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GO] 여신과 노래

2018. 1. 24. 19:29 from 기타

※ 제 칼데아에 존재하는 서번트들만 출현합니다. 마이칼데아 덕질용 글(..) 

※ 아마마리 커플링 성향 주의. 3장 뇌광과 여신 커플링 성향 주의 







 잔느는 문득 느껴지는 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파란 눈동자가 가만히 복도 한 쪽을 응시했다. 잔느와 나란히 걷고 있던 마르타는 다섯 발자국쯤 더 걷고 난 뒤에야 동행인의 부재를 깨닫고 몸을 돌렸다. 잔느? 마르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잔느는 마르타가 두 번 더 이름을 부른 뒤에야 그녀가 자신을 부른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아, 죄송해요! 정신을 차린 잔느가 급하게 마르타의 뒤에 따라붙자, 마르타는 잔느가 응시하던 방향을 저도 응시하며 물었다. 


"무슨 일 있었나요, 잔느?"
"아뇨, 그냥. 기척이 조금 미묘하다 싶어서요."


 마르타 님은 별 느낌 없으셨죠? 잔느의 물음에 마르타가 두어 번 고개를 끄덕였다. 두 성녀는 지금 이 칼데아에서 부정한 기운에 가장 예민한 서번트들이었으나, 마르타는 크게 이상을 느끼지 못한 상태였다. 허나 자신의 감각과는 별개로 부드러운 보랏빛 머리카락 사이에 감싸인 하얀 얼굴에는 벌써 걱정이 깃든 뒤였다. 잔느는 현재 이 칼데아에서 가장 강하고, 가장 레이시프트 경험이 많은 서번트였다. 첫 날 이곳에 온 열 두 명의 서번트 중 한 명이었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전투에서도 빠지지 않았으니까. 

 그런 잔느가 무언가 이상을 느꼈다면 그는 방심할 수 없는 문제였다. 염려에 젖은 시선으로 뒤를 힐긋이다가 두 주먹을 조용히 움켜쥐는 마르타를 보며 잔느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 미소에 어두움 한 점 없는 화사한 미소였다.  


"별 일은 없을 거에요. 아마도."

"그런가요?"

"네. 애초에 저 방향은,"

"아하."


 마르타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힘을 풀었다. 이 칼데아에는 사람도 서번트도 많이 없는 터라 서번트들이 각자의 위치 정도는 그럭저럭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저 방향에 머무르는 서번트는 마리, 아마데우스, 에우리알레, 아스테리오스. 거기에 안데르센과 셰익스피어까지 합친 이 여섯 명. 조금 불안한 서번트들도 있었다만 마리가 있는 이상 괜찮았다. 에우리알레와 아스테리오스도 있었고, 아마데우스도 마리를 힘들게 만들 서번트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느껴진 건 가벼운 위화감이었지 불안이 아니었으니까. 잔느는 큰 고민 없이 마르타를 향해 부드럽게 웃었다. 서번트들의 작은 의견대립도 예민하게 느껴버린 쪽에 가까울 터였다. 그 모습에 어깨를 으쓱한 마르타도 걱정을 떨쳐버리고 몸을 돌렸다. 부디카가 좋은 간식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정말 기대되지 않나요? 그러게 말이에요. 메두사도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릴리와 키요히메는 이미 도착하셨다고 해요. 메데이아와 우시와카마루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거절받았고, 흐음. 형가와 엘리자베트는 올까요? 글쎄요, 그녀들은 잘 모르겠지만... 따끈따끈한 햇빛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보드라운 대화가 복도에서 점점 멀어졌다. 레이시프트가 없는 칼데아의 어느 한가한 나날이었다. 




 그리고 잔느가 느낀 미묘한 위화감의 원인, 동쪽 복도에서 거주하는 서번트들은 모두 한 방에 모여 있었다. 지금 이 칼데아는 인간은 물론이요 서번트도 숫자가 많지 않은, 거의 비어 있는 수준이었기에, 이런 식으로 방 사이에 휴식공간처럼 만들어 둔 곳이 있었다. 동쪽 복도에 만들어진 방은 소파가 유독 많았다. 거기에 덧붙여 거주를 위해 침대가 놓여 있는 개인방과 다른 점을 꼽아보자면 가운데에 피아노가 놓여 있다는 점. 마스터가 서번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불러낸 직후 이 칼데아 어딘가에 내팽게쳐져있던 피아노를 주워 이곳에 가져다 둔 것이었다. 정작 그 아마데우스는 피아노 의자에 턱을 괴고 앉아 있었지만. 

 에우리알레는 아스테리오스에게 기대어 그 하얀 털을 만지작거리며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고, 셰익스피어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펜을 놀리고 있었다. 마리는 우아하게 홍차를 한 입 머금었다. 잔잔한 흥미와 무관심 사이에서 안데르센이 팔짱을 끼고 그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아마데우스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니까, 피아노를? 이 천재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만 왜?"

"소재가 부족해. 소재가! 영감이!"

 주먹에 힘을 준 안데르센이 눈썹을 가파르게 세웠다. 당장 특이점으로 레이시프트도 안 하지(물론 이건 몸이 편해서 좋았지만), 배경이라고는 바뀌지 않는 눈보라 천지에, 마스터는 새로운 서번트 소환을 삼가고 있는 상태였으니 요즈음의 칼데아는 변화 없이 부드럽고 온유하기만 했다. 몇몇 서번트들은 그런 현상유지에 그럭저럭 만족하며 적응하고 지내고 있었으나, 몇몇 서번트들은 그러한 일정함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 지루함을 어떻게든 떨쳐내기 위해 이미 복원이 끝난 장소에 마스터 훈련 겸 재료 수집 겸 놀러 나가는 서번트들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표적으로 쿠 훌린 세 명이나, 로빈, 혹은 아라쉬 등이 있었다) 안데르센은 그렇게까지 해서 몸을 혹사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는 고정되어버린 다섯 명의 특이점 복원 멤버 중 하나가 자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피곤했다. 레이시프트 이외로 자신이 힘들지 않을 만 한 방식으로 영감을 얻고 싶었다. 그에게 글을 쓰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그는 늘 글을 썼고 마감에 시달렸다. 천재로 이름 높은 안데르센도 퍽 가련한 글쟁이였다. 그 모든 사실을 미주알고주알 설명해 줄 정도로 친절하지 않은 작가는 깐깐한 얼굴로 아마데우스를 못마땅하게 올려다보았다. 아마데우스는 형편없는 인간 쓰레기였지만, 아주 유감스럽게도 그 음악적 재능만큼은 진짜였으니까. 


 아마데우스는 고민하는 듯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그에게 어떤 노래를 만들고 연주하는 건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예쁘지도 않은 작가 선생을 위해 그가 피아노를 쳐야 할 이유도 없었다. 물론 이것저것 받아낼 것을 받거나 놀리거나 살짝 골려 주고 그 대가로 피아노를 한 곡 쳐준다면 그는 그럭저럭 괜찮은 선택이겠지만. 아무 대가 없이 무료봉사를 할 바에는 차라리 마리와 왈츠라도 추는 게 백 배 쯤 행복하리라. 아마데우스는 반쯤 무의식으로 마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조금 후회했다. 마리는 눈을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그 시선의 색을 아마데우스가 모를 리 없었다. 기대. 보석처럼 반짝이는 마리아의 기대. 


"와아, 아름다워요. 그럼 아마데우스의 노래를 테마로 한 동화가 나오는 건가요?"

"제대로 된 영감이 내려온다면 그렇겠지."

"Vive la France!"


 멋져라! 마리의 감탄이 터졌다. 아아. 아마데우스는 그 쯤에서 적당히 포기했다. 마리가 좋아한다면 아마데우스가 피아노를 칠 이유로는 차고 넘쳤다. 심술을 부릴 수도 없었다. 아마데우스는 그제야 굳이 서번트가 몇이나 모여 있는 이곳에서 안데르센이 부탁해 온 이유를 눈치 챘다. 셰익스피어는 진작에 알고 있었는지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마리가 살포시 웃으며 아마데우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마데우스, 피아노를 쳐 줄 수 있나요?"

"마리아."

"어머, 당신 피아노 칠 거야?"


 묘한 곳에서 반응이 돌아왔다.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떨어졌다. 에우리알레였다. 아스테리오스의 어깨에 앉아 그 머리를 끌어안고 토닥여주던 여신이 작게 미소지었다. 사랑스러운 미소였다. 사람들의 우상을 그대로 빚은 마냥 아름다운 여신은 그 존재만으로도 반짝거리고 있었다. 아스테리오스와 함께 있을 때의 표정, 둘 사이의 관계 따위를 따져보았을 때 저 여신 역시도 그럴듯한 뮤즈였다. 허나 이미 안데르센과 셰익스피어는 에우리알레와 아스테리오스를 뮤즈 삼아 몇 편의 작품을 써내려갔다. 

 아마데우스가 머리를 긁적였다. 이 자리에 마리만 없었어도 안데르센이 오만상을 찡그리고 아마데우스를 위해 고대 로마의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수집하러 떠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마리가 있고 마리가 안데르센의 말에 기대를 가진 이상 다 틀렸다. 저번에 오케아노스로 한 번 같은 장난을 친 적 있어서 그런가, 안데르센도 철저하게 준비한 모양이었다.


 아마데우스는 결국 별 덧붙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악의 천재가 피아노를 치겠다는 확답을 내리자, 여신이 기분 좋게 고개를 기울였다. 


"좋네. 기왕이면 내가 노래할 수 있는 곡을 쳐 줄래?"

"에우, 리알, 레. 노래, 해?"

"그래. 잘 듣고 감탄이나 하렴, 아스테리오스."


 여신과 괴물 사이의 정담을 들으며 두 작가는 저들의 뜻보다 좋게 굴러가는 상황에 속으로 쾌제를 불렀다. 아마데우스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 곡 위에 겹쳐지는 여신의 노래라. 이는 칼데아에 소환되었기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호사가 아닌가. 그는 제 음악이 여신의 노래에 묻히지 않으리라 자부했고, 두 노래는 조화를 이루는 순간 세상 여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축복의 일부가 될 터였다. 아마데우스는 에우리알레에게 몇 개의 질문을 던졌다. 그로 추론해낸 결과 노래 한 곡을 선택한 아마데우스가 피아노 건반 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길고 반듯한 손가락의 끝에서 음악이 터져나왔다. 부드럽고 섬세한 피아노 소리가 네 마디 쯤 넘어가자 그에 맞춰 여신이 노래하기 시작했다. 에우리알레는 아스테리오스의 어깨에 앉아 온전하게 몸을 기대고 화려한 음색을 아낌없이 뽐내고 있었다. 마리가 황홀한 표정으로 뺨에 손을 얹었다. 안데르센과 셰익스피어는 눈을 어디에 둬야 할 지 몰라 했다. 제 몸뚱아리에 달린 눈이 고작 두 개 뿐인 게 아쉬울 정도였다. 천재 음악가가 자아내는 노랫소리, 그 피아노 치는 모양새, 그를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게 응시하는 왕비, 노래하는 여신, 그 여신의 노래에 행복해하는 괴물. 어느 쪽이든 작가의 영감을 자극하고 뇌를 짜릿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당장이라도 글을 쓰러 책상으로 뛰쳐가고 싶었다. 

 노래를 마지막까지 들어야만 한다는 의지 하나로 곡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영감을 좀 더 짜릿하게 자극하는 뮤즈 쪽을 각자 응시하고 있던 두 사람은 곡이 끝나고 소리가 멈추는 순간 그 자리를 벗어났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들의 공동집필장으로 뛰어가는 뒷모습을 아마데우스는 어이없이 응시했다. 저들이야 원래 저런 자들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아마데우스는 곧 시선을 마리에게 돌렸다. 마리는 지금까지도 감동을 느끼는 듯 눈을 감고 행복해하고 있었다. 아마데우스는 그 모습을 보며 저도 만족하기로 했다. 덕분에 여신과 듀엣을 즐길 기회도 얻었고. 


 멀리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문이 벌컥 열렸다. 뺨을 발갛게 붉힌 리츠카가 들뜬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마데우스! 피아노 쳤지! 에우리알레도 노래했지!" 


