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미사와] 해바라기

2015. 9. 5. 23:00 from ◆A/NOVEL

미사와 전력 60분. 「해바라기」




아마도 아이돌AU.





이상하다 과거의 나는 해바라기를 저렇게 쓸 생각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미유키의 좋아하는 꽃은 자작입니다 날조입니다(밑줄쫙) 그래도 일단 전력 60분이니까! 괜찮겠지!(?) 미사와 행쇼! (손붕붕)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붉은 실  (0) 2015.09.08
[◆A/미사와] 문득 깨달은 순간  (2) 2015.09.07
[◆A/미사와] 사람  (0) 2015.09.02
[◆A/미사와] 늦여름  (0) 2015.08.29
[◆A/미사와] 밤을 새웠다  (0) 2015.08.29
Posted by 별빛_ :

[◆A/미사와] 사람

2015. 9. 2. 23:38 from ◆A/NOVEL

트위터에 돌아다니던 

#너는_나를_뒤흔든_유일한_사람이잖아

이걸 보고... 짧게! :)







그리고 다음날 에이준은 미유키에게 고백했다는 이야기. 메데타시 메데타시~ ()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문득 깨달은 순간  (2) 2015.09.07
[◆A/미사와] 해바라기  (2) 2015.09.05
[◆A/미사와] 늦여름  (0) 2015.08.29
[◆A/미사와] 밤을 새웠다  (0) 2015.08.29
[◆A/미사와] 단잠  (0) 2015.08.26
Posted by 별빛_ :

[◆A/미사와] 늦여름

2015. 8. 29. 22:57 from ◆A/NOVEL


미사와 전력 60분! 주제는 「늦여름 or 초가을」









티는 많이 나지 않지만... 아마 둘 다 프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동거중.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해바라기  (2) 2015.09.05
[◆A/미사와] 사람  (0) 2015.09.02
[◆A/미사와] 밤을 새웠다  (0) 2015.08.29
[◆A/미사와] 단잠  (0) 2015.08.26
[◆A/미사와] 직구  (0) 2015.08.25
Posted by 별빛_ :


뭔가 쓰고싶은데 뭘 쓸까 생각하다가(..) 실시간 트렌드에 보이길래!

#밤을_새웠다를_자신의_문체로









그리고 미유키는 기분좋게 잠들었고 에이준은 내가 미쳤지!!!! 하고 밤을 거의 꼴딱 새웠다는 이야기... 의외로 길어졌다 :0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사람  (0) 2015.09.02
[◆A/미사와] 늦여름  (0) 2015.08.29
[◆A/미사와] 단잠  (0) 2015.08.26
[◆A/미사와] 직구  (0) 2015.08.25
[◆A/미사와] 청혼  (0) 2015.08.23
Posted by 별빛_ :

[◆A/미사와] 단잠

2015. 8. 26. 00:13 from ◆A/NOVEL


아마도 어른인 두사람. 티는 안나지만 프로 미유키X회사원 에이준...?







오늘 너무 졸려서 에이준이라도 달게 재워주고 싶었기에 쓴 의미없는 글()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늦여름  (0) 2015.08.29
[◆A/미사와] 밤을 새웠다  (0) 2015.08.29
[◆A/미사와] 직구  (0) 2015.08.25
[◆A/미사와] 청혼  (0) 2015.08.23
[◆A/미사와] 십이국기AU  (0) 2015.07.30
Posted by 별빛_ :

[◆A/미사와] 직구

2015. 8. 25. 00:41 from ◆A/NOVEL

아마도 쌍방향 짝사랑. 자각완료 미유키에 무자각 에이준.








와 되게 의미없고 내용없는 글... 그냥 부끄러워하는 미유키랑 직구던지는 에이준이랑 에이준이 던지는 직구 못치는 미유키가< 보고싶었습니다... 미사와 행쇼 S2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늦여름  (0) 2015.08.29
[◆A/미사와] 밤을 새웠다  (0) 2015.08.29
[◆A/미사와] 단잠  (0) 2015.08.26
[◆A/미사와] 청혼  (0) 2015.08.23
[◆A/미사와] 십이국기AU  (0) 2015.07.30
Posted by 별빛_ :

