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이 3학년 교실 복도를 가로지르는 것은 꽤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다. 스오우 츠카사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금 불안한 표정으로 한 번 녹색 넥타이가 가득한 복도를 한 번 둘러본 츠카사는 숨을 한 번 들이쉬고 걸음을 옮겼다. 그런 츠카사에게 은근한 시선이 여럿 향했다. 츠키나가 레오의 귀환 이후로 꽤 열렬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나이츠의 막내. 어지간한 3학년들보다 인기 있는 아이돌이었다. 향하는 시선은 상냥하기도 했지만 따갑기도 했다. 부담스럽습니다... 츠카사는 그나마 방과후라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쉬는 시간이었더라면 이보다 두 배는 더 많은 시선을 받아야만 했을 터였다.
달갑지 않은 시선 속에 놓이니 원망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저를 이 상황에 처하게 만든 사람이었다. 완전 devil입니다 devil. 험담을 중얼거리며 츠카사가 3학년 A반 교실을 살짝 엿보았다. 교실은 반쯤 비어있었다. 은색 머리, 은색 머리... 츠카사의 시선이 바쁘게 교실 안을 훑었다. 그리고 미간 사이가 깊게 패였다. 어라? 없었다.
세나는 어디서든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유메노사키 학원에서도 눈에 띄는 미인이었고, 모델 출신에, 나이츠의 선봉이자 임시리더이기까지 했다. 어디에 있어도 주목받는 존재였으니 길거리에서도 찾기 쉬운 사람이었다. 작은 교실에 사람 한 명 없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츠카사의 표정에 당혹이 떠올랐다. 오늘은 나이츠의 레슨 날이었다. 심지어 레오마저 스튜디오에 있는 것을 확인했건만, 설마 세나가 자리를 비울 줄이야! 츠카사는 기억을 급하게 뒤져보았다. 혹시 안 온다거나 다른 스케줄이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던가 열심히 되짚어보았지만 그런 거 없었다. 츠카사는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세나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스오우.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앗... 하스미 선배.”
츠카사와 눈이 마주친 건 세나와 같은 A반의 케이토였다. 에이치는 보이지 않았다. 케이토의 손에 들린 것이 서류인 것을 보니 학생회실에 있는 모양이었다. 순간적으로 제 몸가짐을 살핀 츠카사가 곧장 용무를 꺼냈다.
“혹 세나 선배가 어디 계신지 아십니까?”
“세나? 세나라면 하카제와 모리사와와 함께 나갔다.”
“예?”
하카제에 모리사와. 순간 낯선 이름에 당황했던 츠카사가 두 번 눈을 깜박였다. 생각해보니 금방 상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언데드의 양대간판 중 하나인 하카제 카오루와 유성대의 리더인 모리사와 치아키. 하카제와는 아무런 관계성이 없었지만 모리사와의 이야기는 같은 반의 센고쿠에게 몇 번 들은 기억이 있었다. 그 둘이 세나 선배와 친했던가? 제 클래스메이트들에 대해 자주 이야가하지 않는 세나의 성격 상 전혀 모르던 사실이었다.
“어디로 가셨는지 아십니까?”
“글쎄. 다만 작년에도 그 셋은 이맘때 자리를 비웠다.”
뭔가 있겠지. 케이토가 은근히 셋을 비호했다. 케이토의 말을 들으며 츠카사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오늘도 나이츠 전원이 모이는 건 실패인 모양이었다. 풀이 죽은 얼굴로 츠카사가 살짝 어깨를 내렸다. 내일은 꼭 세나에게 무슨 일이었냐며 꼬치꼬치 캐물어볼 의지를 다지며 츠카사가 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