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도우러 가지 않아도 괜찮은건가요?!

도우러?! 옐로 선배를?! 내가 왜?! '이 숲에서!' '싸운다!' 이 조건 아래라면 옐로 선배야말로 최강이야!!

 

 

같은 대화를 보고 싶다... 숲의 수호자... 배틀보다 싸움이 강한 사람...

 

아무리 생각해도 모브랑 골드 느낌인데 (이런 느낌으로 혁혁하게 활약해주시는 골드 씨에게 언제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느낌표 좀 지우면 실버여도 괜찮을 것 같음... 호연부터는 옐로를 조용하지만 숨겨진 힘이 있는 선배 정도로 인식할 것 같은데 (사유 : 호연은 그래도 바다괴물 무찌를 때 옐로가 볼트태클 막타를 치는 걸 봤기 때문에 약하다고 느끼진 않겠거니) 성도는 제대로 옐로를 강하다고 생각할 것 같아...

아니 물론 호연 이후 신오 애들부터는 대선배랑 만날 기회부터 거의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 (ㅋㅋㅋㅋㅋ) 그래... 너무... 늘었죠! 이해합니다 저도 아직도 신오 이후 애들이랑 낯가립니다 블랙이랑 화이트는 나온지 그래도 10년은 되어가는 것 같은데도... 아직도! 이거 뭐 낡다 못해서 먼지 날리는 오타쿠인데 그렇게 됐습니다 

 

실버야 말할 것도 없이 고향 찾기부터 함께 시작해서 숲에서 함께 싸우고 로켓단한테 납치된 자기 찾으러 와줬고 와타루도 옐로를 이길 수 없는 상대라고 땅땅해줘... 이쯤되면 옐로를 강자라고 생각 안하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고 크리스는 좀 긴가민가하지만 역시 알 것 같고, 골드는 사실 몰랐어도 재밌고 좋을 것 같은데 옐로한테 선배 힘 좀 써줘야겠어! 하고 볼트태클 쓰게 만들 걸 봐서는 아는 것 같음 옐로의 강함... 멘탈이나 마음같은 어렴풋한 영역이 아니라 (그리고 난 이 부분이야말로 도감 소유자에서 옐로가 엄청나게 상위권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짜로 강함... 포켓몬 레벨 쭈우우욱 올리는 치트키같은거 역시 주인공이 쓰면 쾌감이 일잖아요 주인공 라인이라 다행이지 정말 적이었으면 어쩔뻔했어 무서워서 

 

그런 의미에서 옐로는 대체 언제 재등장하는 거죠? 레드랑 블루도 오루알사때 등장했고 그린도 엑와에서 등장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옐로는... 언제...? 저희 애 성장 모습을 저도 좀 보고싶습니다만... 그래서 저희 애가 키는 좀 컸나요? 

 

간만에 스페 읽고 있는데 책이 엄청 낡은 책이라서 초반부가 상당히 너덜너덜한 탓에 새로 살까... 아니 E북 나와주면 좋겠다... 같은 생각 중... 물론 아마 절대 불가능하겠지만 0.01%의 희망을 아련하게 응시하고 있음 일본에서는 E북 있는데 한국에서는 안 해주려나... E북 나오는 김에 초반부 좌우반전이랑 오역들도 어떻게 해주면 좋겠지만() 꿈도 못 꿀 레벨이라 그냥 막연하게 원하기만 하고있음.......

 

지금 한국 정발은 못 따라간지 좀 됐지만 XY편이 나오고 있다는 것 같은데 그거 끝나면 오루알사... 다시 슬슬 스페를 살 때가 된 걸까 싶음 물론 오루알사편이 정발되기까지도 또 몇년 걸리겠지만() 스페 초반부 애들도 설정상 벌써 20대라서... 20대 맞나? 30대까지 찍었나? 여하튼 서먹해하고 있는 중... 시대의 흐름을 포켓몬과 함께 느끼고 있는 기분()()

제가 이 티스토리에 포케스페 좋아한다고 처음 적기 시작한 게 14년... 지금 10년이 지난건가요? 곧 11년이 되잖아? 그런데 글 적기 이전부터 평범하게 좋아했기 때문에 10년 + a임 우와... 

 

좋아하는 애들이 원작에 등장하지 않은 지 까마득하지만 여전히 좋아함 그리고 좋아하는 요소가 과거랑 별다를 바 없이 좋아해서 솔직히 좀 웃었음... 저 14년도 글 읽고 왔는데 지금 위에 적은 글이랑 근본적으로 좋아하는 설정 면에서 변한 게 하나도 없음 너무 소나무라서 스스로가 웃길 지경 벌써 몇 년 전인데 과거의 내가 좋다고 적었던 글의 완성도나 묘사의 조악함은 차치하고 (으악 너무 보기 부끄러움 진짜) 설정같은건 정말정말 여전히 취향이었다... 사람 취향이란 건 절대 변하지 않는구나... 저는 말랑외유내강 옐로를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상록시티 사람들이 친분 쌓는 걸 정말 간절히 원하고 있구나... (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역시 지금 생각해도 좋음... 아무도 납치되지 않는 세계선을 만들어줘... 마사라 세 명 사이좋게 소꿉친구로 지내는데 그 와중에 그린은 할아버지 연출로 상록시티 짐리더 아들이랑 만날 일이 있어서 그린과 실버가 먼저 아는 사이가 되고 그 가로연줄로 상록 짐리더 비주기가 보호하고 있던 옐로랑 와타루랑 연 트고... 그러는 어느 날 상록숲에서 길을 잃은 실버 (그러나 하필 상록숲이라서 위기감이 전혀 없었던) 가 마찬가지로 상록숲에서 길 잃은 블루 (이쪽은 무서워서 울고 있었는데 자기보다 어린 실버를 만나버려서 눈물 꾹 참고 숲을 같이 헤맴)와 만나서 청은남매가 연을 트기 시작하고... 그렇게 마사라 셋과 상록시티 셋이 연 엮이기 시작하는... 시작하는 평화로운 시공에서 우당탕탕 코미디 찍는 거나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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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 17

2019. 3. 25. 00:07 from PKSP/NOVEL


보니까 작년 4월쯤에 루비사파 글을 썼고 또 재작년 12월에도 루비사파 글을 썼더라고요 약간 봄겨울 텀인건지 뭔지 아무튼 지금도 열렬하게 사랑하고 있고... 요즈음은 어떤 장르에도 큰 버닝상태 없이ㅠ 쉬는 중이지만 그 사이에서도 다시 키보드를 잡게 만드는 너희를 사랑해 루비... 사파이어...... 오루알사 다시 읽어본 지금 둘은 정말 사랑을 하고 있었고 (이하생략



 * 




"그럼 끊는다?"


 에메랄드는 되돌아오는 답변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어차피 지금 상대는 여러가지 이유로 머리가 꽉 차서 이쪽의 전화예절을 따질 상황은 아닐 터이니. 도리어 저가 끊지 않으면 저 쪽에서 먼저 끊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화면이 어두워진 포켓기어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소년은 어깨를 으쓱였다. 평소의 우아한 행동거지를 이어가지 못할정도로 초조해졌다는게 눈에 선하면서 아직까지 헛소리를 하고 있는 루비의 모양새가 우습고 안쓰러워서였다. 

 온화하기보다는 부드러운 열기를 품고 있는 녹옥의 눈동자와 엷은 심록의 눈동자가 가만 마주쳤다. 혀나 끌끌 차는 에메랄드와는 달리 미츠루는 퍽 걱정에 젖은 모양새였다. 염려로 가득 차오른 다정한 시선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진 과자와 그 옆에 놓여진 에메랄드의 포켓기어를 향했다가, 부드럽게 올라와 에메랄드의 시선에 닿았다. 


"괜찮을까? 루비."

"괜찮아, 괜찮아."

"그래도......"


 미츠루가 시선을 돌렸다. 이번에 닿은 시선에 끝에 있는 사람은 소녀였다. 여인의 형태를 띄워가는 부드러운 몸의 실루엣이나 겨우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미츠루는 그녀의 표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늘 그렇듯 주변을 밝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화창하게 미소짓고 있으리라. 그 옆에 서 있는 사람이 평소의 그 사람이 아니었을 뿐. 미츠루는 턱을 괴고 먼 곳에 있을 루비를 속으로 불렀다. 루비, 지금 사파이어가 자기한테 고백한 남자한테 웃어주고 있다고. 정말로 괜찮아? 