[◆A/미사와] 청혼

2015. 8. 23. 18:51 from ◆A/NOVEL

프로AU

-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아니, 다른 점이 있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집주인들이 모두 있다는 점이었다. 작지 않은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두 사람은 지금과 같은 계절에 대부분을 바쁘게 보냈고, 소속된 곳이 다른 그들의 휴일은 겹치지 않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요즈음은 두 사람이 함께 아침을 맞기는 커녕 한 사람이라도 있는 날이 드물기까지 했다. 집주인 중 한 명, 프로선수 사와무라 에이준은 냉장고를 열어 찬물을 들이켰다. 빈속에 들어오는 찬기에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가 풀어낸 사와무라는 곧 컵을 비우고 새로 잔을 채웠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물은 동거인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집주인 중 나머지 한 명, 프로선수 미유키 카즈야는 사와무라가 올려놓은 컵을 들어 입에 가져다대며 물었다. 무심한 듯 가장하고 있었지만 그 눈에 숨길수 없는 감정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사와무라, 혹시 결혼할 생각 없어?”


 ...넘어질 뻔 했다. 거실로 걸어가던 사와무라가 그대로 제 발에 제가 꼬여 헛발질을 했다. 잽싸게 벽을 짚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넘어져도 무리가 아닐 정도였다. 쿵쿵 뛰는 심장이 넘어질뻔한것에 대한 놀람인지 방금 들은 말에 대한 놀람인지 구분하지 못하며, 사와무라는 급히 뒤돌아보았다. 보이는 것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미유키의 뒷모습뿐이었다. 


“지금 뭐라고 했슴까?!”

“혹시 결혼할 생각 없어?”


 결혼, 결혼?! 사와무라가 한 번 얼빠지게 그 명칭을 내뱉고는, 화들짝 놀라 다시 소리쳤다. 미유키는 직접 보지 않아도 그 새빨갛게 달아오른 당황한 얼굴을 고스란히 상상할 수 있었다. 제 뒤에서 당황한 기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리고 미유키의 상상 속 그대로의 얼굴로 몇 번이고 입을 벙긋거리던 사와무라가, 곧 흠칫 놀랐다. 낮게 되묻는 목소리는 조금 떨리기까지 했다. 


“...미유키, 혹시 결혼하고 싶슴까...?”


 그래서 저더러 결혼하라고 등떠미는 검까?! 이제는 기가 찬 사와무라의 목소리를 듣다못한 미유키가 드디어 뒤돌아 사와무라를 마주보았다. 여전히 붉은 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주제에 황금빛 눈에 깃들어 있는 것은 묘한 불안함이었다. 쟤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미유키는 속으로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몇 년을 사귀었는데 나는 이 정도의 신뢰도 없는 거야?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그야 결혼하고 싶지.”

“......”

“사와무라 너랑.”


 미유키의 첫 말에 새파랗게 질리던 사와무라의 표정이 덧붙여진 말에 빨갛게 변했다. 퍼랬다가 붉었다가 알록달록해지는 사와무라의 얼굴은 적잖게 우스웠지만, 미유키도 여유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제기랄, 이렇게 멋없는 청혼을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제대로 꼬인 계획에 미유키는 한 손으로 제 머리를 잔뜩 헤집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물론 진짜로 했다가는 더욱 꼴사나울 것을 알기에 미유키는 참았다. 대신 조금 더 밀어붙이기를 선택했다. 지금 상황은 상상 이상으로 허접하기는 했지만 이것 역시도 기회였고, 미유키는 찬스를 놓치는 남자가 아니었으니까. 


 테이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난 미유키가 사와무라에게 성큼 다가섰다. 붉어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 시선만 도록도록 굴리는 사와무라가 보였다. 청혼, 청혼? 결혼? 나, 미유키? 혼자 중얼거리며 혼란에 빠져 있는 사와무라는 정신이 반 쯤, 아니 반 이상 빠져 있는 것 같았다. 미유키는 사와무라의 손을 덥석 붙잡았다. 그제서야 흠칫 정신을 끌어온 사와무라가 미유키를 올려다보았다. 고등학생때와 거의 변하지 않은 황금의 눈과, 얼굴이 있었다. 긴장이던, 뭐던. 어떠한 감정으로 파르라니 떨리는 그 둥근 눈을 보며, 미유키는 한 번 말을 가다듬었다. 머릿카락 속에 감춰진 시뻘겋게 변한 귀만이, 미유키가 지금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대변해주었다. 


“나랑 결혼해 줘, 사와무라.”

“아니... 그게... 그...”

“결혼해 줘.”


 같이 살고 있지만 그래도 결혼하는 것과는 다르잖아. 응? 조곤조곤 속삭이는 미유키의 목소리는 낮고 달콤했다. 그리고 사와무라는 이런 미유키의 목소리에 퍽 약했다. 차마 미유키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쩔쩔매던 사와무라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 


“안 됌다!”

