에는 여전히 어설프고 귀여운 텐마겠지만 후배들한테는 염원하던 선배님 존경하던 선배님일테니까 위에 사람많고 아래에 사람없던 풋내기 1학년과는 결국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달라질수밖에 없을것같음... 텐마가 어른스러워지면 솔직히 선배들 다 아쉬워할것같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텐마의 1학년 풋풋하다못해서 어설프던 시절을 다 알고있는 사람들은 종종 텐마 보면서 지금도 귀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어릴 때 정말 귀여웠는데... 하면서 아쉬워할것같음 강아지처럼 달려오지도 않고 선배선배하면서 쫒아다니지도 않고 어설프게 실수하지도 않고 듬직하고 믿음직한 주장다운 주장... 인 텐마로 발전하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낯설지는 않지만 1년 전 되돌아보면서 새삼스럽게 낯설어진다거나ㅠ 특히 신도는 늘 곁에 있었으니까 그런 텐마를 되게 당연하게 보다가 사진같은거로 1년전 되돌아보고 텐마가 엄청 변했구나 싶어서 조금 묘한 기분 느끼면 좋겠다ㅠ 사랑해 싫다는 건 아니고 새삼... 텐마가 너무 컸다 싶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싶을것같음 정말 1년새에 별 일이 다 있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텐마는 후배들이 말 걸기도 쉽고 (워낙 서글서글하고 성격 좋아서) 믿음직하고 그런데 능력있고 아무튼 진짜 병아리처럼 쫒아다니는 후배들이 두셋은 있을것같은 선배고 신도가 3학년이 되면 (와 진짜 너무좋아 3학년 신도) 사실 말걸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음 좀 엄격하고... 무게있고... 3학년이기도 하고 암튼 1학년들은 좀 무서워하는 선배 아닐까 동경하면서도 살짝 겁낼것같음 역시 신도가 제일 예뻐하는 후배는 텐마였으면 좋겠다 (사심듬뿍) 1학년이 들어와도 텐마 제일 귀엽게 보는 건 오히려 신도였으면 좋겠어... 츠루기도 마찬가지로 2학년 되면 신도랑 비슷한 느낌 에이스 스트라이커에 인상이 날카로운 타입이고 말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 선배 무서워 하지만 멋지다 쿨해 이런 느낌으로 동경하는 후배들이 있지 않을까 막 치덕치덕하고 친근하게 붙지는 못하지만 멀리서 동경하는 후배만 23904820명일듯 츠루기는 약간의 부담과 쑥스러움과 부담을 동시에 느끼지 않을까... 

 반대로 카리야는 굉장히 어른스러워질것같음. 엔도 시기에 뒤에서 받쳐주는... 우라캡틴같은 역할을 한 건 카제마루였고 신도 캡틴 때는 분명 키리노였을텐데 텐마 때는 그 역할을 카리야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함. 소꿉친구가 아니기도 하고 앞의 두 사람과 꽤 타입이 다르기는 하지만 (ㅋㅋㅋㅋㅋㅋ) 뒤에서 주장을 든든하게 받쳐준다는... 알게모르게 서포트해주는 역할에 카리야는 의외로 잘할것같아서... 츠루기는 너무 무게있는데다가 스트라이커로서의 입장이 강하다보니 힘들고 신스케는 텐마과라...(?) 히카루도 있고 히카루도 잘 할것같지만 카리야가 더 잘할것같음(?) 후배들도 카리야는 존경하지만 어려운 선배는 아닐 것 같아서 후배들 얘기 적당하게 잘 들어주고 아닌 것 같지만 축구도 아주 좋아하고 성실한 타입이고 타인을 배려할줄도 알기때문에 (그리고 같은 학년 애들이랑 다 두루 친하고) 팀을 조율하는 데에 재주가 있을 것 같아... 처음 들어와서 키리노랑 갈등 빚었던 거 생각하면 2학년 되서 카리야가 그런 역할 하는거 보고 키리노가 새삼 감동에 젖을 것 같음 아니면 낯설어하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디펜더진의 핵심 역할과 함께 우라캡틴 역할을 물려받는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좋다 카리야가 키리노 포지션 계승하는 입장 좋아...


 아무튼 1학년때 진짜 온갖 산전수전 다 겪은 텐마가 2학년때 노련하지만 밝고 심지 굳은... 강하고 좋은 아이가 되어있는거 너무 보고싶다ㅠ 텐마 진짜 내가 사랑하는데... 엔도는 2학년때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사실 겪은 일들의 초차원스러움을 따지면 당연히 엔도<텐마여서 세계대회(와 세계대회 탈을 쓴 우주대회)가 끝난 직후의 정신적인 강건함? 부분에는 도리어 텐마가 더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 물론 엔도도 너무 대단하지만 그래도 초차원적이지만 인간의 범주 안에 들어있었는데 (에일리어석도 결국 그 힘을 사용한 인간 문제였으니까) 텐마는... 뭐냐... 이미 크로노스톤부터 무인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초차원이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에 눈도 하나 깜짝 안 할 텐마 생각하니까 너무 좋다 2학년 되서 눈앞에서 사건이 벌어져도 놀라기는 하겠지만 (갑작스럽게 무언가가 벌어졌다는 수준의 놀람일것같아) 혼란 하나도 없이 착착착 순서대로 할 일 해서 뚝딱 넘기는 거 보고 새로 들어온 1학년 후배들이 어리벙벙 캡틴 놀랍지 않으세요? 하는거 보고싶다 텐마 웃으면서 난또카나루사 하는거 보고싶다...





02.


 위와 영 딴소리기는 한데 텐마의 말버릇이 '어떻게든 될 거야!'인데 재밌는 점이 츠나미가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의미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네요 (이나즈마일레븐2 게임에 의하면) 그렇게 따지면ㅠ 텐마의 그 말버릇이 츠나미에게 옮았다던가 생각하면 너무 좋아... 아 진짜 어떻게 하지 너무 좋아서 츠나미가 어떻게든 될 거라면서 씩 웃어주는 모습이라던가 축구하는 거 보면서 텐마도 츠나미 형처럼 어떻게든 될거야 정신 배웠다고 생각하면ㅠ 텐마랑 츠나미 조합 너무 좋아요 거기에 사쿠라까지 합쳐서 오키나와 삼인방 정말 사랑하는데 내가......




03.


 제목은 2학년이라고 붙여놨지만 내려올수록 딴소리하고있는 기분이지만 그것도 어른스럽고 반듯한 텐마를 보고싶은 의식의 흐름으로 지은 제목이기 때문에... 썰에 뭘 바라겠냐며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판타지 이나갤 보고싶은 이 기분 솔직히 소울 생각하면 수인 좋아하는 별빛은 신이 날 수밖에 없는데...... 텐마가 생명의 위협에 처한 거 보고싶다 생명력을 빼앗기고 영혼이 차원 어딘가로 날아가버린 페가수스 마츠카제 텐마를 구하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눠서 신도 마타타기 미나호가 텐마의 육체의 곁에 남고 츠루기 마나베 자나쿠로 사쿠라 코노하 테츠카도 이부키는 텐마의 영혼을 찾으러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그런거...... 쿠사카는 어디 갔냐면 텐마를 그렇게 위협에 처하게 한 놈들을(박살났다) 감시하는 역할...... 분류의 의미는 뭐냐면 비행조 / 네발짐승조...... 쿠사카는 두발짐승처럼 움직이길래 슬쩍 감시조로 넘겨버린 이 기분! 쿠사카 많이 아낀다 으흐흑 하지만 소울에서는 역시 날개달린 애들이 매력적이란 말이죠 물론 다른애들 소울도 너무 좋기는 한데ㅠ 부엉이 매 공작이 나란히 앉아서 날개로 텐마를 덮고 육체만 남은 몸이 식지 않도록 신체능력이 정지하지 않도록 죽지 않도록 자기 힘을 나눠주는거 너무 좋다ㅠ (잠깐! 혹시 모를까 싶어서 말해두지만 초차원 판타지 세계관입니다) 세 마리의 새가 텐마의 위험에 지나치게 경계심이 선 나머지 누가 접근하든 선득하고 날카롭게 눈 치켜뜨면 좋겠다 새들이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면 아주 무서운데 특히 마타타기랑 미나호가 맹금류 눈을 뜨고 상대가 누구든 관계없이 텐마 근처에 필요 이상으로 접근한다 싶으면 바로 경고의 울음소리 내면서 깃털 세우는 게 보고싶다.., 텐마 돌아오면 넷이서 하늘 나는것도ㅠ 보고싶어 날개만 남기고 인간화해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애들... 너무 예쁘겠지... 천공을 날아다니는 페가수스 텐마 너무 좋다 아니 이나고에서 텐마는 솔직히 온갖 떡밥의 중심이었는데 (화신이 진화한것도 소울이 진화한것도 텐마뿐이라는걸 생각하면 이게 주인공보정인지 그런데 그렇다고 보기에는 마츠카제 텐마는 역시... 같은 엘도라도 아저씨 말이라던가 이런저런게 많은데 이나아레 끝나면 이나고 리부트라도 내줄거냐구) 그걸 언제 풀어줄지 생각하면 암담함 사실 안 풀어주고 걍 이나갤 엔딩으로 끝내는 게 제일 현실적이고...... 사실 그러겠지...... 꿈도 희망도 없어! (슬픔) 


 이나갤 자체는 정말 좋아하지만! 갤럭시는 여러 학교에서 모인 탓인지 선후배관계가 엄청나게 불명확하고 다들 반말로 서로를 대해서... (신도만 신도 상이라고 불리던가? 그리고 텐마는 캡틴. 나중에 마타타기가 개화 후에 다크사이드 마타타기가 된 후에도 텐마를 캡틴이라고 부르지 않을때도 오마에나 키미 테메 이런게 아니라 안타인것도 뻘하게 좋았다 마타타기가 2학년인데 텐마를 약간 자기 위로 존중하는 것 같아서) 사실 텐마랑 츠루기 코노하 마나베 미나호...... 를 제외하면 모두 2학년. 그 중 쿠사카랑 자나쿠로는 3학년. 신도 이부키 사쿠라 마타타기 테츠카도 이 다섯 사람이 바로 이나갤 2학년조인데 신도를 제외하면 그냥 1학년처럼 여겨진다는 점이 좀 재밌기도 함 무인때도 그렇고 라이몬이 움직이던 바로 직전 이나크로까지만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선후배가 완전 편해진다는게...... 이부키는 신도 사쿠라랑 마타타기는 텐마 테츠카도는 츠루기에게 뭔가 결정적인 도움? 깨달음을 받은 포지션인것도 재밌다 신도랑 이부키는 동갑내기라고 쳐도 사쿠라랑 마타타기랑 테츠카도는 연하인 텐마랑 츠루기에게도 편견없이 도움받는다는게...... 사실 이나갤 친구들은 전부 축구 초심자니까 숙련된 프로(최소 알려진것만 해도 전국대회 우승팀 캡틴/에이스스트라이커/전 캡틴인 게임메이커)를 존중하지 않을 리 없는 그런걸까 그런거치고는 이나갤 초반의 태도들을 생각하면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텐마나 츠루기를 자기 동급이나 약간 위로 인정한 것에 가깝다고 생각함... 물론 사람끼리 위아래가 어디 있겠냐마는 텐마는 뭐라고 해야할까...... 자연스럽게 존중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엔도는 저 뒤를 따라가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면 텐마는 텐마가 보는 길을 내가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라고 해야하나... 엔도는 이끌고 텐마는 함께 가는 차이라고 생각함. 고엔지랑 키도는 엔도에게 등을 맡기고 싶어서 의지가 되어서 뒤 혹은 옆에서 가는 거라면 츠루기랑 신도는 텐마가 손 뻗고 가자고 말하는 모습에 결국 마음이 이끌려서 함께 가는 느낌... 하지만 이게 텐마가 의지가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고 텐마는 존재 자체로 텐마를 아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지지대가 되어줄거라고 생각함. 예를 들어 정말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 (요즘 생각하는 건 10년 전 무인세대로 떨어져버린 이나고 애들이었다) 에서 텐마가 없다면 신도나 츠루기는 좀 더 불안정할거라고 생각함 물론 둘의 입장 상 선뜻 공포나 불안을 내비칠수는 없지만 (그 둘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인원도 적지않기 때문에) 텐마가 없다면 약간...... 좀 더 힘겨워할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같은 상황에 텐마가 있고 텐마가 웃으면서 어떻게든 될 거에요! 하고 말해준다면 그게 진짜로 방법이 있어서 외치는 말이든 그냥 기운내게 해주려고 하는 말이든 상관없이 텐마가 그렇게 말했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정신적으로 충분히 위안이 되고 안정이 될 것 같음. 그리고 텐마가 있다면 다른 부원들이 신도나 츠루기에게 주는 부담이 거의 없기때문에 (텐마를 의지하면 되는거니까) 그제야 좀 심정적으로 가벼워진 신도가 이것저것 생각하고 방도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음. 텐마가 없다면 뭔가 방법까지 가는 길이 좀 더 길고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마츠카제 텐마 / 츠루기 쿄스케 / 신도 타쿠토 1학년 1학년 2학년. 라이몬중학교 출신

마타타기 하야토 2학년 카이오우학원 출신 (예선 결승 대결학교)

이부키 무네마사 2학년 갓산쿠니미츠 출신 (미나미사와가 전학간 학교)

노자키 사쿠라 2학년 오우미하라 중학교 출신 (오키나와의 츠나미가 졸업한 학교)

쿠사카 류지 3학년 토모노부 학원 출신 (딱히 언급되지 않은 무명학교!)

마나베 진이치로 1학년 에이토 학원 출신 (이나고에서 처음 싸운 학교! 신도가 처음 골을 넣었던 거기)

미나호 카즈토 1학년 텐가와라 중학교 출신 (홀리로드 지역예선 첫 팀. 키타 이치방이 있는 학교)

테츠카도 신 2학년 만노우자카 중학교 출신 (지역예선 두번째 팀. 텐마의 다리를 부수려 했다가 츠루기를 열받게 만든 그 학교!)