 제 벗의 걱정으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미츠루와는 달리, 그와 꼭 같은 자세로 사파이어를 응시하는 에메랄드는 퍽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걱정은 무슨. 아직도 앳된 티가 남은 동그란 얼굴에는 이곳에 없는 상대를 향한 한심함만 잔뜩 묻어났다. 지금 사파이어의 곁에 서 있는 사내가 사파이어와 만나서 그녀를 좋아한다는 티를 내고 끝내 사파이어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뒤 친구로 지내자는 말을 들은 지금의 상황을 상세히 루비에게 보고한 것도 그였다. 


 루비의 반응은 겉으로는 참으로 한결같았다. 사파이어의 연인은 사파이어가 선택해야지. 나는 사파이어의 연인이 아닌 걸. 사파이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응원할거야.

 사파이어가 행복해진다면 누구라도, 좋아. 


 헛소리. 에메랄드는 코웃음을 쳤다.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 미츠루. 우리는 쟤네들 구경하면서 떡이나 먹고 있으면 된다고."
"정말 그럴까나."


 어슴푸레 웃는 얼굴로 미츠루가 눈썹을 작게 찡긋거렸다. 그는 이제 숙련된 실력을 가진 유망하고 젊은 트레이너였으나, 그 얼굴이나 순한 시선은 여전히 갓 흙을 헤집고 솟아난 새싹과 닮아 있었다. 순하기 짝이 없는 그 얼굴을 응시하며 에메랄드는 망설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호한 긍정에 미츠루마저도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안심될 정도로. 


"루비 걔는 자기가 좋은 남자인 척 하고 싶은 모양인데, 웃기지 말라지. 걘 사파이어 없이는 안 되는 글러먹은 놈이라고."


 긴 금발을 가지고 노는 후파를 손으로 슬쩍 밀어내며 에메랄드는 거침없이 입을 열었다. 그 입에서 쏟아져나오는 단어는 모두 적나라할 정도로 제 벗의 실체를 찌르고 있어서, 미츠루는 일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힘주어 삼킬수밖에 없었다. 소년의 말은 잠시 쉴 틈도 없이 줄줄 새어나왔다. 미츠루 본인은 몰랐으나, 에메랄드는 이 말을 꽤 오래 참고 있던 모양이었다. 불만과 약간의 비웃음, 하지만 흥미와 애정과 그 모두를 끌어안은 심술까지 덕지덕지 끌어안고 에메랄드는 히죽 입꼬리를 올렸다. 


"쟤네 둘은 서로 없으면 안 될 것처럼 구는 바보 커플이니까, 기분 나쁠 정도로 찰싹 붙어있기나 하면 돼. 루비 걔는 지금은 아닌 척 그렇게 자기세뇌하고 있는 모양인데, 헛소리 말라지. 아마 일주일 안에 머리 박고 후회하다가 당장 날아온다는 데에 내 나무킹 잎사귀를 걸 수도 있어."

"역시 그렇겠네."

"걔는 보기보다 욕심이 많다고."


 에메랄드가 과자를 하나 입에 넣었다. 미츠루는 이제 걱정을 완전히 접어버리고 에메랄드의 입에서 나오는 뾰족하지만 상세하게 관찰한, 애정 넘치는 친구의 해석을 듣는 데에 집중했다. 에메랄드, 루비랑 사파이어를 엄청 좋아하는구나. 미츠루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했다가는 부끄러움 가득한 표정으로 버럭 화를 내고는 훌쩍 떠나버릴 것 같아서 소년은 저가 하고 싶은 말을 적당히 삼켰다. 


"상대가 사파이어니까 점잖고 로맨틱한 흉내를 내고 싶은 모양인데, 루비는 그럴 사람이 못 돼. 멀리 떨어져도 사파이어가 행복하면 괜찮다니, 그건 사파이어가 루비한테 할 수 있는 말이지 루비가 사파이어한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거든."

"그래?"

 미츠루도 과자 하나를 입에 넣었다. 멀찍히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파이어에게 적당히 손을 흔들어준 에메랄드가 성의 없이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심드렁한 시선은 꺼진 포켓기어의 화면 끄트머리를 의미없이 서성였다. 


"만약 노력해서 정말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사파이어가 다른 사람 옆에서 서 있는 꼴 루비는 못 볼 걸. 걔의 대부분의 욕심은 다 사파이어한테 향해 있는데 될 리가 없지. 지금이야 사파이어가 루비를 좋아하고 있으니 잘 모르나 본데, 본인도 그거 깨달으면 아주 금방~ 금방~ 튀어올테니까 우린 걱정할 필요도 없어."

"그렇구나."


 두 녹안이 잠시 서로를 응시했다. 거울 너머의 상대를 응시하듯 가만 마주한 시선이 곧 개구지게 휘어졌다. 꼭 닮은 모양새로 미소를 나눈 둘은 여유롭게 차를 한 잔 마셨다. 사파이어가 다가와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것이냐며 활기차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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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16

2018. 4. 4. 00:35 from PKSP/NOVEL

이쯤되면 시험기간에만 등장하는 사람같지만 오늘은 과제가 너무 하기 싫어서 온 거니까 일관성 없... 없... 없는 걸까요? 슬슬 자기자신에게 자신감이 떨어지는 요즘... 퇴고 안하는 글만 짧게 쓸 시간도 부족할만큼 과제가 많다니 이게 학교냐...... (막말) 연성하고 싶어질때 늘 생각나는 루비사파 꾸준히 사랑하고 있어! 

지인분께 연성키워드 받았답니다 : 도서관

 

 

 

 

 

*

 

 

 루비는 사파이어가 정적을 빚어내는 순간을 사랑했다. 물론 그녀의 모든 순간을 하나도 빠짐없이 사랑하고 있었으나, 모든 사랑 가운데 유독 특별한 경우는 분명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태양보다 더 찬란한 미소로 저에게 웃어주는 사파이어를 호흡 한 줌까지 내줄 수 있을 정도로 열렬하게 사랑했다면, 침묵과 함께 공기에 파묻혀 있는 사파이어는 하염없이 보고 또 보고 싶을 정도로 경애했다.

 청년의 기로에 막 발을 딛기 시작한 소년은 조용히 안경을 고쳐 썼다. 얄팍한 렌즈가 시선을 제대로 숨겨주리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지만, 조금쯤이라도 걸러줄 수 있다면 다행이었다. 제 시선이 진득해지지 않게 조심스러움을 뒤집어쓰며 루비는 의식적으로 책을 내려다보았다가, 몇 분 되지 않아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벌이 꽃에 모여들듯 물건이 바닥에 떨어지듯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날카로운 눈매 사이에 박힌 붉은 눈동자가 끈질기게 그녀의 주변을 맴돌았다. 본디 이런 시선 하나 못 알아차릴 정도로 무딘 그녀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책에 푹 집중하고 있는 모양인지 루비의 시선을 영 알아차리지 못한 기색이었다. 루비는 그 사실에 소리없이 안도했지만, 동시에 기묘한 감정이 제 어딘가에서 뭉글거리며 피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보잘것 없는 질투였다. 제 감정의 이름을 알아차린 그는 능숙하게 그것을 속에 삼켰다. 