“...응?”

“못 함다!”


 ...어? 이번에는 미유키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애써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순식간에 그 잘생긴 얼굴에 들어찬 것은 고뇌였다. 거절당했다, 사와무라한테. 아니, 그. 결혼이 싫다는 건가? 설마 싫은 걸 밀어붙였다고 나한테 정이 떨어져 버린 건... 스스로 한 생각에 본인의 심장이 몇 번이나 쿵쿵 떨어졌는지 몰랐다. 점점 나빠지는 미유키의 표정을 미처 보지 못한 사와무라가 말을 이었다. 


“미유키는 프로고, 인기도 무진장 많은데! 저는 남자고, 미유키랑 다른 팀이고... 물론 미유키는 좋지만! 그러니까... 결혼해서 미유키에게 방해가 되는 건 싫슴다!”

“......아아.”


 다행이다. ‘그런’ 이유구나... 미유키는 진심으로 안도했다. 그리고 그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그렸다. 녹아내릴듯 상냥한 미소가 조각같이 잘생긴 얼굴에 걸리자, 빈말없이 뒤에서 후광이 비칠 정도였다. 사와무라의 표정에 당혹감이 어렸다. 미유키는 저가 붙잡은 사와무라의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며 속삭였다. 


“사와무라 너도 프로고, 두루두루 인기 있고, 남자인데다가. 나랑 다른 팀이지. 조건은 똑같잖아? 나도 결혼해서 사와무라에게 방해가 되는 건데, 왜 너만 쏙 빼.”

“저야...!”

“그런데도 불구하고 청혼하는 나는 진짜 못됬는데.”


 하지만, 그런데도. 미유키는 사와무라를 조금 더 잡아끌었다. 살짝 찡그린 인상의 저 얼굴마저도 퍽 사랑스러웠다. 언제나 그랬다. 미유키 역시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쏟아질 시선이 무섭지는 않아도 그것이 사와무라에게 향한다면 무서웠다. 그런데도 이런 청혼을 감행한다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도 사와무라와 결혼한다는 것이 행복할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사와무라에게 미유키라는 성을 준다는 것이, 그만큼이나. 


“저랑 결혼해주세요.”

“미유키,”

“부디 결혼해주세요, 사와무라 에이준 군.”


 에이준. 그 목소리에 사와무라는 결국 절박하게 미유키를 올려다보았다. 달콤함이 흘러넘치는 그 표정만이 사와무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번 무언가를 말하려 입을 벙긋거렸던 사와무라는, 결국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동그란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미유키는 사와무라의 대답을 기다렸다. 


“...좋아함다, 미유키.”

“나도 좋아해.”

“......결혼했는데 스캔이라던가 나버리면 진짜진짜 질투할 검다.”

“환영이야.”


 진심이었다. 사와무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 얼굴이 잔뜩 물들어있었다. 사와무라는 미유키를 마주보며 환하게 웃었다. 미유키 카즈야가 절대 이길 수 없는, 사랑스러운 미소였다. 처음 만났을 적과 전혀 변하지 않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앳된 미소. 


“저랑 결혼해 주십쇼, 미유키 카즈야.”

“...네.”


 미유키가 키득키득 웃었다. 사와무라 역시도 웃는 얼굴이었다. 미유키가 손을 뻗어 사와무라를 끌어안자, 사와무라 역시도 손을 뻗어 등을 감싸안았다. 품 속에 안긴 온기에게 속삭였다. 


“행복하게 해 줄 테니까.”

“저야말로.”



 아침햇살이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부드럽게 쏟아지고 있었다.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늦여름  (0) 2015.08.29
[◆A/미사와] 밤을 새웠다  (0) 2015.08.29
[◆A/미사와] 단잠  (0) 2015.08.26
[◆A/미사와] 직구  (0) 2015.08.25
[◆A/미사와] 십이국기AU  (0) 2015.07.30
Posted by 별빛_ :




00.