모리무라 코노하 1학년 만유사 중학교 출신 (코구레가 졸업한 그 학교)


신스케는 라이몬 1학년 자나쿠로는 학교불명 3학년! 한 번 학교 정리를 해 보면서 애들 나이 보고 한 번 더 웃었다 미나호가 1학년인것도 살짝 새삼스러운데 (2학년같아) 어쩐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한 기분! 마나베랑 쿵짝 맞아서 바보짓하는거 너무 귀여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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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이나고] 그리폰조

2018. 4. 29. 19:55 from INAZUMA/SS

이나즈마 일레븐 아레스의 천칭이 시작하고 + 시험기간(지금은 끝났지만!) 버프를 받아서 한창 불타고 있는 이나즈마 시리즈~ 입덕작이기도 하고 ><)9! 정말 사랑하는데 이나아레도 너무너무 즐겁게 보고있고 정말 뜨겁게 사랑했던 이나고 다시 들춰보고 있는 지금 제일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애들은 (사실 많지만) 카제마루(는 입덕캐이기도 한 최애캐고)에 히로류지(이나아레에서 키라 히로토가 등장하면서 키미도리라고 부르는 게 편해질 것 같은 기분) 그리고 저번에도 좋아했던 란마사랑... (키나코는 늘 사랑하고 있어 내 인생 여캐ㅠ) 그리폰조! 텐마-신도-츠루기 삼인방! 


 그리폰조 정말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 그리폰조ㅠ 이... 조합이... 정말 저를 짜릿하게 만듭니다(?) 아래는 늘 그렇듯 썰체로 편하게~






01. 


 신도-츠루기-텐마는... 친할까? 궁금하고 잘 모르겠지만 친하다는 뇌피셜은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부활동에서 보면 짱친이란말야 물론 그 중 신도 혼자 2학년이고 츠루기랑 텐마가 1학년인데에서 오는 약간의 간극이 보이기는 하는데... 그 나이차이가 바로 무인의 브레이크조랑 그리폰조의 커다란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함() 브레이크조는 일단 셋 다 동갑이라는 데에서 오는 동등함같은게 있는데 그리폰조는 신도 혼자 선배란 말이지... 같은학년이면 그래도 교실이라도 붙어있고 이리저리 마주칠 껀수라도 많은데 학년이 다르면 그 껀수가 확 줄어버려서... 게다가 동갑이라는 입장과 선후배라는 입장은 아무리 친해도 서먹한 뭔가가 있고ㅠ 그런 의미에서 신도가 신도 선배라는게 진짜 너무너무너무좋으면서 가끔 아쉬울때도 있고 막 그런기분 하지만 이나고 1학년즈는 우주최강귀엽기때문에... 2학년 3학년 선배들이 다정하게 봐주는 거 너무 큐트함ㅠ 무인은 2학년인 엔도가 만든 축구부다보니까 3학년 연상이라고는 츠나미... 인데 츠나미조차도 본인이 편하게 대하라고 말해버려서 선후배관계 그런거 1도 티나지 않는 완벽한 친구사이다보니 이나고에서 나오는 선후배 위계관계라던가 그런게 너무ㅠ 좋을때가 있다 현실에서는 졸라 빡치는 요소겠지만 2차에서는 진짜 매력적이란 말이에요 너무 좋음...

 갤럭시 1화 보면 텐마랑 신스케랑 이나즈마 재팬 세계랑 싸우는 거에 씬↑나서 재잘재잘거리는 거 신도가 너무 떠들지 마 하면서 제지시키는 거 보면 그래도 앗 그래도 역시 선후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뒤에 곧장 텐마가 다정하게 신도 상, 하고 불러서 친한가봐 하고 다시 두근두근거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이나크로 49화까지만 해도 분명 신도 선배였는데... (그 이후는 신도를 부르는 일이 있었던가? 여하튼 이나크로 엔딩까지는 신도 선배였는데) 이나크로>이나갤로 이어지는 시간은 꽤 짧은 찰나같은데 그 사이에 신도 상으로 호칭이 변했다는게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텐마가 다정하게 우리 여기까지 왔네요, 했을 때 신도 표정도 너무 좋았고ㅠ 진짜 그리폰조 너무너무 사랑해... 텐마랑 신도랑 처음 만났을 때 텐마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 건 축구가 아니에요! 하고 신도가 네가 뭘 알아! 하면서 텐마 노려보던거 생각하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개무량할정도의 사이가 되었구나 진짜 친해졌구나... 텐마를 오마에가 하면서 막 부르다가 지금은 다정하게 텐마라고 부르는 거 보면 약간 감동까지 받는 기분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텐마-신도라던가 텐마-츠루기의 관계는 굉장히 돈독하다고 생각하고 신도-츠루기의 관계는 쭉 보다보면 이 둘도 친하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둘도 진짜 극적인 변화인데 신도랑 츠루기는 신도랑 텐마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최악이었는데 진짜 지금 변한거 보면 신기할 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츠루기는 피브스섹터의 악당(지금은 완전 스윗한 신사 다되었지만) 이었고 신도는 그런 츠루기에게 이를 박박 갈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분해서 부들부들 떠는쪽에 더 가까운 그런) 지금은 츠루기는 착한 후배고 신도도 상냥한 선배고 둘은 거의 동등한 위치에 서 있다는 느낌? 텐마는 뭔가 귀여운 후배! 같은 느낌이 강하다면 츠루기는 자기가 후배라는 걸 머리에 잘 인식하고 있을 뿐 누가 보면 2학년 3학년이라고 해도 별 문제 없을 것 같은 기분 물론 츠루기는 그렇게 생각 안하겠지만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리폰조 3명 너무 귀엽다 같이 자주 무인애들처럼 라면이라도 같이 먹고 산책도 좀 하고 자꾸 친한 티 많이 내줘ㅠ 라고 하지만 텐마는 신스케랑 신도는 키리노랑 더 자주 나오는 건 별 수 없는 일이겠죠 선후배가 친하고 귀여워도 짱친이 옆에 있는데 굳이 같이 다닐 일은 거의 없겠지... (츠루기는 혼자 다니거나 1학년즈로 묶어다니거나 하는것도 귀여움) 하지만 갤럭시에서는 텐마 신도 츠루기만 홀랑 떨어졌다보니까 셋이 같이있는게 특히 더 귀여워요 물론 텐마 빼고 열라 못마땅하거나 걱정스러워하는게 눈에 보였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신도가 열라 짜증내니까 눈치보는 츠루기 너무 귀여움 야 츠루기 너 신도를 얼마나 울렸는지(1부 초반에) 기억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웃김 가끔 이나갤의 츠루기가 너무 머릿속에 박혀있어서 이나고 초반부 츠루기를 보면 자꾸 웃음만 나오고 그럽니다 아니 이나갤까지 갈것도 없이 이나크로나 이나고 후반도 뭐...... 츠루기 사실 착하고 순둥한 애인데 인상이랑 상황이 얘를 이렇게 몰아넣었다 생각하면 좀 눈물도 나고 아이고 츠루기야...... 지금 행복하니 됐다...... 아니 안됐어 나는 이나크로 초반에 유이치만 보면 눈물나 유이치도 아직 고딩이라고... 얘는 고딩이라고 렙파...... 히노사장 이 미친사람아 키나코랑 유이치에게 무슨짓이야 진짜 공에서 불꽃도 우주도 뽑아내는 초차원축구만화가 이런데에서 현실성보여서 나를 울리고 




02.


 종종 생각하는 건 홀리로드 우승하고 신도에게서 텐마로 주장이 땅땅 굳혀졌을때 즈음... 이 머리의 뇌내망상과 공식이 섞이지 않도록 일단 이나크로 1편을 틀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맞아 홀리로드 결승에서 우승하고 3개월동안 텐마는 전국을 돌면서 애들한테 축구를 가르쳐준거지... 역시 원작안보고 덕질하면 큰일난다 종종 원작을 봐줘야지 뇌내망상으로 이상한 패턴 굳힐뻔했네 텐마는 나중에ㅠ 국대를 하든 뭘하든 암튼 나중엔 정말로 교육자의 길을 걸을 것 같아서 우리 텐마 선생님을 생각하면 텐마감독 생각하면 내 눈에서 눈물이 아아암튼 텐마는 고엔지가 만든 축구재활교육(?)같은 것을 도와주기 위해서 3개월동안 전국을 돌면서 축구를 가르쳤고 이 때에는 텐마의 왼팔에 주장완장이 없으니 분명 텐마는 주장완장을 복귀한 신도에게 반납하고 떠났을거란 말이지...(이게 맞기도 하고)

 여기서 이나크로 오프닝이 나와서 잠시 오프닝 감상 이나크로 1기 오프닝 좋아하는데 신나면서도 진지하고 그러면서도 활기차고 하지만 영상도 좋고 슬프고 좋고 저번 오프닝이랑 영상적으로 이어지는거 너무좋고ㅠ 텐마를 빙 둘러싸고 있던 라이몬 멤버들이 불타 사라지는 연출 너무 좋고 그 사라지는 라이몬 인원중에 츠루기랑 신도가 없다는 것도 좋다 이 둘은 결국 텐마 곁에 있다는 말 같아서ㅠ 물론 둘을 (특히 츠루기를) 다시 축구부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텐마는 땀을 빼야 했지만 그건 좀 뒤로 미뤄두고(?) 텐마 혼자 커다란 그라운드에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거 보면 맴찢인데 곧장 페이가 등장해서 손을 내밀어주니까 이것도 넘 좋고ㅠ 페이... 키나코가 페이를 너무 사랑하다보니 나도 페이를 같은 마음으로 너무 사랑하게 되어버림ㅠ 아가 행복하자 

 일단 딴소리했으니 다시 본편으로 돌아와서 이나크로 1편 보고있는데 텐마 3개월동안 전국 돌아다니다가 다시 라이몬으로 돌아왔을때 얼마나 반가웠을까ㅠ 그리고 얼마나 무서웠겠어 애가 왔는데 축구그라운드도 없어 축구동도 없어 아예 이상한 말 하는 미친놈 취급받아 (미친 여기서 이미 마음 찢어진다 진짜) 그런데도 절대 축구부가 없어졌다는 생각을 못하고 (사실 못하는게 당연한거아냐 어떻게 3개월만에 없어졌다는 생각을 하겠냐고) 모두 너무하네~ 축구부실 바뀌었으면 연락 좀 해주지~ 하는 텐마 보면서 맴아픔ㅠ 그와중에 신도 보고 넘 신나서 신도 캡틴! 하고 달려가는데 (그러고보니 여기는 아직 호칭이 신도 캡틴이었네 역시 이때는 신도가 캡틴이었구나) 라고 쓰고있는데 캡틴? 내가? 하고 반문하는 신도의 말에 텐마가 그러고보니 캡틴은 저였죠 하고 머쓱해하는걸보니 위에 말 다취소인가봄 신도는 텐마가 돌려주는 주장명패를 거절했나봐... 텐마가 계속 주장인가봐... 여기서 지금 천가지 만가지 망상이 피어오르지만 이 이후에 텐마가 라이몬축구부 모두를 찾아다니는데 모두가 텐마를 모르는 부분에서 심장찢어짐 아니얘들아... 같은 축구부 아니어도 친구는 할 수 있잖아 카리야랑 히카루의 경우에는 심지어 같은 학년이잖아 알수도있잖아 잠깐만 카리야 너 전학왔을때 텐마랑 같은 반이었잖아(슬퍼미침) 왜 다 칼같이 모른다고 하는거야 보는 내가 서러워져버리고 마는데... 

 그 뒤에 아오이 만나서 이 쪽 세계 텐마가 서도부라고 공식도장 찍힌 거에선 좀 웃어버렸음 아니 심지어 축구는 커녕 운동부도 아니잖아 그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웃고있지만 진지하게 고민해보자면 텐마는 축구를 하지 않는다면 서도같은 조용하고 침착한 부활동을 하는건가 텐마의 적성은 그쪽인가 생각하게 되어버리는데... 밝고 활발하지만 침착하게 서도하는 텐마 생각하면 그것도 열라 섹시해서 괜찮겠다 싶으면서도 태양처럼 션샤인하게 축구하는 텐마를 보면 축구 안하는 텐마를 상상할수도 없게 되어버림... 이 뒤에 알파 나와서 텐마에게 축구 소거하려하고 텐마가 없는 3개월동안 하나둘씩 축구부에게서 축구가 소거되었을거 생각하면 또 재미있지만 일단 생략하고 알파가 어린 텐마 목숨 구해주는 축구공을 소거해버리면서 어린 텐마가 큰 부상입는거보면 후반부 스토리 알면서도 알파 이 피도 눈물도 없는 놈아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생략... 생략좀해라 생략하고... 


 이게 그리폰조 덕질인지 1편 후기인지 알수없게 되어버려서 적당히 끊고 딴얘기하자면 내 뇌내망상은 다 뇌내망상이었고 결국 신도는 텐마에게 주장 자리를 넘겨준 뒤로 자신이 주장 자리를 돌려받는 일 없이 텐마에게 온전히 자리위임한거구나... 여기서 너무 좋아서 일단 벽 한번 더 부수고 옴ㅠ 신도는 온전하게 주장 자리를 텐마에게 양도했어... 신도에게 있어서 텐마가 좀 더 주장답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주장자리에 알게모르게 부담감이 있었던건지 텐마를 앞세우고 자기는 뒤에서 서포트하는게 맞다고 생각한걸까? 그러기에 신도는 게임 메이커자리가 확고해서 존재감 뿜뿜하는데ㅠ 대체 신도는 무슨 생각으로 돌아와서 텐마한테 자리 굳혀주기 했을까... 신도 텐마 너무 좋아함 물론 텐마 정도로 반짝반짝거리는 애를 보면 나라도 엄청엄청엄청 좋아할것같지만ㅠ 신도 성격도 너무 좋고 눈물 많고 책임감 강하고 이성적이고 잘생겼고 물론 텐마도 반짝반짝하고 밝고 암튼 보고 있으면 언제까지라도 옆에 있고 싶은 아이고 츠루기도ㅠ 하아 그리폰조 너무 이상적으로 완벽함... 셋이 같이 있는 거 너무 좋아서 우주를 부술 수 있을 것 같음 너무 사랑하는데 내가... 



03.