 

 본디 사파이어는 자신이 모르는 지식을 머리에 차곡차곡 정리하기 좋아했다. 산으로 바다로 직접 뛰어다니며 지식을 얻고 그 지식을 몸으로 느끼며 배우는 모습이 너무 강해서 티가 잘 나지 않지만, 머리도 좋고 영리했다. 그녀는 저 관동지방의 그린과 마찬가지로 지방을 대표하는 박사의 혈육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포켓몬과 함께했고 옹알이 한 마디를 내뱉던 시절에도 그녀의 주변에는 포켓몬에 대한 수많은 지식이 기포처럼 떠다녔다. 비록 사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는 하나 전문서적도 무리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사파이어가 도서관에 걸음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밖에서밖에 얻지 못하는 지식이 있는 만큼, 책으로밖에 얻지 못하는 지식도 있어. 그녀의 입술은 유려하게 문장을 내뱉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도서관에서 더 공부를 하려고. 아빠의 서재에도 없는 책들이 많더라고. 그래서 요즘은 책 읽느라 굉장히 즐거워. 언어를 끝마치며 수줍게 미소짓던 얼굴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도 루비는 똑똑히 기억했다. 덕분에 루비는 자신이 하려던 모든 말을 그대로 들어내어 어딘가의 쓰레기통에 처박을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밖을 돌아다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하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루비와 함께하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루비는 그 사실에 지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루비가 여유롭고 한가한 사람이었다면 문제 없이 사파이어의 뒤를 쫒아 백날천날 도서관에 앉아있을 수 있겠지만, 매우 유감스럽게도 그 또한 바쁜 사람이었다. 루비와 사파이어의 만남은 언제나 두 사람의 작은 타협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루비는 자신의 비는 시간 전부를 사파이어에게 투자해도 아깝지 않았지만, 사파이어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시간을 위해 루비와 함께하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 날 만나기 전, 루비는 사파이어와 더 오래 함께있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 부드럽게 돌려 불만을 표하려고 했었다. 물론 사파이어의 말 한 마디에 모조리 취소된 계획이었다. 그냥 루비는 저가 사파이어를 쫒아 도서관에 드나드는 시간을 들렸다. 공간의 특성상 다정하게 말을 주고받거나 큰 소리를 낼 수는 없었지만, 고요하게 집중하는 사파이어의 모습을 가만히 볼 수 있는 정적인 시간은 마음에 들었다. 

 사파이어의 행동은 언제나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루비는 언제나 그 목적을 흐트러트릴 수 없었다. 루비가 콘테스트 마스터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사파이어도 호연지방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좀 더 깊게 공부를 이어 가고 싶어했다. 애초에 아버지인 털보 박사의 조수로 일하고 있기도 했고, 도감소유자로써의 명칭 역시도 궁구하는 자. 그녀가 책에 빠져드는 일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루비가 의상 만들기와 콘테스트 기술 연구에 투자하는 시간과 똑같았다. 루비의 이성은 당연하게도 그녀를 이해하고 응원했다. 

 

 허나 세련된 이성이 외치는 말과 감춰진 본성이 외치는 말은 전혀 달랐다. 루비는 사파이어의 앞에서 나한테 조금 더 신경 써 달라고 투정부리고 싶은 본성을 우아하게 내리눌렀다. 루비는 능숙한 연기자였고, 어린 시절 꾸역꾸역 뒤집어 쓴 겉가죽은 이제 온전히 루비의 것이 되었지만 그와 별개로 루비의 본성은 단순했다. 그는 승리를 위해 투쟁하는 자였다. 어릴 적에는 대상이 배틀이었고, 커서는 콘테스트가 되었을 뿐이었다. 그에 반해 사파이어의 본성은 섬세했다. 거칠고 무딘 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녀의 본질은 루비보다 백 배쯤 다채로워서 루비는 언제나 사파이어를 대할 때 극히 조심스러워졌다. 지극한 애정과 조금도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욕망은 그를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사파이어는 한결같이 루비를 사랑해주었고, 루비도 그 마음의 영원을 믿었지만 신뢰와 불안은 별개의 차원에 그려져 있었다. 루비는 제 자신이 제 사랑을 상처 입힐까 늘 무서웠다. 한 번의 경험은 그를 겁쟁이로 만들었다. 한 번의 상처가 둘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다시 가까워지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깊은 인연, 그리고 천운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이 필요했다. 루비는 두 번의 상처가 생겼다가 아물어지는 그 시간을 무사히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그렇기에 루비의 행동은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졌다. 루비는 사파이어의 앞에서 불필요한 부분까지 늘 인내했다. 그리고 자신의 인내를 결코 그녀에게 들키지 않았다. 사실 루비는, 상냥한 사파이어가 모든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보일 반응조차 두려웠다. 루비는 그녀의 앞에서 늘 약자였다. 

 사파이어, 나의 사파이어. 그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루비는 잘 알았다. 사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수십 배는 더 견디기 어려웠을 터였다. 그녀가 루비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예를 들어 에메랄드를 대하듯 좋은 친구로만 여기더라도 루비는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했을 테니까. 그녀의 태도와 행동거지, 몸짓과 언어 모든 것에서 루비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고, 그 사실은 루비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루비의 인내를 견고하게 만들어주었다. 영원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생각의 차원이 이상한 곳으로 흘러가면서 손에 쥐고 있던 책은 이미 덮어 내려놓은지 오래였다. 하염없이 저를 보는 시선을 뒤늦게 눈치 챈 사파이어가 고개를 들었다. 깊은 붉음과 청아한 쪽빛이 얽히는 순간 반사적으로 루비가 웃었다. 다정한 미소였다. 사파이어 역시 가벼이 미소지었다. 사파이어는 눈짓으로 책의 남은 분량을 잠깐 확인하고는 루비에게 입모양으로 언어를 벙긋거렸다. 이것만 다 읽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자. 말을 이해한 루비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파이어는 다시 마법처럼 책에 빠져들었다. 루비는 글을 따라 좌우로 움직이는 섬세한 눈동자를 꼼꼼히 응시하며 턱을 괴었다. 보석을 닮은 눈동자가 퍽 몽롱했다. 책에 소모할 집중력은 이미 증발한 지 오래였다. 루비는 다른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손을 잡아야지. 루비는 계획을 위해 여러가지 생각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사파이어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루비는 아마 오래오래 그 계획을 곱씹으리라. 실제로 집으로 돌아가는 노을진 거리에서 사파이어가 활짝 웃는 얼굴로 루비의 손을 먼저 덥석 잡아올 때까지. 그래서 이리저리 골몰한 계획을 조용히 접어 시도하기도 전에 이루어져버린 수많은 계획들 사이에 한 자리를 더 끼워넣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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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15

2017. 12. 13. 16:18 from PKSP/SS

 

 

 시험기간에 폭발하는 게 바로 덕심이죠 저도 안답니다(..) 그리고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덕심의 대상은 다시 한 번 포케스페 다시 한 번 루비사파... 너희를 사랑해 얘들아! 요즘 하루종일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는 소년소녀들입니다 루비랑 사파이어...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옐로) 특히 루비랑 사파이어 결혼했다 결혼했어 (그냥 입에 붙은 말...) 둘이 부부고 아이가 있는 시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너무) 요즘은 그냥 간질간질하게 썸타는 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흔흔하고 흐뭇할 것 같아서 둘이 연애하는 시절을 자주 상상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귀여워서 파괴력이 한계돌파↗↗↗↗하고 있으니까 괜찮은 기분... 말투 썰체 존댓말 이다체 막 섞여서 쓰고 있습니다 오루알사편 네타도 많이 들어있어요 개인만족용!

 

 

 

01. 하지만 역시 루비사파는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는 것도 좋으니까 나이 역주행하는 느낌으로 썰을 풀어봅시다(?) 30대의 루비사파... 아들 1명... 사실 딸들이 있어도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루비가 그랬듯() 아버지에게 반항적인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음 물론 루비는 종길관장과는 다르게 되게 유들유들하고 겉으로 보기에 아내에게 완전 잡혀 사는 남편이겠지만 루비사파 부부의 집안일 비율은 6.5 : 3.5...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고 루비가 더 집안일에 능숙하기도 하고ㅠ 사파이어는 연구원 일을 하느라 바쁠 것 같아서... 물론 루비도 콘테스트 일로 정신없이 바쁠때가 있으니까 그 때는 서로 고생하지 않고 그냥 사람 고용해서 편하게 사는 것으로... 하지만 사파이어 입에 들어가는 요리는 자기가 하고 싶고 사파이어가 입는 옷은 자기가 만들고 싶은 그런 욕심이 분명 루비에게 있을거라고 생각함(??) 요리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 옷도 예쁘게 잘 입는 루비를 반항적인 마음으로 보는 아들은 아버지는 되게 강하면서 왜 저렇게 약하게 사는거지 싶은... 그런 느낌이려나 아예 강한 걸 모를지도 몰라 콘테스트 하는 것만 봐서 아들 배틀교육은 사파이어가 시키거나 혼자 할 것 같은데 (사파이어 박사님은 바쁘니까!) 사파이어가 너희 아빠는 강하다고 종종 얘기하기는 할텐데 아들이 이거 약간... 긴가민가하는 느낌으로 믿으려나 그럴 것 같음 여하튼 사춘기가 와서 반항심도 폭발하는 그런 느낌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들이 자신에게 무슨 막말을 하던 거칠게 굴던 화를 내던 저럴 때도 있는거지~ 나도 저랬던가!(?) 나는 가출도 했었는데 아들 정도면 얌전한 쪽인가!(?) 싶은 느낌으로 오냐오냐 봐주는 루비지만 아들이 사파이어에게 건방지게 대하는 걸 언젠가 보고는 흠 내가 아들 좀 잘못 버릇 들였구나 하면서 그제야 몬스터볼 드는 루비가 보고싶다...... (결론은 결국 이거) 루비가 서른이면 하아 미쳤다 강하고 아름답고 섹시한 루비...... 루비 포켓몬 한 마리에게 여섯마리 모조리 KO당하고 사파이어 품에 안겨서 우는 아들....... 사파이어가 아들 등 토닥토닥해주면서 루비에게 너무 심했다고 눈치주는게 보고싶다 아들을 이겼지만 사파이어에게 혼나고 아들에게 사파이어 품도 빼앗기고 완전 진 기분 들어버리는 루비 보고싶다 아들에게 질투하는 건 전혀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도무지 감정 제어하기 힘들어서 뚱해 있는 루비...... 그리고 그 루비의 기분을 한방에 좋아지게 만들어버리는 인간비타민 사파쨩이라던가 (사랑해!) 