 기린은 본디 이름이 없었다. 하늘로부터 내려온, 왕만을 위한 존재였으니 어쩌면 당연했다. 죽은 뒤에 남는 시신도, 남길 이름도 없으니 삶이 끝났을 때 남은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 명의 인간보다도 덧없는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드물게 이름을 선사받아 흔적을 남기는 기린들 역시도 존재했다. 자신의 주인, 자신의 왕, 기린에게 있어서 누구보다도 중하디 중하고 귀하디 귀한 사람에게 너 역시도 중하고 귀한 존재노라, 너를 총애하고 있노라 인정받아 이름을 받게 되는 존재였다. 제 주인에게서 미유키御幸라는 이름을 선사받은 흑기黑麒 역시도 그와 마찬가지였다. 미유키, 미─ 유─ 키─. 일반적으로 상서로운 색이라는 금색을 타고 태어나는 다른 기린들과는 달리 흑색의 갈기를 지닌, 그렇기에 타 기린들보다 더 강한 힘을 타고났다는 한 마리의 흑기는 입 안으로 제 이름을 굴려보았다. 소리없이 벙긋거리는 입모양이 더없이 기꺼웠다. 자신이 선택해 그 발밑에 무릎꿇었던, 황금의 눈을 가진 제 왕이 그 이름을 내려준 지 닷새 째. 물론 나라의 재보, 그 고귀한 신분의 존재를 선뜻 이름으로 부르는, 그보다는 부를 수 있는 존재조차 많지 않았기에 이름을 듣기란 쉽지 않았다. 시간이 더 흐르고, 더 오랫동안 살아가며 그 세월이 쌓인다면 자신의 이름을 들은 시간마저도 차곡차곡 쌓여나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의 왕이 부르는 자신의 이름만이 유일하게 타인이 부르는 이름이나 마찬가지인 것이었다. 물론 왕과 기린의 사이였고, 기린은 왕의 반신이니 타인이라고 말하기도 조금은 기묘한 사이이기는 했지만, 그것을 차치해두고서라도 말이다. 한 마리의 흑기는 고개를 들어 한 쪽 방향을 바라보았다. 눈을 감아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자신의 왕이 품고 있는 왕기. 눈꺼풀 너머로도 태양처럼 빛나는 강렬한 그 모습에 흑기는 결국 입가에 웃음을 그렸다. 누군가 장난처럼 흘려낸 말을 흑기 역시도 들은 적 있었다. 모든 기린은 왕을 척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 말을 들었을 적의 흑기는 몇 년째 왕을 찾지 못했던 탓에 여유가 없었고, 그렇기에 그 말에 미미하게 미간을 좁혔을 뿐이었지만, 지금이라면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래, 모든 기린은 왕을 척애했다. 흑기, 그 미유키 역시도 그랬다. 


01.

 사와무라는 평범한 농민 집안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두 부모님이 간절히 빌어 태어난 난과의 속에서 웃고 있던, 그야말로 평범하디 평범한 시골 소년에 불과했다. 나라에 왕이 없기 때문에 나라 여기저기서 요마가 출몰하고 끊임없이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그야말로 살기힘든 팍팍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변에 있는 유일한, 그리고 커다란 불안거리였을 뿐, 사와무라 자체는 커다란 문제가 없었다. 부모님을 포함한 마을의 나이드신 어른들은 왕이 없다는 것을 크나큰 걱정거리로 여기고 몇 번이고 한숨을 이어나갔지만,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옥좌에 주인은 없었고, 그저 고귀하시다는 흑기 님만 계실 뿐이었다. 나라 한가운데에서 조금 빗겨나있는 위치에 콕 박힌 농가에서 태어나 자란 사와무라는 왕이 있는 나라를 알지 못했다. 왕이 계시다는 타국에도 가 본 적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지금의 기린님께서는 그 어떤 기린 님들보다도 귀하고 드물다고는 하지만, 왕이 없다면 30년만에 죽어 사라져버린다는 기린 님은 벌써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사와무라가 성인으로써 한 몫을 다하고, 혼인하여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막 가질 무렵이면 그 기린 님은 사라져 없을 터였다. 사와무라는 아주 가끔 그것을 떠올리며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 어디서든 흔히 걸려있는 기린 님의 초상을 볼때면 더더욱 그랬다. 인간으로 현신하고 있는 모습은 본 적 없이, 그저 기린 본신의 모습뿐이었지만 큼지막하게 그려진 검은 갈기의 우아한 생명체를 볼 때면 사와무라는 이유없이 가슴이 뛰었다. 저렇게나 아름다운 생명체가 그리 덧없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직 젊다못해 어리기에 기린의 유무에 대해 깊이 생각할 줄 모르는 사와무라에게는 진심으로 아쉬운 일이었다. 다른 마을의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으면서도, 유독 사와무라는 그러했다. 어쩌면 그것은 하나의 신호일지도 몰랐다. 평범하지만 평화로웠던 사와무라의 삶에 무언가가 끼어든다는,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신호. 

