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집에 들어선 미유키는 텅 빈 고요에 의아함을 느꼈다. 다녀왔어, 라는 인사에 곧장 대답해주는 커다란 목소리가 없었다. 어서오십쇼! 정도의 다정함이 아니더라도 늦었슴다! 정도는 들릴 법 한데. 더군다나 사와무라에게 저보다 늦게 들어온다는 소식 역시도 들은 기억이 없었다. 미유키도 미유키지만, 한동안 사와무라쪽이 바빴던 터라 제대로 얼굴 보기도 힘들었던 탓에 서로의 일이 일찍 끝나는 오늘을 꽤나 기대하고 있던 표정이었는데. 그렇기에 곧장 집 안쪽으로 걸음을 옮긴 미유키는 정적만이 남아있는 거실이나 부엌을 빠르게 눈으로 훑고 방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 고요의 원인을 알아챘다. 미유키의 눈에 침대 위에서 세상모르게 잠들어있는 사와무라의 모습이 보였다.
그 단잠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퍽 달콤하고 부드러웠기에, 집에 돌아온 이 시간을 퍽 고대했던 미유키마저도 선뜻 깨우기를 망설이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었다. 잠시 침실 문가에서 머뭇거린 미유키는 곧 안쪽으로 들어서 사와무라가 잠들어있는 침대 한편에 걸터앉았다. 둥글고 반짝거리는 눈도, 언제나 시끄럽게 떠드는 입도, 온갖 감정을 적나라하게 소리치고 있는 얼굴마저도 모두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다. 제 베게는 제대로 베고 있으면서도 미유키의 것은 품 속에 끌어안고 있었고, 이불은 이미 깔개가 된 지 오래처럼 보였다. 잠들어있음에도 살짝 올라가있는 입꼬리며, 가끔 입술을 우물거리는 모습은 성인이 된 지 오래인 남성의 모습이라기에는 과하게 앳되어 보이기까지 했다.
“사와무라, 계속 잘 거야?”
미유키는 슬쩍 물어보았다. 사와무라에게서는 대답이 없었다. 미유키는 찬찬히 그 얼굴을 살폈다. 일이 고되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닌지, 약간 푸석해진 얼굴이며 거뭇한 눈두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살이 빠졌나? 미유키는 속으로 가늠해보며 손등으로 그 뺨을 살짝 쓸어내렸다. 닿아오는 온기는 적당히 따끈했다.
잠시 그 상태로 사와무라를 바라보던 미유키는, 곧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저렇게 행복하게 자고 있는 사와무라를 보고 있자면 당연하게도 깨울 마음은 들지 않았다. 도리어 오랫동안 마음껏 단잠을 잘 수 있도록 그냥 두고 싶었다. 마냥 사랑스럽다는 시선으로 사와무라에게 이불을 덮어준 미유키가 허리를 숙여 그 귓가에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