 나도! 나도 가까이에서 듣게 해 줘! 마스터는 발을 동동 굴렸다. 둘의 노래는 칼데아 전역에 퍼졌으나 당연히 멀수록 잘 안 들렸다. 가장 황홀한 순간을 놓쳐버린 마스터는 아쉬움에 바로 달려와버린 게 분명했다. 그 말고도 노래에 흥미가 있는 서번트들이 하나 둘 모여들겠지. 아마데우스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에우리알레를 돌아보았다. 여신은 입가를 가리고 능청스럽게 고민하는 척을 했다. 아마데우스도 그 모양새를 보고 똑같이 능청스럽게 고민하는 척을 했다. 안데르센에게는 실패했지만, 마스터에게는 여신이라는 공범도 있으니 좀 더 질질 끌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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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카나카오] 폭설

2017. 12. 19. 23:38 from ENSTARS/NOVEL

* 페이트AU

-







그 날은 이상하리만치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벌써 며칠 째 내리는 눈이지만 요 몇 시간은 드물게 폭설이었다. 청년은 물끄러미 창밖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이 짙게 낀 하늘은 어두운 회색이었다. 흰 눈마저 어두컴컴하게 보일 정도로 흐린 공기를 가만히 내다보던 청년은 불만스럽게 미간을 한 번 좁혔다가 반듯하게 펴냈다. 말끔한 얼굴의 청년은 거리에 나가면 추위도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수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형광등 빛 아래에서도 자랑스러울 만큼 예쁘게 빛나는 긴 머리카락에 섬세하게 빚어진 이목구비. 다양한 색으로 곱게 빛나는 눈동자. 선 짙은 육체가 아름다운 청년은 눈만 내리는 하늘을 질리도록 응시하고 있었다. 눈을 크게 즐기지는 않았지만 이 커다랗고 화려하기만 하고 황폐하여 실속이라고는 찾아 볼 수도 없는 집에서 유일하게 봐 줄 만한 것은 그게 전부였으니까. 더군다나 그는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기에 더더욱 하늘하늘 땅을 장식하는 하얀 얼음조각에 집중할수밖에 없었다. 

 입술을 잠깐 떼었다가 다시 굳게 붙인 뒤, 청년은 인기척을 향해 느릿하게 몸을 돌렸다. 몇 시간만이었다. 


“나한테 할 말이라도? 마스터.”

“있다고 하면 있다고 할까......”


 상대가 머쓱한 표정으로 뺨을 긁적였다가 표정을 굳혔다. 청년은 여전히 딱딱한 표정으로 마스터가 말을 꺼내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마스터는 찬찬히 그 얼굴을 다시 한 번 훑었다. 그는 저가 소환한 서번트의 저런 표정을 처음 보았으니까. 소환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는 생각보다 더 경박하고, 말을 잘 했으며, 비록 하필 저를 소환한 게 남자나며 투덜거리기는 했어도 마스터에게 서글서글했으며, 부드러운 표정으로 웃는 얼굴이 잘 어울리는 미남자였다. 마스터, 레이가 심려 깊은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 있는고? 아처 군.”

“그다지...... 마스터가 신경 쓸 건 없어.”

“거짓말 하지 말게나. 본 건 얼마 안 됐지만 아처 군의 이런 상태가 평소가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네.”


 라이더인가? 레이는 정확하게 제 서번트의 이상원인을 짚어냈다. 아처가 약하게 미간을 좁혔다. 단 한 번으로 짚어낼 정도로 본인이 쉽게 행동했다는 게 불쾌했다. 제 행동거지가 알기 쉬웠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무어라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더군다나 상대는 아처가 인정한 마스터였다. 감정을 응어리처럼 품고 있기에 적당하지 않은 상대. 그는 곧 한숨을 쉬는 것으로 항복을 알렸다. 고개가 가볍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레이는 서번트를 따라 시선을 다시 창밖의 눈 오는 풍경으로 돌렸다. 이 눈이 내리기 전, 이 저택으로 들어오기 전 마지막으로 맞붙었던 서번트와 그 마스터의 모습이 순서대로 레이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마스터 모리사와 치아키와 그 서번트 라이더. 황금으로 만든 돌고래를 타고 파도와 함께 돌격하는 라이더의 진명을 짐작해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애초에, 둘 다 딱히 진명을 숨기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아보였다.) 레이는 자신의 아처와 상대의 라이더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지었던 표정을 뚜렷하게 기억했다.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는데 말이지. 레이는 속으로 혀를 찼다. 만약 성배전쟁의 서번트로 리츠가 소환되어 제 앞에 서면 저가 그런 표정을 지을까. 그 정도로 아처는 처참한 얼굴로 절박하게 저를 보았다. 본능적으로 선택한 가장 옳은 방법이었다. 레이가 객관적으로 꽤 우위에 서 있던 상황을 버리고 이곳으로 들어와 짧은 소강을 만들어낸 건 아처가 제 정신을 추스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었으니까. 그리고 아처는 레이의 기대대로 빠른 시간 내에 혼란을 수습해냈다. 다만 그 이후에 찾아온 짙은 자괴감을 느리게 소화하고 있을 뿐이었다. 


“분명 라이더와 아처 군은 비슷한 시대의 영웅이었던가?”

“알고 있으면서 질문으로 묻는 형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니까.”

“그럼 정말 모르는 것을 묻지. 어떤 사이였는가?”


 마스터의 질문에 서번트의 입이 굳게 닫혔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는 지금보다 훨씬 아득한 과거. 전승은 전해져 내려오지만 둘의 뚜렷한 관계를 알기는 어려웠다. 다른 나라에 살던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서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는지는 단 둘 외에 아무도 모르는 시대였다. 애초에 그와 라이더의 관계는 전승으로조차 전해내려오지 않는 묻혀진 과거였다. 아처는 잠시 고민하듯 레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말을 해 줄까, 말까. 아처가 창가에 조금 더 다가갔다. 유리창에 이마를 기대고 흰 숨을 뱉으며 그는 제 마스터에게 진실을 고했다. 


“이렇게 눈이 오는 날에......”

“......”

“눈송이만큼 하고 싶은 말이 생기던 사람.”


 내가 이 성배전쟁에 참여한 이유. 죽는 순간 마지막으로 생각했던 사람. 내가 전성기를 지금으로 선택한 이유. 어떤 답을 원해, 마스터? 전부 한 사람이야. 아처의 표정이 서럽게 일그러졌다. 그는 라이더를── 신카이 카나타를 위해 소원을 빌기 위해 성배전쟁에 참여했다. 헌데 같은 전쟁 다른 클래스로 소환된 게 바로 그 장본인이라니. 희극도 정도가 있는 법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레이의 소원을 위해서라도 아처는, 하카제 카오루는 이 전쟁에서 유일한 승자가 될 마음을 굳힌 뒤였다. 보구까지 사용할 정도라면 카나타 역시도 카오루와 흡사한 결론을 내린 상태일 터. 그들 본인이 아니라 마스터를 위해서라도 둘은 싸워야만 했다. 


 카오루가 깊게 숨을 뱉었다. 창문이 뽀얗게 변했다가 천천히 바깥풍경을 투영했다. 눈은 깊이 높게 쌓이고 있었다. 흙을 덮는 눈처럼 이 감정도 아예 덮어버릴 수 있다면 편할 텐데 말이지. 그는 쓰게 웃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미 마음을 다진 몸. 비참한 감정과는 별개로 냉정하게 행동할 자신은 있었다. 저를 도와줄 마스터도 있었으니, 연인에게 겨눌 각오도 되어 있었다. 비록 그 활을 쏜 뒤의 저 자신이 어떻게 될 지는 본인도 잘 몰랐지만. 










-


세이버 / 아처 / 랜서 / 라이더 / 캐스터 / 어새신 / 버서커 순서대로

레오 / 카오루 / 스바루 / 카나타 / 나츠메 / 나즈나 / 쿠로 그리고 마스터는

세나 / 레이 / 호쿠토 / 치아키 / 소라 / 토모야 / 케이토... 같은 느낌으로 상상한... 

슈랑 미카 에이치랑 와타루 마마랑 안즈는 다른 성배전쟁에서 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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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포케스페] 루비사파15

2017. 12. 13. 16:18 from PKSP/SS

 

 

 시험기간에 폭발하는 게 바로 덕심이죠 저도 안답니다(..) 그리고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덕심의 대상은 다시 한 번 포케스페 다시 한 번 루비사파... 너희를 사랑해 얘들아! 요즘 하루종일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는 소년소녀들입니다 루비랑 사파이어...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옐로) 특히 루비랑 사파이어 결혼했다 결혼했어 (그냥 입에 붙은 말...) 둘이 부부고 아이가 있는 시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너무) 요즘은 그냥 간질간질하게 썸타는 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흔흔하고 흐뭇할 것 같아서 둘이 연애하는 시절을 자주 상상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귀여워서 파괴력이 한계돌파↗↗↗↗하고 있으니까 괜찮은 기분... 말투 썰체 존댓말 이다체 막 섞여서 쓰고 있습니다 오루알사편 네타도 많이 들어있어요 개인만족용!

 

 

 

01. 하지만 역시 루비사파는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는 것도 좋으니까 나이 역주행하는 느낌으로 썰을 풀어봅시다(?) 30대의 루비사파... 아들 1명... 사실 딸들이 있어도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루비가 그랬듯() 아버지에게 반항적인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음 물론 루비는 종길관장과는 다르게 되게 유들유들하고 겉으로 보기에 아내에게 완전 잡혀 사는 남편이겠지만 루비사파 부부의 집안일 비율은 6.5 : 3.5...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고 루비가 더 집안일에 능숙하기도 하고ㅠ 사파이어는 연구원 일을 하느라 바쁠 것 같아서... 물론 루비도 콘테스트 일로 정신없이 바쁠때가 있으니까 그 때는 서로 고생하지 않고 그냥 사람 고용해서 편하게 사는 것으로... 하지만 사파이어 입에 들어가는 요리는 자기가 하고 싶고 사파이어가 입는 옷은 자기가 만들고 싶은 그런 욕심이 분명 루비에게 있을거라고 생각함(??) 요리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 옷도 예쁘게 잘 입는 루비를 반항적인 마음으로 보는 아들은 아버지는 되게 강하면서 왜 저렇게 약하게 사는거지 싶은... 그런 느낌이려나 아예 강한 걸 모를지도 몰라 콘테스트 하는 것만 봐서 아들 배틀교육은 사파이어가 시키거나 혼자 할 것 같은데 (사파이어 박사님은 바쁘니까!) 사파이어가 너희 아빠는 강하다고 종종 얘기하기는 할텐데 아들이 이거 약간... 긴가민가하는 느낌으로 믿으려나 그럴 것 같음 여하튼 사춘기가 와서 반항심도 폭발하는 그런 느낌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들이 자신에게 무슨 막말을 하던 거칠게 굴던 화를 내던 저럴 때도 있는거지~ 나도 저랬던가!(?) 나는 가출도 했었는데 아들 정도면 얌전한 쪽인가!(?) 싶은 느낌으로 오냐오냐 봐주는 루비지만 아들이 사파이어에게 건방지게 대하는 걸 언젠가 보고는 흠 내가 아들 좀 잘못 버릇 들였구나 하면서 그제야 몬스터볼 드는 루비가 보고싶다...... (결론은 결국 이거) 루비가 서른이면 하아 미쳤다 강하고 아름답고 섹시한 루비...... 루비 포켓몬 한 마리에게 여섯마리 모조리 KO당하고 사파이어 품에 안겨서 우는 아들....... 사파이어가 아들 등 토닥토닥해주면서 루비에게 너무 심했다고 눈치주는게 보고싶다 아들을 이겼지만 사파이어에게 혼나고 아들에게 사파이어 품도 빼앗기고 완전 진 기분 들어버리는 루비 보고싶다 아들에게 질투하는 건 전혀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도무지 감정 제어하기 힘들어서 뚱해 있는 루비...... 그리고 그 루비의 기분을 한방에 좋아지게 만들어버리는 인간비타민 사파쨩이라던가 (사랑해!) 