 

 

 

02. 갓 결혼한 신혼 상태인 것도 너무... 좋음... (바닥침) (바닥부숨!) 루비가 청혼하는 것만 생각하면 우주최고로 행복해짐 루비랑 사파이어는 빨리 결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로 빨리냐면 둘 다 결혼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순식간에 청혼 허락 상견례 결혼식 냉수 마시듯 후루룩 넘기고 빠른 결혼! 땅땅땅 하면 좋겠다고 생각함 투디니까 괜찮아... 아 정말 사랑해ㅠ 루비는 사파이어한테 어떻게 청혼할지 정말 별별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데 예를 들어 가장 아름답게 화려하게 할 수도 있고 단 둘이서 되게 담백하게 할 수도 있고 멋없게 할 수도 있고 멋있게 할 수도 있고... 근데 어떻게 청혼하던 사파이어가 웃으면서 허락해준다는 결론이 나오는 건 변함이 없기 때문에ㅠ 사랑한다...... (반복) 하나하나 상상해보자면 멋지게 청혼하는 건 전에 풀었던 것 같고 (챔피언>청혼 루트) 그냥 평온하게 대화하다가 그럼 결혼할까, 하고 제안하는 것도 좋고 얼굴 시뻘게져서 겨우겨우 좋아합니다 사파이어 씨 결혼해주세요! 하면서 어울리지 않게 긴장해서 꽃다발 내밀면서 서투르게 청혼하는 것도 다 너무 귀여움 루비너무ㅠ귀여움...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사파이어가 절대 울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하면서 청혼하는 루비 너무 귀엽고 내가 루비를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하면서 받아줄 사파이어도 진짜 우주최고귀여움 루비사파 결혼했다 결혼했어 둘은 정말 꿀이 떨어지는 신혼생활을 하겠지... 솔직히 아이 낳고 죽기 직전까지도 그냥 꿀떨어지는 생활을 하겠지만 그냥 신혼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사랑스러움같은게 있으니까 으흐흑 너무 좋음 신혼인 루비사파 갓 결혼한 새신랑 루비 새신부 사파이어... 각자가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끔 왼손가락의 반지 만지고 아 맞아 루비는 초조하거나 마음을 다스려야 할 일같은게 있을 때마다 왼손약지의 반지를 매만지는 습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그거 눈치채고 어휴 닭살... < 같은 심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루비가 애처가 기질을 나름 우아하게 포장은 하는데 딱히 숨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포케스페 오루알사 15화를 보면 종길관장이 루비에게 화내는 이유가 위험한 일을 해서 '엄마를 걱정시켰기' 때문인데 루비도 따악 이렇게 클 게 눈에 보이는 순간이었음 자기 아들이 위험한 일을 하든 목숨을 걸든 그게 아들이 하는 선택이라면 웃으면서 그래 한 번 해 봐라 같은 느낌으로 보는 루비겠지만 그래도 아들이 사파이어를 걱정시키고 / 마음고생시킨다는 이유만으로는 화를 좀 냈으면 좋겠음... 정말 루비사파 위주로 돌아가는 머리지만 그러려고 쓰는 썰 아닌가요 루비랑 사파이어가 알콩달콩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파이어가 손을 잡아주고 웃어준다는 이유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루비... 루비가 다정하게 말해주고 보아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사파이어... 둘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마냥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영향도 좀... 받았는데... 그걸 본편 남짓의 시간대에 모두 극복하고 20대쯤 됬을 때에는 서로의 존재, 서로가 자신을 봐 주고 있다는 생각만을도 힘을 내고 기운을 낼 수 있는 원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03. 오루알사 시기의 루비사파를 정말로 좋아하는데 정말 사소한 곳 여기저기가 되게 루비사파틱해서...... RSE편과 ORAS 전부 루비와 사파이어의 연애담이라고 해도 별로 이상하지는 않을 것 같은 기분 (콩깍지 필터 낀다) 으흐흑 얘를 들어 루비가 레쿠쟈에게 내던져질때 이렇게 죽는건가? 하면서 온갖생각 다 하다가 맨 마지막에 생각하는게 사파이어에게 사과하지도 못했는데! 라던거나 사파이어의 마음을 걱정해서 이것저것을 숨긴다던가 루비가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목소리를 잃는 사파이어라던가 그렇게 충격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루비를 용서해주는 사파이어라던가 루비가 상처입었을때 루비의 이름을 부르는 사파이어라던가 질투에 빠져서 고고고고고하는 사파이어라던가 (귀여워ㅠ) 이것저것 이것저것 이것저것.... ㅠㅁㄷ) 그 중 화룡점정은 역시 20화겠죠 와 루비... 와... 처음 보고 너무 놀라고 좋아서 어쩔 줄 몰랐었는데 지금봐도 너무 좋음... 그냥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루비사파 파는 사람들에게 너무 주옥같아서... 그냥 이 말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청혼급 아닌가 싶을 정도 루비가 사파이어한테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루비가 사파이어를 사랑한다는 게 너무 절절하게 드러나서 너무 좋았고... 그거에 너무 놀라서 ㅇㅁㅇ! 하는 사파이어도 너무 ㅋㅋㅋ큐ㅠㅠㅠㅠ 너무 귀여웠다 둘이 사귄다 진짜... 너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 너를 위험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이 별과 네가 사랑하는 호연지방을 지키고 싶어! 그리니까 우주에 같이 가 줘! 마지막 순간까지 너랑 있고 싶단 말이야! < 이게 원작이라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이 말에 너무 놀라서 그대로 뒤로 넘어가버리는 사파이어 진짜 우주최고로 귀여움 ㅋㅋㅋ큐ㅠㅠㅠㅠㅠ 짱이야 사랑해 두 사람의 콘테스트 복장도 너무 예뻤고 루비가 모자 벗고 흉터를 드러내는데에 그다지 거부감이 없어진것처럼 보이는 것도 좋았다 두 사람이 콘테스트 라이브 하는 거 너무 보고싶다 ㅠㅠㅠㅠ 사랑해 루비사파 사랑해 사랑해 사파이어한테만 에메랄드의 연둣빛 구슬 달아준것도 은근히 사파이어의 안전 더 챙기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음 헉 이제 슬슬 오루알사 감상문이 되어가는 기분인데? 하지만 오루알사가 진짜 어지간한 회지 다 필요없을 정도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었으니까 별 수 없음 몇 번을 봐도 행복한데 심지어 이게 원작이라니 완전 최고....... 그리고 루비 눈매 날카로워질때 진짜 깜짝 놀랄정도로 인상이 매서워져서 그런 점 좋음 챠라챠라할때의 얼굴과 날카로운 얼굴의 갭이 진짜 최고라고 생각함 그냥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루비사파로 행복해지는 에피소드여서 진짜 행복했다... 10대의 루비사파는 진짜 새콤달콤한 분위기의 절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루알사에서 이렇게 둘이 썸타고 질투하고 걱정하고 사랑하고 할 거 다 했으니까 저거 끝나고 두 사람이 20대가 될 때까지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만 키워갔으면 좋겠음... 사실 요즘은 학원물도 너무 끌리는데 불 조 가족 사파이어와 물 조 가족 루비의 사랑도 보고 싶은데 으흐흑 사실 학원가족물 패러랠로 가면 늘 감초로 나오는 게 골드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불 조에 여동생이라고는 사파이어뿐이니까 약간 여동생이랑 맨날 투닥거리면서도 과보호하는 면모가 있는데 루비가 사파이어한테 한눈에 반해서 은근히 자기어필하는게 눈에 보이니까 저자식이? 하면서 둘 약간 떼어놓으려고하는 그런 거 보고싶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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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14

2016. 9. 9. 20:09 from PKSP/SS




 포케스페 오루알사 마지막편까지 전부 본 결과 : 앗 우주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죽은 사파쨩이랑 혼자 산 루비 보고싶다... 