텐마랑 츠루기는 같은 반인가? 하고 짧게 생각했었는데 아닌것같음 일단 뭐냐 텐마-신스케-아오이가 한 반인건 go초반부에 본 적 있는데 츠루기는 없었던 것 같음... 카리야는 전학와서 텐마네 반에 전학온 거 알고있고 히카루... 히카루도 다른 반 같은데 그럼 츠루기랑 히카루가 같은 반이고 텐마 신스케 아오이 카리야 넷이 또 한 반이라는 망상과 공식을 섞은 생각이 뇌내공식이 되어버림... 하지만 편하게 그렇다고 생각해버려야지 텐마랑 츠루기는 다른 반... 신도는 아예 다른 학년... 그런 걸 생각해버리면 셋이 학교생활하면서 각자 다른 그리폰조 이야기 듣는거 생각하면서 두근두근해지는데 츠루기가 반에 앉아있는데 축구부의 전-현부장인 신도나 텐마 이야기 듣는다거나 신도가 1학년 축구부의 주역인 츠루기랑 텐마 얘기 듣는다거나 텐마가 신도랑 츠루기 얘기를 듣는다거나 생각하면 좋음... 어떤 이야기를 듣느냐에 따라 반응도 다 달라지겠지만 뭔가 소문이나 클래스메이트들의 재잘거림을 듣고 새삼 다시보는 그런 시각도 좋다고 생각함 ㅠㅁㄷ) 셋 다 진짜 오지는 애들인데 맨날 백날천날 붙어있어서 서로의 오짐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아니 물론 알기야 알겠지만 새삼 다시 보니 더 대단하다 같은 그... 그 시츄가 좋다고나 할까...

 특히 텐마의 경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츠루기랑 신도는 뭐냐... 가만히 있어도 간지가 줄줄 흐르는 타입인데 우리 텐마는 그런 타입은 아니니까... 왜 그 츠루기랑 신도는 길 가면 듣는 말이 쟤네 멋있다는 말이고 그럴 것 같으니까... 물론 츠루기랑 신도는 텐마가 얼마나 굉장한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는 걸 다시 아는게 중요하니까2 반대로 쟤네 대단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걔가 뭐가 대단하냐고 까는 말을 우연히 듣고 빡치는 것도 좋아함... 걔가 뭐가 대단하지 하는 수군거림에 완전 열받아서는 어떤 부분이 대단한지 줄줄줄 읊는것도 좋음 유치하고 클리셰같지만 그런계 좋은거 아닐까ㅠ 유치해서 좋은거다 그런 의미에서 텐마 칭찬 듣고 만족하는 츠루기랑 텐마 까는 말 듣고 개빡쳐서 텐마가 어디가 잘났는지 줄줄줄 읊어내리는 신도 보고싶다ㅠ 그리고 그 광경을 직접 목격한 히카루랑(14세, 텐마 칭찬을 들은 츠루기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확인한 사람) 건너 들은 카리야(14세, 텐마의 험담을 들은 신도가 너무 화가나서 텐마의 장점을 읊는 모습을 옆에서 전부 본 키리노... 에게 정확한 사정을 전달받은 사람)에게 말을 건내들은 텐마가 되게 쑥스럽다는 듯 배시시 웃는 것도 보고싶다 아무리 그래도 좀 수줍을 거 아냐... 자기가 사랑받는다는 감각을 좀 자주 느껴주면 좋겠다 우리 텐마는 특히 같이 있는 신도랑 츠루기에게 자기가 엄청나게 신뢰와 애정을 받는다는 사실을 자주 느껴주면 좋겠다 텐마 귀여워... 

 뇌내공식이지만 텐마는 신도랑 츠루기에게 온갖 사랑과 예쁨과 내적편애를 받고 있었으면 좋겠어서... 물론 츠루기도 신도도 그걸 티낼사람이 아니라서 다들 모르고 있을 것 같은데 제일 예민하게 그걸 눈치채는 사람은 아마 키리노랑... 카리야 아닐까! 약간의 사심도 섞은 인선이지만 키리노는 아마 신도의 감정이나 태도를 눈치채고 거기서 좀 더 넓게 봐서 츠루기까지 알게 되는 경우일것같고 카리야는 본래 감정 파악이 좀 예리할것같음 그 배경환경상... 어쩔 수 없이 키워진... 물론 카리야도 텐마를 되게 좋아하기 때문에 그걸 알아차렸다고 반발심을 갖느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절대 안 그럴 것 같은 사람들이 저러니까 재밌네w 같은 느낌으로 흥미롭게 볼 것 같음 반대로 텐마는 잘 모를 것 같은 느낌... 둘과 함께있는 시간이 길기는 하지만 둘이 티를 심하게 내는 타입도 아니고 텐마는 신도랑 츠루기와의 관계가 적의에서 선의로 부드러운 호의와 애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상당히 극적이고 부드러웠던만큼 둘이 얼마나 자기를 좋아하는지 잘 모를... 것 같다고 해야할까 텐마가 둘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눈치가 빠른 편인것도 아니니까ㅠ 그래서 가끔 그걸 느낄때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좋아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츠루기랑 신도는 텐마가 반짝반짝한 눈으로 보면서 신도 상! 츠루기! 쌐카야로제! 해주면 그걸로 마냥 만족할것같은 기분. 무인의 브레이크조와는 좀 다른 느낌이지만 둘과 비슷하려나... 브레이크 3인방은 완전 그냥 절친같았는데 그리폰조는 친구라기에는 애매하고 그냥... 셋이 애정으로 뭉친 관계같아...() 물론 뇌내공식입니다 그 애정이라는게 에로스의 러브라고는 할 수 없고 우정과 가족애 선후배에게 주는 존경 신뢰 감사 동경 이 모든게 다 합쳐져서 섞여가지고 표현할 말이 애정이라고 해야 하나... 순수하게 우정이라기에 너무 감정의 색이 짙단 말이지 브레이크조가 안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리폰조는 너무 처음 만났던 입장과 후반 생각하면 그런 느낌... 텐마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누구든 좋게 보는 텐마에 비해 츠루기랑 신도는 훨씬 현실적인데 그런 두 사람이 텐마의 언행 하나만큼은 무조건적으로 믿고 신뢰해줄것같은 그 상황이 정말 좋다. 뭐라고 해야 하지 예를 들어 츠루기가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하면 신도도 텐마도 왜 저럴까 한참을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츠루기는 나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릴 것 같은데 (물론 텐마가 더 빨리 이런 결론을 내리고 신도는 이성적이니까 그보다 더 고민하겠지만) (예를 들자면 이나갤 파람오비어스전같은 그런상황) 텐마가 비슷한 상황에서 츠루기같은 입장을 고수하면 츠루기랑 신도는 초반에 엄청나게 놀라고 충격받기야 하겠지만 텐마도 생각이 있겠지< 하고 마음을 다잡는 속도가 훨씬 빠를 것 같은 기분... 그리고 뭐 축구같은게 아니라 다른 일로 텐마가 그렇게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츠루기나 신도는 몇 번 텐마에게 접촉해서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직접적으로 접촉해서 모른다면 주변을 파봐서라도... 둘 다 머리가 좋으니까 어떻게든 알게 되면 도리어 텐마를 도울지도 모르겠어 으으윽 너무좋아 



04. 


이나고 캐릭터들의 캐릭터송도 다들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 손꼽히게 좋아하는게 바로 텐마와 신도의 듀엣 <푸른 영혼>. 가사 진짜 너무 좋다고... 그리폰조 셋도 좋지만 둘씩 묶는 조합도 좋아하는데 텐마+신도 조합에 환장하는 내게 있어서 진짜 이건... 버틸수없다! 를 외칠 정도로 너무 좋았음 가사 처음부터 끝까지 좋아하지만 특히 좋아하는 부분만 살짝 읊어보자면 

俺は俺の出来るだけの事 

君は君のやるべき事を

나는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 너는 너만이 해야 하는 일을 해

오레와 오레노 데키루다케노 코!토! 키미와 키미노 야~루베키코토오~(흥겨움) (이 부분 멜로디도 진짜 나를 신나게한다) 

앞가사는 텐마가 뒷가사는 신도가 불렀는데 진짜 미치게 좋다 그리고 이 부분 

君が俺に頼れるのならば 

俺が君をちゃんと支えるよ 

네가 나에게 의지할 수 있다면 / 내가 너를 제대로 받쳐줄게

키미가 오레니 타요레루노나라바~ 오레가 키미오 챵또 사사에루요~ (이하동문22) 

이 부분은 앞을 신도가 뒤를 텐마가 불렀는데 아 진짜 이 부분들이 정말... 정말... 정말 너무 좋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정도로 뽐뿌가 막 올라오는게 바로 이 부분들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사랑 노래랑 같이 듣다보면 정말 너무 두근두근거려서 버틸 수가 없다! 너무 좋아! 진짜 환장하게 좋다 이걸 텐마랑 신도가 불렀다는 점이 진짜... 진짜... 설명할 수 없게 너무 좋음 텐마랑 신도 목소리로 이걸 듣고 있다보면 자꾸 입꼬리 슬슬 올라가는 나 자신을 느끼게 됨ㅠㅠㅠㅠㅠㅠ 으윽... 사랑해... 나는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테니 너는 너만이 해야 하는 일을 해... 텐마도 신도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테는 너는 너만이 해야 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있는게... 텐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고 앞으로 나가는... 그 특유의 반짝반짝한 텐마의 일들이고 신도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정확한 게임메이킹 능력과 차분하게 주변을 보는 눈같은 거겠지 서로가 서로에게 없기 때문에 보완해줄수 있고 그렇기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너는 너만이 해야 하는 일을... 너밖에 할 수 없는 일ㅠ 같은거 너무 좋고 네가 나를 의지할 수 있따면 내가 너를 제대로 받쳐줄게 이건 각자가 부른 파트가 신도가 부르는 파트가 네가 나에게 의지할 수 있다면, 인 부분이 너무 좋다 텐마가 내가 너를 제대로 받쳐준다고 하는 것도 진짜 좋아서 점프하는데... 아니 정말 이건 뭐라고 설명할수가 없어서 분할정도로ㅠㅠㅠㅠ 진짜 좋다 그리고 이 좋음은 가사보고 노래 들으면서 느껴야 하는 좋음이라 뭐라 덧붙일 말이 없다... 하지만 텐마+신도적으로 진짜 이 노래는 완벽하다 요즘 하루에 백번은 넘게 듣는 애청곡...



05.


또 뭐가 있지 하고 잠깐 생각해봤을때 이나갤의 그리폰조가 생각나고 또 좋아서 박수침 이나갤... 하... 텐마가 캡틴으로써 어른스러움 폭발하던 시리즈였다 이나고 이나크로 이나갤 본다음에 다시 이나고보면 이나갤때 텐마가 얼마나 실력적으로 멘탈적으로 캡틴적으로 성장했는지 알수있어서 나는 눈물이 났어... 우리 애가 1년도 채 안 흐른 시간동안 이렇게나 클 정도로 구르고 굴렀다는 사실에 맴찢함 하지만 그런 텐마를 나는 사랑해... 그리폰조 덕질이지만 어쩐지 텐마 중심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그야 텐마가 제일 취향캐기도 하지만 (반짝반짝 태양형 성장주인공) 텐마가 그리폰조 삼인방의 중심이기도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변명 좀 해보고... 츠루기랑 신도도 정말 사랑하고 둘의 조합도 되게 사랑하는데 텐마-신도랑 텐마-츠루기의 끈끈한 무언가보다는 정의할 색이 좀 옅다고는 생각함(?) 물론 이게 얘네 둘이 덜친하다는게 아니라ㅠ 텐마랑 관계가 너무 진해서 상대적으로 그래보이는 기분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사실 신도랑 츠루기도 진짜 쩌는 관계인데... 이나고 1, 2편 보다가 이나갤까지 갈것도 없이 이나고 한 40편까지만 봐도 둘이 완전친한데... 이나크로 보면 둘이 그냥 완전 훈훈하고... 이나갤 와서는 진짜 그냥... 신도가 초반에 젤 신뢰... 라고해야하나 그냥 믿는 사람이 츠루기랑 텐마밖에 없을 정도인데ㅠ 둘이 진짜 친하고 츠루기도 신도에게 정중하고 상냥하고 신도도 츠루기에게 에이스 스트라이커에게 주는 신뢰랑 이것저것 둘이 진짜 부드럽고 온건하며 든든한 신뢰로 묶인 관계인데 초반의 그 적대심 생각하면 진짜 감탄밖에 안나올 정도로 오졌는데ㅠ 그보다 텐마랑 함께하는 관계가 더 오져서 자주 말을 안하는 것 뿐인데ㅠ (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리폰조 진짜 사랑하고... 우정도 좋고 연애도 좋아... 이 글은 그리폰조 덕질이니 셋이서 짱친을 해라ㅠ 물론 선후배니까 (그것도 운동부) 이 짱친이라는게 참 애매하지만... 셋이 친한게 좋은걸 어쩌란말인가ㅠ 

 그런 의미에서 이나갤 초반에 까칠하고 예민하던 신도가 텐마랑 츠루기에게만 좀 부드럽게 굴었을 거 생각하면 짱좋다 주장이 텐마라는 거 잘 알고있으니까 텐마의 말은 (꼭 그런 이유가 아니었어도 텐마였다면 존중해줬겠지만) 존중해주는 신도가 좋다... 신도가 이나갤 초반의 허접한 이나즈마재팬 진짜 별로 안 좋게 봤는데 텐마는 그래도 열심히 하면 다들 따라와줄거에요 잘 할 수 있을거에요 하는거 못마땅해하면서도 따라와주는게 좋다... 뭐라고 해야하지 에이스 스트라이커로 무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카리스마는 있어도 타인을 이끄는 타입은 아닌 츠루기랑 달리 신도는 완전 리더타입이다보니까 목소리가 크다고 해야하나 말에 영향력이 있어서 신도의 의견도 묵직하게 존중받는데 그런 신도가 텐마와 의견이 갈렸을때 자기보다 텐마의 의견을 먼저 존중해줄것같은 점이 좋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봤을때 텐마보다 신도의 의견이 더 낫고 더 옳은 것처럼 보일때가 잦겠지만 (텐마의 이야기는 이상주의처럼 들릴때도 있겠지만) 신도는 바로 그 텐마의 말과 행동에 구원받았기때문에 결국 텐마에게 한걸음 물러지는 그런게 좋다 츠루기 역시도 신도랑 비슷한 형식일거고... 더군다나 텐마도 자라면서 어떻게든 될거야! 하는 입버릇과 별개로 현실감각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텐마의 어떻게든 될 거야! 는 타장르 사쿠라의 마법의 주문 틀림없이 잘될거야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텐마는 텐마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 나가다보면 어떻게든 길이 보일 수 있다! 하는 느낌 그런 텐마를 도와주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써주기도 하고 텐마 자신이 노력과 재능으로 기적을 만들어내는 타입같기도 하고... 드리블만 잘하던 허접이가 우주를 구한 어스 갤럭시의 캡틴이 되기까지ㅠ 길었다 정말... 사랑한다 텐마 그런 의미에서 텐마한테 남아있는 떡밥들 좀 풀어줘 렙파 아레스의 천칭 시작한 이상 불가능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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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이나고, 왕-신수AU썰

2016. 5. 25. 00:44 from INAZUMA/SS


개인망상이 폭발하는... 십이국기 요소 조금 빌려서 후추후추 뿌려진 반망상 세계관 주의. 썰체 주의.