 

 

 

02. 갓 결혼한 신혼 상태인 것도 너무... 좋음... (바닥침) (바닥부숨!) 루비가 청혼하는 것만 생각하면 우주최고로 행복해짐 루비랑 사파이어는 빨리 결혼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로 빨리냐면 둘 다 결혼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순식간에 청혼 허락 상견례 결혼식 냉수 마시듯 후루룩 넘기고 빠른 결혼! 땅땅땅 하면 좋겠다고 생각함 투디니까 괜찮아... 아 정말 사랑해ㅠ 루비는 사파이어한테 어떻게 청혼할지 정말 별별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데 예를 들어 가장 아름답게 화려하게 할 수도 있고 단 둘이서 되게 담백하게 할 수도 있고 멋없게 할 수도 있고 멋있게 할 수도 있고... 근데 어떻게 청혼하던 사파이어가 웃으면서 허락해준다는 결론이 나오는 건 변함이 없기 때문에ㅠ 사랑한다...... (반복) 하나하나 상상해보자면 멋지게 청혼하는 건 전에 풀었던 것 같고 (챔피언>청혼 루트) 그냥 평온하게 대화하다가 그럼 결혼할까, 하고 제안하는 것도 좋고 얼굴 시뻘게져서 겨우겨우 좋아합니다 사파이어 씨 결혼해주세요! 하면서 어울리지 않게 긴장해서 꽃다발 내밀면서 서투르게 청혼하는 것도 다 너무 귀여움 루비너무ㅠ귀여움...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사파이어가 절대 울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하면서 청혼하는 루비 너무 귀엽고 내가 루비를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하면서 받아줄 사파이어도 진짜 우주최고귀여움 루비사파 결혼했다 결혼했어 둘은 정말 꿀이 떨어지는 신혼생활을 하겠지... 솔직히 아이 낳고 죽기 직전까지도 그냥 꿀떨어지는 생활을 하겠지만 그냥 신혼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사랑스러움같은게 있으니까 으흐흑 너무 좋음 신혼인 루비사파 갓 결혼한 새신랑 루비 새신부 사파이어... 각자가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끔 왼손가락의 반지 만지고 아 맞아 루비는 초조하거나 마음을 다스려야 할 일같은게 있을 때마다 왼손약지의 반지를 매만지는 습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그거 눈치채고 어휴 닭살... < 같은 심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루비가 애처가 기질을 나름 우아하게 포장은 하는데 딱히 숨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포케스페 오루알사 15화를 보면 종길관장이 루비에게 화내는 이유가 위험한 일을 해서 '엄마를 걱정시켰기' 때문인데 루비도 따악 이렇게 클 게 눈에 보이는 순간이었음 자기 아들이 위험한 일을 하든 목숨을 걸든 그게 아들이 하는 선택이라면 웃으면서 그래 한 번 해 봐라 같은 느낌으로 보는 루비겠지만 그래도 아들이 사파이어를 걱정시키고 / 마음고생시킨다는 이유만으로는 화를 좀 냈으면 좋겠음... 정말 루비사파 위주로 돌아가는 머리지만 그러려고 쓰는 썰 아닌가요 루비랑 사파이어가 알콩달콩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파이어가 손을 잡아주고 웃어준다는 이유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루비... 루비가 다정하게 말해주고 보아준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사파이어... 둘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마냥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영향도 좀... 받았는데... 그걸 본편 남짓의 시간대에 모두 극복하고 20대쯤 됬을 때에는 서로의 존재, 서로가 자신을 봐 주고 있다는 생각만을도 힘을 내고 기운을 낼 수 있는 원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03. 오루알사 시기의 루비사파를 정말로 좋아하는데 정말 사소한 곳 여기저기가 되게 루비사파틱해서...... RSE편과 ORAS 전부 루비와 사파이어의 연애담이라고 해도 별로 이상하지는 않을 것 같은 기분 (콩깍지 필터 낀다) 으흐흑 얘를 들어 루비가 레쿠쟈에게 내던져질때 이렇게 죽는건가? 하면서 온갖생각 다 하다가 맨 마지막에 생각하는게 사파이어에게 사과하지도 못했는데! 라던거나 사파이어의 마음을 걱정해서 이것저것을 숨긴다던가 루비가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목소리를 잃는 사파이어라던가 그렇게 충격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루비를 용서해주는 사파이어라던가 루비가 상처입었을때 루비의 이름을 부르는 사파이어라던가 질투에 빠져서 고고고고고하는 사파이어라던가 (귀여워ㅠ) 이것저것 이것저것 이것저것.... ㅠㅁㄷ) 그 중 화룡점정은 역시 20화겠죠 와 루비... 와... 처음 보고 너무 놀라고 좋아서 어쩔 줄 몰랐었는데 지금봐도 너무 좋음... 그냥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루비사파 파는 사람들에게 너무 주옥같아서... 그냥 이 말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청혼급 아닌가 싶을 정도 루비가 사파이어한테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루비가 사파이어를 사랑한다는 게 너무 절절하게 드러나서 너무 좋았고... 그거에 너무 놀라서 ㅇㅁㅇ! 하는 사파이어도 너무 ㅋㅋㅋ큐ㅠㅠㅠㅠ 너무 귀여웠다 둘이 사귄다 진짜... 너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 너를 위험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이 별과 네가 사랑하는 호연지방을 지키고 싶어! 그리니까 우주에 같이 가 줘! 마지막 순간까지 너랑 있고 싶단 말이야! < 이게 원작이라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이 말에 너무 놀라서 그대로 뒤로 넘어가버리는 사파이어 진짜 우주최고로 귀여움 ㅋㅋㅋ큐ㅠㅠㅠㅠㅠ 짱이야 사랑해 두 사람의 콘테스트 복장도 너무 예뻤고 루비가 모자 벗고 흉터를 드러내는데에 그다지 거부감이 없어진것처럼 보이는 것도 좋았다 두 사람이 콘테스트 라이브 하는 거 너무 보고싶다 ㅠㅠㅠㅠ 사랑해 루비사파 사랑해 사랑해 사파이어한테만 에메랄드의 연둣빛 구슬 달아준것도 은근히 사파이어의 안전 더 챙기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음 헉 이제 슬슬 오루알사 감상문이 되어가는 기분인데? 하지만 오루알사가 진짜 어지간한 회지 다 필요없을 정도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었으니까 별 수 없음 몇 번을 봐도 행복한데 심지어 이게 원작이라니 완전 최고....... 그리고 루비 눈매 날카로워질때 진짜 깜짝 놀랄정도로 인상이 매서워져서 그런 점 좋음 챠라챠라할때의 얼굴과 날카로운 얼굴의 갭이 진짜 최고라고 생각함 그냥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루비사파로 행복해지는 에피소드여서 진짜 행복했다... 10대의 루비사파는 진짜 새콤달콤한 분위기의 절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루알사에서 이렇게 둘이 썸타고 질투하고 걱정하고 사랑하고 할 거 다 했으니까 저거 끝나고 두 사람이 20대가 될 때까지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만 키워갔으면 좋겠음... 사실 요즘은 학원물도 너무 끌리는데 불 조 가족 사파이어와 물 조 가족 루비의 사랑도 보고 싶은데 으흐흑 사실 학원가족물 패러랠로 가면 늘 감초로 나오는 게 골드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불 조에 여동생이라고는 사파이어뿐이니까 약간 여동생이랑 맨날 투닥거리면서도 과보호하는 면모가 있는데 루비가 사파이어한테 한눈에 반해서 은근히 자기어필하는게 눈에 보이니까 저자식이? 하면서 둘 약간 떼어놓으려고하는 그런 거 보고싶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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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카나타는 완전히 풀이 죽어 있었다. 잔뜩 어두운 표정에 지나치게 우울해진 모습은 평소의 유하고 부드러운, 물 흘러가는 것처럼 웃는 얼굴의 카나타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틀림없이 천장에는 환하게 형광등이 반짝이고 있었다만 카나타가 틀어박힌 연습실 구석만 그림자가 지는 착각이 들었다. 심지어 컴컴한 기운이 꾸물꾸물 넓어지는 착각까지. 그런 카나타와 같은 유닛이라는 이유로 한 연습실에 있게 되어버린 유성대의 1학년들은 카나타의 반대쪽 벽에 찰싹 달라붙었다. 울상이 된 미도리와 완전히 질린 표정의 테토라, 조금 겁에 질린 시노부는 소리없이 시선만으로도 대화를 나눴다. 입이라도 잘못 열었다가 상황을 악화시킬까 두려워 짧은 시간에 시선 대화라는 기술을 익혀버린 셋은 잔뜩 혼란을 겪고 있었다. 세 사람은 차라리 불처럼 타오르는 치아키가 간절히 그리울 정도였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습에 조금 늦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슬슬 올 때도 되었는데...... 셋은 3초에 한 번씩 시계를 힐긋거렸다. 번갈아서 시계를 쳐다봐도 변하는 게 없으니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빨리 좀 오십쇼, 대장! 어서 와 주시오, 대장공~! 모리사와 선배...... 속으로 그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에 답례라도 하는 걸까. 치아키는 마치 히어로처럼 연습실의 문을 벌컥 열었다.


“늦어서 미안하다, 모두들! 아하하하, 다들 착하게 연습하고 있었나?”

“어서 오십쇼, 대장!!”

“보고 싶었소이다, 대장공~!!”

“선배......!”


 음? 치아키는 평소와 다른 열렬한 환영에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가슴 뜨겁게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막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려는 순간 셋에게 붙잡혀 어두운 기운 앞에 섰다. 음? 잠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유성 레드는 머릿속을 빼곡하게 채우는 물음표와 함께 제 동료들을 돌아보았다. 이게 대체? 어리둥절한 기색이 역력한 리더를 제일 앞세우고 세 사람은 열심히 항변했다. 어서 신카이 선배 좀 어떻게 해 주십쇼! 무, 무섭소이다! 화이팅......

 동료들의 뜨거운 응원을 뒤로 하고 강제로 기운 없는 카나타의 앞에 밀려 서게 된 치아키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래도 카나타의 분위기가 워낙 우울하여 후배들이 겁을 먹고 있는 모양이었다. 평소 유성대 3학년들은 제 권위를 내세우는 편이 아니니까, 가끔은 이런 식으로 반향이 오고는 했다. 카나타는 본디 존재감이 아주 강한 사람이기도 했고. 치아키는 곤란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그에게 접근했다. 


“저기, 카나타? 무슨 일 있는 건가?”

“......”


 카나타는 입을 조개처럼 꾹 다물고 몸을 더 동그랗게 웅크렸다. 암묵적으로 보내는 거부의사에 치아키는 머리를 굴렸다. 카나타가 이토록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사실 그다지 많지 않았다. 치아키가 딱히 짚이는 일이 없다는 건 유성대와 관련된 일은 아니라는 소리였고, 언데드와의 합동 라이브를 위해 방금 만나고 온 레이에게도 특별히 언질은 없었으니 기인 친구들 문제도 아닌 것 같은데. 잠깐 앓는 소리를 흘린 치아키는 반쯤 확신하며 물었다. 


“하카제와 관련된 일인가?”


 카나타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동그랗게 떠진 연한 녹빛 눈을 보며 치아키는 씩 웃었다. 제대로 짚은 모양이었다. 치아키는 오늘 수업에 나왔던 카오루를 떠올리며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했다.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카오루는 카나타보다 감정을 잘 갈무리하는 사람이었기에 (덧붙여서, 치아키에게는 카오루보다 카나타의 표정이 더 읽기 쉬운 점도 있었다) 방심할 수는 없었다. 


“무슨 일이 있던 건가, 카나타? 하카제와 싸우기라도 했나?”

“......치아키이~!”


 허어엉. 치아키이. 카나타의 얼굴이 점차 일그러지더니, 곧 숨길 수 없는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카오루가 저를 싫어하면 어떻게 해요. 눈물을 뚝 떨군 카나타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참고 참던 서러움이 터져나오기라도 한 것 같은 눈물에 치아키는 카나타가 우울하게 있던 방금보다 훨씬 더 당황했다. 카, 카나타. 울지 마라. 하카제가 널 싫어할 리 없다. 쩔쩔매며 달래는 치아키의 옆으로 후배들도 옹기종기 모여서 열심히 카나타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다. 물론 카나타가 왜 우는지 몰라 저가 잘못했다며 영문모를 사과나 하고 있었지만.

 한 사람의 눈물로 넷이 완전히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 삶아지는 상황을 겨우 벗어난 건 카나타가 가까스로 눈물을 그친 뒤였다. 조금 훌쩍이고 있기는 했지만 뺨의 물기를 닦아내고 진정한 카나타는 방금보다 썩 차분해져 있었다. 그러한 카나타를 앞에 두고 넷은 완전히 긴장해 있었지만. 말 조심하십쇼, 대장. 테토라는 치아키에게 잔뜩 눈치를 줬다. 울리면 안 돼...... 미도리는 우울해지려는 정신을 겨우 붙잡았다. 흐아아아, 이제 어떻게 하면 좋소. 시노부는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있었다. 치아키는 다시 한 번 총대를 맸다. 


“음, 카나타. 오늘의 하카제는 평소처럼 보였는데...... 무슨 일인지 물어도 괜찮은가?”

“카오루한테 차였어요...... 카오루가 저한테 화를 냈어요, 치아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죠?”

“하카제가? 찼다고? 아니, 화를 냈다고? 그게 무슨 소리인가?”


 하카제가 카나타를 거절해? 치아키의 상식으로는 영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하카제는 가볍고 경박해보이기 쉽지만, 그가 얼마나 진지해질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카나타를 좋아하는지 치아키는 잘 알고 있었다. 카나타의 이야기를 하는 카오루가 얼마나 부드럽게 웃는지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는 치아키의 앞에서 카나타가 최대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울먹임과 서러움과 걱정 사이를 마구 비집고 튀어나오는 상황설명을 치아키는 최대한 간추리고 정리하려 노력했다. 유성대 대장의 입에서 간단한 한줄설명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얼음이 얼기 시작한 추운 날씨였는데 해변으로 데이트를 갔다가 하카제가 말리는 것도 듣지 못하고 물장구를 치는 바람에 하카제에게 혼이 났다는 건가?”