 그럼 틀림없이 루비는 폐인이 되버리겠지... 미모도 우아함도 단정함도 모조리 포기하고 식음을 전폐하는 루비 보고싶다 상해버린 예쁜 얼굴에 눈물 뚝뚝 흘리는거 저세상 아름다움일거야... () 매일밤마다 사파이어 그리워하면서 왜 좋아한다고 직접적으로 한 마디 해주지 못했는지를 후회하는 루비 보고싶다 물론 오루알사 루비는 내내 사파이어에 대한 사랑이 가득차있었다만... 정작 가장 중요한 좋아한다는 말이 없잖아... 

 그렇게 폐인처럼 살다가 결국 루비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은 에메랄드면 좋겠다. 그것도 계속 그렇게 살면 사파이어가 좋아할 것 같아?! 같은 분노에 정신이 드는 그런 형식이면 좋겠다... 그 말이 맞으니까. 결국 거울을 물끄러미 보면서 살도 많이 빠지고 초최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면 안 돼. 하고 독백하는 루비 보고싶다 나는 사파이어의 가장 큰 흔적이니까. 내 사랑이 가장 큰 흔적이니까. 이제 더 이상 사파이어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으니까, 내가 대신할수밖에 없으니까. 나는 아름답지 않으면 안 돼.... 하고 독백하면서 적어도 겉으로만큼은 완벽하고 아름다운 루비로 돌아가는 루비 보고싶다. 마음 속 간직한 사랑도 그리움도 숨기고 아름답게 꾸며놓는 루비... 


 사파이어는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서 기뻤다고 말하고 죽었는데 루비는 마지막에 함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우울해한다거나 해도 좋다... 루비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파이어를 기억해줄 단 한 사람이고 이 세상에 사파이어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가장 큰 지표라는 것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있기 때문에 죽지도 못하고 그저 살아가고 살아가는 루비 보고싶다... 자신의 생존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루비라던가. 


 사파이어는 호연을 사랑했고 세상을 사랑했고 아름다운 호연... 그리고 그 사실을 잘 알고있는 루비가 호연지방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호연지방은 정말 아름답다고 독백하는거 보고싶다 루비랑 사파이어는 호연지방을 여행하기도 했고 그 후에 포켓몬 조사로 다시 한 번 돌아다녔으니까 호연지방 어디든 서로의 추억이 남아있겠지 과거의 사파이어가 빛나고 있는 아름다운 호연지방을 보며 너를 위해서 이 곳을 계속 지키겠다고 생각하는 루비도 보고싶다. 아름다움도 좋지만 강함도 갈고닦는 루비 보고싶다... 사파이어가 그렇게 죽으면 루비는 아름다움만큼이나 강함도 중시할 것 같다 강하고 아름다운 트레이너가 되겠지 루비. 강함은 사파이어고 아름다움은 루비니까 루비가 강해지면 그건 사파이어가 강해지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노력하는 루비 보고싶다. 


 앗 하지만 아무리 강해져도 메가진화는 못하게 되는 루비가 좋다 포켓몬과 마음이 완전히 싱크로 못된다고 해야하나... 사파이어가 죽어서 마음 한구석이 뻥 뚫려서 사라진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메가진화 못하게 되는 루비... 포켓몬들에게 키스해주며 내가 미안, 하고 사과했지만 이건 사파이어가 남긴 또 하나의 흔적이니까 내심 기꺼워했으면 좋겠네... 


 버릇처럼 사파이어 옷 만드는 루비도 보고싶다 자기취향 사파이어취향 가리지 않고 잔뜩 만들지만 루비가 만드는 사파이어의 옷들은 루비 기억 속의 사파이어가 입는 옷이니까 치수가 전혀 변하지 않아서 언젠가 그 사실을 깨닫고 우는 루비 보고싶다. 루비는 자라지만 사파이어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어른이 된 루비와 달리 언제나 소녀의 옷인 사파이어의 옷을 보고 슬퍼하는 루비 보고싶어... 입어만 줄 수 있다면 뭐든 못 만들까. 하면서 자기가 만든 옷 깨끗하게 정리해서 사파이어 비밀기지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루비도 보고싶다 비밀기지가 언젠가 루비가 사파이어에게 주고싶은 물건으로 꽉 차서 발 디딜곳도 없는 것 보고싶다


 사파이어가 죽은 뒤에는 몸에 고집스럽게 푸른 색을 걸치는 루비도 보고싶다. 사파이어의 두건이라던가 그런 것. 소소한 악세서리처럼 보여서 눈치채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그건 루비가 사파이어에게 바치는 상장이면 좋겠다...


 그렇게 사파이어 없는 삶을 살아가다가 꿈을 꾸었는데 사파이어가 나오면 좋겠다. 그 사실을 자각한 직후에는 정말 좋은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웃고 있는데 웃는 얼굴을 볼 수 없고 말하고 있는데 목소리를 못듣는거... 왜냐하면 잊어버렸으니까! 그 사실을 자각하고 공포에 질려서 깨어나는 루비 보고싶다 그렇게나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데 잊어간다는게 끔찍해서... 그래서 사파이어 사진이랑 목소리도 같이 찍힌 포켓몬관찰영상같은거 모조리 챙겨서 그 날 하루는 내내 사파이어만 회상하고 다시 곱씹으면서 하루를 보내면 좋겠다 너를 잊어가고 있어, 사파이어. 보고싶어, 보고싶어...


 습관처럼 우주에서 죽고 싶다고 말하는 루비 보고싶다. 너만 생각하면 아득하게 숨이 막혀. 


 언젠가 세상에 남은 사파이어가 정말 루비 하나밖에 남지 않으면 기적의 이름을 가진 푸른 장미꽃을 들고 사파이어를 만나러 우주로 가는 루비 보고싶다 죽으러 가는 거지만... 최대한 일찍 만나고 싶지만 사파이어가 호연을 사랑했는데 그런 호연에게 사파이어가 일찍 잊혀지는 건 싫기 때문에 별 수 없이 기다리는 루비. 다시 만날 일을 기다리면서 다시 만나면 사파이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웃어줄지 울지 화낼지 상상하며 어느 쪽이든 기쁘다고 생각하는 루비 보고싶다. 기왕이면 웃어 줘, 사파이어. 너무 오래 혼자 있었어. 너무 오래 네 웃는 얼굴을 보지 못했어...


 죽어서 다시 만난 루사는 행복하겠지 루비의 상상처럼 환하게 웃으며 끌어안겨오는 사파이어를 품에 안고 드디어 오래 품었던 고백을 속삭이는 루비 보고싶다 사랑하고 있어, 사파이어. 멋같은거 없는 담백한 고백에 천사처럼 사랑스럽게 웃어주는 사파이어를 보고 너무 멋없었다고 후회하는 마음도 모조리 사라지고 그저 행복한 루비..


 다시 만난 뒤에 왜 나를 혼자 뒀냐고 투정부리는 것처럼 말하는 루비랑 우리는 언제나 함께였다고 말해주는 사파이어도 좋다..


 꿈에서 수없이 많은 사파이어를 만나는 루비도 보고싶다. 꿈 속의 사파이어는 언제나 녹아내릴 것처럼 상냥하고 아름다워서 자신을 잊으라고 말해줬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잊을 수 없는 루비라던가. 