 그리고 사와무라가 그것을 알게 된 것은 생일이 지나 막 열 일곱이 되었을 무렵의 여름날이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웠던 오전의 태양 아래에서 사와무라는 빛나는 갈기를 보았다. 흔히 그렇다고 전해들은 금빛이 아닌 강철빛의 검은 갈기. 태양빛을 등지고 언뜻 금갈색이라는 착각이 들기까지 하는 특별한 갈기색을 흩날리며 그의 삶에 날아든 것은 한 마리의 기린이었다. 짐승의 생명체로 전변하고 있는 그 모습에 사와무라는 단박에 시선을 빼앗겼었다. 가장 처음 눈에 담은 그 순간에는 그저 지나가는 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기린 님의 행차를 지켜볼 수 있었다니 영광이노라고, 뻣뻣하게 고개세워 바라보지 말고 어서 고개를 숙이라고 말하는 주변 친구들의 말은 하나도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은 그 검은 갈기였고, 그 금안에 가까운 눈이었다. 의식마저 빼앗겨버린 듯, 차마 숨을 마시지도, 들이쉬지도 못한 채 호흡을 멈추고 그 눈을 몇 번이고 탐했을까. 그제서야 사와무라는 자신이 기린 님과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기린 님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 역시도. 아주 느즈막한 깨달음이었다. 

 체구가 작지 않았음에도, 기린이 땅을 내딛는 것에 무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날아드는 것은 본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음에도, 바닥에 내려앉을 때에는 어느 새인가 인간의 형상으로 전변하여 있었다. 아니, 어느 새인가라는 말은 맞는 말이 아니었다. 사와무라는 그가 인간의 형상으로 전변하는 것을 확실하게 보았다. 기린이라는 상서로운 생명체가 인간의 형상을 뒤집어쓰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어떠한 의미로 경이였다. 

 기린 님이 자신에게서 한 번도 시선을 때지 않았다, 라는 것을 정말 뒤늦게 깨달은 것은, 그 ‘기린 님’이 사와무라를 찬찬히 바라보다가, 그 앞에 무릎꿇었을 순간이었다. 벼락이 내려치는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 단 한번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이었지만, 정말 본능적으로 사와무라는 깨달았다. 지금의 이것이 자신의 인생이 뒤바뀌는 순간이노라고.

“...천명을 받들어, 주상 전하를 맞습니다.”

 고요히 울리는 목소리는 낮고 깨끗했다. 사와무라의 손이 잘게 떨렸다. 곁에 있던 친구들은 기린 님이 땅에 내려앉기 이전부터 이미 무릎꿇고 있었다.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사와무라가 유일했다. 

 사와무라 에이준이 유일했다. 

“곁을 떠나지 않으며, 소명을 거스르지 않으며... 충성을 바친다고 맹세합니다.”

 조금 느리지만 또렷하게 이어진 말은 확실하게 사와무라에게 닿았다. 그는 조금 멍한 정신으로 제 발치를 내려다보았다. 이마를 발등 바로 위에 대고, 아마 전변으로 보이지 않게 된 기린의 뿔을 그의 발등에 가벼이 올려놓고 있을 터였다. 그렇기에 보이는 것은 흠 하나 없이 반듯한 등과 잘생긴 뒷모습 뿐이었다. 사와무라는 흐트러지려는 정신을 겨우, 정말 겨우 붙잡고 있었다. 머릿속이 터질 듯 복잡했다. 이것은, 기린의 말은, 이제껏 농가의 아들로 평범하게만 자라온 사와무라가 겪기에는 너무도 크고 대단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답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대답해야만 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무릎꿇어버린 이 강건한 흑기에게 자신은 보답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사와무라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모든 복잡한 것들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외쳤다. 

“...좋슴다! 허락함다!”

 이 대답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놓을지, 아직 사와무라는 제대로 짐작하고 있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대답을 듣고 고개를 드는 흑기의 모습을 보며 사와무라는 호쾌히 웃었다. 마을에서 사랑받는, 태양을 닮은 미소였다. 




-

그 외 이것저것... 시간축도 엉망진창이지만 개인만족으로 한 번 끄적끄적 해봅니다 u u) 동양풍의 미유사와가 보고싶었기에 좋아하는 십이국기로 한 번 AU 해보는 것으로. 

'◆A >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A/미사와] 늦여름  (0) 2015.08.29
[◆A/미사와] 밤을 새웠다  (0) 2015.08.29
[◆A/미사와] 단잠  (0) 2015.08.26
[◆A/미사와] 직구  (0) 2015.08.25
[◆A/미사와] 청혼  (0) 2015.08.23
Posted by 별빛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