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이 히나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0.05 [테토히나] 고양이
  2. 2016.10.03 [테토히나] 둘은 사귄다

[테토히나] 고양이

2016. 10. 5. 20:14 from ENSTARS/NOVEL




 아오이 히나타는 고양이를 좋아했다. 테토라는, 그다지. 물론 귀엽다는 인식은 있었고 호불호를 따지자면 좋아하는 쪽에 무게를 두겠지만 굳이 끌어안고 뒹굴 정도는 아니었다. 우선 같은 유닛의 시노부가 고양이라면 질색을 하며 무서워했기에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조금 더 거리감이 생긴 점도 있었고, 남자답지 않아 보이기도 했고. 하지만 제 연인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건 알았다. 종종 휴대전화로 보여주는 사진의 칠 할은 옆반의 유우타였고, 이 할은 바로 히나타가 키우는 고양이들이었으니까. 나머지 일 할은 주로 경음부의 선배들이나 기타등등. 그렇기에 지금 테토라는 제 심장을 쿡쿡 찌르는 감정이 굉장히 남에게 말하기 창피한 감정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길고양이들이 골골거리며 히나타의 다리에 몸을 부비고 있었다. 누가 봐도 명백하게 쓰다듬어달라는 어리광에 히나타는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길고 섬세한 속눈썹 아래에 박힌 짙은 녹안이 곱게 빛났다. 잔뜩 기분좋게 휘어뜨려지는 눈매는 틀림없어 어여뻤지만, 그 미소가 향하는 대상이 고양이라는 점에서 테토라는 울컥 다시 한 번 감정을 삼켰다. 그 이름은 알았다. 놀랍게도 질투였다. 가족인 유우타에게 이런 마음이 드는 것도 머리를 박을 일이었는데 이번엔 동물이었다. 테토라가 마음 속으로 대장을 부르짖었다. 이런 남자답지 못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열심히 반성했다. 


“옳지, 옳지. 이제 그만 엄마한테 가 보자~.”


 막 등장한 덩치 큰 고양이를 보며 히나타가 제 근처에 어리광을 피우는 어린 고양이들에게 손짓했다. 냐아냐아 우는 울음소리가 퍽 애처롭게 들렸지만 테토라의 표정에는 화색이 돌았다. 이제 가는 검까? 본인은 전혀 자각하고 있지 않겠지만, 신이 난 것을 애써 눌러 참는 테토라의 표정을 보며 히나타가 웃었다. 공기를 바꾸는 깨끗한 웃음소리였다.


“테츠 군은 고양이 싫어해?”

“아뇨. 그냥 평범함다.”

“무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길래.”


 싫어하는 줄 알았지~. 놀리는 것처럼 덧붙이는 말은 장난끼가 꾹꾹 눌러담겨 있었다. 개구지게 웃으며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히나타를 피해 테토라가 고개를 돌렸다. 크흠! 머쓱하게 헛기침하는 모습에도 쑥쓰러움이 녹아있었다. 히나타는 테토라가 귀까지 벌겋게 달아올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살짝 수줍은 기분이 되었다. 그 탓에 일부러 테토라의 앞에서 고양이들을 경우 이상으로 예뻐하기도 했다.


“히나타 군이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는 검다.”

“왜? 귀엽잖아. 방금 그 아이는 유우타 군도 닮았고~.”


 앗, 너무 예뻐하면 우리 집 아이들이 질투할지도 모르니까 많이 안 만졌지만! 양 손을 활짝 펼쳐 결백을 주장하듯 살랑살랑 흔드는 모양새가 가벼웠다. 테토라는 문득 히나타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유우타와 닮았다면 히나타와도 닮았다는 의미였다. 방금 보았던 고양이의 모습을 흐리게 회상했다. 주황보다는 노란색에 가까운 털에 녹색 눈. 히나타에게 잔뜩 매달리는 모습이 어리광이 많아 보였다. 흐음. 테토라가 턱을 괴었다.

 확실히 저번 트윙크의 앨범자켓은 고양이귀가 달려 있었다. 테토라의 책장에 앨범이 두 개나 꽂혀 있으니 확실했다. 처음 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감각을 느꼈으니. 새초롬한 눈매며 구는 행동거지가 고양이와 닮기는 했다. 헤에. 확실히 닮았슴다. 새로운 깨달음에 테토라가 고개를 주억였다. 히나타의 뺨이 태양을 마주한 해바라기마냥 곱게 달아올랐다.


“뭐야~? 우리 유우타 군이면 몰라, 난 안 닮았어!”