 결국 최후의 최후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했습니다. 로 끝내는 루비사파 보고싶다 행복하길,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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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13

2016. 6. 18. 23:10 from PKSP/NOVEL




 천재라는 족속은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는 생명체였다. 루비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흰 모자를 대충 움켜쥐어 깊게 눌러쓴 소년이 방금 전까지 붙잡고 있던 악보를 길게 찢었다. 소리가 길게 갈라졌다. 듣기 싫은 소리에 표정이 찌푸려졌지만, 그 안에 미미한 만족감 역시도 섞여들어가 있었다. 악보 위 얼룩덜룩하게 묻은 잉크자국이며 음표들을 멀리 치워버리며 루비가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종이에 덮여있던 맨바닥에 몸을 뉘이며 소년이 멀뚱 천장을 바라보았다. 형광등 불빛이 들지 않아 어두컴컴한 천장이 고스란히 보였다. 오늘처럼 가끔 이유없는 감정이 치솟는 날에는 천장을 뜯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도심 한가운데이기에 썩 깨끗하지는 않을 지 몰라도 흐리멍텅하고 수 적은 별이나마 볼 수 있도록 천장을 뚫어놓고 싶은 충동. 물론 실제로 행했다가는 당장에 달려와서 버럭 화를 낼 소녀가 있었기에 한 번도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그래, 나의 별. 나의 사파이어. 어여쁜 내 아가씨. 소년이 문득 예쁘게 미소지었다. 


 소년은 별을 좋아했다. 우주도 좋아했다.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그곳에 홀로 부유하고 있다는 감각이 찾아오고는 했다. 그리고 그 부유감 아래에서 소년은 곡을 쓰고는 했다. 혹자는 그것을 소년의 천재성이라 칭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신에게 사랑받는 족속들은 다들 각자의 방법으로 그 사랑을 증명하고는 했기에, 소년과 완전히 같은 방법을 쓰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지만 그와 닮은 형식으로 세상과 교감하는 자들은 두엇 만난 적 있었다.


 별이고 우주고 하나같이 절대 닿을 수 없을 만큼 까마득한 거리에 있어서, 그곳과 교감하는 형식의 천재들은 제법 쓸쓸함을 느끼는 경우가 잦지만 소년이 가장 사랑하는 별은 바로 제 곁에 있었다. 기적의 일종이었다. 바다처럼 푸르고 선명한 그 색이 얼마나 고운지. 입 밖으로 직접 내뱉는 일은 적지만 소년이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존재였다. 귀중했다. 소녀에 대해 생각에 잠기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대로 옆에 손을 뻗자 밀어두었던 종잇조각이 붙잡혔다. 그것을 끌어당겨 펜을 쥐었다. 빙글 몸을 돌려 엎드려 종이에 선을 긋기 시작했다. 마음 속에서 거부하는 의사가 사라지자 밀려오는 것은 또다른 영감이었다. 온갖 색채를 가진 음악들이 찾아와 속삭였다. 그것을 악보에 적어내려가며 루비가 짧게 흥얼거렸다. 

 이번에 또 한바탕 곡을 써내면 다음 작업을 받기까지 텀이 꽤나 생길텐데. 그 사이에 어디를 놀러가 볼까. 곧 레오꼬좌 유성우가 떨어진다는데 함께 가자고 해 볼까? 루비가 옅게 웃었다. 쏟아지는 별 사이에서 함께 있어줄 사파이어를 생각한다면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노래를 써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작은 확신이 들었다. 






-

 이상하다 받은 리퀘는 이게 아니었는데....... (침착차분) 어째서인지 작곡가 루비X(나오지는 않았지만)체육계 사파이어가 되어버렸군요 이상하다 시작은 에유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침착차분2)


 대충 조금 더 썰을 풀어보자면 루비는 천재. 사파이어는 천재에서 약간 부족한 수재? 범재? 하지만 충분히 노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커버치고 있는 소녀입니다. 체육계라지만 대충 종목은... 높이뛰기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으니까 높이뛰기. 언제나 중력을 벗어나 높이높이 뛰어오르는 사파이어를 루비는 엄청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물론 체육계와는 거리가 백만년 떨어진 루비라서 사파이어가 어떤 기록을 내는지 어떤 주목을 받는지 1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다만 자신의 눈에 사파이어가 아름다우니 그것만으로 완전하다고... 완벽하게 자기중심적인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루비는 중학생쯤 되는 어린 나이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던 천재 작곡가. 

 루비사파 형식으로 들어오자면 둘은 소꿉친구. 부모님들끼리 친해서 아이들도 친해진 케이스에 둘 다 기억이 남이있는 시절부터 함께였기에 서로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거나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만난건 갓난애기때였고 그 뒤 줄곧 친구로 남매로 지냈지만 먼저 자신의 설렘을 자각한 것은 루비가 아닐까 싶고. 물론 함께 자라면서 두근두근했던 순간은 서로에게 줄곧 있었지만 어릴땐 어려서 몰랐고 커서 사춘기에 돌입한 뒤에 루비는 자각했다면 사파이어는 두근두근했던 때도 음 종종 있었으니까~ 하면서 이게 설렘인지도 모르고 그냥 넘겨버릴것같군요(??) 루비의 고생길이 눈앞에 훤합니다, 네. 

 그 뒤로 흔한 소꿉친구 순정만화 클리셰같은 일을 겪으며 더 이상 친구로 남을 수 없게 된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그런 루트를 밟고... 둘 다 프로가 되서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급한 마무리... 아래쪽은 또 다른 에유의 다른 스토리. 

-






[있지, 좋아한다는 게 뭐야?]


 유리벽 너머에서 물어오는 목소리에 루비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실수했다는 낭패감이 심장 가득 차올랐다. 그녀는 인어고, 그는 인간. 결국 살아온 것이 다르고 느끼는 감정이 다른데. 그녀가 인간의 감정에 무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주제에 왜 하필 제 감정을 입에 담았나. 꾹 다문 입이 떨어질 줄 모르고 눌러붙었다. 벽 너머의 사파이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물 속에 나풀나풀 퍼지는 갈색 머리카락과 바다를 꼭 닮은 선명한 눈동자가 보였다. 루비? 루비? 검지손끝으로 통통 두꺼운 유리벽을 두드리며 되묻는 소녀를 보며 루비는 일견 참담한 심정이 되었다. 감정을 숨기는 데에는 능숙하다지만 사파이어의 앞에서는 유독 그것을 조절하기 힘들었다. 인어인 사파이어의 눈에도 루비의 상태가 나빠보였는지, 그녀의 표정이 단숨에 걱정으로 물들었다. 그녀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걱정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 것도 루비였다. 전부, 루비였다. 


[루비, 어디 아파? 불편한 곳이라도 있어?]

“아니,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사파이어가 미련 남은 시선으로 루비의 주변을 서성이다가, 본인이 들어있는 수조를 크게 한 번 돌았다. 그것이 그녀의 감정 정리법 중 하나라는 것을 루비는 아주 잘 알고있었다. 어쩔 줄 모르며 몇 번이고 물 속을 헤엄치는 사파이어를 루비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수조의 초라한 형광등 아래에서 엷게 빛나는 푸른 비늘도, 넓게 퍼지는 물보라같은 지느러미도, 하얀 곡선을 이루는 몸도, 길고 예쁜 팔도, 오목조목 선명한 이목구비도 전부. 전부 아름답다. 눈이 멀게 아름다웠다. 울고 싶을 정도로 그랬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목격할때마다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인간이 아니고, 그렇기에 절대 루비와 맻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그가 아무리 그녀를 사랑해도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더없이 뼈저리게.


[루비, 내가 뭘 잘못했어?]

“아무것도.”


 네가 아름다운 것도. 인간이 아닌 것도. 어렸던 그 날 이 수족관에 찾아온 나에게 웃어준 것도 네 죄가 아니었다. 그 모든것에 눈이 홀려 너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은 내 탓이었으니까. 루비가 억지로 웃었다. 양 입꼬리가 끌어올려져 미소 비슷한 것을 그려냈다. 수조 안쪽에서 나올 수 없는 사파이어이기에 최대한 루비에게 바짝 붙는 것밖에 방도가 없었다. 표정은 여전히 미련처럼 남은 걱정이 묻어있었다. 루비? 입이 벙긋이지 바로 귓가에 속삭이듯 들리는 목소리. 인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도 손에 꼽을 만큼 적다고 했었지. 내 죄에 하나 더 추가되었다. 감히 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까지도.