 카나타가 몇 번 고개를 끄덕였다. 허어엉. 어떻게 해요, 치아키. 다시 완연히 울상이 되어버린 카나타를 앞에 두고 유성대 네 사람은 잠깐 시선을 교환했다. 이건 신카이 선배가 잘못한 건 같슴다... 이를 어쩌면 좋소. 으, 으음......! 치아키는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카오루를 화나게 만들었다는 건 결국 이런 의미였구나 싶었다. 카오루도 좀 토라지기는 했겠지만 본격적으로 화가 난 건 아닌 것 같지만. 이를 어쩐다 고민하기 시작한 유성대들 사이로 미도리가 살짝 손을 들어 물었다. 


“그, 그럼 차였다는 건 무슨 소리인지......”

“그건, 그으. 며칠 전에 카오루랑 다음에 같이 가자고 수족관 티켓을 줬는데, 반성 끝내고 다시 신청하라면서 돌려받아 버렸어요......”


 이걸 어떻게 하죠. 카나타는 품에서 깨끗한 수족관 티켓 두 개를 꺼냈다. 데이트를 이런 식으로 거절당한 건 처음이었기에, 카나타는 다시 한 번 풀이 죽었다. 카오루는 늘 카나타에게 지나치게 물렀다. 물론 그에게 화가 난 순간까지도 그랬다. 테토라는 입가를 가지고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어라? 제 착각이 아니라면 화해하고 사과할 찬스까지 아예 손에 쥐어준 것 같슴다. 시노부가 고개를 갸웃했다. 음? 그럼 그거 들고 정말 잘못했다고 빌면 되는 것 아니오? 미도리가 생각했다. 와아...... 치아키가 호쾌하게 웃었다. 모든 고민이 사라진, 악의 수장을 물리친 정의의 히어로같은 미소였다. 


“그걸 들고 다시 하카제에게 데이트 해 달라고 말하면 되겠군! 아하하핫, 다음에는 그러지 않겠다고 사과하면서 같이 가 달라고 다시 부탁하면 된다, 카나타!”

“그럴까요......?”

“그럼! 걱정하지 마라, 카나타! 하카제는 너를 정말 좋아하니까.”


 카오루가, 저를...... 카나타가 가만히 눈을 내리깔았다. 발갛게 색 물든 뺨은 울어서 부은 탓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사랑으로 행복해져버린 카나타의 등을 떠밀며 치아키와 테토라, 미도리와 시노부가 조용히 시선을 교환했다.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소소한 사랑싸움이었다. 나머지는 카오루가 잘 해 줄 터였다. 넷은 그리 믿으며 카나타를 그에게 보냈다. 고마워요. 방긋 웃고는 카오루가 있을 곳으로 바쁘게 뛰어가는 유성 블루의 뒷모습을 보며 네 사람은 잠시 어깨를 으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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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마기] 완결이 났더라구요

2017. 10. 21. 21:19 from 기타



 여전히 꾸준히 단행본 모으면서 네타들도 찾아보고 잡지본도 읽고 하고 있는데 말이죠...... 네 여전히 마기덕질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 영업당하면서도 파던 거 또 파던 버릇은 여전해서 마기도 완결기념으로 손대서 다시 정주행하는 중이었습니다 (+과제하기싫은 버프) (+시험기간 버프) 덕분에 글 쓸 정신은 없고 소비만 하면서 1차 커뮤도 뛰고 나루토도 좀 핥고... (나루토는 원나블 이름답게 픽시브에 소비할 게 너무 많아서 연성하지 않아도 마음이 풍족하더라구요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은 달라) 마기는 아주 옛날부터 좋아했는데 살펴보니 14년도에 시바에 대해서 글 쓴 것 하나밖에 없길래 오랜만에. 시바는 정말 사랑하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시바 너무 좋아!


 물론 마기는 논란거리도 많고 스토리도 그렇고 편애도 그렇고 애들이 하아아... 여러가지로 보면 볼수록 심란해지는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원래 덕질은 캐릭터 잡고 하는거니까... 우리 애들이 무슨 죄겠어... 하는 마음으로 그냥 마음놓고 2차 파고 있습니다 애들은 죄가없고 나는 마기애들을 사랑하니까 애들이 하는 말 중에 문제도 좀 있고 스토리도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고 연출... 그 연출도 좀 그렇기는 하지만 그게 종이 위 아이들의 잘못은 아니니까...... 그러니까...... 좋아하고싶고 즐기고싶은 덕질에서까지 머리아프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좋아하기로 했습니다 만화는 즐기자고 보는거잖아 애들 얼굴이 예쁘고 취향이고 성격이 마음에 들어서 보고 있으면 맘이 흔흔하고 그러면 되는거지 뭐 다 필요없다 다른거......


 그러니까 그 김에 완결도 났겠다 기념으로 밑으로 번호 달아서 애들 얘기 덕질 얘기 좀 해보는 것으로 

(※ 최종장 이야기도 막 나옵니다 네타 필터 없이 말할지도 몰라요 스포 주의) 


  • 1위알라딘
  • 2위연백련
  • 2위샤를르칸
  • 2위솔로몬 왕
  • 2위신드바드
  • 2위세헤라자드
  • 2위야무라이하
  • 2위모르지아나
  • 2위연홍패
  • 2위연백룡
  • 2위연백웅
겸사겸사 마기 소트 결과 붙여본다. 내가 너무 포기랑 무승부를 좀 눌렀나... 알라딘만 1위지만 야무라이하도 1위입니다 (시바는 아예 소트에 없었고) 알라딘 뒤로 백련 백웅 백룡 형제들 안정적인 애정캐 라인이고 (백영도 아끼기는 하는데 그 사상이랑 행동에 좀 의문이 많아서 애정도가 좀 밀림...) 샤를르칸도 샤를야무 버프로 안정적 애정캐. 홍염이나 홍명은 쏘쏘하지만 홍패는 좋아하고, 세헤라자드와 신드바드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 뒤를 이어서 쟈파르 마스루르 무 티토스 스핀토스 등등...) 




(1) 알라딘


 사랑하는 부동의 내 최애캐. (최애캐 원톱라인 알라딘 - 야무라이하 - 시바) 초반부의 그 신비주의 가득한 모호하고 어리고 신비하지만 아직 앳되고 사랑스러운 기믹을 정말 좋아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모든 것을 알리바바에게 맡기는 기분이 들어서 조금 슬퍼졌지만 그래도 사랑해... 알라딘의 사상과 알라딘 행동의 모순 그딴거 다 버려버리고 (젠장 이거 신경쓰면 알라딘 덕질 못한다 사실 모순 따지면 덕질할 수 있는 캐릭터 숫자가 한손으로 꼽을 수 있을지도 모름 시부렁탱 기본적으로 상냥하고 올곧고 청춘성장 뭐 그런취향인 나는 마기 모순 따지면 덕질을 못함... 그런 애들중에 모순 없는 애가 거의 없어서... 젠장...) 성장 후 모습은 굉장히 솔로몬을 닮게 자랐는데 언뜻 시바의 모습이 드러나서 엄마아빠 둘 다 닮은 예쁜 아들로 자라나서 행복하다. 물론 쇼타때모습을ㅠ 사랑하기는 했지만 자란 모습도 좋아해... 

 하지만 알라딘으로 덕질을 하기에 좀 힘든 부분도 있는데 모든 덕질을 커플링 요소로 하는게 편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그에 반해 알라딘은 알라딘 개인으로서는 내 덕심을 잔뜩 충족시켜주는 최애캐지만 그에 반해 딱히 누군가와 사랑을 하는 모습은 생각하기 힘들다 호모적 요소로 제일 떡밥 많은 알리바바를 붙이는 건 취향이 아님... 차라리 백룡이나 신드바드랑 사귀는 게 내 취향에 가까운데 떡밥도 별로 없을 뿐더러 상대적으로 좋을 뿐이지 그 조합이 엄청 좋다는 것도 아니라서(흠) 홍패랑 홍패알라홍패 좋아하는데 홍패 분량이 뒤로 갈수록 시망이고 쇼타 둘끼리 사귀는것보단 좀 자란 뒤에 사귀는 게 취향인데 알라딘 성장판이랑 홍패 성장판이 만날 일도 없고... 후... 망했어... 메그노슈타트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던 두 사람이 노는거라던가 은근히 친구처럼 묘사되는거 좋아합니다 문제요소 생각하면 끝도 없지만 그냥 홍패 개인을 사랑하기로 했어 홍패 좋아한다... 노말 요소로 가서 백영이나 아무라이하 홍옥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백영은 나이차이에서 아웃이고 야무라이하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이 둘은 +요소로 마법사 사제인 쪽이 엄청 취향이다 최애최애 사제조합) 홍옥은... 315화에서 떡밥이 있기는 했는데 두 사람 내내 싸웠잖아 우고 문제도 있었고... 뭐 알라딘도 사람이니까 한눈에 반할수야 있겠지만 글쎄... 잘 모르겠음... 아무튼 취향 아님 그래서 알라딘은 도통 커플링으로 팔 수가 없다 덕분에 이어지는 건 조합인데 알리바바 알라딘 모르지아나 신호등 3인방은 안정적으로 좋아하고 거기에 백룡까지 껴서 자간공략조도 좋아한다. 야무라이하랑 붙여서 마법사 사제지간 진짜 너무 사랑하고 알라딘 유난 쥬다르 세헤라자드(+티토스) 마기 조합도 진짜진짜 사랑함... 알라딘 모르지아나 백룡 세 사람 조합을 제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하다 알리바바가 빠지고 황제국에서 1년남짓 있었을 때의 이야기 상상하는 것 좋아함... 쓰다보니 생각난건데 생각보다 백룡+알라딘 조합 좋아하는듯? 백룡도 내내 안정적인 애정캐 라인에 들어있었고... 사실 제일 보고싶은건 백룡의 마기인 알라딘임... 알라딘의 왕인 백룡이 보고싶다고... 개연성 이유 설정 그딴거 다 필요없고 알라딘이 백룡을 모시는 게 보고싶어... 자간을 공략할 때 마기인 알라딘이 있었고 선택받은 게 백룡이니까 알라딘이 이끌어서 왕이 된 것도 맞기는 한데 솔직히 이건 다같이 자간 찾아서 그 중에 백룡이 골라진거라 마기인 알라딘이 이끌었다고 할 수는 없고 (그게 맞는 건 벨리알을 공략할 수 있게 도와준 쥬다르쪽이 훨씬 맞다고 봄) 객관적으로 알라딘이 직접 고른 왕은 알리바바 하나뿐이겠지... 알라딘의 왕이 백룡인 게 보고싶다 왕 백룡과 마기 알라딘 조합 너무너무 보고싶다... 황 제국 옷 단정하게 차려입고 경례하면서 백룡 군 부르는 알라딘이 보고싶어... 생각보다 백룡과 알라딘 조합 정말 사랑하고 있잖아? 맞아 정말 사랑하네... 그러니까 함께 좀 많이 나와줘...



(2) 알리바바


 알라딘과 함께 투톱주인공이고 분량입장 이것저것 다 따지면 정진정명 주인공이지만 한줄로 내취향 아님. 어느 정도 취향인 부분도 있는데 아닌 부분도 많아서 다 계산치고 나면 그냥... 평균...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음. 2차 덕질에서 알리바바를 잡아야 제일 편할것같은데 신호등 트리오도 모르지아나랑 알라딘 애정도로 좋아하고 있는거니까... 그냥... 정말 평범. 여체화해서 바르바드 왕녀로 파는 건 좀 취향. 