란마사 요소 주의. 다른 커플이... 있을까? 

일단 조합으로 쓰고 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서 어쩌면 츠루키나 타쿠텐 마타이부도 주의.





=



 한 대륙으로 시작하는데, 중앙에 중립지대가 있고 동서남북으로 하나씩 나라가 있음. 각 나라에서 세대마다 왕중에 한명 황제로 뽑아서 추대하는 제도고, 왕을 선택하는건 재보라고 특별한 신수들이 있음. 동쪽의 신수의 이름은 신도. 서쪽이 키리노, 남쪽이 츠루기, 북쪽이 이부키. 그게 신수의 명칭 뭐 사슴 호랑이 이런 학명같은 이름이고 딱히 개개인에게 지어주는 이름은 없음. 한 세대에 그 외의 신수는 없기 때문. 귀한 신수에게 사람이 이름을 지어줄 수 없다는 이유도 있고... 신수는 왕을 선택하고 왕에게만 충성하는 존재인데 죽으면 다음 신수가 태어남. 태어난 순간부터 왕을 선택할수는 있지만 태어나면 일단 중앙에 와서 10살까지는 정치랑 신수의 본능 해야 할 의무 기타 등등을 배우는 게 대충 전통. 기본적으로 왕은 신수 나이 10살 ~ 14살 사이에 평균적으로 선택됨.


 신수들은 왕기라는 것을 느끼는데 한 나라에 많아봐야 3명쯤? 왕기를 내는 것이 1명이면 더 선택할 것 없이 그 사람이 왕이 되는 거고 2명 3명 있을 경우에는 신수가 고민해서 한 사람을 선택함. (그러면 선택받지 못한 사람의 왕기는 사라짐) 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 중 자기 나라의 사람의 왕기를 느낄 수 있는데 이게 골때리는 점이 과거 어느 세대에 왕기를 가진 왕이 딱 하나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몰랐던 왕 후보가 타국으로 이민 가서 신수가 20살이 넘어 겨우 찾게된 전적도 있어서 어지간하면 사람들이 잘 이민 안 감 혹시 알아 내가 왕일지? 같은 마음. 왕은 하늘이 선택하여 신수는 하늘의 뜻을 대변한다는 것이 정론이기 때문에 왕이 선택되면 다들 극진하게 모시는 편. 왕 = 하늘같은 느낌으로. 그리고 왕이 있어야 땅이 살기 좋아짐. 오아시스가 난다거나 자연재해가 없어진다거나 풍작이 자주 난다던가 하는 식으로.


 신수들은 짐승 모습이 본체고, 수련해서 연습하면 인간의 모습을 할 수 있음. 대략 6~7살 정도에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됨. 중앙에서 배우는 것 중 인간화하는 것도 속해있음. 신수들은 자신이 선택한 왕에게 복종의 계약같은 것을 하는데, 신수가 먼저 자신의 존재와 숨결을 바치면 왕이 그것을 받겠다고 허락하고(허락한 순간 왕이 됨) 왕의 판단에 따라 자신의 존재나 숨결을 줄 때도 있고 안줄때도 있음. 그러나 주는 게 일반적. 존재를 준다는 것은 서로 어디에 있던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고 숨결을 준다는 것은 자신이 죽으면 상대도 죽는다는 것. 그러니까 신수는 왕에게 복속된 존재나 마찬가지임 왕은 안줄수도 있는데 신수는 줘야만 하니까... 왕이 죽으면 신수도 죽고 왕은 어디서든 신수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데 왕이 신수를 아낄경우 죽기 전에 이 계약을 파기함. 근데 파기하면 왕은 필사함. 대략 계약파기 1달 이내에 반드시 죽게 되는데 계약이 끊어지면(왕이 선택으로 계약을 파기하거나 수명을 다해 죽어서 끊어지거나) 단 하나 소원을 빌 수 있다. 그 소원이 너무 클 경우엔 이뤄지지 않지만 소소한 것은 이뤄짐. 



 중앙은 왕들이 모두 모인 뒤에 황제를 선출한 뒤에야 채워지는 중립지대이기 때문에 생략되고, 남쪽은 사막지대. 대대로 강한 전사들이 많고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장소로 신수가 왕을 선택해야지만 오아시스가 윤택해지기때문에 왕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땅 중 하나. 그래서 선택된 왕에 대한 충성도도 높은 편(왕이 누구든지) 그래서 왕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고 신수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에 남쪽의 신수 츠루기에게는 유일하게 싸울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있음. 왜냐하면 종종 남국의 왕은 반란을 일으킬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나라를 어지럽힌 이 왕을 신수가... 죽여야... 하니까... (신수들은 피 냄새나 사기같은 불길하고 섬뜩한 것들에게 약하다는 설정이지만 츠루기만 예외인 것) 그래서 츠루기는 대대로 왕을 잘 선택하지 않는 까다로운 신수로도 유명하다는 설정... 평균나이가 훌쩍 넘어도 왕을 선택하지 않아서 대체로 남국은 제일 늦게 왕이 선택되는 편. 자신의 왕에게 이름을 받았던 선대 츠루기 유이치도 18살에야 겨우 왕을 선택했었음.

 신수 츠루기의 현신한 모습은 밤하늘 털빛의 늑대. 


 반대로 북쪽은 얼음이 얼어붙은 엄청 차가운 땅으로, 적게나마 태양빛받고 농사짓고 살려면 신수가 왕을 선택해야만 함. 그래서 남쪽과 북쪽이 왕에 대한 충성도가 높음. 북쪽 사람들은 다들 솜씨좋은 사냥꾼. 북국은 살기 어려운 땅이기 때문에 인구가 제일 적은 편이고 얼어죽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배타적이고 자기들끼리 싸고도는 면모가 조금 있지만 제일 감정적으로 한 번 정주면 놓지 않는 그런 성향이 있는 편. 신수를 숭상하는 이념같은게 제일 높은 나라. 신수는 신이고 왕은 신의 주인이고 그정도로 떠받드는 수준. 

 신수 이부키의 현신한 모습은 빙하가 얼어붙은 맘모스.


 서쪽은 대대로 나무들이 많은 장소. 그리고 섬. 남국 북국 동국과 크기차이가 거의 없는 거대한 땅이라 서국으로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섬이라 나름 특색있는 말씨나 언어가 있는 편. 북국 비슷하거나 조금 덜한 수준으로 배타적이기도 하고. 배로 주변국과 오가는 곳인지라 말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 하지만 그만큼 범죄도 많고 은밀하게 밀수되는 것도 많아서 이곳의 신수는 대체로 엄격한 성정이 되어야만 하는 편. 왕과 신수와의 관계도 거의 대등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음. 둘 다 나라를 안정적으로 굴리려면 머리 맡대고 빠게지게 일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신수 키리노의 현신한 모습은 봄꽃이 피어나는 사슴.


 동쪽은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지만 그래서 모두와 무난하게 지내는 나라로 제일 황제를 많이 배출한 장소이기도 함. 국민 천성도 거의 온건온건한 사람들이 많고 다른나라로 놀러가도 동국사람이라고 하면 좀 부드러운 반응이 돌아온다고 해야하나... 그런 편. 산들산들 바람부는 기분좋은 땅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할까 개성넘치는 삼국 사이에서 지탱을 든든하게 잡아준다는 기분. 이곳의 신수는 온화한 성격이 많았던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이 아닐까 추정되고 있다고 함. 

 신수 신도의 현신한 모습은 눈이 멀 화려함을 지닌 공작. 



 헉헉 설정풀다가 힘빠지겠네 나머지는 풀면서 필요할때 풀고 중요한 것부터 시작하자.

 제일 먼저 왕을 찾아낸 신수는 키리노. 그 나이 고작 다섯 살이었을 무렵이었음.



 키리노 신도 이부키는 동갑. 츠루기는 한 살 늦게 태어난 연하였지만 유일하게 싸움이 가능한 신수라는 설정도 붙어있는 터라 예의는 지키지만 신수 사이에 서열은 사실상 없는 것에 가깝고... 그냥 넷 다 사이좋았음. 각자 자기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3살쯤 되었을 때 모두 중앙에 모임. 츠루기는 2살이었지만 다들 인간화 못해서 애기동물 모습이었고... 괜찮다고 주장했기에 모두 한날 한시에 모이게 됨. 동국의 신수였던 신도만 신도-키리노 신도-이부키 신도-츠루기 하나하나 제대로 인연을 쌓으며 친해지고(사실 왕은 아무도 선택 안 된 상태였지만 다들 대충 신도가 선택한 왕이 황제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 츠루기랑 키리노도 좀 친해짐. 이부키는 북국에서 워낙 신처럼 떠받들어지며 지냈기 때문에 일일이 태클거는 신도 말고는 그리 안친했음 키리노랑은 적당히 으르렁거리는 사이고 츠루기랑은 나쁘진 않은데 좋지도 않은? 그런. 그래봤자 다들 애기(중요)였고 남들이 보기엔 다들 사이좋은 신수님들이었음.


 다들 평화롭게 중앙에 모여 공부 열심히 하며 미래의 왕님에 대한 이야기도 하며 꽁냥꽁냥 잘 지내고 있던 어느날 신수들끼리 중앙 성에서 벗어나 마을 구경이나 하러 내려왔었음. 중앙은 절대중립국이고 마치 뭐라하지 성지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선하지 않으면 살수도 없는 곳이고... 그래서 사람들 모두 어머 어린 신수님이시네 하면서 약간 허리숙이고 비켜주고 좋아하고 그러는 분위기에서 신수들도 나름 기분좋게 마을산책소풍은 잘 끝나는 별 다를 것 없는 하루... 가 반전하게 된 것은 분홍빛 털을 가진 어린 사슴 신수 형태의 키리노가 고개를 획 돌린 순간이었음. 


 키리노? 하고 신도가 묻고 츠루기도 이부키도 ? 한 상태로 한 쪽을 응시하며 눈을 때질 못하는 키리노를 보고있는데 멍하니 정신이라도 빼앗긴 것처럼 서있던 키리노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함. 신수들 다들 당황해서 쩔쩔매다가 일단 이부키와 츠루기는 신수들이 머물고 있던 궁의 궁인들에게 알리러 떠나고 신도만 키리노를 쫒아가기로 함. 정신없이 뛰던 키리노는 서국으로 통하는 항구가 있는 해안가에 멈춰섬. 그리고 키리노가 향한 곳은 개중에서도 다들 서국에서 중앙으로 망명을 오거나 중앙을 통해 평화롭기로 소문난 동국으로 가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그러니까 다들 여러가지 이유로 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는데... 그런 곳에 신수가 나타나니 사람들 난리남. 더군다나 아직 신수가 태어난지 5년밖에 안된거 전 대륙에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고; (다시 말하지만 평균적으로 신수가 왕 선택하는 나이는 10살~14살) (물론 언제든 왕 선택은 삐약삐약 1살도 가능함 교육이 10살에 끝나는게 전통이라 그렇지) 그렇게 사람들이 무릎꿇고 웅성거리고 암튼 어수선한 가운데에서 어린 신수 키리노는 눈에 암것도 뵈는게 없었음. 그 눈에 오롯하게 빛나는 건 왕기를 가진 사람 뿐이었고 이 사람 외에 다른 선택지는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찬란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음. 


 애초에 중앙에 신수들을 모아놓고 10살이 될때까지 교육시키는 이유는 어린 신수들에게 왕기가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이었음. 처음 왕기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다른 왕기 있는사람 있나 살피거나 심사숙고해서 선택하거나 그런거 없이 바로 섯부르게 선택할 가능성도 높고 어린 신수의 자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는데... 하필 서국에서 왕기를 가진 사람이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이주하기 위해 중앙에 와버린 것. 키리노는 이미 왕기를 가진 자신의 왕을 만났고 그 왕기에 완전 눈이 멀었다고 해야하나 정신을 뺴앗겼다고 해야하나... 신수 본연의 본능이 완벽하게 이성을 덮어버리고, 키리노는 왕에게 다가가 그 발밑에 무릎꿇고 맹세의 말을 읊었음.

 나의 왕. 나의 주군. 내 존재와 숨결을 온전히 당신에게 바치어 당신의 종이 되고자 청하옵니다.

 여기서 왕 될 사람은 허락한다고 하면서 나의 존재와 숨결을 나의 종에게 넘긴다는 말을 해 주는것도 예의? 인데... 아니 예의고 자시고 일단 허락한다고 해 줘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키리노의 왕이 딱 잘라서 싫다고 해 버린 것.


 키리노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키리노 쫒아왔던 신도도 대단히 충격을 받았는데... 주변에 있는 수십명의 놀란 사람들 사이에서도 제일 놀란 카리야 마사키(키리노의 왕, 4세)는 명백히 거절의사를 밝히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음. 



 아직 한참 어린 카리야가 서국을 등지고 동국으로 가기 위해 중앙에 온 이유는 매우 파란만장한 가정사 때문이었는데, 카리야의 가정은 서국의 소귀족이었음. 그러나 카리야의 부모가 줄을 댔던 대귀족이 권력싸움에서 지게 되면서 집안이 패가망신하게 된 것. 카리야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챙길 수 있을 만큼 최대한 돈 싸들고 도망치면서 가장 짐이 될 게 뻔한 아이는 고민 끝에 중앙으로 가는 배에 버리게 됨. 그나마 중앙으로 가는 배에 버린 것은 둘이 가진 마지막의 아이에 대한 애정이었음... 부모 둘도 그 후에는 찢어지게 되고. 아무튼 혼자 버려져 배 안에서 가장 어린데다가 보호자도 없는 아이는 치이고 구르고 맞고 험한소리듣고 버림받았다는 쇼크까지 합쳐져 아무튼 서국을 엄청 싫어하게 된 상태였는데 겨우겨우 중앙에 도착해서 오긴 왔고 그래도 주워들어 제일 좋다는 동국으로 가겠다는 목적까지 세웠지만 이제 어떡하지, 막막한 상황이었음. 자신이랑 처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겨우 끼어 웅크리고 있던 카리야는 주변이 시끌시끌 소란스러워지는 것에 고개들어서 주변을 좀 살펴봄. 뭔가 어수선한데 그 어수선함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기분. 뭐지? 하고 인상을 막 찌푸리던 그 순간 카리야 눈에 어린 신수의 모습이 보임. 