“좋아한다는 건 말이야, 사파이어...”


 루비가 손을 뻗었다. 닿는 것은 절대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단단한 유리벽이었다. 가볍게 밀어도 변화따위는 없었다. 그가 이곳에 발걸음했던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유일무이하게 변하지 않은. 


“아주 간절하게, 손을 잡고 싶다는 거야.”


 손이 오무려지자 손톱끝이 유리를 긁었다. 미끄러진다는 말이 더 알맞을 정도로 간단하게 흘려져버리는 것에 비웃음을 삼키며 루비가 수조의 유리에 이마를 기댔다. 어째서일까. 유독 조절이 힘들었다. 아니, 이유는 알았다. 제 감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눈 앞에서 까뒤집어져버렸기에 감정을 주체하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멍청했다. 


[그런 거야?]


 그리고 불쑥, 시야에 푸른빛이 가득 찼다. 루비가 눈을 크게 떴다. 저가 이마를 대고 있는 유리벽에 사파이어가 반대편에서 이마를 대었다. 붉은 눈에 한가득 바다가 들어찼다. 긴 시간동안 이렇게나 가까이 닿은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이제 5cm 가량의 유리벽만 남았다. 둘 사이의 거리가 고작 그 정도였다. 


[그럼 난, 루비를 정말 좋아하고 있는 거네!]


 난 늘 루비에게 닿고 싶은걸. 인간의 체온은 따뜻하다고 했었지? 인어에게는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겁다고 했지만... 그래도 말이야 루비. 난... 그 이상의 말은 잇지 않고, 사파이어는 그저 곱게 웃었다. 방긋 휘어지는 시선이 숨이 멎을만큼 고왔다. 그렇기에 루비는 참지 못하고 제 입술을 유리벽에 대었다. 절대 닿지 못하는 키스였다.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몇 번 깜박였던 사파이어가, 곧 쑥쓰럽게 웃으며 반대편 유리벽에서 똑같이 입술을 대었다. 

 느껴지는 것은 고작 차가운 유리벽의 냉기였는데도 불구하고, 죽을만큼 행복해서. 그리고 딱 그만큼 비참해져서.


 눈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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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12

2016. 3. 26. 23:53 from PKSP/NOVEL




“나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 루비. 넌 대체 왜 자꾸 꽃을 토해내는 거야?”


 금발의 소년은 까칠한 듯 의문을 담아 물었다. 불만이 묻어나는 어투이기는 했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일견 순수하기까지 한 의문이었기에 루비는 별 토를 달지 않고 쓰게 웃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 우회적인 대답에 에메랄드가 깊게 미간을 좁혔다. 하나하키. 짝사랑을 하여 꽃을 토해내는 병. 사랑을 받는다는 방법을 제외하면 죽음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는 불치병이라는 것은 에메랄드도 알았다. 문제는 루비가 하는 사랑이 짝사랑이 아니라는 점에 있었다. 그는 사랑받고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진짜 혹시 싶어서 묻는데,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사파이어가 아닌 거야?”

“그럴 리가 있겠어.”

“그럼 왜?”


 에메랄드가 보기에도 사파이어가 루비를 좋아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사파이어는 상냥한 사람이었지만 루비에게 지어지는 웃음의 색은 명백히 타인과 달랐다. 곱게 물드는 뺨도, 쑥쓰러워하는 듯 수줍음 섞인 목소리도, 문득 보여주는 아릿한 시선마저도 모조리 루비에게만 보여주는 특별한 것이었다. 사파이어는 어디서든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도감 소유자 중 한 명이자 트레이너였지만, 루비의 앞에서만큼은 종종 사랑에 빠진 소녀가 되고는 했다. 그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직 겪어보지 못한 에메랄드마저도 그 감정에 정의내리는 것은 어려워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이 기가 찼다. 어이가 없었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사랑을 하고 있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는다. 하나하키의 병이 지속되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수시로 푸른 잎 꽃을 토해내는 루비의 모습을 보며 에메랄드는 답답함에 머리를 싸맸다. 하필 저 둘과 친구가 되서는. 에메랄드는 라티아스와 라티오스. 소중한 제 친우들에게 한탄이라도 하고 싶었다. 이미 소중해진 것 방법이 없다고는 하나, 답답하게 구는 루비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적잖이 컸다. 


“고백을 하던가. 아님 고백을 받던가. 뭐든 하라고, 루비!”


 진짜 웃기긴 한데 그대로 가면 죽는다, 너. 에메랄드가 눈을 치켜뜨고 경고했다. 루비는 침묵했다. 틀린 말 하나 없었다. 하나하키는 죽음을 향해 걷는 병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무엇 하나 하겠다는 말 없이 삼키기만 하는 루비를 보며, 에메랄드는 다시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연하게도, 이 일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사파이어는 아는 것 하나 없었다. 숨기는 것만이 예사가 아니거늘. 에메랄드는 제가 토해낸 꽃을 매만지는 루비의 옆모습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

하나하키병 루비. 사파이어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꽃을 토하는 루비라던가... 좋습니다(?)

고백하지 않은 이유는 글쎄요 사파이어가 하나하나병? (하나하나 : 사랑을 받으면 몸에 꽃이 피어나 죽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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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11

2015. 9. 11. 00:28 from PKSP/NOVEL




오루알사를 또 보았다. 

결론 : 사파이어........ 내 사파이어가 너무 예쁘다........... 에메랄드도 너무 예쁘고....... 루비....... 루비 잘생겼다...... 루비야........ 우리 사파이어...... 에메랄드........ 우리 재패 삼인방......(고정멘트



-




 사파이어는 앞서 걷고 있었다. 뛰다시피 통통 튀는 가벼운 발걸음에 뒤따라가는 루비의 입가에도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다. 루비도 사파이어도 각자의 일 탓에 바빴으니 함께 온전히 보내는 휴일은 오래간만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사파이어가 한창 들떠있는 것을 루비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도 똑같은 심정이었으니까. 다만 티를 내지 않을 뿐이었다. 풀길을 헤치고 걸어나가는 사파이어의 뒤를 바짝 쫒으며 루비는 손에 쥐고 있는 피크닉 바구니를 고쳐들었다. 


 사파이어, 조심해. 루비는 시선으로 바닥을 쓸며 그리 말했다. 물론 사파이어의 운동신경이라면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는 했다만, 그래도 염려하게 되는 것은 별 수 없는 일이었다. 루비의 목소리에 사파이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웃기는 했지만, 그 발걸음이 조금 더 조심스러워진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루비의 얼굴에 일견 부드러운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오로지 사파이어를 향해서 지어줄 수 있는 달큰한 것이었다. 


 문득 사파이어가 발걸음을 멈췄다. 자연스럽게 루비도 걸음을 멈췄다. 냇가였다. 그리 깊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안쪽이 훤히 보일 정도의 옅은 냇가인것을 확인하자마자 사파이어가 신발을 벗어 들었다. 하얀 손가락 끝에 걸린 샌들이 기분좋게 달랑거렸다. 먼저 뛰어든 것은 루비였다. 


“루비?!”

“자, 사파이어. 잡아.”


 루비가 손을 내밀었다. 조금 망설이던 사파이어가 그를 맞잡았다. 생각보다 강한 물살에 사파이어는 살짝 눈을 둥글게 떴다. 자신의 손을 단단히 마주잡은 손은 단단하고 따뜻했다. 냇가를 건너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손을 놓지는 않았다. 도리어 조금 더 힘있게 맞잡기까지 했다. 사파이어가 이끄는 손길에 루비도 선뜻 걸음을 서둘렀다. 흐드러지게 피어진 꽃밭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가장 먼저 사파이어가 나무 아래에 주저앉았다. 드러눕는 것에 가까웠다. 한 번 그곳을 구르니 꽃잎이 묻어 올라왔다. 꺄르륵 웃는 웃음소리가 명쾌했다. 그 옆에 조심스럽게 앉아 사파이어의 머리카락에 붙은 꽃잎을 떼어주며 루비가 웃었다. 지저분한 곳에 앉는 것은 루비의 체질상 맞지 않는 것이기는 했지만, 꽃은 더없이 아름다웠으니 모든 것이 용서되는 기분이었다. 