(3) 모르지아나


 안정적인 애정캐라인. 작중대접이 뒤로 갈수록 시망이기는 한데 그래도 좋아한다 모르지아나... 알리모르 나쁘지 않게 보고 그럭저럭 좋아했지만 모르지아나가 인간적으로 행복하려면 차라리 백룡이나 그도 아니면 그냥 마스루르가 낫지 않겠니 싶을 정도라서 이건 묘사 문제인지 알리바바 문제인지 작가님 문제인지 그도 아니라면 일본 사상 문제인지 모르겠음 하지만 모르지아나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도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알리바바일테니까... 권속이기도 하고... 그냥 엔딩도 그렇게 났겠다 행복했으면 좋겠음... 공식커플로 도장이 쾅쾅 박힌 이상 다른 커플링 덧붙이는거 그다지 안좋아해서 커플링얘기는 생략하고 붉은 머리카락에 파나리스라는 종족 정말 간지 넘쳐서 멋지다고 생각한다 연출도 초반에 진짜 멋있게 줬고... 뢰엠에서 다른 파나리스들 만나서 너무 신나서 머리카락 붕붕하는거 진짜 너무 귀여웠음 



(4) 연백룡


 안정적인 애정캐라인2. 타전도 하고 뭐도 하고 하지만 말투가 고상하다던가 황자라던가 밑도끝도없는 일관적인 면모라던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점이나 약간 결벽적인 부분이나 외형(중요)이라던가 던전공략도 두 개나 했고 요리도 잘하고 여러가지로 크고작은 요소가 되게 내 취향. 백룡이 황제국의 황제로 있을 무렵 망상하는 거 되게 좋아한다 백룡의 곁에 쥬다르가 없어지고 알라딘과 모르지아나가 있을 무렵... 황제로서 백룡이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필사적으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그 시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작중묘사는 거의 제로임(젠장맞을) 알라딘이 그러한 백룡의 곁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도 진짜 궁금하다고... 그 무렵 마기는 왕을 왕은 마기를 잃어서(그것도 서로에게) 완전 파탄맞은 관계로 함께한 거잖아... 거기에 백룡은 왕으로 움직였고 마기인 알라딘은 어떻게 생각했냐고 백룡은 알라딘에게 있어서 타전에 대한 의식을 완전히 뒤집게해버린 시작이자 끝이나 다름없잖아 타전이 과연 잘못된것이냐는 질문을 던진 백룡과 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알라딘 (사실 알라딘이 이러한 의문을 받은 뒤에야 사고한다는 점이나 사람들 말에 자꾸 휩쓸리는 것처럼 보이는 점 되게 짜증나지만) 조합 진짜 좋아한다... 황제국에 있었으니까 황제국 복장 입은 알라딘도 보고싶다고... 백룡 커플링중에서는 알라딘이랑 붙이는 거 제일 좋아하는듯. 덕질에 이유가 어딨어 얘네가 있는게 좋으니까 그렇지... 커플링적 이유 말고도 조합으로도 우정인지 뭔지 모를 감정에 서로에 대한 미약한 증오나 미움 그런게 섞여도 좋음 서로 마주보고 존중하는 느낌같은것도 좋고... 백룡을 왕으로 섬기는 알라딘과 그런 알라딘을 누구보다 존중해주는 백룡 조합이 보고싶은데 죽었다 깨어나도 못 보겠지 시부렁탱... 다른 커플링으로 쥬다르는 취향 아니고 (사실 쥬다르가 취향이 아님) 모르지아나 백룡모르는 귀여운 것 같다 망했지만... 공식커플링이 알리모르로 내려진 이상 백룡모르는 더 이상 파지 않지만 백룡의 짝사랑은 귀여웠음 모르지아나 존중하는 것도 좋았고 강제로 키스해버리기는 했고 그건 잘못이었지만 그거랑 별개로 첫사랑(아마 첫사랑이겠지?) 빠져서 쩔쩔매는 백룡은 우주최고귀여웠다... 방금 생각난건데 백룡 얼굴 그러니까 백웅 백련 백영 백룡으로 이어지는 이 사남매 얼굴 전부 솔로몬이랑 좀 닮았는데 (특히 백웅 백룡이 많이 닮았다고 생각함) 알라딘도 솔로몬을 빼닮았으니 백룡과 알라딘도 좀 닮은 거 아닌가... 알라딘이 쇼타때는 서로 몰랐고 (+서로 분위기도 많이 다르니까) 그런데 나중에 둘 다 성인 되고 보니까 서로 얼굴이 좀 닮아있고 어른 된 분위기... 알라딘은 좀 시바스럽게 엄마닮은 느낌으로 클 것 같기는 하지만 솔로몬스럽게 아빠닮은 것처럼 자라면 백룡이랑 알라딘 되게 닮아있어서 가끔 나란히 둘이 대화하고 있으면 알리바바나 모르지아나가 새삼스럽게 물끄러미 두 사람을 보면 좋겠다... 이유는 없는데 그냥 엄청 보고싶다 



(5) 쥬다르


 앞에서도 말했지만 취향 아님. 안티도 아니지만 좋아하지도 않음. 악역도 악역 나름으로 아낄 때도 있지만 쥬다르는 뭐... 글쎄... 캐릭터적인 서사는 그럭저럭 납득했지만 역시 취향이 아니다 얼굴은 잘생겼다고 생각해... 타전한 마기로서의 가치랑 알라딘이랑 투닥투닥 노는 건 귀엽다고 생각함... 



(6) 신드바드


 좋아함. 얼굴도 진짜 잘생겼는데...... (일곱바다의 바람둥이인 이유도 알 것 같다 신드바드가 꼬시면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음 보라색 머리카락이라던가 선 짙은 얼굴이 진짜 너무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님) 엄청난 치트캐라는 점이나 신드리아라는 나라를 만들었다는 점 엄청난 능력자라는 점이랑 나라를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이나 과거의 영웅같은 점이라던가... 신드바드의 모험은 초반부랑 네타 부분 조금 읽은 정도라 (+애니) 정확하게는 잘 모르지만 신드바드 개인은 되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함. 노예제도 없애고 군대도 없애도 부정적으로 묘사된 부분이 신드바드에게 적잖게 있어서 그렇지 신드바드 개인은 되게 좋은 나라 앞서가는 나라와 문화를 만들어낸 사람이라고 생각함... 물론 최종전에서 다 망해버렸지만 그건 젠장 묘사와 작가님 문제라고 생각할래 그냥... (지끈!) 위키에서는 편애라고 묘사했지만 이게 과연 편애인가 작가님은 백룡이랑 신드바드를 싫어하는 거 아니고?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작가님이 편애하는 건 알리바바가 아니고...? 여하튼 신드바드 좋아합니다. 쟈파르랑 같이 나오는 안정적인 신쟈도 좋아하고 드래곤과 우정 조합도 좋아함 (드래곤은 부인이 있는 남자니까!) 신드리아조도 좋아하고... 신드바드 + 8인장 조합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드바드 너무 잘생겨서 신드바드가 상대면 드림을 파도 좋을거라는 생각마저 함 현대AU이라던가 어디던 나와도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권력자가 되는데 홀대받으면서도 누구보다 존경받는다는 그 위치가 정말 좋음... 다정하고 좋은 임금님 포지션 좋고 여기는 현대지만 얘네는 왕이 있고 신분제가 있는 나라인데 그곳에서 새 나라를 건국한 영웅인점도 좋고 왕이니까 나라와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그 입장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얘는 왕이니까. 



(7) 야무라이하


 정말 사랑한다 야무라이하. 외형 성격 성질 성향까지 정말 단 한치의 오차도 없는 스트라이크 캐릭터. 물 속성의 마법사라는 것도 인어공주같은 점도 천재 마법사라는 점에다가 마법만 파는 오타쿠같은 점에 미인에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어도 알라딘이랑 알리바바가 처음 봤을때 예쁘다고 언급한 점이나 신드바드의 모험에서 샤를르칸이 첫눈에 반한 점 등등을 따지면 야무라이하는 미인이 맞을 듯) 자기주장이 있고 능력있고 하지만 정 많고 상냥하고 찰랑찰랑한 청색 머리카락 청색 눈동자 하아 진짜 짱이에요. 야무라이하님 사랑합니다 진짜... 그런 야무라이하 짝으로 좋아하는 건 샤를르칸. 애초에 공식에서부터 샤를>야무 라인이 너무 확실해서 고마워서 눈물남... 작가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진짜 고맙습니다... 최애가 사랑받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을거고 나는 최애가 사랑받는게 너무너무 행복하기 때문에 (또다른 마기 최애인 시바가 시바>솔로는 쾅쾅인데 솔로>시바 묘사가 그에 비해 부족해서 아쉬웠던 점이 여기서 대리만족하는 느낌) 샤를르칸이 야무라이하에게 이런저런 자신을 어필하는 점을 정말 좋아합니다. 물론 샤를르칸 말고도 쟈파야무라던가 신야무라던가 좋아하는 건 많지만 그래도 샤를르칸이 야무라이하를 너무 좋아해서 샤를르칸이랑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 샤를르칸 물론 다른 여성들 끼고 다닌다거나 여자랑 노는 묘사가 없던 건 아니지만 그거 보면서도 너무 일편단심으로 야무라이하를 좋아해서 다 이해해줄 수 있는 느낌... 그래 야무가 마법만 보고 수염 있는 아저씨들만 보고 연하인 샤를르칸을 안봐주는데 그렇게라도 관심끌고싶을지도 모르고... 어릴때는 자기가 좋아하는건지 뭔지도 모르니까 그럴수도 있지... 17권 오마케라던가 27권 구입특전만화 본편 315화 등등을 보면 샤를르칸은 정말 일편단심으로 야무라이하를 보고있는데 야무라이하는 정말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남매...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는게 웃프다ㅋㅋㅋㅋㅋ 아니 물론 본편에서는 샤를르칸 결혼하냐고 좀 풀죽기도 하고 그러는 걸 봐서 우리 야무도 별 마음 없는 건 아닐텐데... 야무라이하 정말 사랑하고 그런 눈치없는 모습 샤를르칸을 연애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모습 다 너무 좋아하지만 이 관계에서 샤를이 정말 힘내고 있어서 샤를르칸을 응원하게 되어버린다 힘내 샤를르칸! 얼른 고백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으니까 제발 고백을 해! 샤를르칸이랑 함께 있으면 야무라이하가 정말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흐뭇하게 보고있는 나의 최애커플 ㅠㅠㅠㅠㅠ 샤를야무 좋아해... 야무라이하는 정말 예쁘고 마기를 제외하면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어마어마한 마법사기 때문에 (마기가 약간... 루프에게 선택받은... 다른 마도사들이랑 시작점부터 다르다는 걸 생각하면 순수하게 인간중에서는 야무라이하가 제일 대단한 마법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최애캐 필터 걸쳐서 잔뜩 해보기도 하고...) 야무라이하가 물 마법 쓰는것도 너무 취향이고 자기가 천재라는 거 잘 알고있는 것도 좋음 그러면서도 자신이 섬길 주군을 제대로 섬기고 있다는 것도 좋다... 취향상 주종관계 < 를 진짜 사랑하는데 최애가 주에 있어도 종에 있어도 좋음 야무라이하는 주군을 섬기는 마법사라는 점이 좋다 신드바드도 좋아하기 때문에 더더욱 좋다... 충성심이라는 건 나한테 있어서 2차창작의 엄청난 스트라이크존이기 때문에 (알라딘이 백룡의 마기인 걸 보고싶어하는 것도 이 일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방금 했다) (포켓몬이라던가 판도라하츠의 오즈와 길버트의 주종관계를 사랑했다는 점이나 다른 만화들을 봐도 주종관계 오롯한 충성심같은거 진짜 사랑하는거 맞는듯) 그렇기 때문에 신드바드 왕을 모시는 야무라이하 포지션 정말 좋아함... 왕과 8인장 좋아한다고... 으흐흑 왕과 나라를 위해 연구하고 헌신하는 야무라이하 사랑한다 최종장에서 온세계가 정말... 정말 급급급급급속도로 발전했는데 마법사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매그노슈타트의 야무라이하는 그 사이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행복해짐 야무라이하 커플조합은 위에도 말했던 것처럼 마기 최애커플 양날개(샤를야무 / 솔로시바) 말고도 쟈파야무나 신야무도 좋아하고 커플링과 별개로 마스루르 샤를르칸 야무라이하 스승님 조합이나 알라딘이랑 붙이는 사제조합도 좋아한다 왕과 8인장으로써 이 아홉 명 조합도 정말 좋아하고... 사실 두니야 무스타심과 야무라이하 조합도 진짜 좋아하는데 너무 짧게 나오고 사라져서... (두니야가 죽기도 했고) 조금 아쉽기도 하고... 



(8) 샤를르칸


 위의 야무라이하 칸에서 하고 싶은 말을 거의 다 해버렸는데(ㅋㅋㅋㅋㅋㅋㅋ) 샤를르칸도 정말 꾸준하게 예쁘다. 갈색피부 녹색눈 은색머리 조합 다 예쁘고 검술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좋음. 검술바보같은 면모도 좋고 야무라이하랑 검술바보 마법바보 싸우는 것도 너무 귀여움 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말해서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육체적인 피지컬은 야무라이하가 샤를르칸에게 상대도 안 될텐데 둘 다 어린애처럼 진짜 투닥투닥... 그것조차 샤를르칸이 봐주면서 싸우고 있는 거겠지 그게 너무 귀여움ㅠㅠ 샤를르칸 정말 온몸과 마음을 다해 야무라이하 좋아하고 있잖아 솔직히 지금 시점 보면 샤를르칸 약간 야무라이하 짝사랑하는 기간이 너무 길어서 무의식으로도 그게 다 깔려있는 것 같다고 (그게 좋아ㅠㅠ) 동시에 엘리오합트의 왕자>왕으로서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는 점이나 8인장으로서 왕에게 충성하는 마음 그리고 그 두 마음의 갈등같은거 전부 사랑한다... 샤를르칸 개인의 캐릭터로도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함. 물론 내 최애캐는 야무라이하고 샤를르칸은 그런 야무라이하를 감사할 정도로 좋아해주고 있어서 그런 의미로도 샤를르칸이 예뻐보일수밖에 없음...ㅠ 고마워 샤를르칸 제발 야무라이하한테 고백해 



(9) 마스루르


 헉헉 여기까지 오니까 지친다... 원래 만화를 거의 안티없이 보는 편이라 (싫어하는 캐도 크게 없고 무관심하지 않으면 좋아하거나 대부분 그런편) 마스루르도 평범하게 호감캐. 샤를르칸과 야무라이하와 함께 어린시절부터 자라서 투닥투닥하는것도 귀엽고 파나리스로서 강한 점이라던가 모르지아나를 여동생처럼 예뻐해주는 거 전부 호감. 과묵하고 조금 바보같은 점도 귀엽다고 생각해... 쟈파르와 함께 나란히 신드바드의 핵심주종같은 것도 좋다. 