 저게 그 신수구나, 하고 단박에 깨달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은 윗 차원의 존재를 발견한 인간이 품는 경외감같은거였지만 그런거 금방 이성이 덮어버림. 4살 꼬꼬마였던 카리야였지만 순진무구하게 살기에는 서국에서 중앙으로 오는 동안(그리고 집이 망한 직후 줄곧 겪었던 일들이)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있었음. 그런데 점점 가까이 온 신수가 자기 앞에 덥석 무릎꿇고 고개숙여 발끝에 입맞췄을때 카리야는 너무 놀라서 심장 튀어나오는 줄 알았음. 비록 어렸지만 신수가 무릎꿇는 인간은 왕밖에 없다는 건 뭐랄까...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었음. 배고프면 밥먹어야한다같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알게 되는 상식 수준이었는데 그 신수가 자기 앞에 무릎꿇은거임. 카리야는 머리가 터질뻔했음.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리고 키리노가 읊는 말은 카리야가 왕이라고 도장 아니 말뚝을 쾅쾅 박는 수준이었음. 그제야 카리야가 좀 정신을 차림. 여기서 늘 배웠던대로 허락한다고 하면 자기는 서국의 왕이 되야하고, 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음. 그리고 카리야는 그게 너무 싫었기 때문에 거절을 말을 내뱉어버림. 주변은 당연히 초토화가 되어버리고, (어떤의미로든) 첫눈에 반했던 키리노는 거절당했다는 사실에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아버림...


 그 개판 오분전의 상황을 수습한 건 츠루기랑 이부키가 부르러 갔던, 신수들이 머무는 신궁에서 달려온 궁인들이었음. 일단 키리노도 신도도 신궁으로 인도되고 거절하기는 했지만 신수가 무릎을 꿇었으니 암묵적 미래 서국의 왕인 카리야도 일단 신궁으로 인도됨. 살 곳 갈 곳 다 없는 카리야는 일단 따라가기로 함. 


 키리노는... 신수들이 유일하게 무릎꿇을 정도로 왕을 경애하는 것은 신수들의 본능이었음. 더군다나 어린 나이였던 키리노는 왕을 만난 탓에 그 본능이 굉장히 강화되어있었는데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왕 본인에게 거절당했다는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음. 츠루기와 신도는 필사적으로 그런 키리노를 달래주고 있었고 이부키도 알게모르게 야 정신차려;; 같은 느낌으로 열심히 키리노를 달래줌. 키리노는 그야말로 울고싶은 심정이었음. 


 반대로 카리야도 심란하기로는 어디 안 뒤질 심정이었음. 아니 시ㅣ발 내가 왕임? <딱 이심정. 거절하기는 했지만 카리야도 4년쯤 자기 나라에서 살았고 왕이라는 말에 좀 설레는 본능같은 것도 있었고 서국은 싫지만 이제 내가 거절했는데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걱정도 있었고 이것저것 엄청 복잡했음. 아직 어린애가 복잡하게 생각해봐야 이제 어쩌지? 이상의 것은 없기는 했지만 그게 제일 본질적인 걱정 아니냐며... 자기를 왕으로 선택한 키리노에게 울컥 원망도 올라오고 자신에게 거절당했을때 엄청나게 충격받던 눈을 하던 어린 사슴을 떠올리며 미안하기도 하고 암튼 감정폭주하던 카리야는 결국 살짝 궁을 빠져나옴. 내내 바다여행을 했으니까 궁 안이 답답한 것도 있었고 너무 생각할 게 많으니까 모두 잊고싶다는 마음도 있었음. 암튼 그렇게 카리야는 요령좋게 궁을 빠져나와 마을을 걸어다님. 중앙 사람들은 모두 상냥하고 이하생략 암튼 그랬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카리야는 적당적당히 돌아다니다가 국경에 도착. 알아보니 남국과 닿은 국경이었음. 헤에 남국 키큰 나무가 한그루도 없다는 그? 카리야는 좀 호기심 넘치는 시선으로 남국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남국 옷차림을 한 소녀가 카리야에게 다가옴. 아무리 봐도 카리야 또래임. 


 안녕! 하고 말을 거는데 또래랑 대화한 건 거의 처음이기도 하고... 카리야 심란했기도 했기에 카리야도 적당히 말을 받아줌. 그리고 이것저것 대화하는데 이 여자애가 엄청 뭐랄까 환하다고 해야하나 반짝반짝한 타입이었음 이나즈마식으로 말하자면 엔도과 혹은 텐마과. 암튼 힐링이 되는 여자애였기 때문에 어렸던 카리야가 금방 속터놓고 이것저것 얘기했는데 이 애가 또 엄청 잘 들어줌. 카리야는 결국 자기 발 아래 신수가 무릎꿇었다는 것까지 말해줌. 소녀는 엄청 진지하게 듣고 자기 나름의 최선의 조언을 해 줌. 카리야가 왕이고 그 사람들이 전부 카리야의 백성들이라면 카리야처럼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카리야가 좋은 나라를 만들면 어떨까? 그 김에 카리야를 힘들게 한 사람들 조금 혼내도 주고... 카리야는 상냥하니까 좋은 왕님이 될 수 있을텐데. 조근조근 말하는 소녀의 말은 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다정한 말이어서 카리야는 흔들림. 애가 한 설득이지만 듣는 사람도 애잖아... 


 그 소녀는 잠깐 국경지대까지 와서 중앙 구경할 생각이었다가 카리야를 만나서 대화만 하고 결국 돌아가게 됨. 카리야는 소녀를 배웅하면서 그제야 이름을 물음. 소녀가 환히 웃으며 대답함. 소녀의 이름은 키나코.


 소녀와 헤어지자마자 신수들이 달려왔는데, 카리야는 제일 선두에 선 츠루기를 보고 움찔 놀랐다가 그 뒤를 쫒아온 세 마리 신수(들 중 끼어있는 키리노)를 보고 화들짝 놀람. 키리노도 엄청 놀람.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는 키리노를 보며 카리야는 심란해졌는데 그래도 각오 단단히 하고 키리노를 부름.


 저기 너. 

 저 말씀이십니까?

 그래, 너 말이야... 


 키리노가 조심스러우면서도 왕이 불렀다는 사실 하나에 기뻐서 쪼르르 달려온 걸 보고 카리야는 결국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키리노와 다시 계약을 시작해서 이번엔 제대로 끝마침. 그것으로 카리야는 즉위식은 아직 열지 않았지만 정식 서국의 왕이 되었고 키리노는 정식 서국의 재보가 되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즉위한 왕은 곧장 본국으로 돌아가야하고 재보도 따라가는게 당연한거지만 키리노는 아직 5살이라서 필요한 교육이 덜끝나도 한참 덜끝남. 심지어 아직 인간화도 못하는데 당연한것... 하지만 키리노는 자기 왕 따라가겠다고 박박 우겼지만 결국 설득과 설득과 명령에 못이겨 키리노는 중앙에 남고 카리야만 서국으로 떠나게 됨. 그곳에서 카리야는 정말 끝장나게 고생을 하게 되면서 키리노도 죽도록 원망했지만 결국 카리야에게 남은 것은 중앙에서 존재감을 강하게 내고 있는 키리노 뿐이었기에 나중에 갈수록 키리노의 존재에 마음의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고...


 키리노는 최대한 빡세게 일정 꽉꽉 눌러채워서 9살 되자마자 교육 끝내고 왕님 계신 서국으로 날라버리고 다른 신수들은 10살에 교육을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가서 왕을 찾기 시작하는데 츠루기는 10살에 거의 바로 찾아내고 신도는 12살에 찾아내지만 이부키는 북국 신수치고는 드물게 16살이 되야 겨우 왕을 선정했으면 좋겠다. 왕들은 1년에 한번 정도 중앙에 모여서 회의했어야 했는데 10살까지는 카리야만 혼자 왕위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키리노 보러간다는 심정으로 중앙에 왔었고 10살이 되서 츠루기가 남국의 왕으로 키나코를 선정하게 되면서 겨우 회의가 회의처럼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느낌?


 츠루기의 왕이 동갑내기 또래소녀인 키나코였고 (카리야는 키나코 처음 본 순간 자기에게 조언해준 그 애라는거 바로 눈치채고 깜짝 놀랄것같다 하지만 동시에 납득해버리지 않을까 과연 저 애도 왕이었구나 싶은?) 신도의 왕은 동국 시골마을 출신의 텐마. 이부키의 왕은 북국 빈민촌 뒷골목 골목대장이던 마타타기. 20살에 황제를 선출하게 되는데 만장일치로 텐마가 선정될 것 같다. 왕위에 앉아있던 시간이 제일 길었던 카리야가 이것저것 도와주고 키나코나 마타타기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줄것같지...


 신수들의 애정은 압도적인 경애와 충성이 중심이 되는 감정이겠지만 신수와 왕은 형제이자 연인이자 주종이자 친구같은 관계인데 마타타기와 이부키는 친구관계같은 입장이 강하고 카리야와 키리노는 주종~연인같은 느낌이 강하고 키나코와 츠루기는 남매같은 느낌이 강하고 신도와 텐마는 그걸 모두 섞어놓은 딱 정석적인 관계일 것 같다. 신수와 왕의 관계는 이런 느낌이다 하고 결정짓지 못하는 느낌이 좋은 것이라는 그런 설정... 


 풀 게 많았던 것 같은데 초반에 너무 쓰다보니 힘도 빠졌고() 며칠 이어쓰다보니 지쳐서 일단 그만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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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마와 신스케가 짧게 눈을 맞췄다. 즐거움 가득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한 번 미소지은 두 사람이 힐긋 시선을 넘겼다. 그 시선의 끝이 향한 사람은 페이였다. 애써 평소의 모습을 위장하고는 있었으나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은근하게 보여서 보는 사람이 미소짓게 될 정도였다. 저렇게 티낼거면 그냥 행동하는 게 좋을 텐데. 텐마가 웃으며 그리 생각했다. 그래도 힘든 게 당연하겠지. 신도는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라커룸에 있는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면서도 페이는 그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듯 초조해하고 있었다. 엄지손가락 끝을 자근자근 씹는 페이를 보며 츠루기가 픽 웃었다. 


“있지, 페이!”

“응!? 아, 응. 왜, 텐마?”


 가벼운 부름에 소스라치게 놀라 돌아보는 페이를 보며 텐마가 머쓱하게 웃었다. 역시나라고 해야 할지, 페이의 눈과 귀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렸던 모양이었다. 머리를 긁적이며 텐마가 한 쪽 방향을 가리켰다. 페이가 내내 노려보고 있던 문 방향이었다. 동시에 키나코가 약 5분 정도 전에 나간 방향이기도 했다. 그 손짓에 페이가 가볍게 몸을 떨었다. 


“가 보는 게 좋지 않아?”

“아니... 별로...”


 가 봤자 할 말도 별로 없고... 말을 우물거리며 고개숙이는 페이를 보며 텐마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무슨 말을 해줘도 페이가 해주는 말이라면 키나코는 뭐든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그럴 터이지만, 말해봤자 믿어주지 않을 것 같기에 텐마는 그냥 침묵하기로 했다. 대신 텐마는 열심히 등을 떠밀었다. 


“만나면 할 말이 생길거야! 괜찮아!”

“그래도...”

“어떻게든 될 거야!”


 걱정 마! 그리 말하며 활짝 웃는 텐마를 보며 페이가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살폈다. 눈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작게 웃었다. 고개를 끄덕여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 온화한 지지를 마주보며 페이가 작게 얼굴을 붉혔다. 라커룸에 있는 모두가 결국 페이의 내심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굉장히 부끄러웠지만 동시에 감사하기도 했다. 머뭇거리던 발걸음이 결국 문 너머에 섰다. 정말 괜찮을까? 마지막으로 묻듯이 돌아보는 시선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와, 페이! 그 말에 페이가 몸을 돌렸다. 뛰기 시작했다. 페이의뒷모습을 보며 모두가 시선을 맞췄다. 마주보고 피식 웃었다. 



 * * *



 이제 어쩌면 좋지? 페이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표백됬다. 사실 따라오고 싶었고, 그래서 모두의 떠밀림에 감사하며 따라 나오긴 했지만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부터 깜깜했다. 뭐, 뭘 말해야 하지? 날 낳고 죽을 거라는 미래를 받은 내 또래의 소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거야? 정답을 아는 사람이 있으면 멱살을 움켜쥐고 당장 말하라고 소리를 지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딱 그만큼 절박했다. 


 훌륭한 축구선수의 다리는 금방 키나코의 뒷모습이 보일 정도로 가까워지게 뛸 수 있었다. 키나코의 뒷모습을 보자마자 걸음걸이도 걸음소리도 늦추며 소년이 몇 번이고 자근자근 제 입술을 씹었다. 어떻게 하지. 어쩌면 좋지. 초조함에 잠식되어 어쩔 줄 몰라하는 어린아이를 구원한 것은 어머니였다. 소녀가 몸을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페이! 따라온기가? 말을 하제~!”

“아니... 그.”


 키나코의 얼굴이 꽃이 피듯 환해졌다. 그에 비해 한층 어두운 얼굴을 하게 된 페이가 입을 꾹 다물었다. 더 할 말도 찾기 힘들었다. 입만 다물고 있는 페이였지만 키나코는 그마저도 달가운 듯 페이를 이끌었다. 가볍게 웃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키나코를 보며 페이가 심호흡했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반드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아니, 해야 하는 말이 있었다.


“키나코.”

“응?”


 시작부터 망했다. 이렇게 부르면 안 되는데. 페이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엄마라고, 불렀어야만 했는데. 어쩔 줄 몰라하는 페이를 보며 키나코가 그의 손등을 작게 다독였다. 괜찮으니께. 그리 말해주는 키나코의 모습에 페이가 울상이 되어 소녀를 보았다. 입술이 파르라니 떨렸다. 


“있지. 오늘... 어머니의 날...”

“응응.”