“아뇨, 꽤 닮았슴다. 이것저것?”


 테토라가 히나타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고양이 귀가 달린다면 있을 만한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 연인의 모습에 히나타의 표정이 잔뜩 이상해졌다. 부끄러워 쩔쩔매는 대신 테토라의 뺨을 덥석 잡았다. 아직 말랑한 뺨을 꾹 잡아 늘리며 감정을 감추고 짓궂게 웃었다. 테토라의 표정이 당황에 물들었다. 이히힛! 장난스럽게 웃자 머리 위에 올라와있던 두 손이 뺨으로 내려와 꾹 눌렸다. 장난을 받듯 제 뺨을 누르는 테토라를 보며 히나타의 눈매가 빛을 받은 고양이 동공처럼 뾰족해졌다. 입에서 실없는 웃음소리가 헤실거리며 흘러나왔다. 

 테츠 군, 테츠 군! 등에 매달리며 외치는 이름이 마냥 좋았다. 네에, 뭠까. 소년이 매달려도 흔들리지 않고 받으며 웃어주는 연인이 좋기만 했다. 






'ENSTARS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나카오] 웨딩  (0) 2016.10.07
[카나카오] 아이  (0) 2016.10.06
[카나카오] 아침  (0) 2016.10.05
[리츠마오] 빛나는 밤  (0) 2016.10.04
[카나카오] 여우구슬  (0) 2016.10.03
Posted by 별빛_ :




 나구모 테토라. 유메노사키 1학년 A반. 가라테부. 히어로 유닛 유성대의 유성 블랙. 

 아오이 히나타. 유메노사키 1학년 A반. 경음악부. 쌍둥이 유닛 2wink의 리더. 

 같은 클래스 소속이라는 것 외에 연관성이라고는 없어보이는 둘의 사이를 엮어주는 단어는 연인이었다. 두 사람은 사랑을 하고 있었다. 


 히나타에게 있어서 유우타처럼 소중한 사람이 인생에 등장한 것은 하나의 기적이었다. 애정이란 사랑스러운 남동생에게 언제나 쏟아 부어주는 것이었지만 그만큼 타인에게 받는 것이 낯설었다. 귀여운 유우타에게 형으로써 믿음직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건만, 테토라의 곁에 있으면 장난스럽지만 내심 어른스러운 형 히나타는 사라지고 연인에게 마냥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은 히나타만 남았다. 뭐야, 이거. 엄청 창피해! 벽에 머리를 박았다. 얼얼한 충격만 잠깐 찾아왔다가 사라졌다. 벌겋게 달아오른 뺨은 전혀 식지 않았다. 


 그러나 부끄러움과는 별개로 테토라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지 않다는 말은 아니었다. 마음 한 구석이 잔뜩 따듯해지는 마법의 시간이었다. 완전히 풀어져 말랑말랑하게 녹아버린 모습이 징그럽다며 유우타에게 혹평을 들은 것은 조금 마음 아팠지만. 


“테츠 군, 여기 가자!”

“여긴 어딤까? 카페?”


 히나타가 내민 지도를 받아들며 테토라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싱글벙글 웃는 표정의 히나타가 몇 번 고개를 주억거렸다. 별처럼 빛나는 녹안이 제 사랑을 가득 담았다. 


“나의 귀여운 유우타 군이 클레스메이트들이랑 가 봤다고 나한테 추천해 줬어~. 같이 가자, 테츠 군. 응? 응?”


 가 줄 거지? 묘한 확신이 담긴 어조에 테토라가 대번 고개를 끄덕였다. 히나타가 그런 식으로 말해준다는 것부터가 마음을 열어주고 있다는 의미였으니, 기껍지 않을 리 없었다. 상냥하게 풀어지는 테토라를 보며 히나타도 해바라기처럼 미소지었다. 한 쪽 팔에 매달리는 모양새로 재촉해오는 히나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테토라가 그 이마에 짧게 입맞췄다. 다분히 충동적이었지만, 바짝 굳어 벌겋게 얼굴을 데우는 히나타를 볼 수 있었으니 만족스러웠다. 뿌듯하게 웃어버리는 테토라를 보며, 히나타도 결국은 웃어버렸다. 

 공기에 사랑이 가득했다. 



'ENSTARS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츠마오] 빛나는 밤  (0) 2016.10.04
[카나카오] 여우구슬  (0) 2016.10.03
[카나카오] 리허설  (0) 2016.10.02
[리츠마오] 외톨이  (0) 2016.10.01
[카나카오] 애정  (0) 2016.10.01
Posted by 별빛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