(10) 쟈파르


 왜 빼먹었지? 정말로 좋아합니다 우리 신드리아 국모님...... 나긋나긋하고 온화하고 하지만 과거있고 강한 사람 또한 문관으로서 엄청나게 유능하다는 점까지 되게 취향입니다. 무난하게 신쟈도 잘 먹지만 쟈파알리도 좋아해요. 알리바바는 쏘쏘하지만 쟈파알리의 알리바바는 좋아함(?) 아니 정말 영문을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쟈파알리TS제일 좋아하는데 여기서부터 이미 원작은 흔적도 찾아볼수가 없네요 네...... 주인을 쥐고 흔드는 것 같지만 결국 온전하게 주인을 존경하고 따르는 주종 좋아합니다. 



(11) 뢰엠 (무 + 티토스 + 세헤라자드 + 스핀토스) 


 이제 힘드니까 묶어서 세기 시작하네요 짧아보이지만 이거 쓰는데 대체 몇시간을 쓰는 거냐 나 자신. 여하튼 이 넷 모두 역시 안정의 애정캐즈. 뢰엠이 매그노슈타트전에서 가해자 입장이라는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별개로 덕질은 캐릭터 빨면서 하는 거니까... 그렇기에 캐릭터적으로 사랑하는 네 사람. 넷 중 제일 좋아하는 건 세헤라자드입니다. 긴 금발 하늘하늘 동그란 눈 그러나 위엄있고 권력있고 하아 200년간 나라를 사랑해온 마기... 너무 짱이야 사랑해 세헤라자드... 티토스 역시도 마기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건 역시 알라딘-유난-세헤라자드-쥬다르로 떠오르는 사인방이네요. 물론 티토스도 마기고 너도 정말 사랑하지만... 이건 애정도의 차이일까요 세헤라자드를 너무 좋아하는 탓인가. 무 머리 쓰다듬어주는 세헤라자드와 수줍어하는 무 조합이 너무 충격적으로 심장에 나빠서 그런가... 무세헤 너무 사랑합니다... 그리고 우정적인 의미로 티토스와 스핀토스 조합도 좋아합니다 마르가... 티토스는 마르가가 책임져줘야하니까... 그 둘을 제일 연상인 스핀토스가 책임져줘야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뢰엠에서 다들 꽁냥꽁냥하는 거 귀엽더라구요. 근데 세헤라자드는 환생하는 길을 티토스에게 양보했으니까 마기의 영혼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루프로 돌아간건가... 아니면 뭐 어떻게 되는 거지... (지끈!) 좀 풀어주세요 작가님......



(12) 황제국 (연홍염 + 연홍명 + 연홍패 + 연홍옥) 


 애정도가 들쭉날쭉한 편. 이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단연코 홍패. 애초에 이 홍자 돌림 남매들이 절대불변악역(역할을 마기에서 하고 있는) 알사멘과 너무 편을 먹고 있어서... 너희 나쁜 애들이고 나쁜 짓 너무 많이 했는데 연출이 너무 선역이고 결정적으로 주인공들이 너희를 편애하고 작가가 편애하고 (머리지끈!) 볼때마다 복잡미묘 껄적지근해져버립니다...... 뭐 아무튼 캐릭터적으로 제일 아끼는 건 홍패고 순서대로 홍패 홍명 홍옥 홍염 순서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홍명이랑 홍옥은 순서 정하는 게 부질없을 정도로 비등비등. 여기서 쇼타캐 좋아한다는 취향이 티나는 기분이 드는데 홍패 귀엽습니다. 매그노슈타트 갈 때 알라딘이랑 노는 게 귀엽더라구요 첫등장은 너무 사이코같아서 깜짝 놀랐는데...... 그 뒤로 형들 잘 따르는 점이나 알라딘 친구라고 신경써주는 점에서 호감도 차근차근 높인 타입... 색감이나 외형이나 소녀처럼 사랑스럽게 생긴 부분도 제법 취향이지만요. 알라딘이랑 계속 사이좋게 지내주면 좋겠어요 홍패 좋아해. 홍명은 게으르지만 능력있고 머리 잘돌아가는 점이라던가 마장의 별자리 부분이나 존댓말 쓰는 부분이 소소하게 마음에 들고 홍옥은 그렁그렁 방울방울 올망졸망 이런 묘사가 잘 어울리는 소동물계면서도 일단 금속기 보유자로서 능력있다는 게 드러나는 게 좋고... 홍염은... 음... (지끈!) 그냥 홍자 남매들은 작가가 모에하라는 부분 모에하면서 그럭저럭 캐릭터적으로 호감... 같은 느낌으로 보고 있습니다 너무 좋아하면 마기 스토리 깊게 파헤칠때 속쓰릴 것 같아서 적당히 경계하며 예뻐하는 느낌 남의 집 큰 개 물지 안 물지 모르겠다는 느낌으로 쓰다듬는 느낌......



(13) 황제국2 (백웅 + 백련) 


 반대로 이쪽은 등장횟수에 비해서 제대로 심장을 훔쳐간 사람들. 위에서 백룡 얘기도 많이 했는데 백영... 백영은 행동과 사상때문에 마음편하게 팔 수 없어서 속쓰리지만 외형이나 겉으로 보이는 성격은 되게 취향이고 백웅과 백련은 아주... 아주 취향입니다. 백웅에게 첫눈에 반한 이유는 애정캐인 솔로몬과 외형이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백웅 자체로도 아주 좋아함ㅠ 최애라고 해야하나 차애?라인인 백룡에게 정말 강력하고 엄청난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기도 하고... 이 사람들이 생존해있었다면 마기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달라졌겠지요 하아아 정말 잘생겼다 백련도 잘생겼는데 백웅이 진짜 사람 후려갈기게 잘생겼어요 백남매들 하나같이 턱에 점찍혀있는것도 매력적이고 얇게 옆머리카락 내려오는 것조차 잘생겼고... 한창 혼란스러웠던 중원을 평정한 대왕과 그 아래에서 수족으로 활동하며 나라의 밝은 미래를 상징하기도 했던 두 왕자들... 그 설정도 좋아요 어떻게 아르바에 대해서 파헤치고 다가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유능하고 감이 좋지 않았을까... 등장이 워낙 적고 작중시점 한참전에 벌써 고인이다보니까 결국 동인설정만 자꾸 붙는거지요 제가 파는 백웅과 백련은 그렇답니다... 정진정명한 제 1 황자 다음 황제가 되기 직전 무렵 살해당간 백웅과 제 2 황자로 무술에 탁월한 실력을 보였던 유쾌하고 서글서글한 백련... 불 속에서 살해당해 죽어있는 백련과 자신도 심각하게 부상을 입고 몸에 불이 붙은 상태로 죽기 직전인데 그 순간 불이 난 건물 속에서 헤매고 있던 백룡을 찾아 제 막내동생 하나는 살릴 수 있겠다 생각하는 백웅... 제 배를 찌르고 내장을 둘러줘 도망치게 만드는 백웅... 이 형제의 이 순간만 생각하면 머리를 깨는 나... 백룡까지 넣어서 백가 형제들이 귀엽게 노는 거 정말 좋아해요 (+여기에 어린 알라딘까지 붙여서 파는 거 좋아합니다 왜 알라딘이 붙냐면 알라딘이 최애니까 보고싶은 장면을 상상할 뿐...) 



(13) 솔로몬 왕


 위에는 묶어서 섰지만 솔로몬은 그래도 따로 빼 줬다 거의 끝나가기도 하니까... 솔로몬 정말 잘생겼습니다 어려서도 커서도 진짜 너무 잘생겼음. 알라딘이랑 많이 닮았는데 (부자지간이니까 사실 알라딘이 솔로몬을 닮은 거겠지만) 그래도 와 정말 너무 잘생겼어요 진짜 대박임. 처음 표지로 솔로몬을 봤을 때도 헉했는데 자라서도 헉했습니다 그 동시에 알마 트란 최고의 마법사... (옳았던 아니던을 차치하더라도) 새로운 세계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낸 왕... 그 존재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계 (=원작 세계)의 신적 인물이기도 하고... 물론 시바에게 있어서 빵점짜리 남편이라는 생각을 도저히 지울수가 없기는 한데 (반성하라고 솔로몬) 그래도 시바가 사랑한다는데 어쩌겠고 솔로몬이 잘생겼고 평등을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리고 떠밀려 결국 왕이 된 입장으로서 솔로몬도 노력했다는 걸 알고 있으니 으으 물론 주관적 객관적으로 좋은 남편은 아님 (꾸준) 하지만 솔로몬 시바 알라딘 이 솔로몬 일가는 사랑할수밖에 없다... 마기 원작은 솔직히 둘 다 죽어서 꿈도 희망도 없으니까 현대AU같은거로 솔로몬 일가 상상하는거 정말 좋아합니다. 사실 둘 다 살아있다면 알라딘 밑으로 동생 한둘쯤 더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니까... 솔로몬도 시바를 인정하게 된 이후로는 시바를 좋아한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겉으로 티 많이 내는 건 시바고 더 많이 사랑한 건 솔로몬이어도 이상하지 않잖아 솔로몬이 시바를 사랑했지만 그 이상으로 의무감과 무언가를 짊어지고 있었을 뿐이라고 해 줘. 냉정하고 고아한 얼굴 아래로 시바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한 솔로몬이 보고 싶은데 왜 이렇게 캐붕같지 젠장. 시바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솔로몬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를 사랑했고 그러니까 솔로몬도 그 이상으로 시바에 대한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젠장 그 시기 그 차원에 자연임신할정도로 둘은 알콩달콩했고 애정으로 가득한 관계였잖아 그 관계를 부각 좀 해주세요... (땅침) 



(14) 시바


 시작을 알라딘으로 장식했으니 끝은 시바로. 물론 이 외에도 기타등등 아끼는 캐릭터들은 많지만 주로 덕질하는 캐릭터들은 이 정도인 것으로... 위의 솔로몬 파트에서도 말했지만 시바는 솔로몬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시바의 마지막은 결국 아르바에게 살해당하는 것으로 끝났고 솔로몬도 시바가 죽은 뒤에야 돌아와서 싸웠으니 결국 솔로몬과 시바는 솔로몬이 루프의 흐름이 되어버린 그 때 그 순간이 마지막이었는데...... (험한말) 여하튼 시바는 살아서 솔로몬과 함께하면서 행복했지만 솔로몬이 신이 된 이후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시바가 죽은 지금은 그냥 루프에서 솔로몬과 행복해달라는 말밖에 못하겠음 행복하자 시바... 솔로몬도 시바를 절대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니고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고 전투에 나가지 말자고 투닥거릴 정도로 분명 사랑하는데도 시바가 너무 헌신적이어서 솔로몬이 부족해보임 젠장 이건 시바가 최애인 제 콩깍지일지도 모릅니다만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걸 어쩌하리요... 그러니까 그냥 솔로몬과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루프의 흐름 속에서 알라딘을 지켜봐주면서 줄곧 알라딘의 안녕과 평화를 빌어줬으면 좋겠어... 아니면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냥 현대AU로 다 치워버리고 행복한 솔로몬 일가를 생각해도 괜찮지만 으흐흑 그게 차라리 나을지도 몰라요 현대에유 얼마나 좋아 시바도 살아있고 솔로몬도 살아있고... 나이차이 한 4살? 솔로몬과 시바 나이차이를 그 정도로 잡고 옆집의 소꿉친구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4살이면 초등학교는 같이 다녀도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닐 수 없는 나이인데 (이 정도면 심지어 대학에 가서까지도 꽤 큰 나이터울이고) 솔로몬은 내내 시바를 애취급했는데 시바는 차근차근 자라서 이미 솔로몬을 첫사랑으로 삼고 있었으면 좋겠네... 시바 성격에 부끄러워도 열심히 어필하는데 솔로몬이 조금도 안넘어오겠지 원작처럼... 우고라던가 아르바 화란 이스난 등등 시바보다는 솔로몬 나잇대에 가까울텐데 (솔로몬과 동갑에서 플마1, 2살 정도) 다들 시바가 진심으로 솔로몬을 대하는 걸 알아서 시바를 응원하고 있지만... 하지만 시바가 성인이 되고 솔로몬은 한참 전에 성인이 되었을 때 그제야 어느 정도 동등한 입장이 된 뒤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하게 되면 좋겠다... 시바는 솔직히 얼굴 몸매 성격 어디 하나 빠질 데 없는 미인이고 (물론 솔로몬도 마찬가지로 얼굴몸매재력 빠질 데 없는 미인이지만...) 그런 시바를 더 이상 어린아이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솔로몬도 금방 알게 될 테니까. 시바가 아이나 여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한 뒤에는 급하게 서먹해져서 당황하는 솔로몬 보고싶다 내내 시바는 진지하게 솔로몬에게 구애해왔으니까 그게 새삼스럽게 무거운 의미로 다가와서 당황하는 솔로몬이 보고싶다고... 새삼스럽게 설레는 솔로몬이 보고싶어... 그리고 정말 느즈막하고 새삼스럽게 자신이 설레고 있다는 걸 깨닫고 조금 죽고싶어지는데 그 순간에 시바가 손을 내밀면 좋겠다. 나는 솔로몬을 좋아해. 정말 좋아해왔어. 앞으로도 좋아할거야. 시바의 진심에 그제야 솔로몬이 한 걸음 내밀어서 시바 손을 잡으면 좋겠네 시바의 구애로 이루어진 관계지만 둘이 연애를 시작한 뒤에 천만뜻밖에도 솔로몬의 감정이 훨씬 커지면 좋겠다... 상식이 있는 어른이니까 질투에 눈멀고 그러진 않겠지만 가끔 토라지기도 하고 시바를 끌어안고 하루종일 뒹굴기도 하고 청혼으로 머리 싸매기도 하고... 둘이 결혼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금방 알라딘을 가질 것 같은데 시바가 첫 아이인 알라딘을 너무 사랑하고 아끼니까 가끔은 아내라는 입장으로 온전히 제 반쪽이었던 시바를 누군가와 공유하는 기분이 들어서 굉장히 기분 저조해졌다가 결국 알라딘이 너무 귀여워서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만 봐줘야지 하면서 웃어버리는 그런거...