“그러니까...”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어물거리는 페이를 보며 키나코는 마냥 웃기만 했다. 기쁜 듯, 행복한 듯. 사랑스러운 미소였다. 헤아릴 수 없는 애정이 담뿍 담긴 그 얼굴을 보며 페이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반드시 전해주고 싶었던 작은 말. 


“고마워요...”


 엄마. 마지막 말은 채 완성되지 못하고 벙긋거리기만 했지만 키나코는 충분히 알아들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 그렇기에 기쁘게 페이를 끌어안고 환히 웃었다. 기뻐 어쩔 줄 몰라하는 키나코를 보며 페이가 그제야 안심하여 옅게 웃었다. 손을 뻗어 자신도 끌어안았다. 아직 그보다 작은 어머니였다. 누구보다도 감사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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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란마사, 관계

2016. 5. 7. 00:29 from INAZUMA/NOVEL




 이런 거에 기분 나빠하면 나는 진짜 못된놈이겠지. 그런 거겠지? 참아라, 키리노 란마루. 정신 차려. 키리노는 속으로 몇 번이고 자기 자신을 타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게모르게 치켜떠지는 눈매를 도저히 간수할수가 없어 아예 시선을 돌려버리기까지 했다. 손가락이 초조하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감정 숨기는 것이 서툰 사람이 결코 아니었는데, 카리야만 연관된다면 이상하리만치 서툴러져버렸다. 어쩌면 카리야가 키리노를 꿰뚫어보는 것이 능숙하기 때문에 도리어 풀어져버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달갑지 않았다. 키리노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그렇게 불만이야?”

“어? 아, 신도...”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다가오는 소꿉친구를 보며, 키리노가 슬쩍 팔짱을 풀었다. 입가에 어색한 미소가 걸렸다.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소꿉친구의 모습을 보며 신도는 자연스럽게 한쪽 방향을 바라보았다. 키리노가 줄곧 지켜보다가 결국 고개를 돌린 대상이자 아마도 키리노를 심란하게 만들고 있는 장본인들. 신도가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물었다. 


“카리야? 아니면 나노바나인가?”

“......티 많이 나?”

“좀?”


 소꿉친구인 신도가 아니면 못 알아볼 정도, 라고 좋게 포장해주고 싶었지만 현실은 차갑기만 했다. 눈치가 빠르거나 예리한 부원들은 이미 어렵잖게 키리노의 심란함을 눈치채고 있었다. 시선으로 은근히 신도를 떠미는 시선 역시도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그만큼 키리노의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고 있었던 탓이었다. 평소 감정 컨트롤에 능숙하고 책임감 강한 키리노의 모습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기도 했다. 신도는 잠시 카리야를 물끄러미 보았다. 나노바나와 대화하며 웃고있는 모습은 저보다 한 살 어린 후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키리노는 그 웃는 얼굴에서 시선을 못 때는 것 같았다. 어떤 의미로는 정말 대단했다. 키리노가 이렇게나 반해서 쩔쩔매는 모습 같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 본 적 없었으니. 


“나노바나는 카리야에게 그런 감정 없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아?”

“나도 알아...”


 아는데... 키리노가 제 머리를 벅벅 긁었다. 누가 모를까. 나노바나의 시선은 더없이 담백했다. 그 눈에 담긴 것은 순수하게 동료에게 주는 애정 뿐. 그 이상의 감정을 따져보아도 그건 모성애에 가까운 감정이었지 에로스적 감정은 결코 아니었다. 더군다나 라이몬 축구부 전원이 알고있는 것처럼, 나노바나에게 있어서 제일 특별한 사람은 페이였다. 그러니 카리야와 나노바나가 사이좋게 대화하고 있다고 해서 질투할 필요는 없었다. 그녀와 카리야는 같은 포지션이었고, 같은 학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대화거리는 넘쳐났다. 거기에 나노바나는 친화력 좋고 활발한, 텐마와 비슷한 과이기도 했으니 더더욱 그랬다.


 그래도... 키리노는 애꿋은 접속사 한 마디를 덧붙이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보고 웃어줬으면 좋겠어. 소소한 소망 한 마디 속으로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

쓰다가 중간에 막혀서 결국 끝내버린 글... 커플링 말고도 라이몬 부원들끼리 이렇게 저렇게 관계를 따져보고 상상하는거 참 즐거워요. 카리야는 결국 부모님께 버려진 것에 가까운 아이라는 점에서 페이와 입장이 조금 닮아있고... 그래서 키나코도 다른 부원들보다 조금 더 모성애에 가까운 감정을 줬으면 좋겠어요 동료애와는 조금 다른 다정함같은 거. 디펜더 1학년즈 두사람이 친했으면 좋겠다는 욕망...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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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란마사, 한 발자국

2016. 5. 3. 19:53 from INAZUMA/SS



 카리야. 짧게 부르는 목소리는 언제나 담백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카리야는 그 사실에 불평 한 점 품고 있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엄두도 내지 않고 있었다. 같은 부 선후배라는 위치에 소년은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고,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았다. 헛된 희망 하나 잡고 과분한 것을 바라는 것은 소년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소년이 자라온 환경상 마땅히 성립된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했다. 내딛지 않아도 좋을 한 발자국을 나서는 것으로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카리야는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결코 원하지 않기도 했다. 명백한 경계. 두껍고 높은 그것. 카리야는 입을 다물고 숨을 삼켰다. 그리고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

 같은 기분의 썰을 끄적끄적... 조각글 이상으로 저 글이 이어지지가 않으니 그만 패스하는 것으로. 음, 카리야는 절대 고의도 아니었고 자의가 들어간것도 아니었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절대적일것이라고 생각했던 관계(=가족관계)가 박살난 전적이 있으니까... 한 번 만들어진 관계를 자기 힘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을 되게 싫어할 것 같다는 느낌...? 물론 인간관계라는게 생각처럼 되는게 아니니까 부득이하게 바뀌는 관계들같은건 어쩔 수 없지만 ‘이 관계에 만족하고 있는데 한 발자국 더’같은 생각은 부러 자제하는 그런 기분...? 그런식으로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지만 거의 완벽하게 감정 컨트롤하는 카리야가 보고싶습니다 카리야... 카리야 보고싶어 사랑스러워... 키리노도 이하동문으로 신도랑 같이 지내면서 책임감 강하고 감정컨트롤도 좋은 그런 사람으로 자랐기 때문에 쌍방향 짝사랑중이면서 서로 감정을 조금도 눈치못채고 속으로만 삭이는게 보고싶다 란마사만큼 맞짝사랑 최고인게 없어... 사실 내가 맞짝사랑 삽질 엄청 좋아해서 어디든 좋아하지만 란마사는... 더더욱... 그리고 역시 한 걸음 먼저 내딛는 건 키리노가 되지 않을까 정확히는 키리노 아니면 관계 발전이 없을 것 같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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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꿈결

2016. 5. 1. 01:04 from INAZUMA/NOVEL




 꿈을 헤매는 시간이 있다. 유독 깊게 잠식되어버린 탓에 모든 경계마저 얇아져 의식을 낚아챌 수 없는 시간. 열에 달떠 주변이 녹아내리는 감각을 또 한 번 느끼며, 페이가 눈을 감았다. 세상이 뒤집혀 아득했다. 필요 이상으로 뜨거워진 머리가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 원인을 소년은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년에 한 번 꼴로 찾아오는 열감기였다. 소년이 손꼽히게 싫어하는. 그러나 반드시 찾아오고 마는. 길게 숨을 뱉었다. 열기 속에서 너무 일찍 정신을 차렸다는 것을 느즈막히 깨달았다. 연둣빛 눈동자가 느릿하게 창가로 향했다. 유리 너머로 비치는 것은 검푸른 새벽색뿐이었다. 아주 이른 새벽이었다. 아무도 깨어있지 않을 시간. 페이는 짧게 몸을 뒤척이려다가 말았다. 손 한 점 움직이기 번거롭다 생각될 정도로 몸이 무거웠다. 소년이 눈을 감았다. 이대로 다시 잠들어서, 깨어날 때면 침대 주변에 친구들이 모여있을 터였다. 이 시기면 늘 앓고는 했으니 익숙하지만 그래도 걱정 어린 말을 속삭여주며 이마에 손을 얹어주고, 약을 챙겨주고, 먹을 것을 챙겨주겠지. 그리고 푹 쉬라는 말과 함께 방을 비워줄 터였다. 다시 잠들 수 있도록. 언제나 그랬듯이. 


 그것마저 우습게도 절실하다. 페이는 헛웃음을 지으며 팔을 움직여 이불을 겨우 끌어당겼다. 그리고 눈을 다시 감았다. 애써 잠을 청했다. 몸의 열기에 이불의 온기까지 더해져 필요 이상으로 더웠다. 숨이 막혔다. 그럼에도 이것이 옳다 스스로 중얼거리며 수마를 불러오려 애썼다. 질끈 감겨진 눈과 깊게 패인 미간이 천천히 흐려졌다. 새벽녘에 잠시 깨어난 정신은 솔바람에 물기가 적셔지듯 느릿하게 다시 잠에 취해들었다. 몸의 열기가 그것을 단단히 매어들었다. 잠과 열에 취한 몸이 의식을 심연으로 끌어내렸다. 그에 만족하며 페이가 설핏 입꼬리를 올렸다.

 손이 닿아온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


 무언가 이마에 닿았다. 페이는 그것을 자각하고 눈을 부릅뜨려 했지만, 이제 막 잠에 취하기 시작한 무거운 눈꺼풀은 그 의사를 거절했다. 천천히 쓸어내려지는 손길은 깜짝 놀랄만큼 다정하고 온화해서 별 거부감이 들지 않은 탓도 있었다. 누구? 페이는 그리 묻고 싶었다. 갈라진 목소리와 건조한 목구멍은 그 소리조차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쎄엑거리는 숨소리만 조금 흘려져나오는 것에 손길이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떨어졌다. 페이는 짧은 순간 그것이 몹시도 아쉬워졌다. 우습게도 서운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다시 이마에 무언가 닿았다. 미적지근한 사람의 체온. 페이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제 이마에 키스해주는 누군가의 입술임을 알았다. 누구야? 페이가 힘겹게 눈을 떴다. 초점이 흐린 눈 사이로 저문 노을색 눈이 비춰졌다. 저미게 다정한 갈색의. 


“아프지 마, 페이.”


 속삭여지는 목소리와 짧은 쓰다듬에 소년이 무심코 입을 열었다. 본인도 자각하지 못하는 흐린 목소리였다. 다 쉬어빠져 제대로 닿았을까 확신조차 할 수 없는.


“......엄마?”


 그리고 당신은 미소지었나? 눈가를 덮는 손길과 동시에 잠에 빠진 소년은, 그것을 알 수 없었다.

 당신이 꿈인지 현실인지조차도.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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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란마사, 짝사랑

2016. 4. 27. 00:44 from INAZUMA/NOVEL



 사랑을 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적어도 카리야 마사키에게만큼은 그랬다. 좋아하는 사람이 타인을 좋아하는 기색을 종종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랬고, 좋아하는 사람이 동성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다. 그 외 소소하면서도 아주 많은 부분에서 카리야의 첫사랑은 엉망진창이었고, 그는 일치감치 제 사랑이 망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뤄질 가능성이 요만큼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놓고 망했다. 어디서 어떻게 수습해야 할 지 모르겠을 정도로. 문제는 그 망가진 것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사랑은 처음이었고, 버리는 법은 당연히 몰랐다. 솔직한 심정을 살짝 드러내보자면 버리고 싶지도 않았다. 엉망진창에 가망없음까지 덧붙여져스스로 절망적이라고는 평가를 내리고 있기는 해도 결국 소중한 첫사랑이었다. 그렇기에 카리야는 일단 그것을 쥐어들고 가보기로 했다. 언제 이 사랑이 깨어져 자신을 찔러댈지, 그리고 언제 자신이 지쳐 쥐고 있는 이것을 놓게 될 지는 본인도 몰랐지만,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소중히 그것을 품고 있기로 소년은 정했다.



 * 



 카리야는 이성에게 약했다. 기본적으로 자신과 다른 성별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쉽게 대하기 힘들었고, 대다수의 여자아이들이 꽤나 능력있는 축구선수인 카리야보다 신체적으로 약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다. 햇님원에 들어가게 된 이후로는 히토미코의 영향도 제법 있었고. 그 전에는...... 어린아이는 엄마에게 약한 법이었다.

 결론만 간단히 말하지면 카리야는 제 주변을 둘러싸고 재잘재잘 말보따리를 풀어놓는 여자아이들에게 한 마디 하여 그녀들을 쫒아낼 마음이 없었다. 소녀들 사이에는 아오이가 끼어있었고, 바로 근처에 앉은 텐마나 신스케는 호기심 넘치게 듣고 있는 모양이었으니 카리야도 별 수 없이 침묵했다. 츠루기가 있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츠루기는 카게야마와 함께 다른 반이었으니. 그렇기에 카리야는 피하는 대신 그녀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것저것 순식간에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화제에 적당히 응해주며 고개를 끄덕이며 시간을 죽이고 있던 카리야는, 그 중 한 소녀의 말에 살짝 입매를 굳혔다. 


“카리야 군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소재는 언제나 가리지 않고 잘 통하는 소재였고, 카리야는 그 외모와 성격과 특유의 매력. 명성 높은 축구부의 1군 부원이라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반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소년이었다. 짧은 질문에 은근한 분위기가 흘렀다. 소리없는 시선이 쏠렸다. 정작 카리야 본인은 그 질문에 당황하여 침묵한 탓에 그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아오이는 짧게 입가를 가리며 눈을 깜박였고, 텐마와 신스케는 순수하게 의문을 담아 궁금하다는 듯 눈을 빛냈다. 카리야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 질문에 불쑥 튀어나온것은 카리야가 한쪽에 처박아 방치해둔 사랑이었으나 그것은 쉬이 내놓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 아닌가. 몇 번이고 머뭇거리던 카리야가 슬쩍 시선을 텐마에게 던졌다. 카리야가 세상 가장 의지하고 있는 것은 사람보다는 축구였고, 텐마는 그 축구부의 주장이었다. 더군다나 텐마의 천성과 이제껏 겪어온 사건들이 모조리 뒤섞여 축구부의 대다수는, 그 중에서도 텐마의 동급생들은 알게모르게 텐마의 말에 의지하는 경향이 컸다. 카리야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고 흘러나오는 답을 청하는 시선에 텐마는 고개를 갸우뚱했다가 씩 웃었다. 카리야는 그것에 적당히 답을 찾았다. 텐마가 준 답인지, 본인이 정한 답인지는 몰랐다만 그것으로 마음 한 편 위안을 얻은 것으로 충분했다.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입 밖으로 흘러나온 것은 일말의 진실이었다.