 사파이어가 누운 것에서 몸을 일으켜 앉자 루비가 주섬주섬 들고 있던 피크닉 바구니를 펼쳤다. 오밀조밀 어여쁘게 구워져 장식된 쿠키들은 루비의 솜씨였고, 그 아래칸의 과일들은 사파이어가 채워넣은 것이었다. 루비가 쿠키를 입에 하나 넣으며 사파이어의 무릎에 누웠다. 움찔 떨리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는 했지만, 루비는 그저 조금 짓궂게 웃기만 했다. 


 꽤 맛있게 구워졌다고? 먹어봐, 사파이어. 루비는 그리 말하며 쿠키 하나를 들어 사파이어의 입에 물려주었다. 얼결에 받아먹어 우물우물 입을 움직이는 부인의 모습에 루비가 환히 웃었다. 


 달큰하고 행복한 향내가 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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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 10

2015. 2. 14. 21:00 from PKSP/SS





네가 어떤 모습, 어떤 성격을 하고 있더라도

너를 사랑하고 있어. 



루비는 그러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요즘. 루비사파에 여전히 푹 빠져있습니다. 픽시브를 보고 또보고 재탕하고 삼탕하고... 세상의 많은 존잘님들 감사합니다 대체 한국 존잘님들은 어디 꼭꼭 숨어계시는 걸까.... ^_ㅠ 검색해도 걸릴 수 있게 해주세요 여러분... 

원작식으로도 AU로도 좋아하는데, 학원물도 좋고 중세물도 좋고 판타지도 좋고 다른 성격도 좋습니다. 특히 루비와 사파이어는 과거와 지금의 성격이 다르니까 타임리프같은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 머릿속 어떤 세계의 루비던지 기본 모티브는 위의 저 문장이나 다름없습니다. 너를 사랑해. 제 안의 루비는 사파이어에 대한 사랑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어떤 세상, 어떤 사파이어더라도. 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어떤 환경에 처해 있어도. ‘루비’는 ‘사파이어’를 좋아해.

라는 기분으로. 물론, 사파이어도 루비를 좋아합니다. 어떤 세계 어떤 모습을 한 루비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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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 9

2015. 2. 8. 18:53 from PKSP/SS





루비랑 사파이어는 엔딩쯤 결혼할거라고 내가 믿어 의심치 않아요. 믿습니다()


오메가 루비 알파 사파이어를 연재하는 것을 보면서 오루알사 스페셜의 메인 에피소드처럼 보이는 에피소드 델타 부분의 리뷰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느낀 점은 음... 마지막 부분 기대해도 괜찮습니까...? 루비 말고 사파이어와 에메랄드의 분량 제대로 챙길 수 있습니까...? 작가님 믿습니다...

걱정은 여기까지 하고. 음, 열심히 포케스페 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스페만 팠는데 요즘은 포켓몬 전반적으로... 라고 해도 4세대까지기는 하지만, 음. 

그리고 덕질 하면서 느끼는 거 으아아아ㅏㅏㅏ 사파이어 귀여워ㅓㅓㅓㅓㅓㅓㅓㅓㅓ 사파이어 졸귀씹귀 흐아앙 사파이어쨩 언니에요 언니랑 결혼해줘요 나 여기있어요 흐으으 그래 내가 아니어도 좋아 루비라면 너를 맡길 수 있어요 얼른 루비랑 결혼해줘요 내가 너랑 루비랑 알콩달콩 연애하는 건 픽시브에서 다 봤으니까 빨리 결혼해 연애 건너뛰고 곧장 청혼해버려 루비!! 흐으으으 사파이어 사랑스러워 귀여워 완전 귀여워 완전 사랑스러워 사파이어 좋아해ㅐㅐㅐㅐㅐ

...라고 합니다. 네. 

최애는 물론 옐로지만 커플로서 타오르는 건 루비랑 사파이어 커플이 훨씬 강해요. 뭐라고 해야 할까 옐로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와 다 좋다~ 라는 기분으로 애정도 분산이라면 루비랑 사파이어는 둘이 결혼해ㅐㅐㅐㅐㅐㅐㅐ!! 딴놈같은거 없다 둘이 결혼해ㅐㅐㅐㅐ!!!! 라는 기분으로 분산따윈 없는 그런거? ^^* 더군다나 애정캐 순위라면 사파이어쪽이 좀 더 높기 때문에 루비 너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파이어를 옆에 두고 한눈파는 거 아니다 빨리 결혼해... 라는 기분이 되어버립니다. 네. 편애라지만 별 수 있나요, 뭐. 

참고로 개인적인 캐릭터 애정도는 아마 

옐로>=사파이어>=루비, 골드, 실버, 크리스>=레드 그린 블루 에메랄드 

이정..도? 사실 저 차이도 크게 없는게 다 이콜이 붙어있는 걸.... 애정도 차이는 정말 미비합니다 포케스페 애들은 하나같이 사랑입니다 천사입니다. 4세대부터는 중간부터 쭉 보질 못해서 아예 넣질 않았어요. 



요즘은 이것저것 망상을 자주 하고 있는데, 요즘 생각하는건 AU쪽입니다. 제 멋대로 짜 넣은 세계관이지만. 왕이 있고 황제도 있고 귀족도 있는 신분제 세상. 참고로 루비는 고아한 귀족이고 사파이어는 루비의 약혼자. 자주 투닥투닥거리는 탓에 사이가 나쁘다는 소문이 사교계에 퍼져있지만 사실 루비는 사파이어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고, 사파이어도 루비를 줄곧 좋아하고 있는 그런 상황. 참고로 나라는 나름 돌아가지만 황제가 꽤 무능한데다가 여자 욕심이 많고 성벽이 나빠서 루비는 그런 왕을 꽤 경멸하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어지간하면 궁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고. 왕도 루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귀족들의 중심이자 문화와 예술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는 루비라 그냥 싫은 거 괜히 손대지 말자라는 기분으로 그렇게 루비와 왕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그 상황에서 줄타기를 먼저 끊어버린 것은 왕으로, 사파이어를 처음 봤던 왕이 (그때까진 루비에게 사이나쁜 약혼녀가 있다는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고) 사파이어가 외모라던가 몸매라던가 이것저것 전부 취향이었던 터라, 그대로 들고 사파이어를 데려가버리는 것으로 둘 사이의 균형은 무너져버리는 걸로. 마이농을 이용해 사파이어가 루비에게 보내는 편지는 너를 좋아한다는 내용과, ㅡㅡㅡ져서 미안하다는 내용. 그 내용을 보고 루비는 분노합니다. 더없이 분노합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화를 내요. 그리고 그 직후 곧장 루비는 반란을 준비합니다. 사실 원래부터 '언젠가 더 나빠지면 해야지' 라는 느낌으로 준비하고 있던 반란에 확 박차를 가해버린 거죠. 사파이어가 오래 궁에 있을수록, 오래 왕의 손아귀에 있을수록 여자 소문 나쁜 그 왕이 사파이어에게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루비의 정신은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 

그리고 시작된 반란의 가장 앞에서, 루비는 가장 많은 반대파를 죽이고 왕의 목까지 본인 스스로가 날려버립니다.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찾는 것은 사파이어. 사파이어는 가장 깊은 궁에서 구금되어 있는 상황이었고요. 그 사파이어가 있는 방 안에서 피투성이인 자신의 모습에 사파이어가 두려워해할까 무서워서 한 발자국을 딛지 못하는 루비라던가. 

으음 글 쓰니까 귀찮으니까 짤막짤막하게 말하자면 심신이 상처투성이인 사파이어를 보듬보듬하는 루비랑 피투성이의 루비를 끌어안아주는 사파이어랑. 자신이 더럽혀졌다고 생각하는 사파이어에게 너는 여전히 아름답다고 하는 루비랑. 왕의 자리에 오르면서 자신의 옆자리에 왕비로 서 있는 사파이어를 보며 행복해하는 루비랑. 그리고 왕비가 된 지 얼마 안되서 임신한 사파이어를 과보호하는 루비가 보고싶습니다. 


기승전병같은 기분이네요.... 흐으 머릿속으로 백번도 넘게 돌린 생각이라 그런지 글로 쓰니까 새삼스러워요() 루비사파 결혼해... 임신해...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아줘... 흑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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