 헉헉 힘들다 이외에도 소소하게 호감캐들은 더 뒤지면 많겠지만 이만 줄이는 것으로... 마기는 캐릭터 파기에는 참 좋은 장르라서 픽시브 헤엄치는 게 행복하네요 물론 한물 간 장르는.... 맞지만... (지끈!) 원래 그런거 파는게 덕질겠죠 사랑한다 얘들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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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리츠마오 온리/마2] 인포

2017. 9. 6. 19:41 from 행사



선예약 폼 (9/6~9/11) > http://naver.me/G3SFtA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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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봄, 그리고 다시 가을


무선제본│전연령│리츠마오122p│15000원


2월 나이츠 온리전에서 발매했던 책의 재판본입니다. 


아이돌 리츠 X 선생님 마오 설정의 미래 AU.



샘플 > http://milkyway-u.postype.com/post/506719/

(1편부터 5편까지 3챕터의 샘플이 올라와 있습니다. 총 6챕터까지 존재합니다)













02. AGENT


중철본│성인지│리츠마오│40p (예정)│7000원


마피아 리츠 X 에이전트 마오 설정입니다. 


과거 이 티스토리에 업로드되었던 동명의 단편 <에이전트>에 살을 붙이고 내용을 덧붙인 글로, 전체적인 스토리와 엔딩에 변화가 없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샘플 > https://milkyway-u.postype.com/post/993150





03. SWEET, YOU!


중철본│전연령│리츠마오│24~36p (예정)│5000원 (예정)


(파티쉐로 위장한) 괴도 리츠 X (견습 투우사로 위장한) 에이전트 마오 설정의 AU 글입니다. 


아직 표지 없이 원고중인 글로... 펑크 및 페이지 수와 가격이 줄어들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2번 부스 ▽ 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osted by 별빛_ :

[카나카오] 밤

2017. 7. 6. 23:57 from ENSTARS/NOVEL





 카오루는 막 자정이 넘어가려는 시간을 보며 뻐근한 목을 풀었다. 오늘 하루도 피곤했다. 레이의 생활 패턴에 맞추다보면 자연스럽게 밤 스케줄이 늘어나기 마련이었지만, 낮부터 밤까지 일하는 빡빡한 일정은 아직까지도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체력적으로 조금 한계라고 해야 할까. 내내 신경써야 할 것이 너무 많으니까. 카오루는 불이 켜져 있는 집을 확인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열쇠는 옷 주머니에 당연히 들어있었지만, 집에 사람이 있는 듯 보이니 자연스럽게 벨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기다렸다는 듯 대문이 열리는 건 사랑스러웠다. 카오루의 입가에 무심코 미소가 걸렸다. 잔잔하게 휘어지는 곡선이었다. 


"카오루, 왔어요?"

"다녀왔어, 카나타 군."


 현관으로 들어서며 카오루가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카나타가 허리에 손을 감아 왔다. 입술이 가볍게 쪽 닿았다가 떨어졌다. 입술에 한 번, 뺨에 또 한 번. 시선을 얽고는 다시 한 번. 현관에서 쪽쪽거리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느낌이었다. 카오루가 카나타의 어깨에 얼굴을 묻자 그는 조금 낮게 웃었다. 카나타는 오늘 이른 스케줄을 끝낸 뒤 내내 집에 있던 모양이었다. 안으로 발을 들이니 대번 기온이 서늘했다. 물고기들의 수온 문제도 있으니 에어컨을 잔뜩 틀어 둔 모양이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서 고생한 건 카오루였으니, 그 인공적인 서늘함이 싫지 않았다. 도리어 기분 좋은 미소가 나왔다. 


 일단 옷을 벗고 씻은 뒤 젖은 머리를 털며 욕실에서 나온 카오루는 소파에 앉은 카나타가 인형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았다. 카나타 군? 뭐 해? 그가 만지는 인형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둥그런 몸체며 빵빵한 솜, 동글동글한 눈이 귀여운 돌고래 인형. 팬들에게 받은 조공품처럼 보였다. 해양생물이기는 하지만 카나타 군은 심해생물을 쪽을 더 좋아하지 않던가? 약간 괴상하게 생긴 것들. 카오루가 무심코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카나타가 고개를 돌아보았다. 까마득한 바다의 에메랄드 색을 한껏 담은 연두색 눈이 즐거움을 담아 함뿍 휘어졌다. 곡선을 그리는 눈꼬리로 애정이 몽글몽글 굴러떨어질 것 같은 달큰한 미소였다. 한 입 베어물면 꿀물이라도 나올 것 같았다. 

 카나타가 인형이 입을 쪽 맞췄다. 에? 카오루가 무심코 소리를 내기도 전에 카나타의 키스를 받은 인형이 카오루의 입술에 꾸욱 눌렸다. 으움? 카오루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인형으로 간접키스를 날린 카나타는 마냥 행복한 듯 헤실헤실 웃었다.


"카오루 충전인거에요~. 오늘 하루 종일 못 만났으니까."

"아... ...하하하......"


 충전이 심장에 나빠. 카오루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몇 번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렇게 지나치게 귀엽게 굴다가도 심장이 덜컹거릴 정도로 섹시해지기까지 한다. 정말 사람 심장 건강에 나쁜 남자다. 나한테만 이렇게 굴어주면 소원이 없겠는데, 가끔 카메라 렌즈에서도 이러니까 문제지. 카오루는 카나타가 안겨 준 인형을 내려놓고는 팔을 넓게 뻗었다. 


"그 정도로 충전되는 거야?"

"어......"

"나 여기 있는데."


 카나타 군. 은근한 목소리에 카나타가 반사적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저를 향해 똑바로 팔을 뻗고는 웃으며 기다리는 카오루가 한눈에 들어왔다. 곤란해요, 카오루...... 말끝을 늘이면서도 카나타가 카오루를 덥석 끌어안았다. 막 씻고 나온 머리카락은 젖어 있었고, 몸은 따뜻했다. 카나타는 그 목덜미에 몇 번 입술을 대었다 때며 행복해했다. 그 몸에서 풍기는 체향이 카나타의 것과 몹시 흡사했다. 지독하게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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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카나카오] 이번

2017. 4. 7. 00:20 from ENSTARS/NOVEL



  카나타는 창 안쪽으로 보이는 광경을 멍하니 응시했다. 머리 위로 잘게 뿌려지는 분수대의 물길은 이미 의식 저편에 날아간 뒤였다. 화사한 황금색 머리카락, 수려한 이목구비, 경박하게 꾸미고 있는 연한 눈동자, 하얀 피부. 선 고운 모양새며 발갛게 보기 좋은 혈색에 조금은 제멋대로 입은 교복차림 하나하나 놓치는 것 없이 집요했다. 물빛의 눈동자가 옷자락이라도 잡고 매달리는 꼬마아이마냥 그의 뒤꽁무니를 쫒았다. 클래스메이트인 치아키며 세나와 대화하는 게 즐거운 모양인지, 곤란한 표정도 지었다가 머쓱하게 웃기도 하는 그 다채로운 얼굴표정이 사랑스러웠다. 길게 단숨을 뱉으며 카나타가 분수대의 차가운 돌에 뺨을 대었다. 물기로 넉넉하게 체온이 빼앗겼다. 


 서른 여섯번째 너도 사랑스럽다. 

 카나타는 짧게 숨을 삼켰다. 서른 여섯번째 겪는 삼학년의 봄이었다. 그와는 반이 갈렸지만 친구들과는 한 반. 아직 2학년 A반에 전학생이 들어오지 않은 이른 시기였다. 앞으로 쏟아질 수많은 일들이 별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는 느리게 참잠했다. 시간을 돌리는 그 사이사이 수많은 변수들이 끼어들며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조금이라도 기억에 잠기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첫 번째의 과거였다. 시간을 돌린 이유, 너와 사랑을 했던 시간. 겨울, 졸업하기 전에 이별한 시간. 



 신카이 카나타는 사람이 아니었다. 흔히 인어라고 불리는 물에 사는 종족. 신비와 마법이 사라지며 인간의 세상에 발을 디딘 그는 인간을 사랑하여 그를 위해 시간을 되돌렸다. 그가 제 곁을 떠나는 것도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도 용납할 수 없었다. 길고 긴 삶을 사는 동안 그와 함께했던 시간이 고작 삼 년이라니. 인정할 수 없었다. 그로 인해 끝없이 피부를 물에 적셔야 겨우겨우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건 카나타에게 있어서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카오루가 살아서, 자신을 본다.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 

 저를 사랑해주지는... 않지만요. 카나타가 느리게 눈을 내리깔았다. 돌이 닿는 뺨이 서늘하니 얼얼했다. 가장 첫 번째의 카오루는 카나타를 사랑했다. 시선에서, 태도에서, 어조에서 모두 티가 났다. 카나타 군, 하고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는 꿈에서 들어도 가슴 저릿하게 그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오롯하게 첫 번째 기억 속의 하카제 카오루였다.


 몇 번이고 다시 만나고 몇 번이고 그를 사랑했지만 카오루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잘 있어, 카나타 군. 또 보자. 안녕. 겨울날 전해진 이별. 담백하게 떨어지는 손길과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매 모두 분명하게 애정이 빛나고는 있었다만, 카나타와 같은 색은 아니었다. 깔끔한 친애. 우정. 살아있다는 그마저도 감사했지만 처음과 꼭 같지 않은 감정 탓에 늘 되돌아왔다. 3학년의 봄. 처음 사랑을 시작했던 그 무렵. 


 이번의 카오루는 처음의 카오루와 가장 많이 닮아있었다. 가끔 다정하게 응시하는 시선이 유독 달았다. 이번이라면 사랑해줄까요. 나를 좋아해줄까...... 의문을 품으며 카나타는 얕은 분수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뽀그르르 올라오는 물거품이 보글보글 위로 터져올랐다. 좋아한다, 아니다, 좋아한다, 아니다. 물 소리만 요란했다. 


“카나타 군!”


 아, 그리고 그 너머의 너. 카나타는 저를 건져올리는 카오루를 보았다. 물 속에서도 선연하게 보이는 황금빛 어른거리는 빛무리 너머로 카오루가 있었다. 당혹스러운 듯 미간을 좁히고는 걱정스럽게 저를 보는 모습에 부끄러울 정도로 기뻤다. 서른 여섯번째로 보는 봄의 네가 상냥했다. 드문 일이었다.


“카오루~.”

“빠져서 위험한 줄 알았잖아. 위험하니까 고개 정도는 내밀고 헤엄쳐달라고.”


 깜짝 놀랐네. 실없는 일이었다는 양 한숨을 내쉬며 머쓱하게 웃는 얼굴에 카나타가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분수대에 뛰어들어 젖은 옷을 그제야 짜내며 불평하는 모습까지도 좋기만 했다. 카오루, 카오루. 수백번의 밤과 수백번의 낮을 지나 서른번이 넘는 봄을 돌아 만난 이번의 카오루. 