“있어. 좋아하는 사람.”

“엑, 정말? 누군데?”

“그건 비밀이야.”


 같은 부 같은 포지션의 선배라고는 절대 말 못하지. 카리야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카리야의 말에 텐마나 신스케도 의외라는 듯 눈을 둥글게 뜨기는 했지만 괜히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여자아이들은 폭탄이라도 떨어진 것처럼ㅡ물론 폭탄선언에 가깝기는 했다ㅡ재잘재잘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 말들에도 카리야는 입을 다물었다. 몇 번이고 되묻고 캐물어도 한 마디 벙긋하지 않는 소년을 보며 소녀들은 적당히 포기했다. 그럼에도 소근거리는 말소리가 남았다. 다시 한 번 언급하건대 카리야는 제법 인기가 높은 소년이었고, 그런 소년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이 이슈가 될만한 일이었다. 소년은 제 또래 축구부 소년들과 어울릴 뿐 여자아이와 자주 어울리는 사람도 아니었다. 분홍빛 달콤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소년의 삶 어디에 솜사탕같은 무언가가 끼어들었을까. 그리고 소년에게 그것을 만들어준 소녀는 누구일까? 그것을 추측하는 것도 그녀들에게는 하나의 재미였다. 그런 소녀들의 모습을 보며 카리야가 고개숙였다. 그녀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반짝반짝 색 고운 사랑이 아니라는 것에 일견 미안하기도 했다. 그가 품은 첫사랑은 멍투성이의 실패작이었으니까. 실내화 안쪽의 발가락을 오무리며 카리야가 한숨을 삼켰다.

 카리야가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그는 생각보다 더 인기가 많았고, 듣는 귀가 꽤 많았으며, 소문이 도는 속도는 그 무엇보다도 빠르다는 점이었다. 



 * 



 카리야는 숨을 몰아쉬며 끈적하게 묻어나는 땀을 닦아냈다. 벅차게 힘들었다. 그저 제 생각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체감하기에 오늘따라 유독 디펜스진의 훈련이 고됬다. 그 훈련을 이끌어낸 사람의 뒷모습을 잠깐 보았던 카리야가 고개를 돌렸다. 어쩐지 평소보다 키리노의 기분이 꽤나 나빠보였지만 착각이겠거니 싶었다. 그의 기분이 나빠질 일이 어디있을까. 더군다나 키리노의 책임감이라는 것은 그리 작은 것이 아니어서, 기분이 불쾌해질만한 일이 있었다 하더라고 대놓고 부활동에 티를 낼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매니저가 건내주는 드링크를 감사히 받아마시며 카리야가 길게 숨을 뱉었다. 그 때 키리노가 몸을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카리야는 엷게 찡그려지는 미간을 보았다. 그 엷은 가을하늘색 눈동자에 차오른 감정까지도. 그렇기에 덩달아 표정을 굳혔다. 뭐지, 왜 그러지. 카리야는 찌푸려진 키리노의 표정에서 불만을 읽었다. 못마땅함과 섞여있는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카리야는 빠르게 제 하루의 일과를 짚어보았다. 그리고 의문을 품었다. 키리노가 카리야에게 그런 감정을 보일 이유가 없었다. 적어도 오늘 하루 카리야는 얌전했다. 그 전을 따져보아도 키리노가 새삼 이제와서 불만을 표시할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키리노도 한 가지 일을 오래 품어놓는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달려와 따진다면 모를까. 그렇기에 카리야는 어리둥절하게 눈을 깜박였다. 키리노가 다가와 카리야의 앞에 섰다. 


“카리야, 너......”

“네?”

“......”


 무언가 말하려하던 키리노는 침묵했고 카리야는 그 침묵을 견디기 힘들었다. 의아하다는 듯 얼굴을 구기고 표정으로 대답을 요구하는 카리야를 보며 키리노는 몇 번이고 망설였다. 달싹거리는 입술이며 시간이 지날 때마다 묘하게 찡그려지며 심란함을 표하는 얼굴을 보며 카리야는 의문에 색을 입혔다. 점점 이해하기 힘들기만 했다. 키리노 선배? 결국 입을 열어 그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그제서야 키리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 좋아하는 사람 있다며?”

“하아?”


 고작 그거?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키리노가 저렇게나 망설이며 내놓은 물음은 상상 이상으로 사소해서 카리야는 저게 본론이 아니라는 결론까지 내렸다. 뭔가 거창한 본론이 있는데 말하기 어려우니까 먼저 묻는 작은 일 아닐까. 분위기를 풀기 위해 던지는 농담처럼. 그 생각이 너무 그럴듯해서 카리야는 납득했다. 동시에 자학 수준의 우스움도 있었다. 당신입니다만, 그 좋아하는 사람. 카리야는 그 말을 속으로 삼켰다. 이제껏 숨겨온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말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렇기에 카리야는 아무것도 아닌 척 어깨를 으쓱하고 말았다. 동시에 은근한 놀라움도 있었다. 그 사실을 입 밖에 낸 것이 고작 몇 시간 전 점심시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고 키리노가 카리야와 동급생이 아니라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소문 돌아가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었다. 


“네, 뭐.”

“누군데?”

“그걸 꼭 선배에게 말해 줄 필요는 없지 않나요.”


 틀린 말 하나 없었다. 카리야가 좋아하는 사람이 키리노 장본인이라는 점을 제외하여도 그랬다. 품고 있는 감정의 색을 제외한다면 그 둘의 사이는 결국 같은 부 선후배, 더 높여봐야 그 앞에 ‘친한’정도의 타이틀이 전부. 그 이상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후배가 선배에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말할 필요성은 없었으니까. 카리야의 말은 합당했기에 키리노는 별 말 없이 입을 다물었다. 그럼에도 표정 한 구석 석연찮다는 못마땅함은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카리야는 고개를 갸우뚱했다가 대충 덧붙였다. 


“딱히 그걸로 축구부 연습에 소홀해진다거나 하지는 않아요.”

“나도 알아.”


 카리야 넌 그럴 애가 아니니까. 그리 말하며 키리노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 모습에 카리야가 미간을 좁혔다. 그럼 뭐에요? 쏘아붙이듯 말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솟아났지만, 적당히 삼키며 카리야가 몸을 돌렸다. 키리노도 카리야를 붙잡지 않았다. 

 도중 카리야가 작은 의문을 하나 품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결국 말하고 싶던 본론이 뭐였는데요? 되물을 자신은 없었기에 그대로 삼켜버린 의문이었다.



 * 



 신도는 벽에 머리를 박는 키리노의 모습을 웃는 얼굴로 지켜보았다. 우아하게 차를 마시는 행동 역시도 덧붙여졌다. 평소 여러가지 의미로 능숙하기 그지없는 그지없는 친구가 밑도 끝도 없이 삽질을 퍼나가는 모습은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꽤나 즐겁기도 했다. 솔직한 심정을 조금 더 말해보자면 좀 신기하기도 했다. 소꿉친구이자 언제나 좋은 조언자였던 키리노가 쩔쩔매거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은 낯설기도 했으니까. 물론 나쁜 의미로 그러는 것도 아니었고, 호불호를 따지자면 명백히 호로 기우는 감정이었기에 신도는 여유롭게 키리노가 진정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넋빠진 얼굴로 몇 번이고 벽에 머리를 박던 키리노는 몇 분이 더 지나서야 기운 빠진 모습으로 소파에 앉았다. 그 입에서 약간 갈라진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내가 왜 물어봤을까...”

“그래도 누굴 좋아하는지 확답은 못 들었잖아?”

“상대가 있다는 확신을 들어버렸잖아...”


 망했어... 물론 처음부터 망한 채로 시작했었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키리노가 그리 중얼거리며 소파 쿠션에 머리를 박았다. 그리고 퍽퍽 화풀이에 가까운 주먹질을 시작했다. 쿠션이 바람빠진 비명을 질렀지만 그에 신경쓸 정신은 없었다. 그런 키리노를 보며 신도는 알게모르게 고개를 갸우뚱했다. 신도가 딱히 연애적인 의미의 눈치가 빠른 사람은 아니라고 하나, 키리노를 오랫동안 소꿉친구로 두고 있던 사람으로써 찾아오는 은근한 감이 있었다. 키리노와 대화하고 있다보면 가끔 카리야의 시선이 느껴졌으니까. 우물쭈물. 은근히 떨떠름하면서도 차마 말을 걸지 못해 넘어가는 시선. 신도는 그것을 떠올리며 한창 우울함에 빠진 친구를 보았다. 제 친구는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울적해하고 있지만, 어쩌면 두 사람의 감정은 크게 엇나가지 않은 상태가 아닐까. 신도는 두 사람의 감정의 방향을 대충 눈치채고 웃었다. 하지만 신도는 카리야 본인이 아니었기에 그 사실을 입에 담지는 못하고 그저 제 벗을 다독여줄 뿐이었다.


“혹시 모르잖아? 카리야가 좋아하는 사람이 키리노일지도.”

“그럴리가 없잖아...”


 애초에 동성이다. 키리노가 제일 먼저 제 사랑을 깨닫고 절망한 것도 그 부분이었다. 다른 여학생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는 화려한 외모도 남에게 남자답다거나 친절하다는 식으로 평가받는 성격도 도저히 내세울수가 없었다. 아니, 내세워보았자 네네, 선배 참 잘났습니다. 그 이상의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게 뻔했다. 약간 사람을 긁는 듯한 얄미운 말투. 비웃음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미소. 그럼에도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겠는 그 표정. 키리노는 눈 앞에 재생되려는 영상을 억지로 치워내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애초에 신도에게 좋아하는 사람을 이야기해 준 이유도, 키리노의 자의라기보다는 신도가 반 쯤 먼저 눈치채서 넌지시 물은 것에 머뭇거리며 답해준것에 가까웠다. 신도가 먼저 알아채지 않았다면 절대 먼저 말하지 않았으리라. 조금씩 사회의 시선이 괜찮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동성애는 딱히 환영받는 대상은 아니었다. 거기에 사심없이 순수하게 따르는 후배를 욕심내는 선배라니 정도가 있지. 또다시 울적한 표정을 짓는 키리노를 보며, 신도가 홍차를 따라 건내주었다. 오랜 벗의 배려에 감사하며, 키리노가 그것을 받아들었다. 찻잔의 표면은 따뜻했다.



 *



 집에 돌아온 키리노는 제 침대에 몸을 묻고 눈을 깜박였다. 마음이 지금보다 더 진정된다면 신도에게 사과해야할 것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심히 충격을 받은 나머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새삼 따져보니 진상도 그런 진상이 없었다. 키리노는 새삼 쪽팔림에 이불을 차며 베게에 얼굴을 묻었다. 카리야에 대한 원망도 치솟았다. 동시에 강한 의문 역시도. 누구지, 좋아하는 사람. 조금 식은 머리는 그제서야 좀 합리적인 생각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같은 반 클레스메이트일 확률이 좀 높았다만, 그렇다면 같은 반인 텐마나 신스케가 모를 리 없었다. 아닌가? 그 둘이면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소라노라면 알았겠지? 그것도 아닌가? 키리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텐마는 믿음직스럽지는 못해도 굳게 신뢰할 수 있는 라이몬 축구부의 캡틴이었고 신스케는 든든한 골문의 수호신이기는 했다만 그들이 눈치가 뛰어나 카리야의 감정선을 눈치챌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부정의 답을 내놓을수밖에 없었다. 소라노는 그 둘보다야 훨씬 예리했지만, 카리야가 제 감정 숨기는 솜씨가 하도 능숙하니. 애초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소문이 돌고 나서야 처음 알았다. 키리노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하나 더 깨닫고 다시 한 번 머리를 박았다. 그렇다면 카리야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어쩌면 키리노가 카리야에게 반하기 훨씬 전부터일지도. 빌어먹을. 키리노는 욱신욱신 쑤시는 제 심장깨를 매만졌다. 고작 그 가정 하나에 마음이 아팠다. 


 누구냐고. 차라리 빨리 팬심이라고 말해줘. 토미나가 쥰. 카리야 통칭 쥰쥰. 그 아나운서. 카리야가 진짜 좋아해서 볼때마다 질투나 죽겠는 그 사람이라고 말해준다면 차라리 낫겠다. 그건 그나마 연애적인 의미가 아니라 팬심으로 좋아해주는 거니까. 물론 단순한 팬심이어도 카리야에게 사랑받는다니 부러워 죽겠지만. 키리노가 우울한 심정으로 중얼거렸다. 카리야가 바보도 아니고. 그 좋아한다와 이 좋아한다의 의미가 명백히 다르다는 것 정도는 모를 리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소문이 돈 좋아하는 사람은 연애적인 의미겠지. 다른 여자아이. 정체 모르고 얼굴도 모를 그 행운아와 손을 잡고 싶고, 품에 끌어안고 싶고, 같이 웃고 싶고, 가끔 입도 맞추고 싶은. 키리노가 카리야에게 그런 것처럼......

 빌어먹을! 키리노가 주먹으로 벽을 쾅 내리쳤다. 얼얼하게 손이 아팠지만 그에 신경이 뻗치지도 않았다. 본인이 떠올린 상상에 본인이 상처받았다. 우울하게 고개를 쳐박으며 멍하게 눈을 깜박였다. 맑은 색 눈이 잔뜩 찌푸려졌다. 괜사리 돌아보게 되는 것은 과거의 일이었다. 처음 카리야와 만났을 때만 해도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키리노는 독백하며 웃었다. 이렇게 좋아하게 되기는 커녕, 좋은 선후배로 지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의심하고 불신하고. 카리야에게 괴롭힘당하고. 그런 카리야가 짜증스럽고 불만스럽고. 물론 금방 풀어지기는 했지만 한 때 가졌던 감정임은 확실했다. 그 감정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변해야 이런 사랑이 될 수 있는지. 키리노는 마음의 대단함에 한탄했다. 사랑의 대단함에 기가 찼다. 같은 축구부 후배. 같은 포지션이기까지 해서 옆자리에 서서 플레이하는 시커먼 남자애 어디가 그렇게 사랑스러워서 반했냐, 키리노 란마루.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키리노가 짧게 웃었다. 손으로 눈가를 감쌌다. 대답할 구석이 너무 많아서 할 말이 없었다. 제기랄.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 



“선배, 어디 아파요?”