 좋아해요. 좋아해주세요.

 차마 건낼 수 없는 말을 마음 속 깊이 삼키며, 카나타가 화사하게 웃었다. 그는 늘 그렇듯 다시 사랑을 시작했으니, 이제 사랑받기 위해 노력할 뿐이었다.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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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리츠마오] 봄

2017. 3. 28. 00:48 from ENSTARS/NOVEL







 날이 좋았다. 리츠는 문득 눈을 떴다. 뺨에 닿는 바람이 따뜻하고 건조했다. 볕 잘 드는 양지에 드러눕고 싶다는 충동을 부채질하는 바람이었다. 소년은 그런 충동에 약했지만, 그만큼 의욕도 대단치 않게 식어버리고는 해서, 몇 번 손가락을 움찔거리다가 그대로 몸에 힘을 풀어버렸다. 그늘진 곳에서 설렁설렁 불어오는 바람도 나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수마가 어깨를 잔뜩 짓누르고 있었으니 그것을 떨치고 일어날 의욕도 없었다. 사계절 내내 그나지 의욕을 내지 않기는 했지만, 리츠는 유독 봄만 되면 지나치게 게을러지고는 했다. 

 어제도 그랬다. 나이츠 전원이 모이는 외부스케줄은 오롯하게 그의 왕이 저 자신의 이름으로 얻어 온 것이었다. 그와 같은 유닛의 동갑내기ㅡ동급생이었어야 했을 한 학년 선배ㅡ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어하는 리츠를 보고 겨울 내내 겨울잠을 자다가 갑자기 봄을 타는 거라고 대놓고 쏘아붙이고는 했다. 그 평가에 리츠는 긍정도 부정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저 목울음 한 번 길게 흘리고 말았다. 왕은 그런 기사를 보며 크게 웃고는 달콤한 봄노래 한 곡 써서 쥐어줬다. 리츠는 달갑게 받았다.  


 리츠는 봄이 좋았다. 밖에서 꾸벅 잠들기 딱 좋은 기온 하며 한들한들 피어나는 꽃이며. 묘하게 들떠서 부산스러운 분위기에 섞여들면 저를 들들 볶는 사람도 적어진다는 이유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마오가 언제 저를 찾을 지 모르니 리츠가 잠드는 장소는 늘 꽃과는 한 겹 떨어진 장소였다. 아직 잎도 나지 않은 마른 나무들 근처나, 늘푸른나무의 풀숲 어딘가. 리츠가 그런 곳에서 잠들고 있으면 마오는 늘 그를 찾아오고는 했다. 마치 지금처럼. 


 리츠는 저를 흔들어 깨우는 손길에 설핏 눈을 떴다. 리츠, 일어났어? 눈이 맞자 물어오는 목소리는 투박하게 다정했다. 리츠는 적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늘어져라 하품이 기어나왔다. 그럭저럭 눈은 떠졌다만 여전히 피곤했다. 좀 더 잘래. 투정처럼 칭얼거림이 흘러나오는 건 당연한 절차였다. 적어도 리츠에게는.


“더 자긴 무슨. 수업 끝났다고. 어서 가자.”

“저녁까지 자다 가면 안 돼?”


 내가 자는 동안 마 군은 무릎베개~. 리츠가 덧붙인 말에 마오의 표정이 대번 어이없어졌다. 봄의 학생회는 늘 바빴다. 1학년에는 막 학생회에 들어가서 바빴고 2학년은 새 학년이 들어오면서 변하는 일들이 많아 바빴고 3학년의 학생회장이 된 지금은 두말할것도 없었다. 작년의 에이치에게는 케이토라는 든든한 소꿉친구 부회장이 있었건만. 마오는 이런 걸 권고해주는 제 소꿉친구를 보며 아주 잠깐 심란해졌다. 틀림없이 잠들어있을 리츠를 데리러 오기 위해 급하게 일정을 처리한 삼십분 전의 저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니 조금 더 심란해졌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허나 리츠와 함께 자란 시간이 길었던 마오는 능숙하게 감정을 추스르고는 리츠를 끌어당겨 제대로 세웠다. 리츠는 여전히 나른한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마오의 손길에 따라 제 다리로 섰다. 하암. 여전히 졸리기는 했다만 못 일어날 정도는 아니었다. 마오가 게으름을 피워줘서 따끈따끈한 무릎을 빌려줬더라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겠지만, 뭐. 리츠는 마오의 어깨에 기대며 그 정도로 만족했다. 마오는 똑바로 서라며 투덜거렸지만. 


“요즘 날씨가 좋지, 마 군.”

“그야 봄이니까. 곧 꽃들도 만개할걸.”

“마 군에게 힘든 시기가 오네~.”


 능청 떨듯 덧붙인 말이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마오는 짧게 고개만 끄덕였다. 끄응. 앓는 소리가 조금 새어나오기도 했다. 마오도 꽃은 좋아했다만 그것과 별개로 화분증은 그를 많이 괴롭게 했다. 약은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지만 별개의 문제였다. 낮잠 자기 편하다는 이유로 리츠가 봄을 좋아했다면 마오는 가을 즈음을 제일 좋아했다. 꽃이 지고 안정을 찾을 즈음의 계절. 겨울이 오기 직전의 평화. 마오는 저에게 기대어 걷는 리츠의 머리 위에 살짝 뺨을 기댔다. 붉은 눈동자가 도록 굴러 온기를 응시했다. 

 

 학생회장의 업무는 각오하고 있었다만 각오와 현실은 본디 늘 다른 법이었다. 이상과 현실이 다른 것처럼. 봄에는 너무 많은 것이 변해버려서 힘든 게 당연했다. 누군가에게 지친 티를 내지 못하는 그였으니, 어리광은 아주 찰나의 순간만 허락되었다. 이 순간만큼 리츠는 누구보다도 믿음직한 벗이자 연인이 되어주었다. 리츠는 손이 많이 가는 소꿉친구를 퍽 좋아했다. 리츠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마 군이 원한다면 나도 무릎베개 해 줄 수 있으니까~.”

“......나 참. 내가 너도 아니고, 그런 건 필요 없다고.”


 슬쩍 떨어지며 멋쩍게 웃어버리는 그 미소를 보며, 리츠도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주제에 달갑다는 듯이 그렇게 웃어버리면 아무도 안 속는다고, 마 군. 덧붙일 말은 속으로면 살짝 삼켜버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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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리츠마오] 그리움

2017. 3. 11. 23:19 from ENSTARS/NOVEL




 마오는 어스름한 정신 너머로 잠에서 깨어났다. 요즈음 들어 유독 잠이 늘었다. 자도자도 피곤하고 정신이 몽롱했다. 드문 일이었다. 늘 적게 자고 성실하게 일했던 그답지 않은 일이었다. 작게 하품한 청년은 제 눈가를 몇 번 부볐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이었다. 작은 하품 몇 번으로 애써 잠을 쫒아낸 마오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몸을 일으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옆에서 칭얼거리는 목소리에 문득 입가에 곡선이 어렸다.

 리츠는 본디부터 야행성이었으니 새벽이 다가와 밤의 장막을 살짝 걷어낸 지금은 그가 잠들 시간이었다. 이미 반 이상 잠에 취해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강하게 같이 다시 잠들자고 주장하고 있었다. 달콤한 유혹이라기보다는 어린아이 칭얼거림에 훨씬 가까운 말들을 마오는 적당히 흘려 들었다. 여기서 오냐오냐했다가 누워버리면 하루를 꼼짝없이 날리게 될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이불 속에서 빠져나오니 오싹한 냉기가 슬금슬금 다가와 금새 달라붙었다. 한 번 팔을 쓸어내리며 마오가 짧게 어깨를 떨었다. 이제 한껏 봄이 다가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날이 쌀쌀했다. 그래도 제대로 해가 뜨면 볕이 따뜻해진게 티가 날 정도였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리츠의 손을 잡고 꽃구경을 가도 좋을 것 같았다. 음, 물론 마오는 제대로 꽃구경을 할 수 없는 몸이었지만. 약을 제대로 챙겨먹고 적당히 거리를 두며 걷는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계획들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마오가 두어 번 눈을 깜박였다. 벌써 봄이었다. 

 

 저번 겨울은 유독 혹독한 겨울이었다. 마오는 눈이 내리던 그 날들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워낙 괴로웠던 탓에 얇은 기억의 장막 한 겹을 덮어 쉬이 생각나지 않도록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었다. 스스로가 걸어 놓은 제약이었기에 마오는 의식적으로도 무의식적으로도 그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저 봄이 왔다는 사실 하나에만 순수하게 기뻐하기로 했다. 따뜻한 바람이 뺨에 닿으면 겨울이 끝났다는 사실에 행복해졌다. 사랑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마 군, 무슨 일 있어?”


 나른한 목소리가 그를 상념에서 깨웠다. 마오는 대번 정신을 차렸다. 침대 위 이불 속에 쏙 들어가서는 얼굴만 빼꼼 내민 리츠와 시선이 마주쳤다. 반 쯤 감겨서 잠에 취한 얼굴로 나른하게 눈을 몇 번 깜박인 리츠는 늘어져라 하품했다. 졸린 기색이 역력했다. 얄쌍한 눈꼬리 끝에 자그마한 눈물방울을 매단 리츠가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마 군, 같이 자자... 나 졸려... 응?”

“벌써 아침이야, 리츠.”

“어차피 할 일도 많이 없잖아...”


 그 말은 맞았다. 집안일과 소량의 서류작업을 제외하면 마오는 할 일이 없었다. 물론 개인적인 부지런함과 할 일의 유무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마오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탓에 말에 설득력이 떨어져버렸지만. 마오가 자연스럽게 리츠의 근처로 다가왔다. 침대 한 쪽이 움푹 퍼졌다. 마오가 걸터앉은 탓이었다.

 사실 케이토가 걱정이 많은 탓에 마오에게 그다지 일을 주지 않으려 들을 뿐, 마오 스스로는 본인이 몹시도 멀쩡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일을 더 받고 바쁘게 일해도 좋았다. 너무 한가하니 본인 스스로 적응을 못하고 있기도 했다. 겨울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흐릿하기는 하지만 이제 봄의 초입이었고, 그는 괜찮았다. 옆에는 리츠까지 있었다. 몹시도 완벽했다. 나쁜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온전하게 완벽했다.


 마오가 문득 손을 뻗었다. 리츠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천천히 머리카락을 쓸어주는 마오의 손길에 리츠는 잠깐 눈을 떴다가 바로 감았다. 기분 좋다는 의미의 비음이 흘러나왔다. 마 군, 마 군. 어리광처럼 부르는 말은 온통 마오의 애칭 뿐이었다. 마오가 시선을 내려 제 연인을 응시했다. 


“마 군, 울지 마.”

“어?”


 리츠가 손을 뻗어 마오의 뺨을 천천히 닦아냈다. 마오가 두어 번 눈을 깜박였다. 시야가 탁했다. 물기 젖은 그 사이로 보이는 검고 붉고 하얀 것들을 응시하며 마오가 이불자락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수많은 장면들이 단 한 번의 깜박임 사이로 흘러 떨어졌다. 눈물에 섞여 사라졌다. 마지막 보았던 네 모습도, 가득하게 흐르던 피도, 그냥 잊으라며 속삭여주던 목소리도, 이별의 인사도. 마오는 기꺼이 기억의 베일 너머로 처박아 묻어버렸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넘겨 무시했다. 지금 제 앞의 사쿠마 리츠의 다정함에만 집중했다. 


 안 울어.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믿어주겠다는 양 웃어주는 리츠를 보며 마오는 애써 마주 웃었다. 소망은 기원을 낳고 기원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마오는 저가 만들어낸 기적을 한 줄기 희망처럼 부여잡고 있었다. 그게 썩은 동아줄인지 아닌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붙잡고 있다가 떨어지는 것도 비극적이겠지만, 잡지 못해 가라앉는 것도 분명 비극이었으니. 

 그러나 사랑만큼은. 그를 처음 잃었던 그 순간 자각했던 사랑만큼은 잊을 수 없어서 이사라 마오의 안에 분명 살아있었기 때문에. 리츠를 사랑한다는 걸 자각하여 피어난 마음만큼은 외면할 수가 없어서 마오의 겨울은 시한폭탄이었다. 언제 터져나와 상처를 입힐 지 모르는 폭탄. 훗날 반드시 마오를 망가뜨릴 괴물.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그림자 너머의 사쿠마 리츠는 혀가 아리게 쓴 것을 애써 삼키며 기꺼이 제 사랑에게 웃어주었다. 그가 가짜로나마 저를 만들어 사랑해주고 있었으니, 리츠의 이름을 받은 그는 마오를 사랑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으니. 이사라 마오의 사랑만이 사쿠마 리츠의 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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