“아니.”


 아닌 것 같은데. 카리야는 불신을 담아 엷게 미간을 좁혔다. 제 스스로 안녕을 주장하고 있다고는 하나 키리노의 상태는 좀 이상했다. 넋을 빼고 있다고 해야 할까. 정신이 없다고 해야 할까. 기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좀 힘들어하는 것 같기도 했다. 넷 전부 다 맞는 것 같아 보이니, 역시 아픈 게 아닐까? 카리야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라이몬의 운동장은 넓었고, 체육시간이 겹친다고 해서 다른 반 다른 학년의 선배를 만날 일은 드물었지만 오늘은 그 드물게 만나는 날이었다. 카리야는 그 행운에 감사했다. 목요일 3교시의 체육시간. 키리노도 마찬가지로 같은 시간 체육수업이 들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운동장에서 제대로 마주쳐 대화까지 나눈 것은 처음이었다. 운 좋게 마주쳐도 기껏해야 손 흔들어 인사하는 게 고작이었는데. 그리고 그정도 행운에도 감사해서 그 날 하루는 내내 기분이 좋을 정도였는데. 두 체육선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터라 학년의 구분없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어서 키리노에게 다가가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카리야는 물끄러미 키리노를 바라보았다. 행운에 대책없이 감사하기에는 키리노의 상태가 염려되었다. 어제의 묘한 위화감도 몸이 아파서였나? 그리 말한다면 납득되었다. 동시에 불쑥 찾아오는 것은 염려였다. 아픈 주제에 쉬지도 않고 여기서 뭐하는 거래. 걱정 잔뜩 묻은 툴툴거림이 절로 새어나왔다. 당연히 내뱉을 수 없는 것들이었기에 모두 속으로 꿀꺽 삼키며 카리야가 키리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키리노가 고개돌려 카리야를 바라보았다. 


“역시 쉬는 게 좋지 않겠어요, 선배?”

“괜찮다니까, 카리야.”

“별로 안 괜찮아 보이니까 하는 소리잖아요.”


 라이몬 디펜더의 핵심이라는 사람이 자기 몸 하나 관리 못해서 되겠어요? 카리야가 능청스러운 척 덧붙였다. 키리노가 아픈 모습을 보면 신경이 과하게 쏠려버렸다. 제 상태를 온전하게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애초에 좋아하는 사람의 아픈 모습따위 보고싶은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물론 그 사실을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에 대신 입 밖으로 나오는 말들은 일종의 투덜거림이었다. 선배가 아프면 같은 포지션인 제 쪽이 곤란하다고요. 애초에 플레이적으로 같이 활동하는 일 꽤 많고. 이만큼 같이 시간 보냈으면 알 법도 하지 않아요? 후배 고생시키지 말고 빨리 양호실이나 가요. 그리 말을 붙이는 카리야를 키리노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소리없이 침묵하는 키리노의 모습에 카리야가 덩달아 입을 다물었다. 둘 사이에 느릿한 침묵이 흘렀다. 카리야가 의아함과, 미약한 설렘과, 그를 모조리 뒤덮는 걱정을 담아 키리노를 올려다보았다. 살짝 찌푸려진 미간으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기우뚱 고개를 기울이는 카리야를 보며 키리노가 물었다. 


“날 걱정하는 거야?”

“......뭐, 그런데요.”


 여기서는 부정해봤자 도리어 이상하게 보일 뿐이었다. 후배가 선배를 걱정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었으니까. 카리야는 스스로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키리노의 표정이 묘하게 구겨졌다. 일견 쓰게 웃는 그 표정을 보고 카리야가 의문을 품기도 전에 다시 말끔한 표정으로 돌아온 키리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손을 내밀었다. 


“갈게. 양호실.”

“그러세요.”


 입으로는 대답하면서도 키리노가 내민 손에 시선이 닿았다. 무슨 의미지. 뭘 달라는 건가. 물이라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카리야는 반사적으로 그 위에 제 손을 얹었다. 반쯤, 사실은 반 이상 흑심이 섞여있기도 했다. 잡으라고 내민 것처럼 보였으니까. 그렇게 변명할수도 있었고. 일견 곱상하게까지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선 짙고 남자다운 손이었다. 카리야가 살짝 닿을 정도로 내민 손을 강하게 마주 잡았다. 어라? 하고 중얼거리기도 전에 키리노가 몸을 돌려 그를 이끌었다. 키리노 선배? 카리야가 당혹을 담아 그 이름을 불렀다. 카리야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는 키리노는 부름에도 돌아보지 않았다. 카리야는 더 부르는 대신 입을 다물었다. 더 입을 열었다가는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릴까 무섭기도 했다. 사실 잡힌 손에서도 맥박이 전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었다. 무슨 고집을 부리는 것인지, 혹은 심술을 부리는 것인지는 몰랐다만 이런 것이라면 달갑게 받을 수 있었다. 뺨이 붉어지거나 수줍은 얼굴을 짓고 있지는 않겠지. 그냥 선배가 끌고가는 것을 따르는 후배로 보이겠지. 카리야는 약간의 걱정과 그를 모조리 뒤덮는 설렘을 삼키며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심장소리가 뜨거웠다.



 * 



 카리야는 보건실 침대에 누워 발끝을 까딱이고 있는 키리노를 바라보았다. 일단 손을 잡았다는 사실 하나가 너무 좋아서 별 생각없이 여기까지 오기는 했다만, 앉아서 할 일도 없었다. 키리노가 쉬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도리어 빨리 돌아가던가 해서 자리를 비켜주는 게 답인것같기도 했다. 어떻게 할까 싶어 머뭇거리는 카리야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키리노는 눈을 깜박이다가 카리야를 돌아보았다. 양호실에서 시선 둘 데도 없어 이리저리 둘러보던 카리야가 몸을 떨었다. 은근히 긴장하는 카리야의 모습을 보며 작게 웃은 키리노가 손짓했다. 카리야가 선뜻 그 옆에 다가갔다. 가까이 카리야의 손목을 붙잡은 키리노가 그 손을 제 이마와 눈가에 겹치게 얹었다. 그 행동에 카리야는 하마터면 펄쩍 뛸 뻔했다. 이이이런, 미친. 카리야는 험한 말 튀어나오려는 입술을 깨물었다. 손을 잡은 것과 얼굴에 손이 닿은 것은 차원이 달랐다. 목구멍으로 심장이 튀어나올만큼 놀란 카리야는 제 긴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애를 썼다. 물론 효과는 미미했다. 


“왜 그래요? 키리노 선배.”

“그냥 쉬기 심심하니까 뭔가 말이라도 해 봐, 카리야.”


 그 말에 어쩐지 은근한 웃음기가 섞인 것도 같았다. 양호실에 오기 전보다 훨씬 기분좋아 보이기도 했고, 잔잔하게 내리깔리는 그 목소리마저 좋았다. 지금 손에 땀 차는 건 아니겠지. 그건 진짜 최악인데. 카리야는 진심으로 걱정하면서도 머리를 뒤졌다. 떠오르는 것은 축구부 이야기밖에 없었다. 축구부가 아니어도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모조리 축구부원들이니. 애초에 둘의 공통점이자 합의점이 그것 하나뿐인데 따지고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으음. 잠시 고민하던 카리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에, 작년이었던가. 합창 시험을 본 적이 있었는데요...”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횡설수설에 두서없어서 말하는 카리야가 부끄러워 머리를 박고싶은 심정이었지만, 듣는 키리노는 꽤 즐거워보였다. 청자가 좋게 굴어주니 화자가 안심하는 것도 당연한 절차였다. 좋아하는 사람과 단 둘이라는 점에서 남는 묘한 긴장감을 제외한다면 카리야의 분위기도 한껏 나긋해졌다. 키리노가 아픈 사람이고, 이곳은 양호실이라는 점에서 평소에 걸치고 있는 자조에 가까운 경계심을 내려놓은 탓도 있었다. 


“텐마 군은 보기보다 노래를 잘 해요. 딱 텐마 군 답게 부른다고 해야 할까. 츠루기 군은 목소리가 좋고. 잔잔하게 부르는 노래가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카게야마 군은, 음. 의외로 같이 부를 때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선배요?”


 카리야가 이야기를 시작한 이후 키리노가 처음으로 불쑥 말을 던졌다. 카리야가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을 짚었다. 평소 키리노의 목소리는 가까이서 들으면 위험할 정도로 좋았지만, 카리야는 키리노와 학년이 달랐다. 거기에 키리노는 딱히 노래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었다. 같이 가라아케에 갈 일 따위 있을 리 없었다. 즉, 카리야는 키리노가 노래하는 것을 한 번도 들은 적 없었다. 


“들어 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요.”

“그럼 듣고 말해줘.”


 뭐라고. 카리야가 당황하기도 전에 키리노가 입을 열었다. 그 속에서 새어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진실로 노랫소리였다. 우와아아악. 소음으로 목소리를 가린다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이 없을테니 카리야는 소리없이 경악했다. 그리고 들떴다. 천천히 울리는 키리노의 노랫소리는 등허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 뻣뻣하게 긴장될 정도로 좋았다. 으아, 진짜 좋아. 젠장맞을. 그만 좀 멋있으라고요, 키리노 선배. 카리야는 실없이 비집어나오려는 원망과 애정을 삼키며 키리노의 노랫소리에 집중했다. 진중하리만치 낮고, 녹아내릴만치 다정했다. 젠장! 또 한 번 반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 



 빌어먹을, 키리노 란마루. 나가 죽지 그러냐. 키리노는 제 옹졸함에 감탄할 지경이었다. 요즘들어 접시물이든 벽이든 어디에던지 머리박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었다. 제 초라하기까지 한 질투심을 새삼 깨달을 때마다 특히 그랬다. 카리야가 제 친구들 이야기 좀 즐겁게 한다고 해서 그에 질투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노래나 하고.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텐마는 초반에 좀 삐걱했지만 지금은 명실상부 라이몬 축구부의 캡틴. 츠루기도 초반에 좀 삐걱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듬직한 라이몬의 에이스 스트라이커다. 카게야마는... 젠장. 무엇보다 카게야마가 그랬다. 텐마는 구별없이 두루두루 친했고, 츠루기는 카리야보다는 확실히 텐마나 신도와 더 친했다. 그에 비해 카게야마는 은근히 카리야랑 많이 친했다. 그 모습을 본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카게야마가 키리노 본인이 그런 것과 같은 흑심이 없는 순수한 우정의 감정으로 카리야를 대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데도 이 정도로 질투하다니, 나 진짜 엄청 나쁜 선배구나. 키리노는 제 자신에게 실망했다. 그런데 그냥 나쁜 선배 하련다. 그리고 수긍했다. 이 정도도 못했다가는 속 터져 죽을지도 몰랐다. 제 감정 하나 영영 말 못할 처지인데 이 정도 감정을 흘려보낼 곳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카리야를 끌고 양호실까지 온 것은 좋았다. 평소보다 훨씬 유한 카리야를 보며 그 손까지 얼굴에 닿게하니 기분이 하늘위로 붕붕 떠오를 정도였다. 아프지는 않았고, 피곤하다면야 아마도 상사병에 가까운 종류일 테니 걱정할 것도 없었지만 그로 인해 카리야에게 챙김받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용해 줄 수 있었다. 제 얼굴에 손을 얹고 조근조근 이야기하는 카리야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었다. 키리노는 제 머리카락 끝을 붙잡아 입가에 가져다댔다. 결코 그럴 리 없겠지만 두근두근 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들었다. 행복했던 오전의 일이 지나고 주체못해 펄펄 날아다녔던 오후 부활동 시간까지 모두 끝난 밤이었다만 키리노는 들떠 있었다. 당장 꼴깍 넘어가도 좋을만큼 행복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행복은 실시간으로 최대치를 찍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렸으니까.


“우왓!”


 울리는 전화의 화면을 확인한 순간 반사적으로 폰을 던질뻔한 키리노가 가까스로 그것을 멈추며 소리친 말이었다.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은 고작 여섯 자. 카리야 마사키. 키리노는 한 번 눈을 부볐다. 축구부 단체문자 정도가 아니면 연락할 일 없는. 그래서 가끔 화면에 띄워놓고 통화버튼 하나 누르지 못해 하염없이 보고 또 보기만 하던 이름이었다. 잘못 건 거 아냐? 바로 끊기는 거 아냐? 키리노는 불신을 담아 화면을 보았지만 손은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실수던 뭐던 일단 카리야와 이 시간에 짧게나마 대화할 수 있는 찬스였다. 놓칠 수 없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키리노 선배?]

“카리야?”


 키리노가 활짝 웃었다. 보이지는 않겠지만 만면에 미소가 번졌다. 전화 너머에서 카리야가 뭐라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키리노에게 하는 말은 아니었고,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말 같았다. 전화를 막고 하는 말소리인지라 잘 들리지는 않았다. 띄엄띄엄 주변의 형들보고 저리 가라고 외치는 것 같기도 했다. 


[아, 죄송해요. 형들이 좀...]

“아냐, 괜찮아.”


 전화시간이 길어진다면 나는 좋아. 그 말은 속으로 삼키고 키리노가 방긋 웃었다. 뭇 사람 마음 설레게 만들 정도로 달디단 미소였지만 보여지는 사람은 없었다. 카리야가 전화 너머에서 말을 이었다. 잠깐 할 말이 있어서 전화했는데요. 그 텍틱스... 그렇게 이어지는 말들은 대부분 축구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뭐든 좋았다. 응, 그래. 그 부분은... 키리노가 띄엄띄엄 대꾸했다. 대화하면서도 문득 전화 너머에서 다른 목소리도 들렸다. 목소리들은 대부분 장난기를 담고 있어서 키리노는 되려 안심했다. 잘 지내고 있구나. 엷은 미소 머금은 얼굴로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을까. 카리야가 전화 너머에서 말했다. 


[...그럼 이만 끊을게요.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괜찮아. 그럼 잘 자, 카리야.”

[선배도요.]


 그리고 뚝. 전화가 끊어졌다는 의미로 뚜우뚜우 울리는 휴대전화를 계속 붙잡아 귀에 대면서, 키리노가 천천히 중얼거렸다. 


“......좋아해, 카리야.”


 짝사랑이었다. 아주 지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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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